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3. 23:28

사과문안 준비

지난 주말에 사내에서 진행된 코칭 코치 교육프로그램 마지막 시간에는 여러가지 위기관리 서비스시 검토사항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부사장님이 준비한 자료 중에 특히 몇 가지 재미있는 점들이 있었다.

먼저 영미권에서는 사과문을 게재할 때 카피 역시 일반 광고문안 처럼 크리에이티브하게 작성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또한 정중한 사과의 표시로 광고문안에 (회사명을 제외하고는) 대문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각각의 예시를 찾으려다 보니 좀 찾기 어렵다.

소문자 사용의 관련 근거를 찾아 보니 대문자는 강조를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소문자를 쓴다는 것은 겸손하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특히 사람의 이름을 소문자로 쓴다는 것은 고유한 인간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어 자기자신을 극한적으로 낮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소설 빨간 머리 앤의 <사과문(The Apology)>에서 관련 구절이 나와 있다.

Anne:
“Mrs Lynde, Oh Mrs Lynde,
You have been wronged and I have sinned.
My very soul is so chagrined,
I acted so undisciplined!
I should have laughed, I should have grinned,
I should have been more thicker-skinned,
Forgive me please, my hopes are pinned
On Mrs Lynde

...

I don’t deserve the human race,
Just make my headstone commonplace
And print my name in lower case,
Without an “e”…just leave a space…
Please Mrs Lynde, your rage rescind…
Please Mrs Lynde, I know I’ve sinned…
Please Mrs Lynde, I’m out of wind!
Please….Mrs….Lynde!”

흥미롭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사과문들은 "사과문", "깊이 사과드립니다",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등 다소 경직되고 형식적으로 들리는 말들로 시작된다. 어차피 사건/사고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와질 수 없다면,
우리나라의 사과문도 좀 더 다양해지고 주요 청중들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것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