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99건

  1. 2009.05.05 '궁3' (명품업체 vs 문화재 vs 시민)
  2. 2009.05.04 직원과 고객의 관계 vs 직원관계와 고객관계
  3. 2009.04.26 외국계 클라이언트 모니터링 서비스 팁 2
  4. 2009.04.25 위기관리 진단조사
  5. 2009.04.17 IT 대화 속으로 들어가다
  6. 2009.04.16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7. 2009.04.14 후기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4
  8. 2009.04.10 사회적인 대화에의 초대 2
  9. 2009.04.07 PR현장 라인의 중요성... 3
  10. 2009.03.24 위기관리 교육 후기... 4
  11. 2009.03.22 소셜미디어 분석의 마케팅 조사로서의 가치 2
  12. 2009.03.16 기업의 사과방식 4
  13. 2009.03.08 르뽀광고인가 그라운드스웰인가? 4
  14. 2009.03.03 쉬어가며... 2
  15. 2009.02.27 독일, 너 마저...
  16. 2009.02.24 Black Swan과 위기관리
  17. 2009.02.20 구제금융시대의 샴페인 따기
  18. 2009.02.19 지식기업 구축단계와 시간관리
  19. 2009.02.15 구체적 사고의 힘 3
  20. 2009.02.13 기업윤리
2009. 5. 5. 14:00

'궁3' (명품업체 vs 문화재 vs 시민)

한 수입명품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마케팅에 대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영리기업의 프로젝트가 문화 유적이자 시민공원인 경희궁에서 독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온라인 동영상과 함께 개관식 리셉션 행사 때문에 공원 출입을 통제당한 시민의 불평과 관련된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이 올라와 있다.   해당 업체가 경희궁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 행사는 관계부처 장관과 시장이 다녀갈 정도로 주목 받는 대형 디자인 프로젝트라고 한다. 

일반시민들을 타겟으로 문화마케팅을 펼치는 일반 기업의 경우와 달리  명품업체는 일반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물론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을 수 있고, 결과에 상관없이 어떤 일에든 불평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백억원대의 자금을 투자해서 진행되는 행사였다면 해당 업체에서 다양한 쟁점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예견하고 또 쟁점을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보였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해당기업에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재 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의 공원이용 편의욕구를 간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허가해 준 서울시와 문화재청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당 명품업체에서는 한국의 옛 궁궐이 지니는 특별한 이미지를 차용하고자 한다. 또한 서울시는 해당 업체가 지니는 명성을 서울시 브랜딩과 관광마케팅에 차용하고자 한다. 반면에 일반 시민들은 궁궐을 시민 공원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문화재 관련단체에서는 문화유산의 상업적 이용 및 훼손가능성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기대가치의 차이가 논란을 빚고 있다.

좀 더 적극적인 PR관점이 적용되었다면 문화재 관련 담당자와 지역시민의 관점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궁궐을 압도하는 대규모 시설물이 아니라 궁궐과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인 계획을 수립했다든지, 세계적인 기업답게 안전 및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작업장을 '명품'관리하는 등 전체적인 진행과정에서 명품의 이미지를 품어 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더욱이 특정 기간동안 독점적인 점유를 서울시로부터 허락받았다고는 하지만 정작 공원주변에서는 공원출입 통제 등과 관련된 아무런 공지문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게 시민의 항변이다. 

한편, 해당 업체의 CEO는 명품비즈니스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국내 언론의 질문에 대해서 브랜드 정체성의 유지 및 확립을 위한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또한 (역설적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한국 파트너사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타깃 고객층이 소수에 국한된다고 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을 구매력을 확보한 고객으로만 한정하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도 존중하고 귀를 기울이는 '명품스러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2009. 5. 4. 21:01

직원과 고객의 관계 vs 직원관계와 고객관계

모든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절대적인 의미에서 특정 이해관계자들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는 없지만 작게는 각 기업마다, 크게는 업종별 특성에 따라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의 순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B2B기업이나 생산재 제조업체의 경우 노조의 영향력이 여러 이해관계자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소비재 제조업체의 경우 고객들의 중요성이 더욱 큰 경우가 많다. 

내부 직원들은 항상 모든 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이다. 많은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강조하면서 간혹 직원들의 희생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고객과 직원간의 마찰이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고객에 대한 직원의 사과를 강요하기도 한다. 굳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서비스 현장의 직원들에게 고객들앞에서 항상 바른 자세로 서서 웃는 얼굴을 보여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산업심리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정서적 노동(emotional labor)'이라는 용어를 붙이고 연구의 주제로 삼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기간에 걸친 정서적 노동은 직원의 정서적인 탈진 및 고갈(emotional exhaustion or burnout) 또는 낮은 직무만족도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내부 직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고객을 비롯해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얻더라도 그 조직의 성공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반대로 내부 직원의 마음을 얻더라도 외부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그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욕구가 조화를 이루며 충족될 때 비로소 최적의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얼마전 물의를 일으켰던 도미노 피자 직원들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도미노 피자 본사의 기본적인 포지셔닝은 적절했다고 본다 (물론 문제의 직원들에 대한 '지나친 표현'들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지만).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노고와 생존의 문제를 적절하게 상기시킴으로써 일방적으로 '전체 직원'들을 소비자들 앞의 가해자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국내 주요 유통업체에서도 계산대 담당직원들에게 의자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결정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막대한 경영적자를 내고도 엄청난 배당금을 챙기는 해외 CEO들이나 '신의 직장'에 다니는 직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 역시 반대의 상황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이해관계자 관리는 기본적으로 이슈관리의 성격을 지닌다. 같은 종류의 쟁점이라고 하더라도 상황적인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기계적으로 해당 기업의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 순위에 따라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관계관리(relationship management)가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Public Relations이나 stakeholder relations은 경영과학(management science)이자 기술(art)인 것이다.
2009. 4. 26. 00:38

외국계 클라이언트 모니터링 서비스 팁

현재 외국계 클라이언트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관련 분야의 모니터링 후 특이사항이 있을 경우 이메일로 보고하는 형식이다. 클라이언트 본사의 PR대행사가 1차적으로 각국의 모니터링 리포트를 리뷰한 뒤에 클라이언트에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같이 일하고 있는 클라이언트 담당자와의 업무조율이 쉽지만은 않다.  관용적 표현, 영미식 철자 및 표기법의 차이에 대한 것은 물론 심지어 전문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다르다. 물론 클라이언트 중심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담당자의 요청에 따라 수정한 뒤 클라이언트에게 발송하고 있다. 모니터링 서비스야 PR대행사의 기본 업무이지만 외국클라이언트와의 업무는 또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외국계 클라이언트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들을 몇가지 정리해 본다. 

물론 가능하다면 관련기사의 논조 및 미묘한 뉘앙스까지 전달할 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내에 신속하게 업무를 완결짓는 것이 가장 핵심이므로 적절한 업무처리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요약문(Summary)만 읽고 클라이언트 관련 보도상황을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도움이 되겠다.

① (국문)기사문구에 충실한 '직역' 보다는 사실(fact)에 기반한 '의역'이 효과적임 
외국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경우, 특히 전문분야를 다룰 때, 실제 기사 문구에 충실한 직역을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경우가 많다. 주어진 시간 내에 보고를 완료하기 위해 사실(fact) 중심으로 문맥을 전달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이 좋다.   

② 기사의 '뉘앙스' 차이를 살리기 보다 평이한 문장으로 핵심을 전달할 것
최근들어서 국내 언론의 기사 제목 등은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문법에 맞지 않더라도 주목을 끌 수 있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다. 외국 클라이언트가 이를 이해하도록 하기에는 시간적으로나 번역능력에서 무리가 있다. 더욱이 클라이언트는 현지 상황의 '흐름'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 말 표현상의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자칫하면 클라이언트 쪽에서는 '문법적 오류'나 넌센스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③ 배경지식 또는 문화적 차이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 한국적인 '상식'에 대한 설명강화
심지어 전문용어의 경우에도 클라이언트 또는 파트너사의 이해도가 다를 수 있다. 더구나 사회-문화-경제적인 배경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에게 너무도 당연하고 분명한 것일수록 다른 문화권에서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④ 각주 등을 통해 주요 사건/이벤트의 배경을 간략히 소개하거나 상기시킬 것
필요할 경우 요약문과 별도로 한국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글로벌 클라이언트들의 경우 각국의 모니터링 보고서를 동시에 받기 때문에 직전에 일어났던 일이라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해당 보고서에서 충분히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추가해 줄 필요가  있다.

⑤ 필요시 전문번역을 제안할 것
실제 기사에서는 어떤 표현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기사의 논조가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원래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문(full text)번역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전문번역 여부에 대한 결정은 클라이언트쪽에서 내리게되지만 필요시 이를 제안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기사 전문을 아무리 충실하게 번역하더라도 기사의 맥락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많을 수 있다. 전문번역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미리 사전에 협의가 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보고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자칫 상대방의 감정을 다치게 하는 표현을 하기 쉽다. 이는 언어소통의 한계, 문화적인 차이에 대한 감수성 부족, AE 자체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점을 잘 극복하는 것이 하루 하루의 큰 과제이기도 하다.  

http://www.flickr.com/photos/fanthomas/2318871111/in/pool-419512@N22
2009. 4. 25. 20:41

위기관리 진단조사

클라이언트사에서 팀장급 대상 위기관리 진단워크샵을 진행한다고 해서 담당AE와 함께 참관하게 되었다. 워크샵을 진행한 클라이언트사 임원께서 위기관리의 개론을 간단하게 소개한 뒤 각 부서 및 타 부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위기요소에 대한 각 팀장의 의견을 물어 보았다.

위기요소에 대한 팀장들의 의견교환을 통해 그동안 같이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위기상황에 대한 서로의 이해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된 잠재적인 이슈의 경우, 정확하게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법리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도는 각 팀장들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었다. 만일 이러한 상태에서 각 부서장이 미디어와 접촉을 하게 되었을 경우, 당연히 해당 팀장은 해당 이슈와 관련해서는 회사가 잘못한 부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해당 팀장이 법리적인 부분을 잘못 알고 대답을 했다면 회사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 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은 잘못된 정보에 대해 해명을 하느라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진단조사를 통해 그동안 잘못되었던 부분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확인하고 이를 좁힐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서 핵심이슈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워크숍에서는 위기 진단조사에서 흔히 나타나기 쉬운 '침소봉대형' 위기문화와 '축소지향적' 위기문화 중 어떤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침소봉대형(overly senstive-type)' 위기는 토론자들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위기요인을 확대해석하는 경우로 거의 모든 것이 전사적인 위기사안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맞을 수 있지만 '전략적인 선택'을 내리는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제한된 시간, 인력, 예산을 가지고 효과적인 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축소지향적' 위기는 자기 부서의 문제점을 드러내 놓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고위 경영진들 앞에서 담당부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어하지 않는 부서장들의 심리에 따른 것이다. 

팀장들의 적극적인 토론 참여와 인하우스 담당자의 준비를 통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워크숍이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동안 회사에서 제공했던 교육 및 서비스 내용을 충실히 소화함은 물론 자체적으로 개선발전시켜온 인하우스 담당자들의 노력덕분이다. 나날이 높아지는 클라이언트의 교육수준으로 인해 기대수준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2009. 4. 17. 20:38

IT 대화 속으로 들어가다

현재 쓰고 있는 핸드폰에 문제가 좀 있던 차에 홈쇼핑 채널에서 괜찮아 보이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급하게 구매신청을 한 뒤 아침에 제품후기를 검색 해 보니 수출품과의 기능차이 등으로 인해 잠시 논란을 빚었던 그 핸드폰이었다.

해당 핸드폰에 대한 글을 실은 한 블로그에는 이미 많은 댓글과 트랙백이 달려 있었다. 문자메시지가 제대로 전송되지 않는 버그에 대해서 제조회사의 대응이 미적지근하다는 불평과 함께 문제해결 방안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문자 메시지 버그라면 사실 나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얼마전 퇴근하면서 집에 날린 문자보다 30분 먼저 집에 도착한 경험이 있다. 그 문자메시지는 물론 이후에 보낸 다른 메시지들보다도 늦게 도착했다. 어쨌든 구매하기로한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 구매신청을 취소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잠시 망설인 끝에 그냥 구매해 보기로 했다. 물론 새 제품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회사의 대응이라든지 IT 사용자들의 커뮤니케이션 과정, 그리고 양 자간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문제점들이 해결되어 가는지 사용자로서 한번 자세히 따라가 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데 아직까지 구매확인 전화가 오질 않는다. 지난 밤에 오프라인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대박이라도 터뜨린 것일까? 마음이 변하기 전에 빨리 전화가 왔으면 좋겠다. 

http://www.flickr.com/photos/sebastiagiralt/2334114736/sizes/m/
2009. 4. 16. 00:03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요즘  미국 도미노 피자 직원 둘이 Youtube에 올린 황당한 동영상이 화제다.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 싶었다지만  이로인해 자신들에게 닥칠 법적 책임이나 사회적인 파장을 예측하지 못했고, 자신들의 신원을 숨길 생각조차 않았던 그들의 단순함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온라인상에서는 종업원들의 일탈행위는 악덕 점포주에 대한 일종의 보복행위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의도적인 보복행위이건 아니면 단순히 어리석은 행동이었건 간에 이같은 내부직원의 행동은 그야말로 한 순간에 잘 나가던 글로벌 기업을 치명적인 위기상황으로 몰고 가 버릴 수 있다.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블로그들을 방문해 보니 우연하게도 직원들로 인한 기업의 위기사례들이 많이 포스팅되어 있었다. Sammie님은  Ryanair 항공사 직원들의 고객 희롱건을, 송선생님은 국내 모 은행직원들의 블로거 대응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 관련 논쟁 과정에 자연스럽게(?) 청와대 행정관 신분임을 밝힌 "POWER" 블로거의 경우도 역시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는 직원들의 블로그 활동사례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PR담당자에게 있어서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영업기밀을 빼가거나 폭로하는 것 못지않게 온라인 상에서 활동을 하다가 관련 기업체 직원으로 적발되는 열혈직원이나 어설픈 알바들은  해당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그렇다고 내부직원들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고 드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통제(Control)가 아니라 참여(Engagement)와 혐력(Collaboration)을 통해서 같은 방향을 갈 수 있도록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내부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미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크게 확대되면서 각 기업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 사원의 PR홍보대사화를 추구하고 있다. PR담당자들이 모든 채널을 상시적으로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각 기업에서는 적절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지침을 개발하여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원칙들이 있겠지만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 일단 자신과 해당 블로그 설립목적과의 관계를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겠다. 물론 PR마인드에 관한 교육도 함께..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피자에서 너무 빗나갔다. 자극적인 화면에 취했나 보다 ㅜㅜ


2009. 4. 14. 21:38

후기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모 그룹 계열사 CEO를 모시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그동안 세 번인가 네 번에 걸친 스케줄 재조정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프로젝트였다. 일정 변경으로 인해 당초 투입키로 했던 전담 코치진 대신에 새로운 컨설턴트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앞으로 본인을 포함해 새로 구성되는 코치진들이 맡아야 할 역할들이 컸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주요 대기업의 CEO가 대상이라는 점보다는 홍보팀의 '깍듯한' 의전 때문에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하지만 으레 '권위주의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 CEO의 이미지와는 달리 해당 CEO께서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다. 또한 업무 장악력(Competence)과 자신감(Self-confidence)을 바탕으로 다소 까다로운 질문에 막힘없이 차분하게 답변해 주셨다. 딱히 실수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없어 인터뷰 실습장면을 전체적으로 리뷰하면서 피드백을 드렸다.  다만 CEO께서 모든 질문에 너무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다 보니 핵심메시지를 놓치고 답변이 길어지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고해상도 이미지 탓인지 슬라이드 PT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점 등 다소 아쉬웠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보완하도록 해야겠다. 리뷰가 다 끝나고 CEO께서 "다음에 다시 한 번 해 봅시다"라고 전의(?)를 밝히셨다. 또한 홍보담당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질문의 공세를 늦추지 않았던 컨설턴트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씀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다소 미진했던 부분 때문에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번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클라이언트 측에서 생각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 인터뷰에 대해서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따로 소개해 줄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현재 미디어 트레이닝 포맷은 위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클라이언트 쪽에서는 위기시 진행되는 기자회견 뿐만 아니라 리더로서의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미디어 인터뷰를 생각하고 있다는 차이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인하우스 홍보담당자들은 임원들의 미디어 인터뷰를 PI관리 툴로서 내부적으로 세일즈하는 경우도 많다.   

트레이너의 입장에서는 실수를 방지하는 방어적인 기법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CEO 및 임원들께서는 미디어 인터뷰를 일단 회사 대표자로서 적극적인 이미지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기본은 기자 대응시 항상 살얼음을 걷는 듯이 조심하도록 교육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교육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교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보완해 나가도록 해야겠다. 

2009. 4. 10. 21:51

사회적인 대화에의 초대

이슈 및 위기관리시 해당 조직은 '사회적인 대화/담론(social discourse)'에 초대를 받은 것과 같다.  신문이나 방송에 위기상황과 관련해 자사의 이름이 언급되거나 할 때 각 기업은 '여론'이라는 의회의 '청문회'에 출석통지를 받은 셈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위기요인의 발생 자체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부인하며 사회적인 대화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결국 시간 문제일 뿐 기업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공중을 인정하고 이들의 의견과 감정을 수용하게 된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문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소비자의 판단 자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매우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모 전자업체에서 '내수가격이 수출품에 비해 비싸다'거나 '특정기능을 뺀 것은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휴대폰 소비자들을 향해서 단순히 '국내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기능이라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는 것은 답변으로서는 부족하다. 소비자들의 주장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의 근거를 대지도 않고  단순히 기업의 논리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기자가 담당자의 답변을 재구성했기 때문일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담당자는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해서 관련자료를 제시해야 하며, 개별 기자가 아닌 전체 소비자에 대해 답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처리해야 한다. 

또한 최근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는 회사 관계자가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고객님도 우리를 못믿고  우리도 고객님을 못 믿는다'는 주장을 공손하게(?) 펼치는 상황이 방영되었다. (언뜻 보면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공평한 논리처럼 들리지만 고객서비스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마케팅 메시지와는 많은 거리감이 있다. 콜센터 담당자 역시 개인을 대할 때 전체 소비자에게 답변하듯이 좀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입소문 마케팅 등과 달리 이슈 및 위기관리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상황 종료'를 '선언'하는 것도 '조직'이나 '조직의 PR담당자'가 아니라 바로 공중들임을 명심해야겠다.
2009. 4. 7. 23:39

PR현장 라인의 중요성...

기자에게는 데드라인
사진기자에게는 포토라인
PR AE에게는?  




최근 한 클라이언트사에서 진행된 포토세션을 지원하면서 PR업무에서 있어서 라인(line!)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이벤트사에서 포토라인 유지를 위해 배치하기로 한 진행요원들에게는 기자들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갖지 말라고 사전에 당부해 두었다. 행사가 시작되면서 일부 방송카메라 기자들이 주 전시물을 가리는 바람에 카메라 위치를 옮겨 달라고 협조를 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렵게 다시 확보한 주 전시물 앞 공간을 다른 취재진들이 순식간에 차지해 버린 것이 아닌가. 정말 난처한 순간이었다.
...
원래 확보했던 자리만 놓친 셈이 된 해당 기자분을 진정시키기란 쉽지 않았다. 

사실  이번 행사장의 전시구도는 포토라인 관리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어려운 조건이었다. 행사장에 설치된 부스 전체가 본사에서 공수되어온 탓인지 삼각형으로 배치된 주 전시물들의 가운데에서 행사를 진행하며 프레스라인은 그 둘레에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일반관객들의 경우 진행요원의 공간확보를 위한 협조요청에 대부분 응해 주지만  일단 자리를 확보한 사진기자들에게 자리를 옮겨달라는 요청은 '위험천만한' 모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취재기자들이 좋은 정보를 얻기 위해 애를 쓰듯이 사진기자들 역시 좋은 앵글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자리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한번 정해진 포토라인은 그들에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느낀 포토라인 설정 포인트를  몇가지 정리해 본다.

- 현장배치를 고려해 최대한 현실성있는 포토라인을 설정할 것
- 설정된 포토라인을 취재진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서 협조를 구할 것
(늦게 도착한 분들도 포함해서)
- 일단 설정한 포토라인은 끝까지 유지할 것 (번복할 경우 애써 자리를 사수했던 기자들을 뒷감당(?)해야 함)
- 구역별 담당자를 바꾸지 말고 계속 유지시켜 일관성을 유지할 것.
- 문제가 발생할 경우 PR담당자가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정중히 사과할 것
-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해당 기자의 소속과 이름을 확인해서 후속 수습을 할 것
- 이벤트, 회사관계자 등이 직접 언론을 상대하도록 하지 말 것
(PR관계자 말고 누가 언론인과의 마찰을 끝까지 참을수 있을까)

또한 중요한 행사장에는 경호원, 의전요원, 행사도우미, 사진기자, 취재기자 등이 뒤섞여 있다. 여기서 취재기자들은 VIP들의 중요한 대화를 캐치하기 위해 카메라 플래시가 요란하게 터지는 속에서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AE의 역할은 사진기자들의 앵글을 확보해 주는 동시에 취재기자들이 놓쳐버린 중요한 (기사)앵글을 잡아주기 위해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PR현장에서의 라인관리는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정말 영어에서는 현장도 라인이니... 

 

2009. 3. 24. 00:22

위기관리 교육 후기...

지난해 위기관리서비스를 제공했던 클라이언트사의 팀장그룹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교육을 mark와 함께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하나는 회사의 위기관리 및 미디어 트레이닝 역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며 업계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이끌던 부사장님의 departure에 따라 그 빈 자리를 급하게 메우는 시간이자 새로운 시험대였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가지는 교육 기획의 관점이었다. 당초 클라이언트측에서는 약 30명의 팀장들을 대상으로  5시간에 걸쳐 전반적인 위기관리 교육을 중심으로 진행하되 위기 커뮤니케이션 부분을 배제하거나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위기관리 교육 및 실행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강의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련내용을 배제해 달라는 점에 다소 혼란스러웠다. 알고보니 이는 외부 유관기관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외부에서 볼 때는 위기 대응은 주무부서에서 담당해야 하는 것이며 커뮤니케이션은 사후에 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 전담해서 처리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리고 위기관리는 위기상황 대응(emergency management)과 위기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대응 업무와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이분법적으로 접근한다거나, 담당부서와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지나친 기능적 분화로 인해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성난 피해자들이나 네티즌들은 완벽한 상황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에 해당 기업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며 시민들은 회사의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침묵조차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하게 된다. 그래서 위기의 순간에 상황정리에 전념하느라(?) 침묵하는 기업들이 더 큰 위기를 자초하고 마는 사례를 수없이 지켜보게 된다. 

그래서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왜 위기관리업무에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그 필요성에 관해서 설명하고자 했다. 아쉽게도 교육참가자들의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해 어느 정도 공유가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이번 교육을 통해 중간간부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위기관리 문화를 소속팀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기를 바랬다. 

또 한가지, 이번 교육을 통해 그동안 부사장님의 충실한 부사수로서 다수의 위기관리 및 미디어 트레이닝에 참여했던 mark의 코칭 역량이 빼어난 수준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도 큰 수확이다. 역시 궁하면 통하는 법인가 보다.


2009. 3. 22. 23:48

소셜미디어 분석의 마케팅 조사로서의 가치

Diva Marketing 블로그를 운영하는 Toby는 최근 소셜미디어 조사에 관련해  마케팅 조사회사인 ARF(Advertising Research Foundation) 임원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포스팅했다. ARF의 조사담당 임원 Joel Rubinson에 따르면 ARF는 효과적인 마케팅과 광고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광고, 마케팅, 그리고 미디어 분야의 조사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Toby나 마케팅회사 임원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소셜 미디어의 분석은 본질적으로 마케팅을 넘어서 Public Relations 영역과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인터뷰 내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인터뷰에서 Joel은 지속적인 학습조직(Continuously learning organization)의 특성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지속적인 학습조직은 '듣기'를 통해서 가능하다.  Joel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상의 '듣기'(listening)는 소비자의 뒷마당(Consumer backyard)과 브랜드의 뒷마당(Brand backyare) 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전자의 예로는 소셜미디어, 검색, @comcastcares (트위터의) 등을 들고 있고 후자의 경우로는 델의 Idea Storm을 사례로 들고 있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부분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소셜미디어와 검색은 끊임없이 새로운 마케팅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에 대해 알려주는 통제받지 않은(undisturbed)통찰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마케팅 기회요인과 위협요인들은 항상 마케터들의 용어가 아닌 소비자들의 용어로 설명되고 있다. 사람들은 제품에 관해서 하나의 솔루션 또는 사회적 요인으로서 이야기하기 원할 때가 있다. 또한 제품 진열대에서는 결코 나란히 놓여 있지 않을 것들에 대해서도 대안을 찾기 원할 때도 있다. 최근 Motrin의 경우처럼 activists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헐뜯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곳에서 즉시 알아채고, 대답하고,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듣기'방식이 전통적인 의미에서 표집(sampling) 원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분석결과의 통계적인 타당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콘텐츠(CGM)들이라도 목표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상에서 적극적이지 않거나 제품 자체가 "저관여" 상품인 경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콘텐츠가 불완전한 샘플(반쯤 비어있는 물컵)일수도 있지만 뭔가 정말 중요한 것에 대한 전수조사(`반쯤 차 있는 물컵')일 수 있다....만일 소비자 운동가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코멘트가 중요하다면, 소셜 미디어를 반드시 모니터해야 할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분석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최신 기법을 위험회피 및 변화에 따른 긴장감과 적절히 섞어낸 타당한 질문들의 결합물이다. 통찰력의 새로운 정보원을 고려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법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분석하고, 소비자들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마케터들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조사의 가치사슬(research value chain) 상의 무게중심이 자료수집행위로부터 종합(synthesis)으로 옮겨가고 있다. CGM은 하나의 조각(slice)일뿐이며 다른 접근법들과 항상 triangulation(즉 비교분석)되어야 한다. 


결국 Joel은 마케팅 조사 전문가로서 소셜미디어분석의 의미를 마케팅 관점에서 자리매김 하려들고 있지만, 실제로 소셜 미디어분석의 중요 가치는 public relations 관점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음을 Joel의 인터뷰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즉 소셜미디어에서는 마케터들의 마당이 아닌 고객의 마당에서 '듣기'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업의 관점에 초점이 맞춰진 마케터의 눈과 귀가 아닌 Public Relations의 관점에서 들어야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Joel의 표현을 빌자면, 전통적으로 마케팅이 기업의 관점에서 기업(브랜드)의 뒷마당으로 고객을 불러 모았다면 Public Relations은 고객들의 뒷마당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는 것인 셈이다. 
2009. 3. 16. 00:36

기업의 사과방식

최근 김호 사장께서 중앙 이코노미스트에 게재한 사과의 기술 칼럼에서는 주요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과방식의 여섯가지 원칙에 대해서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이를 이해한대로 요약해 보면 ①사족을 달지 않은 조건없는 사과일 것, ②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사과의 표명일 것, ③유감표명과 동시에 책임을 인정할 것, ④보상 및 개선의지를 표명할 것, ⑤재발방지 의사를 표명할 것, ⑥용서를 구할 것 등이 되겠다.   

사실 형식적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려면 솔직하고 정확한 상황판단 뿐만 아니라 용기가 필요하다. 더우기 위의 여섯가지 원칙에서 볼 수 있듯이 사과의 요소는 다면적이며 미래의 실천의지가 표명된 진정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과 같은 조직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기가 매우 어렵다.개인이나 조직 모두 주어진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사과하는 경우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겠지만 개인은 자신의 결단에 따라 사과를 감행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경우 단순한 개인의 합이 아니므로 하나의 법인으로서 대표성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CEO가 사주인 경우와 협의체라든가 다양한 주주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 아무래도 사과의 방식은 다르게 결정될 것이며 그 실천과정도 복잡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경우 진정한 사과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단기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나의 독립적인 거래행위(즉 순간을 모면하려는 회피 및 부인 등)로 파악하거나 (경영진의 진정한 관심이 없을 경우) 홍보담당자의 '기술적인' 연설문 작성행위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조직이 행한 일련의 행위라는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즉 이해관계자들은 사과문에 담겨있는 내용대로 기업의 실천 가능성 및 실행여부를 같이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김호 사장께서는 칼럼의 끝에서 사과의 시기 및 쌍방향성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의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건 (특히 외부의) 사람들은 사과의 시점, 쌍방향성 및 깊이를 가지고 해당 조직의 진정성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사과의 방식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인 탓이다.
2009. 3. 8. 23:59

르뽀광고인가 그라운드스웰인가?

최근 Made to Stick의 공저자인 Dan Heath는 블로그에서 한 여행정보 웹사이트의 대담한(?) 마케팅 사례를 격찬하고 있다. 소심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시도하지 못한 프로모션을 TripAdvisor가 시도했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놀랍게도 이 웹사이트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지저분한 호텔 10곳(The dirtiest Hotel 10s)을 포함해 지역별로 호텔의 실명과 사진등을 여느 여행 가이드처럼 소개하고 있었다. Heath가 적고 있듯이 이 웹사이트의 메시지는 예상밖의 놀라움(Unexpectedness) 충실히 담고 있었다. 과연 해당 사이트 운영자들은 무슨 배짱으로 이런 리스트를 만들어 놨을까? 

하지만 후기를 살펴보니 실제 이용객들의 생생한 증언과 사진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이 웹사이트의 랭킹 시스템은 TripAdvisor에 글을 남긴 호텔 이용객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시도를 하면서 법적인 자문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평가자들의 자발적인 포스팅을 기반으로 집계한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영예롭지 못한 1위는 뉴욕시의 한 호텔이었는데 이 호텔의 이용 후기에는 약 30년 전 투숙했던 여행객에서부터 덴마크 여행객에 이르기까지 호텔에 불만을 지닌 사람들의 글로 가득차 있었다. 바퀴, 쥐, 빈대들로 인해 수십군데를 물렸다는 투숙객의 사진, 지저분한 욕조, 낡은 전기콘센트, 얼룩진 카페트 등의 사진들은 이용객들의 불만이 근거있음을 설득력있게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이용 후기가 도움이 되었다는 다른 네티즌들의 투표수가 올라와 있다. 따라서 해당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나름대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호텔 10선' 명단 아래에는 다소 진부하지만 본래의 의도였을 설득문구가 씌여있다.  '최악의 호텔을 보셨으니 이제 최고의 호텔을 보실 차례입니다' 

어느 온라인 전문가는 '만족스러운 고객은 10명에게 이야기하지만 불만이 있는 고객은 3000명에게 이야기한다'고 표현했다. 물론 소셜미디어는 불만이 있는 고객 뿐만 아니라 칭찬을 하고 싶은 고객들 역시 손쉽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뉴스가 긍정적인 뉴스보다 뉴스가치(?)가 높은 것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수십년간 이렇게 엉망인 서비스를 꾸준하게 유지해온 호텔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드디어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것이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되어 강력한 영향력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업체들은 그라운드스웰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게 될 것이며 진정한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그라운드스웰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는 시도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2009. 3. 3. 08:39

쉬어가며...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를 돌이켜보면 무척 고민(?)이 많았었다. 무엇을 써야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서...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작정 시작하기 전에 막연하게 느꼈던 부담감은 많이 사라졌다. 나름대로 블로그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많은 자극과 도움이 되었던 정용민 부사장님의 파워 블로깅에 감사드린다. 

막상 블로그를 개설하고 나서도 몇 번 글을 올리다가 몇달간 방치해 두기도 했었다. 블로그는 '일기'라고들 말하기에 그냥 일기를 적는 것 처럼 일상적인 감상을 담으며 시작했었다. 블로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기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기는 했지만 실제적인 가치를 절실히 느끼지 못해 지속적인 블로깅으로 이어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파워블로거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별도로 '공부'를 좀 한 다음에 써 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관리 능력과 글 솜씨 모두 부족하다보니 오랫동안 블로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아무래도 일상적인  업무속에서 글쓰기의 소재를 찾아봐야 겠다.  

마침 오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포럼이 있었는데 급한 업무들로 인해서 나를 비롯해 우리 회사에서는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운좋게 다녀올 수 있었던 동료들의 핵심 요약판을 팀블로그에서 기대해 본다.
2009. 2. 27. 08:15

독일, 너 마저...

'위험사회(Risk Society)"라는 저서로 유명한 율리히 벡 교수는 독일인이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독일은 세계적인 과학기술 선진국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산 식품첨가물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어 국내 식품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사례는 현대사회가 위험사회의 특성을 지니는 이유, 그리고 신뢰사회와 위험사회가 왜 '비운'의 쌍둥이인지 생각해 볼 기회인 것 같다.    

독일이라는 선진국가의 이름이 주는 신뢰는 후진국 어느 나라가 전달할 수 있는 것보다 강하며 이것이 바로 국가 브랜드의 가치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례로 인해 적어도 한국국민들 사이에선 과학기술 강국으로서 독일이 쌓아온 크레딧을 많이 깎아먹은 듯하다.  

사회전반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각자가 알아서 확인, 또 확인해야만 한다. 부정부패가 심각한 사회에서라면 입찰서류 제출을 접수할 경우 각 단계마다 확인해야 한다. 서류가 위조된 것은 아닌지, 언급된 학교나 직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 직인이 위조된 것은 아닌지 이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공장에서 모든 원재료 및 부품에 대해서 안전성, 적합성 검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다 글로벌 기업들에게 흔히 요구되는 원자재 단계에서부터 친환경성, 유기농, 아동노동 미투입 확인(child labor-free)여부까지 세계곳곳을 찾아 다니며 확인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우리는 이전 단계에서 검증된 제품이나 서류는 안전하다거나 사실로 '믿고' 다음 단계의 공정이나 거래를 진행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신뢰와 신뢰의 고리를 더 이상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간에 하나의 단계를 '무사히' 통과한 '위험'요소는 사회적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신뢰(trust)'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사회를 순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는, 따라서 '위험사회'에서는, 대규모 위기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물론 문제발생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전 단계나 다른 기관의 신뢰도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이미 상품 사용자들의 대화와 사용후기를 통해서 문제점을 찾아 내고 이를 신속하게 교정할 수 있는 '소통'이 가능한 사회다.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대안으로서의 사회적인 안전장치 또는 검증장치로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기업이 이러한 소비자들로부터 끊임없는 문제제기(challenge)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문제의 해결방향 및 속도, 그리고 궁극적인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2009. 2. 24. 22:50

Black Swan과 위기관리


연초 뉴욕타임즈 주말판 매거진에 Risk Mismanagement라는  글이 실렸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는 용어와는 달리 '리스크관리' 또는 '위험관리'는 주로 재무안전성이나 공정관리 상의 위해요소 발생확률 등과 관련해서 사용되고 있다. 몇 해 전 국내 대기업 대상 위기관리 조사 직후에 기업체 직원들로부터 어떤 리스크 관리 모델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변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비즈니스 칼럼니스트인 Joe Nocera는 글에서 투자 리스크 평가모델 (Value at Risk)을 사용하는 애널리스트들과 '검은 백조(Black Swan)'의 저자로 유명한 탈렙 교수(NYU)의 논쟁을 소개하고 있다. '검은 백조'란 발생가능성이 낮은, 전례가 없는 현상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지칭한다. 종 모양의 정규분포곡선에서는 양 끝단으로 갈수록 발생확률이 낮아 지는데 비해 검은 백조 현상에서는 양 끝단이 두꺼워지는 (Fat tail) 현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금융가의 재무위험관리를 위해 널리 쓰이고 있는 VaR(Value at Risk)라는 모델에 대해서 월가의 트레이더였던 탈렙교수는 이러한 리스크 분석모델이 검은 백조 현상이 나타날 때는 들어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사실 지금처럼 유례없는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존 금융시장 예측모델이 그런대로 잘 들어맞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모델의 설명력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탈렙교수는 개인적으로 기존 분석모델을 약점을 역이용해서 큰 투자수익을 냈다고 밝히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기존 분석모델에다가 예외적인 요인(outlier)를 단순히 추가하게 되면 모델자체의 설명력만 떨어질 뿐 결과 예측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쨌든 리스크 분석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으로서 현 상황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모든 기업들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현재의 시장상황에 대한 답변을 찾을 수는 없다.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위기관리에 능한 도요타 자동차 조차 유례없이 심각한 현 금융위기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1%의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변화에 대비하려고 애쓰기 보다 99%의 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효과적인 리스크관리 방법이 되겠다. 알려지지 않은 위기요인(Unknown unknowns)에 대한 대응보다 알려진 위기요인에 대한 대응책 수립이 더욱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위의 글에서 저자가 소개하듯이 골드만삭스는 기존 예측모델에서 아무리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더라도 현실지표(손익평가)가 며칠동안 부정적으로 나오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 역시 관행적으로 기존 관계자들과의 관계유지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이해관계자들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들과도 진지한 대화를 진행할 수 있어야 겠다.  

 

2009. 2. 20. 16:23

구제금융시대의 샴페인 따기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발원지인 미국에서는 자동차 빅3 사장단의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한 청문회 출석, 시티은행의 전세기 구매계획 등으로 인해 주요 기업들이 PR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미국의 위기관리 전문가인 제임스 루카체프스키(James Lukaszewski)는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는 여러 기업들이 여전히 스스로 화를 자초하고 있다면서 몇가지 충고를 하고 있다. (글의 끝에 달린 포스팅 제목"Giving America the Bird"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루카체프스키에 따르면 최근 웰스파고 은행(Wells Fargo Bank)은 성과가 높은 직원(임원)들을 대상으로 사기 진작을 위한 라스베가스 호화 여행을 계획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아 취소했으며 이에 대한 해명 및 반박광고를 실었다. 웰스파고 은행의 논리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은 중요하며, 여행 프로그램 예산은 기업의 수익금에서 나온 것이지 정부지원금을 전용하는 것이 아니며, 여행계획의 취소로 인해 관련업계 종사자 역시 타격을 입게 됬다. 그러니 맹목적인 비판은 좀 자제해 달라는 것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해 루카체프스키는 먼저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준 것(즉 '새를 날린 것')에 대해 사과하고 좀 더 현실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찾아 내어 실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재무상태가 어려운 상태이므로 금전과 여론의 부담을 안고서 큰 예산을 지출하기 보다 최고경영자가 손으로 직접 쓴 카드의 전달 등을 고려하는 것이 더 낫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해프닝으로 직원들을 불안하게 만든 점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시티은행이 4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뉴욕 메츠 야구장에 자사의 이름을 붙이는 후원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루카체프스키는 모자라는 듯한 기업인들이 나라와 국민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분개해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대기업의 수백억대 임원퇴직 수당, 전용기 구매소식 등과 관련해 불편해 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물론 이들 기업은 위에서 예를 든 미국기업들처럼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지 않았고, 오히려 수출증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같은 상황에 놓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이미 사전에 계획되어 있던 중요 사업이나 투자계획마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연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 역시 역시 어려운 시기에 사회적인 고통분담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자본주의의 본거지인 미국에서 조차 회사의 예산 활용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과 은행 국유화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적 성향이 매우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여론의 향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형식적인 '인턴 프로그램'이나 '강제적인 임금 자진삭감'을 내세우는 것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PR의 많은 부분은 섬세한(Sensitive) 동시에  전략적(Strategic)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9. 2. 19. 20:15

지식기업 구축단계와 시간관리

세계적인 지식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퀄컴사의 한국인 부사장에 관한 기사가 소개되었다. 기사는 지식기업에 관한 그의 충고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의 시간관리 능력에 먼저 눈길이 갔다. 그는 국내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변리사 자격증을, 미국에서는 변호사 자격증까지 따냈다고 한다. 정말 그의 시간관리 능력이 존경스럽다.

시간관리는 일단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를 의식하거나 할 필요가 없지만 경쟁상대가 있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성공한 사람들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경력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다. 단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멀티태스킹 능력 가운데 반드시 들어가야 할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고 사용할 것인가는 일중독자와 시간관리에 미숙한 사람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 같다.

대표적인 지식기업의 경영자로서 유병호 부사장은 기업의 지식사회 적응방법을 5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단계를 5가지로 들고 있다. 먼저 PR산업이 지식산업인가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로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따라서 그의 제안을 그대로 PR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 봐야하겠다.
1. 미래시장에 주목할 것 => PR업계의 미래 성장시장은? 
2.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필요한 지식재산의 파악 후 목표설정 =>  우리 회사의 전략 사업분야는? 구체적인 목표는?
3. 전사적 지식재산 마인드 공유 => 개인의 지식이 전사적으로 공유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이를 인지하는가? 
4. 지식재산 전담요원 확보 => 우리회사의 지식재산은 과연 무엇이고 누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5. 타 기업이 대체할 수 없는 지식재산 시장의 선점 => 과연 타 대행사가 바로 따라할 수 없는 고유한 사업영역인가?

이에 덧붙인다면 인력변동이 잦은 PR업계에서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지식재산을 지키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simborg
http://www.flickr.com/photos/wandereye/2356414050/sizes/o/
2009. 2. 15. 21:50

구체적 사고의 힘

최근 어느 제지업체에서 PR대행 관련 참여문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에서 평소에 해당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낯익은 이름이었는데 며칠 전 TV광고를 보면서 '아 저 회사로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해당 커머셜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되새겨 보면서 나 자신의 구체적 사고력이 빈곤함이 아쉽게 느껴졌다.

해당 업체는 자사제품의 경우 복사기 및 프린터에서 종이가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No jamming) 강조하기 위해서 생활속의 다양한 재밍 장면을 재미있게 연출한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물론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들이 많이 있지만 종이에 관한한 평소에 부족했던 생각의 단면을 무너뜨리기엔 충분했다.  

종이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중요한 특성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좋은 종이란 어떤 것일까? 잘 안 찢어지는 종이, 필기감이 좋은 종이, 색상이 균일한 종이, 잉크가 빨리 흡수되는 종이 등 용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밍과 관련된 특성에 대해서는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종이불량으로 그런 적들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로 재활용지 사용을 하다가 종이가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좋은 종이의 특성 중 하나는 기기에 잘 걸리지 않는 종이인것 만은 분명한가 보다. 

항상 특정 제품,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서 강조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해당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편익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하게 된다. 물론 앞으로는 프린트 후 특정시간이 지난후에는 잉크가 사라져서 다시 인쇄할 수 있는 종이가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제품의 특성과 편익은 그냥 추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도달하기 어려운, 아주 구체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제품의 특성과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편익은 마케터의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 싶다.

추상적인 사고 능력보다  현장에서의 꼼꼼한 관찰력을 높이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겠다. 

2009. 2. 13. 21:06

기업윤리

지난 주는 우리나라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윤리문제가 유독 많이 두드러진 한 주였다. 

석유공사는 남미의 석유회사 인수와 관련해 정치적인 스캔들에 휘말렸고, (기업은 아니지만) 필리핀 대사관은 필리핀 의회의 감사를 받게 된 우리기업을 위해 조사중단 압력(?)을 넣었다가 현지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반면에 베트남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자국기업의 해외뇌물공여행위를 엄벌하고 있는 일본이 비리조사에 비협조적인 베트남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베트남 원조를 잠정 중단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베트남 최대의 원조국가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 또한 일본과의 윤리의식의 차이를 되새겨 보게 하는 사례다. 다시 말해 일본은 해외에서 일지라도 자국기업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외교적인 마찰까지 불사한 사례인데 반해 우리의 경우는 수출역군에 대한 친기업적인 지원활동울 함으로써 '내정간섭'이라는 외교적인 마찰을 불사한 셈이 된 것이다. 

또하나의 사례는 미국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받은 한수원 직원에 대한 검찰의 조사관련 보도이다. 막연히 우리보다 윤리적으로 한 수 위라고 생각해 온 선진국 기업이 우리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점도 윤리문제가 국가나 사회적인 차원의 발전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결국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임을 생각하게 해 준다. 반면에 미국과 일본이 한국과 베트남을 상대로 뇌물공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수준이 낮은 국가에 대한 유혹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각 기업의 윤리는 일상적인 가치판단과 선택속에서 실재하게 된다. 위 사례에서 국가 및 기업간의 윤리규정의 차이가 있을 경우 항상 더 엄격한 기준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는 지침을 되새겨 보게 된다. 또한 윤리적이기 위해서는 단기 이윤의 포기뿐만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다른 가치충돌까지 예상할 수 있어야 겠다. 외교적인 마찰 가능성이 높음에도 이를 감수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이 장기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내부 경영진에게 적시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PR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