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 Blunders'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1.02.14 위험한 유머인가 허술한 마케팅 아이디어인가?
  2. 2010.11.01 G20 정책홍보마케팅에서의 정당성 관리
  3. 2010.07.27 체험의 벽
  4. 2010.07.07 시청자 관점의 방송PR
  5. 2010.06.14 일본판 국책구매운동의 '0'센스
  6. 2010.05.20 조삼모사 마케팅
  7. 2010.05.12 '물타기'의 후유증?
  8. 2009.06.14 추락하는 매체도 '날개'가 있다. 2
  9. 2009.01.07 A Series of "Out-of-Context" or Misuse of symbols 4
  10. 2008.07.16 홍보프로그램의 위기진단 1
  11. 2008.07.08 모 신문 연출사진의 재구성
  12. 2008.05.27 '스핀닥터' 유감 4
2011. 2. 14. 23:57

위험한 유머인가 허술한 마케팅 아이디어인가?

어설픈 유머를 사용하거나 허술하게 짜여진 마케팅 메시지는 기업에게 오히려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곤 합니다. 얼마전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케네스 콜(Kenneth Cole) 이집트의 정치상황에 빗대어 자사의 제품 출시소식을 트위터로 소개했다가 구설수에 올랐지요.  

Cole은 마치 이집트 카이로의 시위대들이 자신의 봄상품 출시에 흥분한 것처럼 표현했다고 합니다.  
"Millions are in uproar in #Cairo. Rumor is they heard our new spring collection is now available online at http://bit.ly/KCairo - KC"

그의 트윗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들은 문제의 메시지를 다른 사람도 아닌 Kenneth Cole 직접 작성했다는 , 그리고 Cairo라는 해쉬태그(#)를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Kenneth Cole의 팔로워들과는 달리 해쉬태그(#Cairo)를 통해서 해당 트윗을 접한 사람들은 주로 이집트계 혹은 이집트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로 불쾌감을 나타내었습니다.  

또한 소셜커머스의 대표적 기업인 그루폰 역시 최근 슈퍼볼 경기 중간에 '티벳'상황을 희화한 TV광고를 내보냈다가 곤욕을 치루고 결국 광고철회를 결정했습니다. 
  
"티벳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들의 문화는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
"The people of Tibet are in trouble, their very culture in jeopardy,"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놀라운 생선 카레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루폰 닷컴에서 구매한 200명은 시카고 히말라얀 레스토랑에서 30달러 상당의 티벳 음식을 단돈 15달러에 먹을 수 있습니다" 

"But they still whip up an amazing fish curry. And since 200 of us bought on Groupon.com we're getting 30 dollars worth of Tibetan food for just 15 dollars at Himalayan restaurant in Chicago,"

한편, 몇년 전 영국에서도 해쉬태그에 인기 검색어를 집어넣어 무작위로 마케팅 메시지를 뿌리는 스팸 마케팅 사례가 논란이 되었다고합니다. 가구유통업체인 Habitat UK(참고: 해비타트 캠페인과 무관) 인기 검색어인 '아이폰', '애플' 등 물론 이란의 정치상황과 관련된 단어를 해쉬태그로 활용해서 마케팅 메시지를 남발하다가 트위터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고 결국 사과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 실패사례의
문제점들을 살펴보면서 몇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청중의 관점에서 작성된 메시지인가?
청중의 관점이 아닌 발신자 관점에서 메시지를 담다 보면 이처럼 정치사회적인 논란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는 일종의 '유머'가 담긴 마케팅 메시지일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불쾌한 '스팸'메시지 일 뿐입니다. 또는 자신은 관심이 없거나 싫다고 해서 대상을 비하하거나 경시하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아무리 소셜미디어라고 해도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려고 들기 보다 자신을 따르는 다수의 독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2. CEO 커뮤니케이션 모니터링
또한,
 Kenneth Cole처럼 CEO 직접 커뮤니케이션 일선에 나설  나타날  있는 문제점들에 대비해야 합니다. 실시간 모니터링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차피 엎질러진 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CEO이든 신입사원이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야기하기 전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민감성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CEO의 경우 기업의 평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임원진 대한  커뮤니케이션 코칭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

3. 소셜미디어 화법에 대한 이해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알렉산드라
사무엘 표현하듯이, 소셜미디어는 하나의 칵테일 파티라고 있습니다. 기업이 초대받지 않은 파티에 불쑥 나타나서(즉, 관련성 없는 해시태그를 첨부해) '마케팅' 시도하는 것은 소셜미디어 환경에서의 위기를 자초하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팬을 만들려다가 단 한 명이라도 열렬한 반대자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고자 한다면 마케팅을 할 때에도 해당 미디어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규칙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루폰 부분 추가(2/15)

2010. 11. 1. 13:00

G20 정책홍보마케팅에서의 정당성 관리

최근 회사에서 모 클라이언트의 G20 연계 마케팅PR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기획단계에서 G20연계 마케팅의 적법성에 관해서 검토하면서, 정부는 몇몇 필수분야를 제외한 일반기업에 대해서는 공식 인가를 내어 주지도, 단속도 하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전의 G20회의에서도 반대시위가 등장했다는 점을 감안해서라도, 정부는 G20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조성에 도움이 된다면 이러한 연계 마케팅활동을 적극 규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클라이언트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G20 관련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옥외광고분야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국가 및 지자체 역시 옥외광고물 허가·신고 대상인데, 외벽에 '전면광고물'을 설치한  G20준비위의 캠페인 버스 역시 단속대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관련부처에서 10월초부터 'G20 대비 불법광고물 일제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데 민간기업의 일반광고물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굳이 규정에 어긋난다면 그 한도를 넘어 광고를 제작하지 않으면 될 것이고, 기한이 촉박하다면 미리 신청을 해서 차질이 없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마케팅이나 PR활동을 기획하면서 관련규정을 고려해서, 활동 목표나 정당성(legitimacy)과 모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세계정상들의 안전과 행사의 성공을 위해 '법 질서 확립'을 내세우면서 정부 스스로 규정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이를 상충되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게 되고, 따라서 그 설득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공익성'이나 '공공성'에만 의존하며 안일한 태도를 보인다면 는 '안전' 및 '행사 성공'을 위해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해 온 '정당성'을 훼손하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도를 낮출 수 있다. 

'G20'이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하드웨어는 확보했지만 아직 이에 걸맞는 수준의 '소프트웨어'로 채우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2010. 7. 27. 20:40

체험의 벽

직접 체험하는게 중요하다고 해서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었고(시민단체), 체험에 참가했는데(참가자) 프로그램 참가 후 느끼는 바가 사뭇 다르다. 물론 주최측이라도 참가자에게 특정한 느낌이나 인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어쨌든 최근 '최저생계비 체험수기'로 논란을 빚은 행사의 주최측이나 참가자 모두 당일 프로그램은 효과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커뮤니케이션 전략 차원에서 몇가지 느낀 점을 정리해 본다. 

먼저, 참가자 스스로가 프로그램의 목적이 무엇이며 자신의 참가목적은 무엇인지(즉,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 것인지)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해당 프로그램은 분명히 최저생계비의 증액을 요구하는 취지의 행사였다. 여당의원인 참가자는 현재의 지원수준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 또는 다른 방식의 지원책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그의 인식이 생활체험 및 수기에 좀 더 적절하게 표현되었다면 불필요한 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기내용을 통해서 볼 때 그는 이러한 인식없이 단순히 서민행보를 보이는 차원에서 접근했던 것 같다. 그리고 결과는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정치인으로서 나름대로의 판단이 있었다면, 그는 수기에서든 인터뷰에서든 나름대로의 문제제기나 정책대안을 (서민을 위한 인터넷이든, 서민용 생필품 가게 확충이든) 제시했어야 한다. 밤새워 고민한 흔적을 보여주며 대안을 제시한 것도 시민들에게 진지한 문제제기를 한 것도 아니었다. 시민들에게 그저 답을 묻고 있는 것으로 느껴질 뿐이다. 뒤늦게나마 나온 그의 답변에서 그가 원래 의도했던(?) 생각을 부분적으로 읽을 수 있다. 

"단 하루였기 때문에 (생활이) 가능했지 한 달이었으면 어려웠을 것"... "최저생계비 자체를 올리기 보단 주거나 통신 환경 등 (극빈층을 위한 )제도적 장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메시지는 사라지고 대신, '공감의 장'에서 역대 참가자들의 기록을 경신한 개인의 '도전'만 남았다. 더구나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체험한 삶의 조건이 '견딜만하다'고 말한다면 이는 단지 자신의 '강한 생활력'이나 '소탈함'을 뜻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격적인 표현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주최측 역시 참가자들의 체험내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적극적이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참가자가 주최측과 다른 정책적 견해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정치인이든 기업이든 사회봉사나 사회공헌에 대해서 단순히 개인적인 감상차원에서 평면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되는다는 점을 기억해야겠다. 
2010. 7. 7. 06:59

시청자 관점의 방송PR

TV 방송은 타매체에 비해서 '리얼리티'가 강한 매체다. 실시간성이 강한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 조차 편성시간대에 맞춰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심야 토크쇼는 실제 제작시간과 상관없이 늦은 밤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렇게 해야 '리얼리티'라는 장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이러한 '리얼리티'의 허구성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병역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연예인의 방송출연, 그리고 최근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슬픔에 빠져있는 연예인의 노출신을 부각시킨 드라마 홍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반대로 적극적인 해명 또는 상황을 고려한 무난한 편집 등을 기대했던 것이다. 한편 방송사 쪽에서는 사전 제작 또는 사전편집된 것으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는 현재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TV는 한번 틀어놓으면 시청자와 함께 저녁시간을 같이 흘러가는 하나의 환경이 된다. 그러한 미디어이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되거나 서로 상반된 메시지에 노출된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번 상반기 동안 시청자들은 각종 사건사고 및 이벤트 등으로 인해  방송편성의 변화무쌍함을 목격했다. 따라서 방송국의 민첩한 대응을 기대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고객 서비스 관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가뜩이나 전통매체의 광고 수입이 줄고 있고, 수신료 이슈 등으로 인해 TV매체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시청자 중심의 사고를 통해 이러한 간극을 줄이거나 기민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점차 매체에 대한 선호도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IPTV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생활시간대에 맞춘 미디어소비행태가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방송PR의 관점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아닐까.
2010. 6. 14. 10:14

일본판 국책구매운동의 '0'센스

모든 정부광고가 반드시 점잖은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민감성(sensibility)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최근 일본 재무성에서 국채판매를 위해 집행한 무가지 광고에 성적인 소구방법이 사용되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가 보도했다. (사진: 한국경제). 일본국채에 투자하는 남성들이 인기에 좋다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젊은 남성이 돈으로 가득 찬 욕조 안에서 젊은 여성 2명과 같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이다. 

막대한 국가부채를 덜기 위해 국채판매를 획기적으로 추진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은 이해가 간다. 타깃고객으로 설정한 청년층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무가지 광고가 적격일 것이다. 그리고 청년층에게는 당연히 트렌디하고 감성적인 소구가 중요할 것이며, 이러한 류의 광고가 해당 매체에서는 흔한 것이거나 수위(?)가 낮은 것 일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신임 총리의 재무성 재임시절에는 평일에도 데이트하기 위해 일찍 퇴근을 독려했다고 하니 일관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남성독자층을 겨냥했다고 하더라도 무가지의 다양한 구독층과 타깃의 일부인 젊은 여성들도 고려했어야 한다.  정부광고로서는 부적합해 보이는 이러한 광고물이 실제로 게재되기 까지 작동되었고, 또한 작동되지 못한 프로세스가 무엇일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홍보담당자들의 검토가 누락된 탓이라고 믿고 싶다. 이슈 만들기가 목적이라면 좀 더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2010. 5. 20. 12:22

조삼모사 마케팅

언제나 마케팅 문구는 언론의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창의적이거나 파격적인 컨셉의 표현이 아니라 주로 가격인상 또는 제품성능과 관련된 표현의 진실성(truthfulness) 또는 진정성이다.   

최근 모 은행에서는 자동차 대출금리를 고시하면서 관행을 따르지 않고 보증료를 제외한 금리를 고시했다. 최종적인 금액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지만 타 은행에 비해 대출금리가 낮은 것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행적인 표현을 따르지 않은 창의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조삼모사격의 표현이다. 

물론 치열한 마케팅전쟁에서 제한된 예산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어내야 하는 마케팅의 어려움에는 이해가 간다. 그런데 기자의 문제제기에 대해 담당자는 "
고객들이 대출 받을 때 지급보증 신청 약정을 별도로 맺기 때문에 고객 모르게 보증료가 나가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고 응답핻다고 한다.

마케팅 관점 또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것이 없겠지만 홍보담당자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진실성(truthfulness)의 문제라기 보다 진정성(authenticity)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품기획 과정에서 미리 홍보담당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이러한 마케팅상의 문제점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적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홍보담당자의 답변이 아니었다고 믿는다.     
 

2010. 5. 12. 23:13

'물타기'의 후유증?

최근 출시된 휴대폰의 제품사양이 약 2달 전에 열린 제품발표회 때 소개된 것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회사측은 당시 최종규격을 확정하지 않았고, 제품의 안정성 등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규격의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변경사항을 공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하고 적극적인 OS업그레이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일부언론은 후속 보도에서는 해당업체가 미국시장에 출시하면서는 국내에서와는 달리 기술규격을 공개했다는 점을 들어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과거 경쟁사와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에서 '물타기' 홍보까지 서슴지 않던 습관이 남아있던 탓이  아닐까? 해외시장에서는 공시 또는 소송 가능성에 대해서 민감해서 문구 하나하나에 조심스럽지만 국내에서는 전통적인 '관행'에 익숙해졌던 탓인지 모르겠다. 지난 가을 한 수입카메라 업체에서도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규격을 두루뭉실하게 표현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환불조치를 단행했다.   

어쨌든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제품발표회장의 풍경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소개하는 제품이 양산제품이 아니라면, 규격 변동의 가능성이나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가능성에 대해서 기업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종적인 변경사항이 있을 경우, 판매시점에서 소비자에 대한 고지여부가 쟁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학습능력과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2009. 6. 14. 17:25

추락하는 매체도 '날개'가 있다.

최근 위기관리 전문가인 Lukaszewski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기업과 언론매체간의 갈등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의 포스팅 제목(Bad Advice: Even a Dying Newspaper Can Throw a Knock-Out Punch When Threatened)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현재 미국에서도 유력지와 로칼 신문까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 같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의 한 신문(The Bergen Record)이 지역내 대학병원(the New Jersey Hackensek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이사진과 관련된 기사를 실으려하자 병원측에서 해당매체에 대한 온오프라인 광고 철회 및 병원내 가판 판매 불허 방침 등을 내세우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 

루카체프스키는 사건개요를 간단히 소개한 뒤 바로 이런 사고는 비전문가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이며,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결국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언론사에 압력을 가하려는 기업의 헛된(?) 시도는 나라 밖에서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물론 항상 기사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고물량을  활용한 회유나  압력행사는 결코 정당화되지 못한다. 최근 많은 매체들이 재정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광고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내 어느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에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한 기업은 자사의 광고를 TV매체에서 완전히 철회했고, 이로 인해 결국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시간까지 재조정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기업과 매체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최종적인 결과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보 때문이건, 경영진에 대한 인신공격이건 간에 궁극적으로는 언론매체가 이기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경우처럼 뉴욕타임즈가 관련 사례를 보도하면서 결국 해당 병원은 전국적으로 안 좋은 이름만 널리 알린 꼴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종 기업의 오너가 감정적인 차원에서 '맞대결'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가급적 홍보담당자들이 초기에 관여해서 문제가 불필요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할 적절히 중재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2009. 1. 7. 15:11

A Series of "Out-of-Context" or Misuse of symbols


▷ Emergency Economic Policy Cabinet Meeting in a bunker (January 2009)
Cabinet Meeting


▷ Internet Side Car  (June 2008)



▷ Spin doctor (May 2008)
James Carville

* Left: (estimated) Intended meaning    Right: (estimated) Perceived meaning
2008. 7. 16. 00:48

홍보프로그램의 위기진단

여름의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학생들이 사망하거나 쓰러지는 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토대장정같은 프로그램은 대부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또는 지역사회 프로그램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기에 홍보팀에서는 전혀 뜻하지 않은 악재라고 하겠다. 

홍보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이처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있지만 혹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 않은지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클라이언트사의 원정대가 섬에서의 일정을 보내다가 악천후로 인해 이틀간 섬에 발이 묶인 적이 있다. 그나마 안전사고가 아니었기에 다행이었지만 오랫동안 준비해온 프로그램이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는 대행사이건 아니건 기본적으로 홍보대행사들은 자신들이 기획 실행하는 홍보 프로그램들이 가진 잠재적인 문제점 및 위험요소에 대해서 충분하게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 프로그램들은 관계관리 차원이 위주라고 하더라도 부수적인 언론홍보효과를 기대하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부정적인 주목효과가 더 커지기 때문에 정말 본전도 못찾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목적이 아무리 선하고 좋은 것이었다하더라도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프로그램들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단편적인 홍보효과만을 노리다가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한 홍보프로그램들도 많이 있음을 기억하고, 신중, 또 신중해야 할 것이다.
2008. 7. 8. 17:14

모 신문 연출사진의 재구성

오늘 아침에 모 신문사에서 올린 연출된 사진의 사과문을 읽으면서 왜 언론사 스스로 '자진납세'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 기사 검색등을 하면서 이번 사건(?)의 전개과정을 나름대로 '재구성' 해 보았다.

주요 언론사에서 사과문을 게재하기까지에는 뭔가 압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온라인상에서 뭔가 먼저 터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간단한 기사 검색을 해 보았다.

아침 시간의 온라인 뉴스검색에서는 적어도 중앙일보보다 시간적으로 앞 선 기사가 없었다.
'흠~ 정말 자진납세일까?...'

주요 포탈에 몇가지 검색어를 넣어 보았다. 나의 검색능력이 떨어진 탓인지... 아직 뜨질 않는다. 회사내 몇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보았지만 아직 분명한 의견들은 없었다.

잠시 후 자리에 되돌아와 보니.. 기사들이 뜨길 시작한다.

역시 온라인이 발화점이었다. 문제의 사진이 게재된 7월 5일 당일 다음 포토즐에 ID명 앨버님이 사진 내용의 '진실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진 구도분석(?)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이러한 분석내용은 가히 전문가(?) 수준이다. 왜 김치가 없느냐, 여자들이 먹는 양이 왜 이리 많으냐, 왜 주변에 손님들이 없는지 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에다 오프라인 언론의 취재가 덧붙여졌다. 미디어비평 전문지 기자의 블로그에 따르면 한 언론사로부터 기사 제보가 있었고 이에 따라 해당 언론사 취재를 시도했으나 당사자가 연락을 끊어 취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초 취재를 시도했던 기자는 해당 언론사의 사과문 자체가 전후 배경을 드러내지 않고 자발적인 사과공지를 한 것으로 제시되어 사건의 맥락과 다르다며 유감을 밝혔다.

기자 보도를 통해 알려진 아고라 게시물의 댓글을 일일이 읽어보았지만 확증이 아니라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이었다. (물론 실마리를 제공하는 제보도 있기는 한 듯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기자의 제보 및 공식취재 활동이 사과문 게재를 이끌어 낸 것이다. 우연이 필연을 낳는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온라인 의혹제기와 오프라인 취재움직임이 합쳐져서 해당 언론이 사과문을 공지하게 된 것이다. 결국 전문적인 언론사 기자들과 시민기자들이 경쟁하는 형국이다. 전에는 '제4부 권력기관'인 언론의 감시자 역할만을 담당하던 시민들이 이제 '블로거 기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보담당자들이 어설픈 연출이나 기획을 하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화'를 자초하는 것일게다.

사과문에만 국한해서 보더라도 아쉬움이 남는다. 언론사 자체의 윤리기준에 따른 사과문 공지는 아니었으며 자체기준에 따른 처리방침도 언급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혹시나 하는 우리 언론의 '자율검증 시스템'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져 버린 것도 안타깝다. 그리고 대단한 집중력을 보이는 집단지성의 힘에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2008. 5. 27. 21:56

'스핀닥터' 유감

최근 정부 여당에서 발표한 대국민 소통방법은 일부 홍보인들 사이에서 잔잔한 '파문'를 일으켰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가 된 것은 소통방법이 아니라 그 명칭이었다. 언론에 따르면 여당은 당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서 별도의 팀을 구성할 계획이며, 이들에게 "국민의 생각이나 여론을 수렴해 정책으로 구체화시키거나 정책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스핀 닥터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한다.

이번 발표가 별다른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단 여당은 적어도 두가지 면에서 성공적인 듯 하다. 첫째, 새로운 용어(비록 몇년전부터 도입을 추진했다고 하지만)를 사용한 탓인지 언론이나 국민의 반응이 부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용어이기에  날 선 언론조차 '프렌들리'하게 넘어간 듯 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정부 스스로 '스핀닥터'역할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설화(舌禍)가 되지 않았을까. 대외적으로 정부여당에서 스스로 '스핀닥터'제도를 운영한다고 공표하는 것은 적어도 그 의미상으로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식견있는 시민(informed citizen)을 형성하고 이들의 정책참여를 촉진한다는 '참여 민주주의'의 이상과 배치된다고 보면 지나친 것일까.

둘째, 새로운(?) 용어를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실체'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데 성공한 듯하다. 관련 보도를 보면 참여정부의 국정홍보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던 기자들도 '스핀 닥터제'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것 같다. 그동안의 대변인제도와는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스핀닥터팀'을 구성해 언론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것이 대변인 pool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하지만 지역구 대표나 정책분과 위원으로서 끊임없이 일반국민이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특성상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일원화(Integrated communication system)가 가능할 지 의문이다.
 
반면에 일반인이나 언론과 달리 홍보업계는 이번 정책발표에 대한 반응이 약간 엇갈리는 것 같다. 즉, 업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을 사용한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입장과 홍보활동의 본질적인 역할을 진솔하게 표한 한 것 으로 보는 시각이다. 

처음부터 여당은 앞선 정부에서 사용하던 '국정홍보'나 '정책홍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바로 '스핀 닥터(spin doctor)'라는 개념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용어는 영미권 언론들이 홍보활동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물론 정부나 언론도 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 단어를 선택했다면 홍보활동의 본질에 대해서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하나의 현상/사건에 대해서 다양한 의미와 해석이 가능하다. 다양한 의미와 가능성 속에서 일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비단 우리 홍보인만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속에서 끊임없이 선별적인 지각과 사고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관점을 강조하고자 했다면 차라리 프레이밍(framing)이라든가, 창출(enactment), 사회적 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등의 다소 딱딱하지만 중립적인 개념과 관련해서 고민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정치가 기본적으로 언어를 포함해 다양한 상징을 다루는 활동이라고 본다면 정치 홍보전문가들은 당연히 단어 하나하나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도 민감하게('spin') 반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오독'의 여지가 있다면 그 용어의 사용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 업계에서도 '홍보' 'PR', 'Public Relations' 등 여러가지 용어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를 내림으로써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느낄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얼마전 국정홍보처의 폐지는 '국정홍보'에 대한 새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을 반영하며, 이번에 언급된  '스핀닥터제'라는 이름은 그 '순수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홍보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홍보인들의 활동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업계 스스로의 홍보에 적극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