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관리'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0.11.01 가수 김장훈의 '메시지론'
  2. 2010.07.21 아이폰4와 잡스 스타일 2
  3. 2010.06.17 월드컵 16강 시나리오 구축에서 배우자
  4. 2010.06.16 월드컵과 드라마 결방
  5. 2010.06.16 현대자동차의 'Wedding' 광고
  6. 2010.04.07 때늦은 기자회견
  7. 2010.04.06 기밀주의 vs. 기밀보호
  8. 2010.04.02 MSG 마케팅: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숙제
  9. 2010.04.02 "부정기사가 바로 위기는 아니다"(Kapcio)
  10. 2010.01.09 문고리 조심
  11. 2010.01.04 가격인상의 기술
  12. 2009.07.03 포장마차와 새벽시장의 "동감" 1
  13. 2009.05.05 동물광고 논란 2
  14. 2009.04.16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15. 2009.04.10 사회적인 대화에의 초대 2
  16. 2009.02.09 '섬유조직염' 투자논란
  17. 2009.01.08 산부인과의 몰락과 환경분석 2
  18. 2008.11.27 소셜미디어의 자동차 업계 구하기 ("Saving Private Automakers") 2
  19. 2008.11.25 구조조정 시기의 이슈관리 8
2010. 11. 1. 23:44

가수 김장훈의 '메시지론'

최근 가수 김장훈이 MC몽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미니홈피에서 밝혔다. 물론 게시판에 올린 그의 글 또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사례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간략한 내용은 동아일보 보도 참조)

그는 글의 첫머리 부분에서 자신의 의도를 한마디로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MC몽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또한 청중의 반응에 '공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또한 자신과의 직접적인 '친분'을 부인함으로써 자신의 발언에 대한 청중의 믿음을 구하고 있다. 
“분단조국에 태어나 징병제라는 현실속에 국방을 위해 젊음을 바치는 모든 대한민국젊은이들이 사실 저의 동생들 같기도 한데 만일 제가 병역에 관련해서 기피를 옹호한다면 저는 이곳을 걸어다닐 자격이 없을껍니다.”

"그리고 저는 엠씨몽군과 방송에서나 친한 동생이지 따로 자리를 해본적도 없기에 ,사실 그닥 친한동생도 아니기에 팔이 안으로 굽어 옹호를 할 입장도 아니구요. 그랬다면 오히려 아무말도 못하지 않았을까도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논란에 휘말린 대부분의 공인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김장훈씨는 분명하게 짚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냥 가수 선배로서 용기를 주고 싶었는데 가장 용기를 낼 수 있는 길은,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결국 모든 본질은 나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인식을 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했습니다.”

김장훈씨의 글처럼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또는 일반인이든간에 일단 쟁점이 형성된 이상, 그 시작의 단초는 일정부분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로서의 자신의 입장보다 상처를 입은 공중의 입장을 배려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무죄 차원을 떠나 같은 "젊은이들의 상실감을 덜어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이제는 유죄다 무죄다 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젊은이들의 상실감을 얼마나 덜어줄수가 있나..가 관건인듯해요."
 
물론 병역문제와 직접 관련되면서도 가장 활발한 온라인 활동층인 청년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맞는 이야기겠다. 하지만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팬들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팬들이 그에게 주었던 신뢰감에 대한 상실감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김장훈씨는 '자원입대설'과 관련해 언급을 하고 있는데 이는 또다른 논점을 낳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서 아쉬움이 있다. 미리 조율된 부분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대체적으로 김장훈씨의 글은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안전하게 해명하는 메시지로 판단된다.

2010. 7. 21. 01:01

아이폰4와 잡스 스타일

최근 미국에서 출시된 아이폰4의 수신품질에 대한 관심이 나라안팎으로 뜨겁다. 기술적인 논란과는 별도로 애플사의 초기 대응 및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기자회견에 대한 논란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보도를 보면서 생각나는 점을 몇가지 정리해 본다. 

1. 품질에 대한 자신감 vs. 경청의 자세
애플사의 대응방식이 초기의 문제제기를 무시했다가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도요타 자동차의 궤적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두 회사 모두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경청'의 자세를 지니는데 방해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도요타 자동차 본사 직원들의 자부심이 로컬 소비자의 '체험'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 것이다. 반면에 애플의 경우 기업문화라기보다 CEO의 카리스마적인 사업방식이 이번 논란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잡스의 의견이 해당 제품설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존 개퍼(John Gapper)에 따르면, 잡스는 이번 논란이 유례없는 애플사의 성공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질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 “I guess it’s just human nature, when you see someone get successful you just want to tear it down.”)  그는 잡스가 어느 IT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은 아무런 생산적인 업적도 없으면서, 성과를 이루어 낸 사람들의 공을 비판하거나 그들의 동기를 비하하는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이야기를 소개했다. (“By the way, what have you done that’s so great? Do you create anything, or just criticise others’ work and belittle their motivations?” ) 결국 아이폰4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기술적인 근거가 없으며, 흠잡기 좋아하는 일부의 뒤틀린 심성때문이라는 얘기가 되고 만다.

스티브 잡스는, 쏟아지는 비판에 애플사는 충격받았고, 당혹했으며, 당황했으며(“stunned, upset and embarrassed”), 자료를 찾고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준비하느라 대응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인지 최근의 기자회견은 여느 제품발표회와 달리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물론 1위업체에 대한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과 비판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2. '물귀신' vs. 해명
결국 뛰어난 마케터이자 커뮤니케이터인 스티브 잡스도 최근에 보여준 위기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부족한 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이슈는 업계 공통의 문제점임을 지적하며 경쟁업체인 블랙베리, HTC, 삼성의 제품을 보여주었다. 도요타 자동차가 문제를 협력업체의 탓으로 돌리려다가 해당업체의 반발을 샀던 것처럼 애플사 역시 블랙베리 제작업체의 반발을 유발했다. 또한 그는 애국심에 호소하려는듯 아이폰이 한국업체였으면 좋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대로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일본업체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분명한 근거없이 제3자를 끌어들이거나 다른 가치에 호소하는 방법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거나 변명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IT분야에서는 블로거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 무료 커버 제공 및 환불 결정, 그리고 수신품질 문제를 업계공통의 문제로 지적한 것은 적절했다고 하는 평가도 있다.) 특히 업계 선도업체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수준은 선제적이고 선도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3백만 아이폰4 구매자 vs. 720만 컨슈머 리포트 구독자
많은 IT전문지의 문제제기와 공격에도 굴하지 않던 애플사는 결국 미국사회에서 신뢰받는 소비자잡지인 컨슈머 리포트의 문제제기에 두 손을 들었다. 두터운 매니어 층을 가지고 있는 애플도 결국 대중적인 기반을 지닌 관록있는 비영리단체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양사의 신뢰도 대결에서 컨슈머리포트가 완승한 것이다. 수신불량율이 매우 낮다는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컨슈머리포트 관계자는 수많은 소비자들의 문제제기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소비자들의 권익이 우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록 아무도 핸드폰 때문에 생명을 잃지는 않았으며, 제품안전과 관련된 사안은 아니지만 분명히 수백만명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였다는 것이다.     

결국 일반적인 대응방식과 달리 애플사는 특유의 고집과 스타일이 담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전략적인 선택이었겠지만 애플에 대한 다수의 소비자들의 평판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수신품질이 업계 공통의 문제점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가로서 애플의 주도적인 역할을 약속하고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2010. 6. 17. 17:35

월드컵 16강 시나리오 구축에서 배우자

2010 남아공 월드컵 2차전을 앞두고 16강 진출 가능성에 관해서 조선일보에서 재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상식과 달리, 승점 5점을 받는 것이 승점 6점을 받는 경우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승점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다양한 팀간의 승패관계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승점 5점은 이미 같은 조에 속한 다른 나라들과의 상대적인 전적을 내포하고 있다(1승 2무).   승점 6점에도 상대적인 전적이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2승 1패) 다른 팀들의 골득실 차이에 따라 명운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움직임이나 성패까지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이 단순한 자기 중심적인 분석사고보다 정확한 것은 당연하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도 위기나 이슈관리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예상하기 힘든 경우의 수(think unthinkable)를 헤아리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나아가 사안의 예상전개방향, 주요 이해관계자의 행동가능성에 대해서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이슈가 장기화되거나 복잡할 경우에는 단기적인 대응보다 자사의 포지션과 행동의 일관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것이다. 미디어의 논조나 여론의 향방은 쉽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 6. 16. 12:53

월드컵과 드라마 결방

월드컵 중계로 인해 결방된 자신의 드라마에 관한 유명 작가의 발언이  관심을 끈다.  

주요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각 방송사의 특집편성으로 인해 정규 프로그램의 방영이 중단되곤 한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 또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관한 논란이 되풀이 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서 였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SBS의 단독 중계로 인해 이같은 논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단독 또는 공동중계권의 정당성에 관해서는 논외)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외부와의 송사가 진행되고 있는 SBS의 드라마 작가가 한 마디를 던진 것이다. 독점중계권의 수익성을 최대화하려는 방송국의 입장과 자율성과 영향력을 지닌 인기 극작가의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미 이 방송사는 월드컵중계를 앞두고 시청자 게시판도 정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부 직원 및 관계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이  선행되었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건은 두고봐야 알겠지만 양날의 칼일 수 있다).

또한 이 유명 작가의 '푸념'에 대한 댓글에서는 축구 팬들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부정적인 반응이 두드러진다. 물론 이 분은 이러한 반응을 예상했지만 평소의 소신대로 문제제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감성적'으로 빠져들게 되는 스포츠 제전과 같은 행사에서는 현실적으로  '다양성'이나 '소수 기호'에 관한 긍정적인 지지를 묶어내기 어렵다. 문제제기를 의도했다면 차라리 좀 더 전략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어땠을까? 물론 이것이 바로  이 분이 구사하는 화법의 특징이겠지만...  
  
2010. 6. 16. 12:30

현대자동차의 'Wedding' 광고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현대자동차의 월드컵 광고 논란은 다행히도 소셜미디어 덕분에 신속하게 수습되고 있는 것 같다. 시청자들이 회사측에 신속하게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문제의 커머셜은 금방 내려졌고, 유튜브에서도 삭제될 수 있었다. 만일 이러한 피드백이 회사에 접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졌을 것이다.  

지난 6뤌 13일 미국의 한 톨릭 액션단체(Catholic vote) 블로그에는 회사측에 항의메일을 보낼 것을 촉구하는 포스팅이 올라왔고 여기에 8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물론 초기 댓글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고 불매운동을 펼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14일에 들어서면서는 여러 사람들이 회사측에서 보내온 사과메일을 퍼올리기 시작했다. 사과메일을 받았다는 것은 이들이 이미 기업측에 항의메일을 보냈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로보터 메일을 받은 사람들은 회사의 사과를 받아 들이거나 신속한 조치에 만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에서는 광고가 실제 아르헨티나에 있는 "Hand of God Church"를 본 딴 것이지 카톨릭교회를 희화화한 것이 아니라는 현대자동차를 옹호하고 있었다. 

사실 종교를 소재로 한 광고의 논란으로는 베네통이 유명하지만 이번 경우는 카톨릭의 주요 상징이 희화화되었다는 점이 조명을 받고 있다. '가시관'을 쓴 축구공이나 '피자'를 나누는 성체의식 등 카톨릭의 주요 상징이 카톨릭 시청자들을 자극한 것이다. 기업의 본래 의도를 떠나서, 당시 다수의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즉, 주요한 종교적 상징을 축구공과 직접적으로 결합(wedding?)시키지 않고 더 완곡한 장치들로 바꾸었더라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현대자동차의 사과문도 주목할 만하다. 의도하지 않은 논란이 빚어졌다는 점에서 메일의 첫 부분에서는 자사의 광고에 대한 관심과 피드백에 대해서 감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 다음 축구와 종교적 모티브를 활용해서 축구팬들의 열정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예상치 못한 논란을 불러 일으킨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메시지 효과에 대해서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은 적절한 수준의 사과문이라고 생각한다.

* Hyundai Motor America의 답변

Hello and thank you for your feedback regarding Hyundai advertising.

Hyundai Motor America would like to thank you and other consumers for sharing concerns about a new ad titled “Wedding” which aired during the opening games of the FIFA World Cup broadcast last week. We take comments of this nature very seriously. Because of feedback like yours, we have removed the ad from all Hyundai communications and stopped airing it.

We credit the passionate World Cup viewers and Hyundai owners for raising this issue to us. The unexpected response created by the ad, which combined both soccer and religious motifs to speak to the passion of international soccer fans, prompted us to take a more critical and informed look at the spot. Though unintentional, we now see it was insensitive. We appreciate your feedback and hope you will accept our sincere apologies.

With appreciation,

Hyundai Motor America

2010. 4. 7. 23:35

때늦은 기자회견

천안함 침몰관련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 및 생존장병 기자회견을 보면서 착잡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행사의 주요 목적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상황의 규명'이 아닌 '의혹'해소에 맞춰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발표 주체였던 민군합동조사단은 조사결과의 객관성을 표현하기 위해 "~했음이 확인되었다"는 투로 각 의혹에 대한 답변의 결론을 내렸다. 또한 피해자이자 증인의 신분임에도 생존 장병들은 무성한 '의혹'을 벗기기 위해 애써 답변을 제시하곤 했다. 부정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용어로 바꾸어 답한다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그들이 민군합동조사단이었기 때문일까?  
  
이미 회견 전에도 예상되었지만 회견내용은 이전의 공식적인 당국발표와는 큰 차이점이 없었다. 생존자들에 대한 '보안교육'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 및 정부당국의 대응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외신기자조차 생존자들의 장기간 격리에 대해서는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장병들에게 '환자복'을 입히고 '의혹'을 풀어줄 증인으로 만든 것은 정부의 과도한 기밀주의, 그리고 이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불신의 탓이 컸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자회견의 시점 자체가 너무 늦어져서 기대할 것이 별로 없어진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기자회견의 목적은 이미 많이 퇴색되어 버렸다. 더구나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병사에게도 환자복을 입힌 이유에 대해서 '정신적 충격', '병원이라서' 라는 답변은 너무 빈약해 보인다.

기자회견의 시점이 좀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세계의 언론 앞에서 우리의 군이 취조(?)를 당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된 것이 안타깝다.
2010. 4. 6. 12:02

기밀주의 vs. 기밀보호

천안함 침몰관련 정보의 공개를 둘러싸고 군 당국과 시민단체간의 군사기밀 보호에 관한 논란이 깊어지고 있다. 군에서는 최근 사회지도층에서 주요 기밀사항을 공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에 시민단체에서는 '과도한 기밀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러한 논란의 배경에는 군 당국에서 관련정보의 공개 및 민간 참여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립하지 못하고 일관성없이 처리해 온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군이 관행적으로 기밀보호를 전제로 한 구조작업을 진행해 반면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할 것을 지속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에 언론의 정보공개 수준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청와대 입장에서는 '기밀보호'의 필요성을 직접 거론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군과 청와대의 신속한 입장조율이 필요했으며 군 당국에서라도 언론을 대상으로 군사기밀의 보호를 위해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였어야 했다. 하지만 군의 대변인이 기자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 등 협력적인 관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군사기밀은 작전 중인 장병들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또한 기밀의 보유여부 자체를 밝히지 않음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특성도 있다.  하지만 기밀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경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현재 논란은 군사기밀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과도한 '기밀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시민단체 토론자들이 주장하고 있듯이 “군사기밀보호법상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때’ ‘공개함으로서[써]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는 때’는 군사기밀을 공개" 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군사기밀 체계 공개에 대한 비용 지출은 사회적으로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물론 국민적인 합의가 있어야 겠다.  

사건발생이후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많았지만, 군의 보안유지와 효과적인 인명구조 작업의 전개를 위해 필수적이었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2010. 4. 2. 19:05

MSG 마케팅: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숙제

한동안 뜸했던 MSG 위해성 논란이 식품업계의 MSG 마케팅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식품첨가물 이슈와 업무상 관련되어 있지 않으며 관련지식도 없지만 MSG 이슈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계속 생각해 봐야 할 '뜨거운 감자'인 것 같다.  

먼저, 관련 기사는 식품업계가 한편으로는 MSG 안전성 논란 및 규제에 반대입장을 펴면서도 한편으로는 'No MSG'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모든 업체가 MSG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마케팅에 대해서도 입장차이가 있을 것이다. 

또한, 해당 기사는 MSG 무첨가 표시 제품이라도 MSG와 비슷한 성분(글루타민산)을 가지고 있다면 'MSG 무첨가'라는표현을 쓰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MSG의 위해성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는 반면 보건당국이나 식품업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식품업계에서 MSG의 위해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  MSG나 또는 다른 대체제를 첨가하고 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까? 

일단 쟁점은 MSG 위해성 여부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비록 소비자단체 측에서 동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먼저 같은 기업이 일부제품에는 'MSG 무첨가'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다른 제품에는 계속 이를 활용한다면 윤리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되겠다. 또한, 보건당국에서 지적하듯이 'MSG를 넣지 않았다'는 표현이 소비자들에게 '향미증진제를 전혀 넣지 않았다'는 의미(?)이거나 또는 '글루타민산이 들어있지 않다'는 인식(misleading)을 갖게 한다는 우려점이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전제(premise)의 진실성(즉,  MSG는 위해하다) 여부를 떠나서,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는 표현을 자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업계입장에서는 전제인 MSG의 위해성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업계쪽에서는 마케팅에서 어떤 표현을 쓰든 문제는 없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MSG 위해성'을 믿고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부당하게 제한하게 된다.

근본적으로는 현재처럼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과 같은 혼란을 없애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토론이나 연구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명확한 근거없이 불필요한 규제나 막연한 불안감을 초래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업체에서는 MSG 대체제 역시 (위해성 여부를 떠나서) 체내에서 같은 물질로 변환됨을 알면서도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진정 유해하지 않다면 업계차원에서 소비자 단체 및 관계당국과의 적극적인 대화나 캠페인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 MSG(Mono  Sodium Glutamate)는 글루타민산나트륨으로 향미증진제의 일종. MSG가 녹은 형태인 글루타민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자연상태의 물질에도 존재하며 세계 보건관련 기구에서도 일일섭취권장량을 설정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한 성분이라고 함. 

특히 '단백가수분해물'(hydrolyzed protein)을 쓴 식품은 MSG를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백가수분해물의 아미노산 함량이 5~20%에 이르기 때문에 글루타민산을 다량함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DA는 단백가수분해물 등 글루타민산이 많이 들어 있는 원료로 만든 식품에 'MSG 무첨가' 표시를 하는 것을 허위.과대표시('misleading') 행위로 간주하는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 뉴스 2010. 4. 2)
2010. 4. 2. 16:17

"부정기사가 바로 위기는 아니다"(Kapcio)

미국의 명성관리 전문가 Peter M. Kapcio는 부정적인 기사(bad news)가 바로 위기를 뜻하지는 않지만 위기를 가져 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 또는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평범하지만 중요한 말로 다가온다.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할수록 과연 무엇이 중요한 위기 요소인지 쉽게 판단되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기 쉽다. 즉, 위기요인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이 오히려 일상적인 상황에서 당면 위기요인을 재빨리 알아보기 어렵게 만들수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요인들이 거미줄처럼 서로 뒤얽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이나 전통매체에 뜬 부정적인 이슈나 기사가 하나의 위기 사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실무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이 다 위기요인이라면 어떠한 대응조치도 취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다.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것도 이야기 하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위기요인들이 온라인 상의 부정적인 이슈로부터 출발, 전통적인 주류 미디어를 통해 소개됨으로써 그 뉴스의 가치를 추인받고 있다. Kapcio는 현재 많은 부분 인터넷에 책임(?)이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즉,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지만, 단순한 구글검색엔진의 실수로 다시 올려진 옛날 기사나 CNN 시민기자의 조작된 글들이 일시적이지만 해당 기업의 주가폭락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온라인 상에서의 논란이나 검색어 순위 자체가 뉴스의 주요한 소재가 되고 있기에 그는 온라인상의 이슈에 대한 신속한 대응(time management)을 강조하고 있다. Kapcio는 오늘날 기업의 명성관리를 위해 중요한 지침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1. 부정적인 기사가 예견된다면, 제일 먼저 선제적으로 사실을 공개할 것 (Release it first, proactively and preemptively).
- '좋은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기회는 한 번뿐'이라는 부모님들이 어릴적 가르침에 빗대어 초기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는 점이 흥미롭다.

2. 전모를 한꺼번에 공개할 것
-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조금씩 알려질수록 부정적인 기사가 걸려있는 시간만 길어질 뿐이며 그럴수록 조직의 명성은 더욱 위협받게 된다는 것

3.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묻기 전에 답하는 것

4. 사실과 행동(facts and actions)만이 무성한 소문과 추측을 이길 수 있음

5. 부정적인 소식은 내부직원들과 제일 먼저 공유할 것

각 지침 자체가 새로운 것이지는 않지만 최근 군 당국의 사고 대응과정에 비추어 볼 때 생각해 볼 점이 많을 것 같다. 
2010. 1. 9. 22:09

문고리 조심

Broken door nob face
Broken door nob face by chidoria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그런데 말이야,"
예전에 어느 부대의 사단장님은 회의를 끝내고 나가면서 문고리 잡고서 30분 훈화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결국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은 거다.

기자들이 쓰는 기사도 마찬가지다. 흔히 기사는 역피라밋 구조라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제일 윗단에 배치되고 마지막  문단은 중요성이 떨어지는 내용들이 배치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마지막 문단 때문에 홍보담당자들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기사 전체적으로는 무난했는데 제일 끝에 가서 반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자들은 기사를 끝맺을 때 흔히 '현장 관계자'의 입을 통해 기자 자신의 견해를 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단순히 '관계자'라고 적기 때문에 기업의 윗선에서는 발언자로 추정되는 담당자들을 의심하게 되기 일쑤다. 그야말로 난데없이 날아온 눈 속에 돌이 들어 있는 격.

심각한 경우에야 후환을 무릎쓰고 공식/비공식적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하겠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온라인 기사의 수정을 요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된다. 사실무근이므로 해당 문단을 통째로 들어내 달라고 요청해야 하나? 운이 좋으면 받아들여 질 수도 있겠지만 확률은 낫다. 기자들도 그정도 반응은 예상하고 쓰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단이 통으로 날라가면 기사의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따라서 최소한의 문구 수정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대안을 가지고 접근하는 편이 성공확률을 높여 준다.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2010. 1. 4. 00:18

가격인상의 기술

What A Deal!
What A Deal! by Adam Melanco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새해 첫날부터 예고없이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커피전문점 A사에게 계속해서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업체는 뒤늦게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언론의 포화를 늦추지는 못했다. 사실 약 1년여 전에 약간 더 큰 폭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경쟁업체 B사의 경우에도 이처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았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물론 관련기사에서 기자들도 적고 있듯이 각 기업은 담합을 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커피 가격 인상에 대해서 언론이 보이고 있는 반응은 사뭇 전과 다르다. A사의 경우 300원을 인상했지만 관련 언론보도는 이른바 주요 매체들을 포함해서 수십건의 보도가 기록되고 있다, 반면에 B사는 200원에서 700원까지 인상해 그 폭이 훨씬 컸음에도 불과 몇몇 매체에서만 잠시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을 뿐이었다. 물론 양 사의 언론관계 능력의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기사에서 짚고 있는 쟁점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A사의 경우 연초에 업계 1위업체가 보인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일단 형식적인 측면에서 가격인상과 관련해 사전예고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논리적인 측면에서 해명보도자료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짚고 있다. 즉 몇몇 비수기 상품의 가격인하를 내세워 가격인상이 아닌 '조정'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한 거부감, 사전고지를 할 경우 타 업체의 동반 인상 가능성 우려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커피 전문점은 주요 경쟁사인 B 커피전문점이 지난해 가격을 올릴 때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했기 때문에 적절한 설명이 있었다면 별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해당 커피전문점은 별도의 공지없이 슬그머니 넘어가기로 결정했고 결국 그 선택은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결국 논점은 이벤트 공지 등과 같이 필요할 때에만 보도자료를 내보내지 말고 가격변동 등 기업의 주요 정책 변동이 있을 때에도 빠짐없이 공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상장사들이 주요 정책변화 시 공시의무를 지듯이 정보를 가감없이 지속적으로 전달해 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커피전문점 뿐만 아니라  저용량 단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기존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서 실질적인 가격인상 효과를 얻으려는 기업들에 관한 비판적인 보도들이 있었다. 사실 가격 인상폭의 크기나 빈도 보다는 그 변화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당성이 없다면 다소 시간이 지나더라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국 문제제기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하게 인상배경을 밝히는 것이 이번 경우처럼 지나친 언론의 관심과 빈축을 피하는 방법이 아닐까. 사실 명품과 같은 고가품은 아니지만 에스프레소 커피 역시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커피 애호가들의 증가를 통해 국내시장을 급속하게 만들어 냈다. 그리고 가격 그 자체가 커피 구매결정의 큰 요인이 되지 않음은 가격인상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온 B사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기사들이 이번 가격인상에 따른 업계의 파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PR 실무자로서 나는 A사 및 동종업계의 학습능력을 한번 기대해 본다.
2009. 7. 3. 08:13

포장마차와 새벽시장의 "동감"

구 의회의원에서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치인의 현장방문은 정치적인 행보다. 어린 시절에 들었던 대통령의 새벽시찰도 주로 포장마차, 청소부,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이같은 새벽 순시는 예나 지금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서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려고 하는 지도자의 의지로 비춰진다.  

최근 현직 대통령께서 우리 동네(바로 옆 동네이지만 별 차이는 없다) 를 방문했다고 하는데 언론이나 네티즌의 반응을 보면 성공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비록 방문장소는 여전히 수십년 전과 똑같은 포장마차, 재래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이 경제주체들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제구조 속에 놓여있음을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번 방문이 수행원들이나 언론을 많이 대동하지 않은 새벽방문이었다면 국민과 소통하려는 지도자의 자세에 관한 이야기로만 소개되었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낮 시간에 수행원과 함께 방문 한 것이므로 민생현장에서 예상되는 질문에 대해서 무언가 답을 가지고 만났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물론 미리 준비한 대안이 '인터넷 경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명확한 분석과 답변이 필요했다고 본다. 이번 방문을 통해 예상되는 질문은 무엇이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결론은 '마트 규제론'도 아니고 '재래시장의 인터넷 경제화'도 아닌 '좋아진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무릇 정치인의 행보는 당연히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정치적 활동을 통해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움직일 수 있기 위해서는 전략적이어야 한다. 마치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서 수돗물처럼 '편집'냄새가 너무 나면 시청자들이 불평하듯이 적절한 수준에서 계산을 따져 보아야 한다. 이번 현장방문의 경우, 만나서 부딪쳐보고 대안을 생각해 보기에는 날이 너무 밝았던 것 같다. 아니면 같은 장소를 두고서도 과거와 현재의 세월차이가 너무 났었는지도 모르겠다. 서민경제를 상징하는 경제주체들은 여전히 변함없지만 예전과는 달리 오늘의 그들은 자신들의 고민을 적극적으로 토로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9. 5. 5. 21:02

동물광고 논란

최근 세계적인 동물애호단체 PETA는 삼성전자 유럽지사에서 제작의뢰한 동영상광고(CCC)를 내려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서 삼성전자가 반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동영상은 유럽의 바이럴 마케팅 회사에서 양치기와 양치기 개들을 이용해 양떼들을 몰아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고, 디지털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하지만 PETA에서는 광고제작에 양치기 개를 동원함으로써 양들을 학대했다며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PETA는 삼성전자에게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술을 더욱 인간적이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홍보하라(“Get with the times and promote your new technology in more humane, modern ways”)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동영상 제작사는 공동성명을 통해 양떼들에 대한 학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아시아투데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락이나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동물을 잔인하게 다루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동영상 제작은 전문 양치기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동물들을 보살피는데 최우선 순위를 뒀다"고 밝혔다.

여기까지의 삼성전자의 답변은 기업의 기본적인 원칙과 가치를 밝히는 통상적인 반박메시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사에는 광고제작에 참여한 한 양치기의 답변을 덧붙여져 있다. 그는 "내 양들은 생존수단이며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히고 "완전히 바보들이나 자기 동물을 스트레스 받게 하지 않겠나"라고 언론에 반문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의 어떤 논리적 설명보다도 양치기의 답변이 간결하게 상황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 준다. 삼성전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양치기의 증언을 기획했다면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양치기들의 의견을 소개했다면 더욱 설득력이 있었겠다.

사실 이러한 광고가 논란이 되리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 PETA Europe의 블로그를 살펴보면 해당 광고에 대한 PETA의 이번 요구가 다소 지나쳤다는 회원들의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들이 크고작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얼마전 McNeil에서 올린 Motrin 광고 역시 의도와 달리 아기엄마들을 화나게 했고 결국 광고를 조기에 중단하고 말았다. 

논란의 가능성이 있다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되겠지만 적절한 수준의 대응논리를 개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가장 최근에는 기아차 Soul광고가 같은 PETA로부터 '좋은광고'상을 받았다고 한다. 동물을 소재로 한 광고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는 국제적인 시민단체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고려한다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신중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2009. 4. 16. 00:03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요즘  미국 도미노 피자 직원 둘이 Youtube에 올린 황당한 동영상이 화제다.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 싶었다지만  이로인해 자신들에게 닥칠 법적 책임이나 사회적인 파장을 예측하지 못했고, 자신들의 신원을 숨길 생각조차 않았던 그들의 단순함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온라인상에서는 종업원들의 일탈행위는 악덕 점포주에 대한 일종의 보복행위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의도적인 보복행위이건 아니면 단순히 어리석은 행동이었건 간에 이같은 내부직원의 행동은 그야말로 한 순간에 잘 나가던 글로벌 기업을 치명적인 위기상황으로 몰고 가 버릴 수 있다.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블로그들을 방문해 보니 우연하게도 직원들로 인한 기업의 위기사례들이 많이 포스팅되어 있었다. Sammie님은  Ryanair 항공사 직원들의 고객 희롱건을, 송선생님은 국내 모 은행직원들의 블로거 대응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 관련 논쟁 과정에 자연스럽게(?) 청와대 행정관 신분임을 밝힌 "POWER" 블로거의 경우도 역시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는 직원들의 블로그 활동사례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PR담당자에게 있어서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영업기밀을 빼가거나 폭로하는 것 못지않게 온라인 상에서 활동을 하다가 관련 기업체 직원으로 적발되는 열혈직원이나 어설픈 알바들은  해당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그렇다고 내부직원들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고 드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통제(Control)가 아니라 참여(Engagement)와 혐력(Collaboration)을 통해서 같은 방향을 갈 수 있도록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내부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미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크게 확대되면서 각 기업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 사원의 PR홍보대사화를 추구하고 있다. PR담당자들이 모든 채널을 상시적으로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각 기업에서는 적절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지침을 개발하여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원칙들이 있겠지만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 일단 자신과 해당 블로그 설립목적과의 관계를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겠다. 물론 PR마인드에 관한 교육도 함께..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피자에서 너무 빗나갔다. 자극적인 화면에 취했나 보다 ㅜㅜ


2009. 4. 10. 21:51

사회적인 대화에의 초대

이슈 및 위기관리시 해당 조직은 '사회적인 대화/담론(social discourse)'에 초대를 받은 것과 같다.  신문이나 방송에 위기상황과 관련해 자사의 이름이 언급되거나 할 때 각 기업은 '여론'이라는 의회의 '청문회'에 출석통지를 받은 셈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위기요인의 발생 자체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부인하며 사회적인 대화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결국 시간 문제일 뿐 기업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공중을 인정하고 이들의 의견과 감정을 수용하게 된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문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소비자의 판단 자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매우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모 전자업체에서 '내수가격이 수출품에 비해 비싸다'거나 '특정기능을 뺀 것은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휴대폰 소비자들을 향해서 단순히 '국내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기능이라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는 것은 답변으로서는 부족하다. 소비자들의 주장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의 근거를 대지도 않고  단순히 기업의 논리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기자가 담당자의 답변을 재구성했기 때문일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담당자는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해서 관련자료를 제시해야 하며, 개별 기자가 아닌 전체 소비자에 대해 답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처리해야 한다. 

또한 최근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는 회사 관계자가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고객님도 우리를 못믿고  우리도 고객님을 못 믿는다'는 주장을 공손하게(?) 펼치는 상황이 방영되었다. (언뜻 보면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공평한 논리처럼 들리지만 고객서비스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마케팅 메시지와는 많은 거리감이 있다. 콜센터 담당자 역시 개인을 대할 때 전체 소비자에게 답변하듯이 좀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입소문 마케팅 등과 달리 이슈 및 위기관리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상황 종료'를 '선언'하는 것도 '조직'이나 '조직의 PR담당자'가 아니라 바로 공중들임을 명심해야겠다.
2009. 2. 9. 19:59

'섬유조직염' 투자논란

미국의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Eli Lilly)와 화이자(Pfizer)사가 아직까지 공식적인 질병으로 확인되지 않은 '섬유조직염'에 대한 컨퍼런스 및 교육 프로그램에 약 6백만달러를 지출한 사실이 알려져 현지에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고 한다. 암이나 에이즈 등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치명적인 질병이 많이 있음에도 새로운 질병인지 조차 확인되지 않은 증상에 대해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비난이다.

관련 제약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원인모를 통증을 호소하는 가족이 있기에 관련 기사에 더욱 눈길이 간다. 원인규명 여부를 떠나서 실제로 고통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 자체를 무의미한 것 또는 '호사'로 폄하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우리는 어떤 상황을 문제로 인식할 때에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현재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의 질병으로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향후 연구성과에 따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수도 있다.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막대한 정부예산이 중요도가 높은 다른 질병연구에 쓰이지 않고 병명도 확실하지 않은 증상에 관한 연구를 위해 사용되었다면 문제가 좀 더 심각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엄연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회사에서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본다. 

NASA의 우주개발 계획 같은 주요 과학기술 프로젝트들은,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 예산 감축압력을 많이 받게 된다. 공공부문의 예산집행은 대체로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이루어지게 되므로 해당 사업이나 정책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다. 인도주의적 프로그램들은 늘 중요한 가치를 지니기는 하지만 어차피 근본적인 빈곤 또는 질병퇴치가 어려운 이상, 각종 중장기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 

해당 제약사들의 대응방식은 물론 평소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였다고는 하나 정작 해당 사업과 관련해 이슈관리 및 정당성 관리에는 제대로 신경을 썼는지 모르겠다. 창의적인 마케팅, 교육프로그램의 기획 및 실행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사회성원들에게 알려 나가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관련 사업의 중요성 및 정당성을 항상 당연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들로부터 그 가치를 끊임없이 재인정받기 위해 항상 정치사회적인 환경의 변화에 유의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2009. 1. 8. 13:10

산부인과의 몰락과 환경분석

최근 회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문서비스 분야 코칭 코치 프로그램의 교재에는 잭 웰치 전 GE회장의 코치였던 램 차란 박사의 글이 일부 실려 있다.  그의 글을 읽어보면 부사장님의 표현처럼 그가 경영컨설턴트이면서도 PR전문가 못지 않게 PR업무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법은 사건사고가 일어난 뒤에야 정립되는 후행지표(lagging index)이며, 뛰어난 기업의 경영자들은 사회적인(Societal)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여론을 살피고 선제적으로 행동한다고 적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역시 이미 확립된 법규 및 제도, 또는 현재의 클라이언트 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 커다란 사회적 흐름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여러가지 요인들 가운데 인구변화가 우리 사회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방에서는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률과 인력난 때문에 산부인과 의원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에서는 지방 임산부의 '원정출산'증가로 출산예약 대기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의 의료서비스가 악화되면서 정부에서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대한산부인과 개원의협의회에서는 이같은 프로그램 때문에 지방의 산부인과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임산부들의 진료난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산부인과 의사들로서는 오히려 상황을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의대에서는 산부인과 전공 지원자 수도 급격하게 줄어 들고 있어서 나중에 출산율이 증가할 경우  결국 온 나라가 '산부인과 대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하게 정태적인 분석을 하거나 어느 한 쪽의 주장만을 듣는다면 정확한 현황파악과 대책마련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정부나 개원의협의회 중 어떤 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인구감소는 유아, 육아, 교육분야 등 업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커다란 사회적인 흐름도 처음에는 하나의 작은 행위로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이해하여 전방위 모니터링 및 분석을 책임지도록 해야하겠다. 이제 다같이 구호뿐이 아닌 실질적인 지속가능성, 유기적인 성장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2008. 11. 27. 16:22

소셜미디어의 자동차 업계 구하기 ("Saving Private Automakers")

최근 미국에서는 위기에 빠진 자동차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여부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도 정부의 지원책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GM과 Ford 등 미국의 자동차 업체 소셜미디어 담당자들도 열심히 업계를 옹호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미 자동차 업계가 대다수 국민들에게 미운 털이 박힌 상태에서 소셜 미디어 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최근 포드 자동차의 소셜미디어 담당자인 Scott Monty는 소셜미디어로 미국 자동차산업을 지원하는 방법 이라는 포스팅을 올렸다. Scott은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서 포드관련 오해에 대한 반박, 연방정부지원에 대한 포드의 입장, 정보에 기반한 판단 촉구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짚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니 다소 당황스럽다.   

The problem is, our story hasn't had the chance to be fully (and fairly) told yet. We're getting beaten down daily by the media, Congress, and everywhere I turn online. We're not desperate for cash, nor are we trying to scare the public with scenarios of doom & gloom. Ours is a story of transformation that's already underway that means we're poised for success.

주요 주장은 일반국민들이 이미 변화하고 있는 포드를 몰라준다는 얘기이며 결국 홍보, 소통의 문제이다. (* 지난 상반기에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문구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일단 논외로 하겠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들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은 다소 충격적이다. 정말 이러한 부분이 주요 문제점이라면 그동안 관계자들은 무엇을 했다는 말인지. 그리고 이러한 순간에도 값비싼 브랜드 광고 (TV Commercial)은 돌아가고 있을 것이 아닌가.) 

아뭏든 Scott은 시민들에게 소셜북마킹(Share what you discover), 온라인 지지서명(Get Active), 적극적인 정보습득(Educate yourself), 체험(Drive One), 비디오공유 (Watch and Share the Video) 등을 권유하고 있다. 각 개인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습득 및 정보확산, 정보공유, 오프라인 체험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참여범위를 최대한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온라인 PR 전문가 Shel Holtz는  Scott이 자신의 주장을 포드 사이트가 아닌 개인 공간에다가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포드에 대한 자신의 편견가능성을 밝힌채 진솔하게 펼치고 있으며 댓글 또한 열심히 달고 있음에 주목한다. 그래서 그의 블로그는 용병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의 기업을 아끼는 사람의 블로그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그가 평상시에는 회사 일을 자신의 블로그 공간에서 풀어 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블로거가 이슈관리를 위해 개인 블로그를 활용하고자 할 경우, 기존 기업블로그와의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 기업관련 내용을 자제해야 하고, 회사와의 연관성을 투명하게 (full disclosure)할 필요가 있겠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자동차 업계와 이들의 노력에 대해서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미국 국민들의 전반적인 정서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Scott의 댓글에 달린 글들은 대체로 Scott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업계 관련기사에 달린 대다수의 댓글들은 부정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다수의 국민들, 언론기사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 그리고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이 각각 생각하는 자동차 업계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만일 포드사의 주장처럼 잘못 알려진 정보가 논란의 주 원인이라면 정확한 정보의 공유, 참여(Drive One)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회사정책의 실패, 방만한 경영, 특정 이해관계자 이익의 배타적 반영, 소비자들이 체험속에서 느끼는 괴리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 단순한 언론 플레이나 매체관계는 물론 아무리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를 위한 소셜미디어 활용방안은 좀 더 어렵지 않을까 싶다.



2008. 11. 25. 21:16

구조조정 시기의 이슈관리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여러 기업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두 주동안 회사로 구조조정과 관련된 서비스 문의 두 건이 들어왔다. 이 중 한 건은 이미 진행된 사례에 대한 후속관리 방안에 관한 문의였고, 다른 하나는 예상되는 이슈에 대한 사전대비 프로젝트 요청이었다. 이 가운데 후자에 관해서는 회사에서 바로 실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전에 이슈관리를 준비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과 이미 홍역을 치루고 뒷수습을 하려고 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모습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상황이다. 

최근 Guy Kawasaki 는  해고의 기술이라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독자들이 굳이 해당 글을 읽을 필요가 없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그의 글은 감상적이거나 낙관적 접근, 관행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인력감축 계획을 실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다소 갑갑한 현 시기에 반갑진 않지만 각 기업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요약해 본다. (참고: 원문에서는 lay-off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여기서는 넓게 구조조정이라는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음) 

 1. Take responsibility.
간단히 말해 외적인 상황요인들로 둘러 대지 말고, 경영진이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질 것.

2. Cut deep and cut once. 
최소 규모로 구조조정을 한 번 해 보고 안되면 다시 여러차례 진행하는 것 보다는 냉철하게 접근해서 단 한번의 구조조정으로 끝낼 수 있도록 할 것

3. Move fast.
구조조정이 필요할 경우 '계획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질 틈이 없이 신속하게 최단시간 내에 해치워야 생산성 저하 등을 막을 수 있음. (=> 지지부진하게 끌고가서는 안되겠지만, 정확한 상황 및 처리원칙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4. Clean house.
해묵은 과제 정리에 좋은 시간이므로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 조정의 대상이 되는 사람도 개인적인 성과와 연계되어 판단되지 않으므로 부담이 적을 수 있음. 
 
5. Whack Teddy.
직원들은 최고경영자의 '낙하산'이 과연 살아남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므로 '빽'으로 들어온 직원들이 위기를 살아남지 않도록 할 것  (=> 직원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며, 원칙없이 진행된다고 느껴질 때 핵심인력들의 이탈이 가속화 될 수 있음)

6. Share the pain.
경영진이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활용할 것.
(=> GM 등 미국의 주요 자동차 회사 CEO 등이 의회에 정부지원책을 요청하러가면서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은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하겠다.)

7. Show consistency.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 경비절감을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막대한 위로금 지급등을 하는 것은 적절한 방식의 자책감 표명도 아니며 바람직하지 않음

8. Don’t ask for pity.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당사자이므로 '우리도 힘든 결정이었다'는 식으로 이들로부터 동의, 동정을 구하지 말 것. (=>매우 현실적인 팁인 것 같다)

9. Provide support.

도움이 필요한 직원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 

10. Don’t let people self-select
구조조정은 회사의 적극적인 결정행위이므로, 구조조정 대상 결정시 직원스스로 결정하도록 하지 말 것;
(=> 최근 회사에 문의해 온 기업에서도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하도록 했더니 회사에서 가장 쓸모 있다고 생각한 인력은 다 빠져 나가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 쪽의 일방적인 이해관계 추구(accommodation)가 가져올 수 있는 한계라고 하겠다.)  

* Guy Kawasaki의 애플 시절 joke
한창 심각한 위기상황을 겪고 있던 Apple에서는 회사를 그만 둘 사람들만  총회에 참석하고, 계속 다닐 사람은 총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전체 공지를 내린다. 그리고는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만 계속 고용하고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정리한다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나가기로 결심한 직원들의 경우 회사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정도로 스마트하거나 아니면 다른 좋은 곳에서 부르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점은 직원들 스스로 결정하게 할 경우 최고의 직원들은 다 잃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Show people the door & Move forward.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나면 남아있는 직원들은 일종의 죄책감에 휩싸이거나, 가까운 장래에 대한 불안,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빨리 정상작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Guy Kawasaki는 구조조정이 단행한 뒤 경영진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와 반대로 더 적극적으로 남아 있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회사에서 상황에 대한 입장정리 및 처리원칙을 명확하게 밝히고 직원들에게 단기간내에 적극적으로 알려나가며, 위에서 소개한 방침을 잘 실행한다면 구조조정을 통한 이슈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