'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99건

  1. 2009.02.09 '섬유조직염' 투자논란
  2. 2009.02.09 디지털 맘(Digital Mom) 6
  3. 2009.01.31 우리는 왜 100년 기업이 없을까?
  4. 2009.01.27 Priceline의 Groundswell 대응 6
  5. 2009.01.27 제안입찰 패인분석 (B2B 마케팅 일반) 4
  6. 2009.01.21 설연휴 휴무공지, 얼마만큼이 충분할까?
  7. 2009.01.13 사과문안 준비
  8. 2009.01.08 Got fired? We Got your back! 1
  9. 2009.01.08 산부인과의 몰락과 환경분석 2
  10. 2009.01.07 A Series of "Out-of-Context" or Misuse of symbols 4
  11. 2009.01.06 산타의 책선물 목록 3
  12. 2009.01.06 B2B 마케팅 6
  13. 2009.01.05 국내 30대 그룹 10년후 생존률 50% 2
  14. 2009.01.02 성공사례의 스토리텔링 3
  15. 2009.01.01 최근 방송계 '참여'논쟁을 통해 본 관계성
  16. 2009.01.01 "오차가능성 타사 대비 1만배 떨어집니다. 하지만"
  17. 2008.12.30 '뿐이고~' vs. '벗 쮸~'
  18. 2008.12.28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관리
  19. 2008.12.27 돈내고 정신줄 놓기 2
  20. 2008.12.25 '개미'들의 위기관리 학습에서 배우자
2009. 2. 9. 19:59

'섬유조직염' 투자논란

미국의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Eli Lilly)와 화이자(Pfizer)사가 아직까지 공식적인 질병으로 확인되지 않은 '섬유조직염'에 대한 컨퍼런스 및 교육 프로그램에 약 6백만달러를 지출한 사실이 알려져 현지에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고 한다. 암이나 에이즈 등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치명적인 질병이 많이 있음에도 새로운 질병인지 조차 확인되지 않은 증상에 대해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비난이다.

관련 제약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원인모를 통증을 호소하는 가족이 있기에 관련 기사에 더욱 눈길이 간다. 원인규명 여부를 떠나서 실제로 고통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 자체를 무의미한 것 또는 '호사'로 폄하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우리는 어떤 상황을 문제로 인식할 때에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현재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의 질병으로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향후 연구성과에 따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수도 있다.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막대한 정부예산이 중요도가 높은 다른 질병연구에 쓰이지 않고 병명도 확실하지 않은 증상에 관한 연구를 위해 사용되었다면 문제가 좀 더 심각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엄연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회사에서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본다. 

NASA의 우주개발 계획 같은 주요 과학기술 프로젝트들은,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 예산 감축압력을 많이 받게 된다. 공공부문의 예산집행은 대체로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이루어지게 되므로 해당 사업이나 정책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다. 인도주의적 프로그램들은 늘 중요한 가치를 지니기는 하지만 어차피 근본적인 빈곤 또는 질병퇴치가 어려운 이상, 각종 중장기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 

해당 제약사들의 대응방식은 물론 평소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였다고는 하나 정작 해당 사업과 관련해 이슈관리 및 정당성 관리에는 제대로 신경을 썼는지 모르겠다. 창의적인 마케팅, 교육프로그램의 기획 및 실행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사회성원들에게 알려 나가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관련 사업의 중요성 및 정당성을 항상 당연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들로부터 그 가치를 끊임없이 재인정받기 위해 항상 정치사회적인 환경의 변화에 유의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2009. 2. 9. 00:15

디지털 맘(Digital Mom)

최근 클라이언트사에서 자녀를 둔 주부 대상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서 주부들의 온라인 활동유형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침 가이 가와사키가 디지털 맘(Digital Mom)이라는 보고서를 소개하고 있어서 이를 요약해 본다. 이 보고서는 Razorfish라는 온라인 마케팅 회사와 자녀를 둔 주부들의 커뮤니티인 Cafe Mom에서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물이다. 물론 우리나라 주부들과 다른 점도 있겠지만 이들의 온라인 활동을 이해하는데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 주부대상 온라인 활동 조사분석 결과   
1. 온라인 활동이 적극적인 엄마들은 온라인 뉴스보다 소셜네트워킹,  텍스트 메시징, 인스탄트 메시징을 더 자주 사용
2. 엄마와 아이의 나이에 따른 디지털 사용패턴의 차이 존재
   -나이가 많은 엄마들은 온라인 뉴스매체를 주로 활용하는 반면 젊은 엄마들은 Social media를 더 잘 활용
   -12살 이상의 자녀를 둔 엄마는 이보다 어린 자녀의 엄마들보다 온라인 게임이나 비디오 활용 비율이 더 높음
3. 자녀의 성장에 따라 엄마의 최신 기술 습득의 동기 변화
   -성숙한 자녀를 둔 엄마들은 친구,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자녀 모니터링 및 자녀와의 대화를 위해 최신 기술
     활용하는 경향
4. 커뮤니케이션 대상의 변화
  -소셜네트워킹, SMS, 이메일은 주로 친구들과의 연락을 위해 사용
  -소셜 네트워킹은 친구(83%), 온라인친구 또는 낯선인물(35%) 배우자(24%), 자녀(20%) 의 순 (관심사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와의 연결 확장)
5. 엄마들은 육아/교육 이외에 다른 취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온라인 상에서 공유
6. TV가 가장 중요한 인지채널이긴 하지만 점차 다른매체와의 간격이 줄고 있으며 구매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신규매체
    들의 영향력 증대
   
□ 주부들의 5가지 온라인 활동유형
이 보고서의 후반부에서는 주부들의 커뮤니티인 Cafe Mom의 자체조사를 통해 파악된 5가지 유형의 주부 온라인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주부들의 온라인 활동유형은 크게 5가지 즉, 자기표현형(40%), 실용주의형(26%), 집단선호형(12%), 정보추구형(12%), 최상의 연결고리형(hyperconnector)으로 구분하고 있다. 각각의 유형은 다시 사회성, 활동성, 콘텐츠 생산성에 따라 재구분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주부들의 유형별 비율은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유형은 대체로 비슷하게 발견되리라 본다. 조만간 비슷한 국내 자료를 찾아보고 유사성과 차이점을 살펴 봐야겠다. 

2009. 1. 31. 14:44

우리는 왜 100년 기업이 없을까?

포브스는 최근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100년 영속이 예상되는 기업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기업은 하나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동안 포브스에서 발표했던 브랜드 자산평가 순위나 매출순위등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얘기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포브스가 직접 조사한 것도 아니므로, 조사 참여업체의 바이어스, 또는 국내기업들에 대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국내 대기업들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GE등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으므로 그렇게 아쉬워 할 필요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차피 리스트는 리스트일 뿐이다. 하지만 조사과정의 엄밀성을 차치하더라도 포브스의 리스트는 그 자체로 상당한 뉴스거리가 된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사람들이 이를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이번 발표에 대해서 심각한 반론은 제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국내 기업들은 적극적인 학습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의 평가 요인에서는 주주의 장기적인 이익이 보장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결국 기업의 핵심역량 뿐만 아니라 투명성 등도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대기업들은 대체로 투명성 및 오너 일가의 경영 등에 있어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HP 등 대표적인 가족 소유의 기업도 이번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음을 볼 때 단순히 소유형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들을 고려해 봐야 할 것 이다.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100년 수성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만큼 다양한 목소리들이 존재한다. 그만큼 외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수용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인정받기에는 아직도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에는 글로벌 대학랭킹을 높이기 위한 편법을 펼치는 국내 대학들의 '묘수찾기'가 아니라 진정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여 주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조직내 PR담당자들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궁극적으로 정립해 나감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글을 다듬는 사이에 어느새 관련 기사들이 올라왔다. 글이 다소 비판적이긴 하지만 '국가대표' 기업으로서의 적극적인 수용자세 역시 아쉬워 보이는 대목이다.  )
2009. 1. 27. 22:33

Priceline의 Groundswell 대응

Logic + Emotion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David Armano는 최근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Priceline가 겪을 뻔했던 잠재적인 Groundswell에 관한 이야기를 포스팅했다. 이 사례의 발단은 Priceline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어느 가족이 2도 화상을 입은 아기 때문에 항공권 스케줄 조정/환불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면서 시작된다. 이같은 사실을 친구로부터 직접 들은 Cat이라는 여성은 친구의 사례를 블로그, Twitter, 이메일 등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자신의 친구를 도와 줄 것을 주위에 요청했다. 그리고 Cat은 최초 포스팅 후 약 1시간 만에 어려움을 겪던 친구가 Priceline으로부터 환불조치를 통보받았음을 알게 된다.


이같은 사례를 분석한 David은 비록 Cat의 Twitter서비스 follower가 약 150여명으로 그리 많은 편이 아니어서 영향력이 컸다고 할 수 없지만, 그녀가
특히 영향력이 큰 사람들에게 Re-tweet(퍼나르기 또는 일종의 Viral)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려고 노력했음에 주목한다.  

사실 Priceline의 환불조치가 반드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 때문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David에 따르면, Priceline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 전국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항의전화 및 이메일이 접수되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사례는 소셜미디어의 힘에 Priceline이 굴복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Priceline이 훌륭한 온라인/오프라인 모니터링 서비스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한 사례로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순수하게 온라인상의 효과만을 지니는 것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과정을 통해 Priceline이 최초의 결정을 번복하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곤란에 처한 가족들의 친구들이 보여준 결전(?)의 의지로 미루어 보아 이 회사의 조치가 늦거나 미약했다면 온라인상의 Groundswell로 발전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따라서 부정적인 이슈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예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전례는 없었다고 할 지라도 정당하고 적절한 사유라고 판단된다면 해당 기업에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환불조치를 시행함으로써 기업의 위기를 예방하는 동시에 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적극적인 위기예방 사례가 많이 소개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2009. 1. 27. 00:14

제안입찰 패인분석 (B2B 마케팅 일반)

"다른데 보다 가격을 높게 써서..."
"관련 분야에 마땅한 실적이 없어서..."

제안입찰에서 떨어지고 나면 가끔씩 생각해 보게 되는 '이유'들이다. 물론 '변명'은 절대(?) 아니다.  
경쟁입찰에서 항상 승리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한 원인을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연초에 읽은 B2B 마케팅책의 <고객을 재발견하는 방법>이라는 장은 수주경쟁의 패인분석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및 개선방법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아래 그림은 저자가 설명하는 '제안당사자와 고객사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인식의 격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설명하듯이 실제로는
"귀사는 제안요청 내용에서 초점이 벗어난 제안을 했다"거나
"제안서 제출이 늦었다"는 등 아주 기본적인 곳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만약 제안내용이 기본적인 수준은 넘어섰다면
"기본 응답은 충실하게 작성되었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한 부분에 대한 제안은 없이 평범했다."
"우리 스스로 자신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 제안사가 보충해주기를 바랬었다"
는 고객사의 답변에서 실패의 원인을 찾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최근 어떤 외국계 기업에서는 자신들이 기존 대행사에서 왜 우리회사로 바꿔야 하는지 답변이 부족했다는 점을 주요 패인 중의 하나로 대기도 했다.

먼저 정확한 원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후속 제안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에 패인에 대한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원인에 대해서 같은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실수로부터, 실패로부터 효과적으로 배워나가는 지혜를 간직하는 한 해가 되어야 겠다.

<실패로부터 학습이 부족한 원인>
○ 고객사:    내부 결정과정에 대한 비공개 원칙 (또는 "굳이 밝힐 필요가 없어서")
○ 공급업체: 굳이 아픈 상처를 더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 
                  (→ 원인분석을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흐르기 쉽다.)

○ 개선방법
- 실패한 당사자가 아닌 타 부서원 또는 상사가 해당 고객사를 접촉할 것 
  (→당사자에게는 고객사에서도 솔직하게 모든 것을 밝히기 어려운 점이 있음)
- 발표 직후보다 일정 시간의 경과후에 접촉
  (→이성적으로 끈기 있게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려는 노력이 필요)
- 실패원인의 조직내 공유를 통해 향후 제안에 활용 
  (→당사자 '질책'이 아닌, 향후 제안을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내부 '분위기 조성')

자료: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B2B 마케팅』(이마무라 히데야키), 비즈니스맵
 

2009. 1. 21. 00:53

설연휴 휴무공지, 얼마만큼이 충분할까?

모 금융기관에서는 설 연휴기간 동안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해 모든 거래업무를 중단할 계획이다. 연휴 4일 동안 일반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ATM 입출금 등 모든 업무가 중단된다는 것인데 과연 이에 관해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해당 기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객장 안내, 홈페이지 팝업창, 문자메시지, 신문광고 등을 활용해서 고지하고 있다. 지난 13일 본사에서 지역본부로 관련공문을 보냈으며, 문자메시지는 15일 경에 고객들에게 발송된 것 같다. 이 금융기관은 시스템 업그레이드시 오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8차례 시스템 점검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휴기간 동안 큰 불편을 겪게 될 고객들에게는 불과 10여일 남짓한 공지기간이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매장 안내문 게시, 홈페이지 팝업공지 및 문자 메시지 통보 일시는 확인되지 않았음)

중요한 것은 어떤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벌였는가가 아니라 고객들의 상황 인지도라고 할 때 과연 커뮤니케이션 계획이 효과적으로 수립되고 진행되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아직 상황이 전개되기 전이므로 언론홍보 분야를 중심으로 몇가지 생각해 볼 점들을 적어본다. 

1. 공지 기간이 충분한가
   원래 '고객'들이란 건망증이 심하고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에도 잘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아무리 오랫동안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서 내보내더라도 고객들의 메시지 인지율을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무한정 시간과 예산을 쏟아 부을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최대한 전략적인 접근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주요 언론사에서 관련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한 것은 15일부터이지만, 20일 현재까지 국내 최대 발행부수의 조선일보 등에는 관련 공지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2. 핵심 고객들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다른 대체 금융기관이 많은 도시지역과 달리,  비도시 지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기관으로서 핵심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검토해봐야 겠다. 예금고 면에서는 비 도시 지역 고객들이 주요 고객이 아니더라도 조직 존립의 근간이 된다면 뭔가 특별한 지원책을 강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금융서비스 취약 지구에 대해서는 서비스 중단에 대해 별도로 장기적인 홍보를 펼친다거나, 수기통장 업무를 지원하는 등 배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일부 언론에서는 다른 은행들이 없는 농촌지역에서는 대안이 없어 갑자기 추가적인 현금이 필요할 경우 대책이 없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소개하고 있다. 결국 금융기관의 편의주의적인 결정이 아니냐는 불만으로 연결된다. 

3. 핵심메시지가 제대로 정확하게 전달되는가
서비스 중단 내역이 다소 복잡해서인지, 관련보도 메시지도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연휴기간 중 금융거래 전면 중단'만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유형, 둘째, '금융거래가 중단되지만 일부 서비스(이체 등)가능'함을 소개하는 유형,  셋째, '금융거래가 중단되지만 토요일에는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유형이다.  

같은 사안에 대한 보도 내용의 차이는 일단 보도자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관의 보도자료에는 토요일에는 ATM을 통한 '이체'가 가능하다고만 적고 있다. 만약 토요일 저녁시간까지 일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ATM '입출금' 서비스가 가능하다면 '현재의 '연휴기간 전면중단'이라는 기사제목은 불필요하게 소비자의 불편을 강조하는 셈이 된다. 만일 이체만 가능하다면 일부 매체에서는 오보를 낸 것이 된다. 기관 입장에서는 사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많이 노출시키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4. 고객관점에서 메시지 작성이 되었는가 
 고객의 관점에서 보도자료를 작성한다면 혼란이나 오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보도자료에 나와있는 입출식 예금이 무엇인지 일반인들은 알기 어렵다. 개인 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ATM 입출금 서비스는 언제까지, 이체서비스는 언제까지 가능하다는 식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했더라면, 그리고 농협이용 고객의 수를 바탕으로 공지의 중요성에 대해서  기자들에게 설명을 했더라면,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을 준비했다거나, 이에 관해 잘 설명했더라면, 좀 더 효과적인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사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깜빡하고 은행이나 ATM 이용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모쪼록 이번 연휴기간 동안 해당 기관의 고객들이 큰 불편없이 지낼 수 있기 바란다. 

2009. 1. 13. 23:28

사과문안 준비

지난 주말에 사내에서 진행된 코칭 코치 교육프로그램 마지막 시간에는 여러가지 위기관리 서비스시 검토사항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부사장님이 준비한 자료 중에 특히 몇 가지 재미있는 점들이 있었다.

먼저 영미권에서는 사과문을 게재할 때 카피 역시 일반 광고문안 처럼 크리에이티브하게 작성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또한 정중한 사과의 표시로 광고문안에 (회사명을 제외하고는) 대문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각각의 예시를 찾으려다 보니 좀 찾기 어렵다.

소문자 사용의 관련 근거를 찾아 보니 대문자는 강조를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소문자를 쓴다는 것은 겸손하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특히 사람의 이름을 소문자로 쓴다는 것은 고유한 인간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어 자기자신을 극한적으로 낮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소설 빨간 머리 앤의 <사과문(The Apology)>에서 관련 구절이 나와 있다.

Anne:
“Mrs Lynde, Oh Mrs Lynde,
You have been wronged and I have sinned.
My very soul is so chagrined,
I acted so undisciplined!
I should have laughed, I should have grinned,
I should have been more thicker-skinned,
Forgive me please, my hopes are pinned
On Mrs Lynde

...

I don’t deserve the human race,
Just make my headstone commonplace
And print my name in lower case,
Without an “e”…just leave a space…
Please Mrs Lynde, your rage rescind…
Please Mrs Lynde, I know I’ve sinned…
Please Mrs Lynde, I’m out of wind!
Please….Mrs….Lynde!”

흥미롭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사과문들은 "사과문", "깊이 사과드립니다",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등 다소 경직되고 형식적으로 들리는 말들로 시작된다. 어차피 사건/사고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와질 수 없다면,
우리나라의 사과문도 좀 더 다양해지고 주요 청중들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것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2009. 1. 8. 20:01

Got fired? We Got your back!

미국 현대차에서 자동차 구매 후 1년 이내 실직할 경우 자동차 반납을 허용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인들 역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을 찌르는 프로모션이 아닐까 한다. 사실 미국에서는 차가 없으면 일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자동차 보유는 일종의 필수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몇가지 조건(string)이 붙어 있어서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그만큼 영업상황이 심각한 것 아니냐', '악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등 부정적인 의견도 관련 기사 및 블로그에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놀랍다', 'Big3도 따라 해야 한다'는 등 긍정적인 코멘트들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상당히 공격적이고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이라 벤치마킹하려는 다른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보면 일단 대담한(Big & Bold) 행동임에는 틀림없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섭외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현대차는 꼭 필요한 상황에서 대담한 프로모션을 펼쳐온 전례가 있음을 지적한다. 현대차는 미국 진출 초기에 싼 값에 대량보급한 자동차로 인해 굳어져 버린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10 년 100,000 마일 보증제도를 도입해서 소비자들은 물론 업계를 놀라게 했던 사례가 있다. 현대차의 품질 및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심이 뿌리 깊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계 최고수준의 품질보증제도가 필요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까지 실질적인 매출관련 보도는 없지만, 핵심을 찌르는 이번 프로모션이 잘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관련소식을 보도한 국내 매체의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이 또 다른 생각에 잠기게 한다.
.
.
.
      '우리는?'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서도 업체의 수익성을 추구하는 획기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제공되지 않는가 하는 불만의 표시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유연성이 부족한 노조에 대한 반감, 국내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불만 때문에 해외시장에서의 성공 조차 반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겠다. 내가 현대차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라면 어찌해야 할까? 대담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가져가기에 앞서 기본적인 관계관리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독과점적인 시장지위, 권위적인 기업문화 등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점들이 많이 있겠다. 아마 국내 소비자들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지 않을까? 
.
.
.
      '우리는?'

I got your back!
2009. 1. 8. 13:10

산부인과의 몰락과 환경분석

최근 회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문서비스 분야 코칭 코치 프로그램의 교재에는 잭 웰치 전 GE회장의 코치였던 램 차란 박사의 글이 일부 실려 있다.  그의 글을 읽어보면 부사장님의 표현처럼 그가 경영컨설턴트이면서도 PR전문가 못지 않게 PR업무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법은 사건사고가 일어난 뒤에야 정립되는 후행지표(lagging index)이며, 뛰어난 기업의 경영자들은 사회적인(Societal)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여론을 살피고 선제적으로 행동한다고 적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역시 이미 확립된 법규 및 제도, 또는 현재의 클라이언트 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 커다란 사회적 흐름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여러가지 요인들 가운데 인구변화가 우리 사회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방에서는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률과 인력난 때문에 산부인과 의원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에서는 지방 임산부의 '원정출산'증가로 출산예약 대기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의 의료서비스가 악화되면서 정부에서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대한산부인과 개원의협의회에서는 이같은 프로그램 때문에 지방의 산부인과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임산부들의 진료난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산부인과 의사들로서는 오히려 상황을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의대에서는 산부인과 전공 지원자 수도 급격하게 줄어 들고 있어서 나중에 출산율이 증가할 경우  결국 온 나라가 '산부인과 대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하게 정태적인 분석을 하거나 어느 한 쪽의 주장만을 듣는다면 정확한 현황파악과 대책마련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정부나 개원의협의회 중 어떤 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인구감소는 유아, 육아, 교육분야 등 업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커다란 사회적인 흐름도 처음에는 하나의 작은 행위로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이해하여 전방위 모니터링 및 분석을 책임지도록 해야하겠다. 이제 다같이 구호뿐이 아닌 실질적인 지속가능성, 유기적인 성장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2009. 1. 7. 15:11

A Series of "Out-of-Context" or Misuse of symbols


▷ Emergency Economic Policy Cabinet Meeting in a bunker (January 2009)
Cabinet Meeting


▷ Internet Side Car  (June 2008)



▷ Spin doctor (May 2008)
James Carville

* Left: (estimated) Intended meaning    Right: (estimated) Perceived meaning
2009. 1. 6. 20:49

산타의 책선물 목록

때늦은 산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어제 부사장님의 제안에 이끌려 서점에 들린 뒤 오늘은 부사장님과 함께 북 산타가 되어 버렸다. (실제 산타도 그냥 messenger로서 이런 부담감이 있지 않을까? ). 회사의 선물이지만 그리 불러주니 나쁘진 않았다. 새로운 해를 맞아 AE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하기 위해 각자에게 적합한 책을 골라 보기로 한 것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서점에 머무르면서 각 AE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을만한 새 책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Hazel- 프로페셔널의 4조건/오마에 겐이치

 
Erika-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최인철

 
Sarah-
트렌드를 읽는 기술/헨릭 베일가드

 
Chris –
The 22 Immutable Laws of Marketing/Al Ries

 
KH-
욕망의 비밀을 풀다/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Jenny- 설득의 심리학2/로버트 치알디니

 

Sammie- Groundswell/Charlene Li & Josh Bernoff

 

EY- 사람을 얻는 기술 2/레일 라운즈

 

Ally- Story: 신화창조의 비밀/라이언 매튜스 & 와츠 왜커

 

Mark- 내삶을 성취로 이끄는 동사형 인간/전옥표

 

JS- Culture Code/클로테르 라파이유


WY- Winners Manual 52/
나카지마 다카시

 

Susie- 부의 잠언/리처드 템플러

 

xgmodel- Secretary Way/조관일

 
Wally: The BCG Way-The art of business consulting/이마무라 히데야키

 

*책 산타가 되면서 느낀점 몇가지:
 - AE들에 대한 부사장님의 통찰력과 관심: 많은 AE들이 자신이 관심있던 책 또는 관심분야의 책을 소개받았다고 함 
 - 책 선물하던 옛 시절의 회상: 책선물은 받는 사람과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교류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음   
 - 산타 역시 빌려보고픈 좋은 책들: 유명 저자들의 경우 위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다른 명저들을 확인할 수 있음   
 - 책선물을 지원해 주신 사장님께 감사 
 - 실제로
원서를 사주고 픈 사람들도 많았으나 가격제한으로 불발 
 

http://www.flickr.com/photos/aaronjacobs/83116406/

2009. 1. 6. 00:26

B2B 마케팅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신년맞이 책선물을 내일 '했다'. 공식적으로는 내일 선물을 전달 할 예정이지만 난 '관계자'인 관계로  부사장님이 추천한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B2B  마케팅(이마무라 히데야키 저)>이란 책을 미리 읽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책 산타를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뜻밖의 선물에 '감동'할 순 없지만 대신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난 그동안 B2B 마케팅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을 갖지 않았다. 소비재 마케팅 분야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긴 했어도 B2B는 관심이 가질 않았다. 책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난 '영업'과 '마케팅'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B2B는 결국 '영업'이라는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책의 머리말 등을 읽고 보니, 진정한 '마케팅' 대가들은 소비재 뿐만 아니라 산업재 또는 생산재의 마케팅에 대한 이해까지 갖추고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드커버에 적힌 제목은 'The BCG Way-The Art of Business Marketing'인데 한글 제목보다는 더 폭넓은 독자층에게 어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말해서 저자는 '마케팅 로직'을 가지고 일관되게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특정한 고객에게 차별화된 방식으로 판매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PR대행사에서는 뚜렷한 기준없이 관행적으로 서비스 가격을 클라이언트에게 제시해 왔으며, 가격경쟁이 심해지면 이를 원칙없이 적당히 재조정해왔다. 그야말로 PR서비스료는 고무줄 가격이 되어 버린 셈이다. 가격도 브랜딩의 일부라고 할 때, PR업계는 결국 브랜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관성을 가지고 자신의 서비스에 대해서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수 있을 때 개인이든 에이전시든 비로소 실질적인 브랜딩이 시작된다.  

각론으로 들어가니 저자는 실패 사례들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좋은아이, 나쁜아이, 평범한 아이'의 구분법은 스스로를 돌아 보게 만든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속하는 '평범한 아이들'은 유한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잠을 줄여 가며 똑같은 문제풀이 방식을 놓고 고생하는 반면 '좋은 아이'는 지혜를 사용해서 효과적으로 문제풀이를 한다고 한다. 나 역시 무모하게 시간과의 싸움에 몰두했던 기억들이 많이 있다. 시간을 이용하지말고 지혜를 이용하는 '좋은 AE'로의 변화가 절실하다.  

이 책을 읽어가며 '마케팅 로직'을 몸에 익히도록 노력해야 겠다. 
2009. 1. 5. 00:31

국내 30대 그룹 10년후 생존률 50%

지금부터 10년전인 1998년 당시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현재까지 순위내에 살아남은 그룹은 불과 15개라는 기사를 읽었다. 사라진 15개 그룹 가운데 3개 그룹은 30위권 밖으로 추락했고 나머지 12개는 공중분해 되었다고 한다. 어떤 기업도 영원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10년 사이에 그토록 큰 그룹이 공중분해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대기업들은 평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그룹에서는 PR대행사의 참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들은 대부분 자체 PR담당 인력이 많기 때문에 대행사를 참여시키는 경우에도 주로 개별 프로젝트를 맡긴다. 이렇듯 대기업 인하우스 PR담당자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확신할 뿐만 아니라 소속기업을 '100년 기업'으로 생각하며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아무리 뛰어난 인력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라 하더라도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존재하며 이들을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위기상황을 맞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이 필요한 경우에도, 대기업의 유능한 많은 인력은 내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쉬우며, 설사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직적인 보고른라인 속에서 유통시키는데는 많은 부담감을 지니고 있다.

물론 몰락하는 기업들의 실패원인이 모두 커뮤니케이션의 실패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에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효과적인 관계관리가 이루어졌다면 많은 부분 브랜드의 명성손실을 방지하고, 관련 직원 및 협력업체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많은 대기업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 경영컨설팅을 받고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일부 경영컨설팅회사들은 자체 진단후 전문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받으라고 권유를 하기도 하지만...그리 많지는 않다. 결국 PR업계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업계의 전문성 및 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컨설팅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통한 사회적인 차원의 기여도도 높일 수 있어야 겠다.


2009. 1. 2. 23:50

성공사례의 스토리텔링

장기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요즘 연말연시를 맞아 감동적인 성공스토리가 신문기사로 자주 실리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들여다 보면, 대체로 비슷한 이야기들로 느껴지는데 한국 드라마처럼 '공식'에 따라 구성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수사학자(Rhetorician) 케네스 버크는 인간의 삶 자체가 드라마라는 관점에서 드라마티즘(Dramatism)이라는 이론을 통해 인간의 행위동기를 설명하고자 했다. 그가 제시한 드라마티즘의 5가지 요소(Pentad)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지니는 공통요소들을 포함하는데 성공사례를 작성하거나 이해하는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 행위(Act):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 어떤 행위였는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어떤 행동? 어떤 생각들?   
- 배경(Scene): 어디에서 그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가? 배경상황은 어떠한가?  
- 행위자(Agent): 누가 그 행위에 관여됐는가? 그 행위에 누가 연관됐는가? 그들의 역할은 무엇이었는가?   
- 방법/수단(Agency): 행위자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들은 어떤 수단을 이용해 행동하고 있는가? 
- 목적(Purpose): 그 행위자들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그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출처: Burke's Pentad: How Narrative Communicates )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글쓰기의 6하원칙(5W1H)과 비슷하다. 펜타드가 이와 다른 점은 행위자-배경, 행위자-행위, 행위자-방법, 행위자-목적 등과 같이 20가지의 다양한 주요소-부요소 조합분석(Ratio analysis)을 통해 주인공의 세계관 또는 이야기의 전개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성공사례는 주인공이 경쟁자(반대자)와의 갈등 및 환경적인 어려움을 딛고,  부단히 노력함으로써 끝내 성공한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이야기 구성에서 행위자가 배경을 압도할 경우 행위자가 배경을 어떻게 극복했다는 행위주체 중심의 내용으로 전개된다. 반대로 배경이 주요소로 나타나는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 주위환경에 영향을 받았다는 식으로 환경적 영향력이 주 내용으로 전개된다. 

대부분의 성공사례는 동화처럼 다소 진부한 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단순한 구조일수록 성공사례로 기억되기에는 적합하다. 물론 이야기화 과정에서는 과감한(?) 생략과 비유 등이 활용된다. 많은 기업의 성공사례는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관심을 지닌 경영학자 또는 기업사가들이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두드러지게 표현함으로써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성공사례가 단순한 창작물이라는 것은 아니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여 핵심을 전달하는 경영 일화라는 것이다. 다른 기업의 성공사례에서 insight를 찾아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학습능력은 결국 해당기업 또는 독자의 몫이다.


 
                                           출처: Burke's Pentad: How Narrative Communicates
2009. 1. 1. 16:06

최근 방송계 '참여'논쟁을 통해 본 관계성

예전의 경우 지상파 TV방송국은 '전파의 공공성' 때문에 신문과 달리 중립적인 언론매체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라 상업성이 강조되면서, 방송국 역시 다른 영리조직과 별 차이가 없는 또 하나의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특히 지난 한해 동안에는 광우병보도  관련이슈, 서태지의 방송프로그램 편집권 참여요구, 연말 방송국 시상식 관련 이슈 등을 비롯해 전통적인 방송국의 자체 결정사항과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사항이 분출되었다. 반면에 각 방송국은 이러한 새로운(?) 요구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 방송사에 제기된 주요 '참여'이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프로그램 편집권에 대한 참여요구
얼마전 온라인 상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던 서태지의 편집권 요구 논란을 비롯해 주요 기획사들의 방송사에 대한  '참여요구'는 PD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역'침해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사나 방송PD들은 각자 해외사례를 들면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인정받고자 했다. 

당시 서태지에 대한 선호도 및 편집권에 대한 입장 차이에 따라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지만. 분명한 점은 많은 시청자들이 더이상 방송사의 절대적인 '편집권'이라는 '신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기업 대표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방송인터뷰를 한 시간 하고 나더라도 본 방송에서는 고작 30초 분량으로 편집되어 나가기 일쑤고, 그나마 자신의 취지와 부합된 경우라면 다행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방송사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현실은 방송 콘텐츠로 사용되는 연예인, 기업 홍보담당자, 또는 일반 시청자들의 참여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2. 방송대상 시상식에 대한 시청자 반발
"연기대상이 무슨 개근상, 선행상이냐"라고 비아냥 대던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지난해 MBC 연기대상의 공동수상 결정에 반발한 일부 시청자들은 아고라 국민청원까지 벌이고 있다. 많은 언론매체에서 관련기사를 다루기에 이르자 해당 방송국의 관계자는 연기대상의 경우 단순한 개인 연기자에 대한 시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만일 연기력만 가지고 본다면 매년 중견연기자들이 대상을 차지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시청률과 전체 제작진의 기여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이번 논란의 본질은 연기 대상에 대해서 많은 시청자들과 방송사에서 생각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언제든지 '파격'이 있을 경우에는 논란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시청률과 상업성이 중요한 방송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았던 드라마의 주인공 선정이 '파격'이라고 생각했던 반면 불만을 지닌 시청자들은 연기력이나 드라마 완성도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의 선정이 '파격'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사전에 방송대상의 의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가 있었다거나 이러한 '파격'적인 수상자 선정이 좀 더 계획되고 준비되었다면 불 필요한 논란과 시상식의 권위에 대한 문제제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가지 논란의 공통점은 전통적으로는 당연하게 행사되던 방송사의 결정권에 대해서 제작 파트너와 시청자들이 자신의 의사표현을 넘어서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방송사의 자율성이 많은 부분 인정되었다. 자율성이 보장되었다기 보다, 방송사 제작과정 및 내부의 결정과정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신속한 참여가 사실상 비용과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점차 확대되고, 신속한 상호의견 교환 기회가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실시간 참여 및 시청자 투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에는 당연히 내부에 귀속되었던 가치 및 권한들이 이해관계자와의 새로운 역학 관계 속에서 새롭게 재협상을 요구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속에서 방송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회의 민주화가 신장되면서 앞으로 권력의 정당성은 주요 사회주체와의 협상을 통해 권위를 인정받게 되는 성격이 강해진다. ('negotiated power'). 즉 권력은 스스로 클레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만큼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각 방송국은 자신의 권위와 권한을 끊임없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해 내고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정치적이며 양방향 소통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2009. 1. 1. 15:21

"오차가능성 타사 대비 1만배 떨어집니다. 하지만"

연말연초라서인지 아니면 어두운 경제전망 탓인지,어느 벤처의 성공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띄였다. 대기업체에서 잘 나가던 직원이 창업 8년 만에 회사를 매출 220억대의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내용이다. 물론 IT분야 전공도 아닌 내가 이 기사에서 주목했던 것은 매출액이나 기술력에 관한 내용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들의 기술력만 믿고 전시회장을 찾았다가 보기 좋게 실패하고 난 뒤에 이들이 가졌던 깨달음에 관한 부분이었다.

업체 대표가 세계지문인식경연대회(FVC)에서 연거푸 1등을 하면서 느낀 것은  "기술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뢰였어요. 신뢰가 쌓여야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죠."
그 후부터는 솔직하게 고객들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남들이 지문 인식 오류비율이 0.0001%라고 선전할 때, 우리는 정직하게 1%대라고 밝히고 언제 오류가 나는지를 사실대로 설명했죠.
그렇게 신뢰가 쌓이니 주문이 크게 늘기 시작했어요."

솔직하게 오차율을 밝히고 이에 대한 설명을 명확하게 해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 방법을 바꿨다는 것이다. 결국 남들 보다 무려 오차발생 가능성이 1만배나 뒤진다는 사실을 적극 알리는 것은, IT회사로서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의 진정성이 효과를 발휘해 시장에서 고속성장을 해 올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의 성공이 단순히 이러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만 기인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경연대회 연속 1위라는 사실(fact)를 바탕으로 '낚시성' 멘트를 빼고 전달하니까 시장에서 이를 제대로 받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는 분명 진실성에 바탕을 둔 메시지를 통한 성공사례였다고 볼 수 있겠다. 


2008. 12. 30. 11:21

'뿐이고~' vs. '벗 쮸~'


언제부턴가 어느 이동통신회사 TV광고에 나온 '하면되고송'이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는 이와 유사하면서도 냉소주의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뿐이고~'라는 표현이 올해 하반기에 제대로 '떴다'. 여기저기서 '~뿐이고'를 패러디하고 있다. 물론 나도 패러디를 즐기는 편으로 그러다 욕도 많이 먹고 있다. :( 하지만 난 웬지 이 '뿐이고~'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관계의 단절이나 무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인가 보다. 물론 난 지금 내가 오바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 오바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흔히 이야기하는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망' 속에서 살고 있다. 이른바 남의 실패가 나의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행위자들의 행위에 따라 내가 행사할 수 있는 옵션과 재량권이 달라지는 사회속에서 살고 있다. 미국 자동차 Big 3가 무너지면 주요 경쟁사인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까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은 사실 직관적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경쟁업체들 역시 Big 3관련 부품업체들로부터 공통부품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올 한해동안 온 나라가(물론 다른 나라 상황은 잘 모르니까..) 한 해동안 '~뿐이고, ~하면 되고'를 실행해 왔다. 특히 대기업과 정치인들은 애써 귀를 막고, 입을 막고, 눈을 가리고...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주위의 행위자들을 무시한 채로 일방적으로 행동해 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같은 일반 소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말뿐이지만 '뿐이고'를 연발한다. 아마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그런 '일탈'을 꿈꾸는 탓일지도 모른다.

온라인 업계의 '삼성' 네이버가 온라인 신문협회에 이어 IT 업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봄철 아고라 폭풍에도 건재했던 네이버에 심상치 않은 연합전선이 펼쳐지고 있는 듯하다. 소통의 채널을 꽉 막은채 '뿐이고'를 즐기던 강한 조직, 권력자들이 그동안 무시했던 상대를 향해 쩔쩔매며 '벗 쮸~'를 연발하게 될 상황을 상상해 본다. 그래서 평소에 잘해야 하는데...    
2008. 12. 28. 23:38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관리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유통업체의 자체브랜드(Private Brand) 상품이 많이 늘고 있다. PB브랜드 제품이 나타나게 된 것은 납품업체, 소비자, 유통업자 모두 윈-윈-윈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즉 납품업체의 경우 인지도가 낮은 자체 상표로 판매하는 것보다 유통업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납품하는 것이며, 소비자들 역시 실제 브랜드상품보다 싸면서도 유통업체의 공신력을 믿을 수 있기 때문에 PB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유통업체의 경우도 자체 브랜드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산자 브랜드 유통시 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판매할 것이다. 결국 PB상품의 핵심은 해당 유통업체의 브랜드 파워에 달려 있다. 

그런데 국내의 한 유명 유통업체에서 팔고 있는 PB상품 가운데 상품표기 내용에 못미치는 제품이 적발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품질기준에 미달되는 '칼슘우유'뿐만 아니라 오리털 파카 등 여러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자체상표를 붙인 상품에서 문제가 생겨도 납품업체의 잘못으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유통업체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입하는 상황에서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지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언론에 대한 해당업체의 대응태도가 다시 기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아직 소비자원으로부터 관련 사항을 통보받은 게 없다' (노컷뉴스)
 "약간의 오류를 저희나 업체나 발견을 못한거 같아요. 제작업체가 약간 잘못된 업체가 있으니까 빨리 수정을 해야죠" (한국경제TV) 

기업에서는 불가피하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상황파악을 통해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에게 문제상황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상황파악이나 대응방침 수립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아직 통보 받은바 없다'는 식의 답변을 하곤 한다.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에 덧붙여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기업은 보다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 줄 필요있다. 이는 위기관리이자 자사의 브랜드관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008. 12. 27. 22:00

돈내고 정신줄 놓기

며칠전 난생처음으로 내 정신을 의식적으로 놓아 버렸다.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기본검사에 사비를 보태 수면내시경을 한 것이다. 몇달 전에 집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에 이미 예약을 해 놓은 터라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검진장소로 갔다. 접수처에는 'xxx부문 전국 진단평가 1위'라는 배너광고가 붙어 있었다. 같은 진료분야는 아니었지만 광고를 보니 병원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해 주듯이 병원 곳곳에는 '주사약병 파편제거를 위해 본 병원에서는 필터 주사기를 사용'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소한 것이지만 이것 역시 웬지 모르게 검사를 앞둔 내 마음 이 약간 더 편안해졌다. 이렇게 고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브랜드이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준비를 끝내고 검사실 앞에서 앉아 있는데 간호사가 이름을 부른다. 벌떡 일어나 다가 갔더니 "어~ 이 분은 입원환자분이신데요."라며 당황해 한다. 다시 부른 이름을 듣고 보니 내 이름 두글자가 아닌 세글자에 발음이 비슷하지도 않았다. 쩝~ 방금전 난청검사를 받았건만...나도 황당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더니 이건 좀 심했다. 아침부터 많이 기다리기는 했었지만...

여름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했기에 아예 하루 휴가내고 병원을 다녀 오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위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직원들은 어떤 검사일지 궁금해 하는 반면, 이미 받은 친구들은 별 것 아니라고 웃어넘겼었다. 한편 잘못된 정보를 들은 친구들은 '사람 잡는 검사'라고 겁을 주었더랬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니 이들은 일반 내시경과 수면내시경에 대해서 구분을 하지 못했나보다.  

차례가 되어 검사실에 들어가 침대위에 가로로 누웠는데 간호사가 보호자가 없느냐고 물었다. 혼자 왔다고 하니, 만약에 대비해 보호자 전화번호를 대라고 한다. 갑자기 '혹시' 하는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소시적 맹장수술을 할 때도 척추마취를 했더랬는데...전화번호를 댄 후 간호사가 물려주는대로 입에 플라스틱 장비를 끼워 넣었다. 그리곤 간호사가 오른쪽 손에 정맥 수면주사를 놓는 것까지는 기억을 했는데 그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엇을 했는지 ...물론 다행이다. 그러려고 수면내시경을 신청했었으니까.

다만, 정신을 차려보니, 난 감기와 검사장비 탓으로 코와 입에서 액상물체를 흘린 채 회복실에서 쪼그려 누워 있었더랬다. 입원했던 것도 아니지만, 병원의 검사침대위에 쪼그려 누워 있던 내 모습을 생각해 보니 웬지 측은하게 느껴졌다.
침대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오는 동안, 제지하거나 별도의 조사비용을 청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장기에는 큰 문제가 없나 보다. 그래도 공식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다. 병원에서 아픈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니, 건강할 때 건강을 챙겨야 겠다는 말들이 전혀 진부하지 않게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 와 생각해 보니 돈 내고 정신줄 놓고 다닌 것은 이번 뿐이 아니었던 것 같다. 가끔씩 음주뒤에 블랙아웃을 경험하고 있으니...그래도 이날 하루는 특별한 날이었던 것 같다.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의료진을 믿고 내 정신을 기꺼이 정지시켰으니. 며칠 뒤에야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나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이처럼 모든 판단을 맡겨달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됬다.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조직을 대신해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최적의 옵션을 추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꼼꼼한 클라이언트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스스로 정신줄을 놓아 줄만큼 내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었을지 자문해 본다. 
2008. 12. 25. 10:00

'개미'들의 위기관리 학습에서 배우자

'음식점 창업 NO', '보증회피', '인사철 자리관리'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도 경제전망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연말 인사철을 맞아 불가피하게 직장을 떠나야 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최근 IMF 이후 겪었던 경제상황으로부터 서민들의 위기 학습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기사가 소개되었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겠다.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조사결과, 창업한 식당이 5년 이상 살아남는 비율은 전체의 28.7% 수준이며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동안 음식점 5곳 중 1곳 꼴로 폐업했다고 한다. 사실 주변에 끊임없이 간판이 바뀌는 음식점들을 바라보면서 벼랑끝을 향해 달려가는 무모함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기업도 과거에 자신이 겪었거나 경쟁사, 또는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경험한 위기사례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똑똑한 인재들을 모아서 뽑아놓은 기업에서조차 이런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단위의 학습이 어렵다는 말도 된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을 보면서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 자동차 노조, 수십년째 이어온 실력행사의 전통(?)을 꾸준히 지켜가고 있는 국회, 똑같은 유형의 화재발생으로 인명피해를 반복하는 물류업계의 모습에서 개인보다 못한 거대조직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게 다 위기관리 담당자들과 컨설턴트들이 역할을 제대로 못한 탓이다. 메아 쿨파(Mea Cul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