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99건

  1. 2010.05.06 미국 건강보험개혁과 하이파이브
  2. 2010.05.05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는 단순한 '고객' 이상 2
  3. 2010.05.04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4. 2010.04.30 자동차와 프로야구
  5. 2010.04.30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생존법
  6. 2010.04.28 제레미 구체의 트렌드 낚는 법
  7. 2010.04.07 때늦은 기자회견
  8. 2010.04.06 기밀주의 vs. 기밀보호
  9. 2010.04.02 MSG 마케팅: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숙제
  10. 2010.04.02 "부정기사가 바로 위기는 아니다"(Kapcio)
  11. 2010.03.31 위기관리 전성시대(?)
  12. 2010.02.10 윌리엄 페섹의 '토요타자동차 위기관리론' 6
  13. 2010.02.09 일기예보 유감
  14. 2010.02.09 사망사고 위기
  15. 2010.02.08 선도기업의 의무(?) or '1위 때리기'
  16. 2010.02.04 브랜드 신화들의 시련
  17. 2010.01.20 '결론도출 후 논의는 토론아닌 투표'
  18. 2010.01.09 문고리 조심
  19. 2010.01.04 가격인상의 기술
  20. 2009.10.13 Modena, Italy
2010. 5. 6. 22:25

미국 건강보험개혁과 하이파이브

쇼맨십이 강한 미국은 최근 거행한 역사적인 건강보험개혁법안의 서명식을 역시 남다르게 준비했다.

발의된지 약 40여년 만에 통과된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서명식에 오바마 대통령은 22개의 만년필을 준비하고 오언스라는 어린이를 참여시켰다. 오언스의 어머니는 직장의료보험 자격을 잃고 어렵게 투병생활을 하다 사망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엄마를 잃은 오언스를 위해서, 그리고 암투병 마지막 순간까지 보험회사와 논쟁을 벌여야 했던 자신의 어머니를 대신에 법안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22개의 만년필을  조금씩 사용해서 법안을 서명하느라 약 90초 만에 서명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오언스와 하이파이브를 했다고 한다. 서명에 사용된 만년필들은 법안통과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선물하고 국립문서보관소에도 보관될 예정이란다. 

물론 건강보험개혁에 반대하는 일부 주에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이러한 상황이기에 더더욱 상징적인 의식이 필요했을 수 있다. 기존 정책의 문제점과 새로운 정책의 수혜자를 적절하게 부각시킴으로써 새로운 정책의 가치를 눈으로 보여주려는 노력이 두드러져 보인 행사였다.

정치란 결국 상징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정책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정책홍보가 아닐까? 
2010. 5. 5. 12:43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는 단순한 '고객' 이상

블로그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서비스 회사에게 있어서 단순한 고객일까 아니면 내부 직원에 가까울까? 

최근 구글코리아는 국내 블로그 서비스인 텍스트큐브를 블로거 닷컴에 통합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에 반발한 일부 텍스트큐브 사용자('텍큐인')들은 제3의 사이트로 이전하고 있다. '텍큐인'들은 통합에 따른 불편함과 서비스 품질하락을 우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지시점과 공지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친절한 공지"). 

 Inuit님이 지적하고 있듯이 텍스트 큐브의 현 위상과 기술적 토대는 그동안 이용자들의 참여와 노력이 많은 부분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에 '전략적'으로 던져 놓은 공지문에 대해 사용자들이 느끼는 섭섭함은 더욱 컸을 수 밖에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일반 상품의 충성고객 이상으로 서비스 충성도가 높은 편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애착심은 직원 못지 않다. 반면에 이들은 자신들의 의견표출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온라인 서비스의 성장과 실패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몇년 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블로그 사이트 이글루스를 인수할 때  약관 및 커뮤니티 특성변화에 따른 사용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사용자들의 저작물을 회사의 자산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외국계기업인 구글은 본사의 결정권 때문인지 국내의 관련 사례를 사전에 참고하지 못한 모양이다. 업계에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각 기업이 다른 기업의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비즈니스 철수가 불가피하다면, 관련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초기 스마트 폰 사용자들 역시 OS 업그레이드 지원을 받지 못하는데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통합, 철수과정이 진행될 수 있기 위해서는 각 기업에서 기존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세련된 커뮤니케이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상장사가 지니는 공시의무라든가 법적인 의미가 담기지 않는한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은 주요 정책 변경에 있어서 이용자들을 일반 고객 범주가 아닌 내부 성원 또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고 대외적인 공지 이전에 우선적으로 정책내용을 알리는 등 적극적인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2010. 5. 4. 00:23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나라경제와 관련해 출구전략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논의되고 있다. 일반 기업들도 불가피하게 출구전략을 논의하게 될 때가 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진출사업 전체 또는 특정 지역에서 철수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지역 공장이 폐쇄될 경우 해당 직원들의 고용안정은 물론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노조나 지역사회가 극단적으로 반발할 경우 해당기업의 위기로 발전할 수도 한다. 1980년대 초반에 캘리포니아 지역 공장을 폐쇄했던 미국 자동차업체 2개사에 관한 사례연구(Yoder & Staudohar, 1985)는 출구전략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아래 내용은 D.루소의 Psychological Contracts in Organizations 관련부분을 정리하고 회사명은 익명처리] 

<A사 공장의 사례>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편이었던 A사의 캘리포니아 공장은 3주 뒤에 공장을 무기한 폐쇄("indefinite closing")한다는 통지를 하고 폐쇄를 단행했다. 회사측은 공장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고 직원들을 위한 재취업교육 또는 폐업후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은 재취업교육을 받지 않고 공장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재취업교육은 지역 및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고, 회사측은 일자리 소개와 일시적인 금전적 보상에 중점을 두었다. 한편 지역언론은 회사가 직원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결국 최초의 폐쇄결정 발표 이후 13개월만에 공장은 영구폐쇄됐다.     

<B사 공장의 사례>
비슷한 시기에 B사 역시 같은 캘리포니아 주에 있던 자동차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비교적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이 공장에서는 공장폐쇄 6개월 전에 영구폐쇄계획이 공지되었다. 노조측은 회사와 공동으로 폐쇄과정을 준비했고 직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요구할 수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기능시험(Skill test)과 이직(job placement) 프로그램들이 운영되었다.    

<공장폐쇄후 지역사회 영향>
두 공장이 폐쇄된 지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지역사회에 나타난 결과는 대조적이었다.

A사 공장의 경우 2년 뒤 전체 직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인원만 재취업된 것으로 나타났다(46%). 또한 공장폐쇄후 8명의 직원이 자살했고 지역사회의 아동학대 발생율이 전보다 2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B사의 경우, 공장폐쇄후 14개월 뒤의 취업률은 63%에 달했고, 별다른 사회적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이 공장에서는 폐쇄 마지막날까지도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생산했으며 제일 마지막에 생산된 차량은 그동안의 지원에 감사하는 뜻으로 시에 기증되었다.

이러한 대조적인 결과는 물론 효과적인 출구전략의 시행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을 살펴 본다면,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공장에서는 공장이 문을 완전히 닫기까지 노사가 협력해서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반면 대립적인 노사관계의 공장에서는 노조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회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발표를 미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같은 조건이라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적 자산이 있을 경우 더 효과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점 또한 큰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화와 경쟁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비즈니스 철수 및 통합 결정 또한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진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 예상되는 부작용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가 앞으로의 관계자산 형성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0. 4. 30. 11:49

자동차와 프로야구

수입자동차들의 기발한 마케팅PR기법들이 자동차 관련매체에서 소개되고 있다.
부산 모터쇼와 더불어 재규어에서는 모바일 쇼룸을 등장시켰고 BMW의 미니는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와 장기적인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미니 위에 씌워진 큰 모자가 인상적이다. 열정적인 부산 야구팬들을 흥겹게 할만한 멋진 시도다.

재미있는 것은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이 프로야구단 기아의 경우 모회사가 자동차회사임에도 그동안 인상적인 시도가 없었다고 꼬집은 것이다. 사실 올해 현대 기아자동차는 사업목적으로 프로야구단 운영을 추가공시했다. 정말 프로구단을 광고 수단으로 활용하는데서 벗어나 자체의 비즈니스 모델로서 접근할 생각이라면, 아직까지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구단운영이 독자적인 비즈니스가 되기위해서는 이전보다 더욱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사업운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팬 서비스도 개선하고 공동 마케팅도 좀 더 활성화하려면 각 구단의 모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2010. 4. 30. 11:26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생존법

영국 브라운총리의 말 실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권자들을 만나던 브라운 총리는 취재용 무선 핀마이크를 단 채 승용차에 올라타고서는 한 유권자에 대한 험담을 했다. 곧이어 출연한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시 녹음 내용을 들려주자  총리는 TV카메라 앞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여주었다.   

마이크를 깜박한 미국 대통령들로는 말실수가 잦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클린턴, 레이건, 존F 케네디 등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NYT, 2006.7.23).  트레이닝에도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오늘날 디지털화된 미디어는 어디에나 깔려있으며, 전통적인 매체의 경계를 쉽게 넘어선다 . 방송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휴대폰 카메라와 스마트폰은 목격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라디오 인터뷰라고 해서 음성만 나가는 것이 아니다. 라디오 방송에서도 비디오촬영을 하기도 하며, 전화, 메신저, SMS 교신 내용도 예고없이 녹음되어 온라인에 올려지기도 한다.

'이거 녹음되나요?'라는 질문 자체가 우문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질문 자체가 음성변조 되어 나가게 되면 시청자들은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중요한 방식이다. 결국 숨기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기사화되어서는 곤란한 내용은 아예 입에 담지 않는 수 밖에 없다. 

2010. 4. 28. 13:23

제레미 구체의 트렌드 낚는 법

마케팅 전문가 제레미 구체는 <트렌드헌터(원제: Exploiting Chaos:150 ways to spark innovation during times of change)>에서 최신 트렌드를 발견하고 만들어 내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변혁기에 처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혁신에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인상적인 비쥬얼과 함께 설득력있게 들려준다. 변혁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 구축 필요성, 트렌드 형성을 위한 스토리텔링 방안도 소개되고 있다. 
 
다소 진부하게 들리는 '냄비속의 개구리' 이야기에 뒤이어 소개되는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전자사전 발명(1985), 휴대용 컴퓨터 워드프로세서 개발(1989), PDA개발 착수(1994) 등의 혁신적인 성과를 보여준 기업은 구체가 힌트를 주는 것처럼 애플이나 MS, HP가 아닌 최고의 타자기 브랜드 스미스 코로나(Smith Corona)다. 어느덧 타자기 시절은 까맣게 잊혀졌지만 스미스 코로나는 매출액 5억달러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전자타자기를 개발하고 Acer와의 제휴를 통해 컴퓨터 사업진출 등 나름대로 미래를 준비하던 혁신적인 기업이었다.

하지만 일찌기 컴퓨터 사업에 뛰어들었던 경쟁업체  레밍톤사가 끝내 파산한데 대한 충격은 너무 컸다. 결국 스미스 코로나는 컴퓨터 업체 Acer와의 전략적 제휴를 1년만에 파기하고 기존 생산거점의 해외이전에 전력하게 된 것이다.  파괴적 혁신이 필요했던 시기에 점진적 혁신을 선택한 스미스 코로나도 결국 파산하고 만다. 

구체는 또한 음악파일 공유사이트 냅스터를 막아내기는 했지만 냅스터의 성공요인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미국레코드산업협회(RIAA)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RIAA가 당시 CD 매출신장이 아닌 음악시장의 성장이라는 문제를 설정했더라면 어찌되었을까하는 가정과 함께. 그는 제대로 된 질문은 많은 해답이 변해가는 동안 여전히 중요한 물음를 던져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커뮤니케이터들 역시 항상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다.
 
좋은 질문이 올바른 전략을 만든다("The right questions don't change as often as the answers do")

혁신문화를 강조하고 있는 포드의 워룸에 걸려있다는 슬로건도 어렵지만 곱씹어 봐야 겠다.  
문화는 아침식사로 전략을 먹는다 ("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


참고:
- 일부 의역된 제목의 경우 샘플파일의 원문목차를 참고 
- Slideshare 링크
2010. 4. 7. 23:35

때늦은 기자회견

천안함 침몰관련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 및 생존장병 기자회견을 보면서 착잡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행사의 주요 목적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상황의 규명'이 아닌 '의혹'해소에 맞춰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발표 주체였던 민군합동조사단은 조사결과의 객관성을 표현하기 위해 "~했음이 확인되었다"는 투로 각 의혹에 대한 답변의 결론을 내렸다. 또한 피해자이자 증인의 신분임에도 생존 장병들은 무성한 '의혹'을 벗기기 위해 애써 답변을 제시하곤 했다. 부정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용어로 바꾸어 답한다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그들이 민군합동조사단이었기 때문일까?  
  
이미 회견 전에도 예상되었지만 회견내용은 이전의 공식적인 당국발표와는 큰 차이점이 없었다. 생존자들에 대한 '보안교육'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 및 정부당국의 대응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외신기자조차 생존자들의 장기간 격리에 대해서는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장병들에게 '환자복'을 입히고 '의혹'을 풀어줄 증인으로 만든 것은 정부의 과도한 기밀주의, 그리고 이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불신의 탓이 컸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자회견의 시점 자체가 너무 늦어져서 기대할 것이 별로 없어진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기자회견의 목적은 이미 많이 퇴색되어 버렸다. 더구나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병사에게도 환자복을 입힌 이유에 대해서 '정신적 충격', '병원이라서' 라는 답변은 너무 빈약해 보인다.

기자회견의 시점이 좀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세계의 언론 앞에서 우리의 군이 취조(?)를 당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된 것이 안타깝다.
2010. 4. 6. 12:02

기밀주의 vs. 기밀보호

천안함 침몰관련 정보의 공개를 둘러싸고 군 당국과 시민단체간의 군사기밀 보호에 관한 논란이 깊어지고 있다. 군에서는 최근 사회지도층에서 주요 기밀사항을 공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에 시민단체에서는 '과도한 기밀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러한 논란의 배경에는 군 당국에서 관련정보의 공개 및 민간 참여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립하지 못하고 일관성없이 처리해 온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군이 관행적으로 기밀보호를 전제로 한 구조작업을 진행해 반면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할 것을 지속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에 언론의 정보공개 수준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청와대 입장에서는 '기밀보호'의 필요성을 직접 거론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군과 청와대의 신속한 입장조율이 필요했으며 군 당국에서라도 언론을 대상으로 군사기밀의 보호를 위해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였어야 했다. 하지만 군의 대변인이 기자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 등 협력적인 관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군사기밀은 작전 중인 장병들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또한 기밀의 보유여부 자체를 밝히지 않음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특성도 있다.  하지만 기밀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경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현재 논란은 군사기밀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과도한 '기밀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시민단체 토론자들이 주장하고 있듯이 “군사기밀보호법상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때’ ‘공개함으로서[써]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는 때’는 군사기밀을 공개" 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군사기밀 체계 공개에 대한 비용 지출은 사회적으로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물론 국민적인 합의가 있어야 겠다.  

사건발생이후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많았지만, 군의 보안유지와 효과적인 인명구조 작업의 전개를 위해 필수적이었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2010. 4. 2. 19:05

MSG 마케팅: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숙제

한동안 뜸했던 MSG 위해성 논란이 식품업계의 MSG 마케팅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식품첨가물 이슈와 업무상 관련되어 있지 않으며 관련지식도 없지만 MSG 이슈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계속 생각해 봐야 할 '뜨거운 감자'인 것 같다.  

먼저, 관련 기사는 식품업계가 한편으로는 MSG 안전성 논란 및 규제에 반대입장을 펴면서도 한편으로는 'No MSG'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모든 업체가 MSG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마케팅에 대해서도 입장차이가 있을 것이다. 

또한, 해당 기사는 MSG 무첨가 표시 제품이라도 MSG와 비슷한 성분(글루타민산)을 가지고 있다면 'MSG 무첨가'라는표현을 쓰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MSG의 위해성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는 반면 보건당국이나 식품업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식품업계에서 MSG의 위해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  MSG나 또는 다른 대체제를 첨가하고 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까? 

일단 쟁점은 MSG 위해성 여부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비록 소비자단체 측에서 동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먼저 같은 기업이 일부제품에는 'MSG 무첨가'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다른 제품에는 계속 이를 활용한다면 윤리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되겠다. 또한, 보건당국에서 지적하듯이 'MSG를 넣지 않았다'는 표현이 소비자들에게 '향미증진제를 전혀 넣지 않았다'는 의미(?)이거나 또는 '글루타민산이 들어있지 않다'는 인식(misleading)을 갖게 한다는 우려점이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전제(premise)의 진실성(즉,  MSG는 위해하다) 여부를 떠나서,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는 표현을 자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업계입장에서는 전제인 MSG의 위해성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업계쪽에서는 마케팅에서 어떤 표현을 쓰든 문제는 없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MSG 위해성'을 믿고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부당하게 제한하게 된다.

근본적으로는 현재처럼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과 같은 혼란을 없애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토론이나 연구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명확한 근거없이 불필요한 규제나 막연한 불안감을 초래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업체에서는 MSG 대체제 역시 (위해성 여부를 떠나서) 체내에서 같은 물질로 변환됨을 알면서도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진정 유해하지 않다면 업계차원에서 소비자 단체 및 관계당국과의 적극적인 대화나 캠페인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 MSG(Mono  Sodium Glutamate)는 글루타민산나트륨으로 향미증진제의 일종. MSG가 녹은 형태인 글루타민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자연상태의 물질에도 존재하며 세계 보건관련 기구에서도 일일섭취권장량을 설정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한 성분이라고 함. 

특히 '단백가수분해물'(hydrolyzed protein)을 쓴 식품은 MSG를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백가수분해물의 아미노산 함량이 5~20%에 이르기 때문에 글루타민산을 다량함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DA는 단백가수분해물 등 글루타민산이 많이 들어 있는 원료로 만든 식품에 'MSG 무첨가' 표시를 하는 것을 허위.과대표시('misleading') 행위로 간주하는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 뉴스 2010. 4. 2)
2010. 4. 2. 16:17

"부정기사가 바로 위기는 아니다"(Kapcio)

미국의 명성관리 전문가 Peter M. Kapcio는 부정적인 기사(bad news)가 바로 위기를 뜻하지는 않지만 위기를 가져 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 또는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평범하지만 중요한 말로 다가온다.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할수록 과연 무엇이 중요한 위기 요소인지 쉽게 판단되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기 쉽다. 즉, 위기요인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이 오히려 일상적인 상황에서 당면 위기요인을 재빨리 알아보기 어렵게 만들수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요인들이 거미줄처럼 서로 뒤얽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이나 전통매체에 뜬 부정적인 이슈나 기사가 하나의 위기 사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실무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이 다 위기요인이라면 어떠한 대응조치도 취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다.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것도 이야기 하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위기요인들이 온라인 상의 부정적인 이슈로부터 출발, 전통적인 주류 미디어를 통해 소개됨으로써 그 뉴스의 가치를 추인받고 있다. Kapcio는 현재 많은 부분 인터넷에 책임(?)이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즉,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지만, 단순한 구글검색엔진의 실수로 다시 올려진 옛날 기사나 CNN 시민기자의 조작된 글들이 일시적이지만 해당 기업의 주가폭락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온라인 상에서의 논란이나 검색어 순위 자체가 뉴스의 주요한 소재가 되고 있기에 그는 온라인상의 이슈에 대한 신속한 대응(time management)을 강조하고 있다. Kapcio는 오늘날 기업의 명성관리를 위해 중요한 지침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1. 부정적인 기사가 예견된다면, 제일 먼저 선제적으로 사실을 공개할 것 (Release it first, proactively and preemptively).
- '좋은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기회는 한 번뿐'이라는 부모님들이 어릴적 가르침에 빗대어 초기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는 점이 흥미롭다.

2. 전모를 한꺼번에 공개할 것
-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조금씩 알려질수록 부정적인 기사가 걸려있는 시간만 길어질 뿐이며 그럴수록 조직의 명성은 더욱 위협받게 된다는 것

3.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묻기 전에 답하는 것

4. 사실과 행동(facts and actions)만이 무성한 소문과 추측을 이길 수 있음

5. 부정적인 소식은 내부직원들과 제일 먼저 공유할 것

각 지침 자체가 새로운 것이지는 않지만 최근 군 당국의 사고 대응과정에 비추어 볼 때 생각해 볼 점이 많을 것 같다. 
2010. 3. 31. 16:15

위기관리 전성시대(?)

독일의 사회학자가 얘기한 것처럼 우리사회가 위기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인가? 정부에서는 연일 여러부처에서 공동으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고, 각료회의도 지하벙커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회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사회적인 위기의식 또는 부처단위의 위기의식을 고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의 정책협의일 뿐 구체적인 위기관리 대상이나 목적은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아마 전통적인 관 주도의 '표어'나 '구호'차원이 아닐까. 이전 정부에서 '혁신'을 강조했듯이 현재는 '위기관리'가 하나의 마케팅 용어가 된 것 같다.  

모든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무 것도 얘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지나치게 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는 실제적인 활용성이 떨어질수가 있다. 최근의 군함 침몰사고에서 나타나듯 위기관리의 헛점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초기 대응이 완벽했다고 자부하는 상황은 해당 부처의 위기관리가 아직 많이 부족했음을 반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우선 회의 내용이나 성격에 맞지 않은 채 상징으로만 소비되고 있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줄여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0. 2. 10. 23:49

윌리엄 페섹의 '토요타자동차 위기관리론'

블룸버그 통신의 컬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토요타 자동차의 위기관리에 대해서 쓴소리를 했다.
그는 워렌버핏의 유명한 '썰물론'("You only find out who is swimming naked when the tide goes out." 2001 Chairman's Letter)을 빌어 토요타 자동차가 '벌거벗은채 운전(naked driving)'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신랄한 비평과 함께 토요타 자동차에게 던지는 충고가 주목할 만하다.

1. 문제 그 자체보다 숨기는 것이 더 나쁠 수 있음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사안 특히, 전세계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와 관련된 경우, 기업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페섹은 진단하고 있다. 토요타는 안전과 관련된 급가속발진 및 브레이크 시스템 결함가능성에 대해 늑장대응함으로써  자신이 만들어낸 위기에 빠진 것이라고 일침을 놓고 있다. 

또한 그는 미국 교통부 장관이 토요타 고위임원들보다 마이크 앞에 선 시간이 더 많았던 점을 지적한다. 재미있는 관찰이다. 물론 이는 미국식 언론대응 스타일을 일본기업인 토요타에게 주문한 것일 수도 있지만 CEO의 적극적인 위기관리 리더십이 효과적인 많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적어도 위기관리 대변인의 대언론 노출이 이해관계자들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것은 아닌지 기업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2. 벌거벗은 채 운전하지 말 것 

페섹은 역사상 가장 신뢰받던 브랜드가 벌거벗은채 운전하다 들킨 셈이라고 말한다. 버핏이 말한 것처럼 세계 자동차 업계는 썰물이 되자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들이 글로벌 신용위기와 리콜 사태로 본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이는 기업철학과 윤리의 문제로 다가온다. 품질관리의 상징인 토요타와 고객안전의 상징이었던 존슨앤존슨 조차 최근 세계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기업이 스스로 세운 철학과 원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지가 중요하겠지만, 스스로 벌거벗고 있는 것은 아닌지 썰물이 다가오기 전에 주위에 물어보고, 데이터를 확인했어야 할 것이다.  

3. 경쟁자에게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지 말 것
페섹은 다른 전문가들처럼 토요타 회장의 부적절하고 불투명한 일처리를 지적한다. 기업 경영인들도 실수를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쟁자에게 횡재를 안겨주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같은 상황이 전개된다. 경쟁사의 위기를 자사 마케팅의 호기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위기상황에서는 사태수습에 몰두하기 바쁜 경우가 많지만, 위기가 심화되기 전에 이해관계 구도를 잘 살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사안이 심화될 경우 이득 또는 손해을 보는 쪽은 누구인지 파악하고, 업계의 지원 또는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4. 국가의 축소판이 되지 말 것(Don’t become a national microcosm)
페섹에 따르면 정치 경제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처럼 토요타 역시 위기를 맞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현실에 대한 부인(denial)과 자만심에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상 기존의 화려한 실적에 기대어 쉽게 풀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명성을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토요타 자동차의 매출이 단기적으로 극단적으로 변화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타격을 입게될 브랜드 이미지인 것이다.      

5.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음
앞으로 토요타는 미 의회 청문회, 금년에 실시될 선거에서는 정치적인 토요타 때리기, 미국 언론의 과장보도, 일부 소비자들의 과잉대응 등이 예상되고 있다.  토요타는 전세계적으로 심하게 타격을 입은 브랜드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벗은채로 운전하며 2-3위 자리를 놓고 싸우는 수 밖에 없다고.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해야 한다는 점과 상통한다고 하겠다.

2010. 2. 9. 10:31

일기예보 유감



아침 출근길에 들은 라디오에서 비에 관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집에서 나올 때 일기예보를 듣고 나올때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만 지금은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출근 전에 들은 예보로는 서울지역 5mm 정도로 지역에 따라 안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심지어 시간대별로 지역별 일기예보를 알려주는 정보도 제대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비가 오전내내 계속해서 내리고 있는데 여전히 강우확률은 30%란다. 어떤 주기로 일기 예보가 업데이트 되는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의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거나 앞으로의 판단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정보는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화를 내게 만들기까지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일기예보관은 어려운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겠다. 외국에도 일기예보관에 관한 우스갯 소리가 많이 있다고 한다.  

일기예보가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내가 들은 바와 내가 바로 느끼는 환경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일기예보에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니다. 무신경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일기예보와 실제 날씨의 차이에 대한 우리의 다소 민감한 반응은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 

말이나 글로 들은 바와 내가 느끼는, 경험한 바가 너무도 다를 때 헛웃음이 나오거나 화를 내기까지 이르게 된다. 정확하게는 해당 기상현상이 국지성 강우 또는 돌풍이었다고 하더라도 각 개인은 자신이 느끼는 날씨를 가지고 일기예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평가하게 된다.
 
맑음, 흐림, 비, 눈 등 다소 명확해 보이는 일기현상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이렇게 어려울진데 기업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도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어려움은 그리 상상하기 어렵지 않겠다.  나의 커뮤니케이션은 우리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 자성을 해 봐야 겠다.
2010. 2. 9. 00:02

사망사고 위기

위기관리 전문가 Lukaszewski가 사망사고가 발생한 위기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가 정리하고 있는 피해야 할 사항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인명이나 안전의식이 낮기 때문인지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발견되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인명사고 뿐 아니라 일반적인 이슈관리 시에도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 남을 대변하지 말 것
  • 상대방의 주장을 무시하거나 근거를 부정하지 말 것
  • 부정적인 표현 및 언어의 사용금지
  • 메타포, 의역, 비유 사용금지
  • 새로운 적을 만들지 말 것  
  • 오늘 발생한 일에 대해 낡은 정보로 정당화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말 것
  • 피해자, 생존자, 유가족들이 실제 겪고 있다고 믿는 현실이 아닌 기업의 가정, 법적 가정에 의존하지 말 것
  • 이상의 어떤 것에 대해서도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Taking any of this personally (stay at altitude))  
  •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말 것(Testosterosis)   
  • 우는 소리 내지 말 것
2010. 2. 8. 00:24

선도기업의 의무(?) or '1위 때리기'

토요타에 대한 미국언론의 집중보도에 대해서 국제적인 논쟁이 일고 있다. 세계1위의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의 문제는 당연히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지만 현재 시장을 둘러싸고 민족주의 또는 국가적 차원의 대결, 심지어 음모론까지 논의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매체들의 인터뷰 등에서도 일본국민들이 '지나친 견제'로 인식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영향력이 클수록 사회적인 책임 또한 같이 커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이 뒤따르는 것이며 이는 선도기업에 지워지는 책무이자 핸디캡이기도 하다.

토요타 회장의 인사각도에 대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분석이 나올 정도로 서구언론의 관심이 높다. 커뮤니케이터의 관점에서 봤을 때, 주요 언론들이 자국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지역의 관점에서까지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개인차이도 있는 만큼 현 토요타 회장이 이전에 사과하는 장면과 비교해 보는 것이 좀 더 객관적인 분석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토요타가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갈 것인지 그 입장에 충실한 전달이었는지 라고 하겠다. 다소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지 진실된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진정성이 부족해 보인다. 반대로 적당한 수준의 유감표명을 원했다면, 이에 대한 주요 시장과 이해관계자의 반응을 예상했었어야 했다.   
사실 토요타의 문제는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상대적인 관점의 답변을 시도하는 것은 더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010. 2. 4. 17:11

브랜드 신화들의 시련

최근 그동안 결코 생각할 수 없었던 신화와 같은 기업브랜드들이 흔들리고 있다. 하나는 품질관리와 지속적인 개선의 대명사인 토요타 자동차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신조와 위기관리의 모범사례로 유명한 존슨앤존슨이다. 

알려진 대로 토요타 자동차는 몇 년전에 제기되었던 불량신고를 무시한 것이 드러났으며 토요타의 거의 모든 차종의 결함가능성을 의심받기에 이르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더 크기 때문인듯. 한편 존슨앤존슨은 자사제품의 유통확대를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한 PR담당자는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 발생후 1년 뒤에 열린 커뮤니케이션 워크샵에서 존슨앤존슨 임원으로부터 성공사례를 떠올리면서도 이번에는 존슨앤존슨이 떨어진 명예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해자 입장이었던 30여 년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유죄'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언론들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것과는 달리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들 기업들이 실수나 실패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듯이 이번 사안들도 효과적으로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술이나 영업부문에서 실제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사후적으로라도 빠른 시간안에 오류에 대해서 인정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어야 했다. 커뮤니케이션 과정 역시 실수를 드러냈다는 점 또한 아쉬움이 남는다.

2010. 1. 20. 23:36

'결론도출 후 논의는 토론아닌 투표'

모 정치인이 결론을 내놓고 나서 논의하자는 것은 토론이 아닌 투표라고 표현했다.

이해관계자 관리(Stakeholder management) 차원에서 접근하는 Public Relations도 막상 실행에 있어서는 주어진 결과를 가지고 알려나가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참여가 없는 '홍보'는 결국 '통보'가 아닌가. 예컨데, 최근 언론에 소개된 정부의 홍보전략 보고서 역시 현 단계의 전략적 관점에서 작성된 탓이겠지만 참여가 포함된 실행방안을 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 민주적인 의사소통 절차나 과정으로서의 Public Relations가 우리 사회에서도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0. 1. 9. 22:09

문고리 조심

Broken door nob face
Broken door nob face by chidoria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그런데 말이야,"
예전에 어느 부대의 사단장님은 회의를 끝내고 나가면서 문고리 잡고서 30분 훈화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결국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은 거다.

기자들이 쓰는 기사도 마찬가지다. 흔히 기사는 역피라밋 구조라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제일 윗단에 배치되고 마지막  문단은 중요성이 떨어지는 내용들이 배치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마지막 문단 때문에 홍보담당자들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기사 전체적으로는 무난했는데 제일 끝에 가서 반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자들은 기사를 끝맺을 때 흔히 '현장 관계자'의 입을 통해 기자 자신의 견해를 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단순히 '관계자'라고 적기 때문에 기업의 윗선에서는 발언자로 추정되는 담당자들을 의심하게 되기 일쑤다. 그야말로 난데없이 날아온 눈 속에 돌이 들어 있는 격.

심각한 경우에야 후환을 무릎쓰고 공식/비공식적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하겠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온라인 기사의 수정을 요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된다. 사실무근이므로 해당 문단을 통째로 들어내 달라고 요청해야 하나? 운이 좋으면 받아들여 질 수도 있겠지만 확률은 낫다. 기자들도 그정도 반응은 예상하고 쓰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단이 통으로 날라가면 기사의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따라서 최소한의 문구 수정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대안을 가지고 접근하는 편이 성공확률을 높여 준다.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2010. 1. 4. 00:18

가격인상의 기술

What A Deal!
What A Deal! by Adam Melanco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새해 첫날부터 예고없이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커피전문점 A사에게 계속해서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업체는 뒤늦게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언론의 포화를 늦추지는 못했다. 사실 약 1년여 전에 약간 더 큰 폭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경쟁업체 B사의 경우에도 이처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았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물론 관련기사에서 기자들도 적고 있듯이 각 기업은 담합을 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커피 가격 인상에 대해서 언론이 보이고 있는 반응은 사뭇 전과 다르다. A사의 경우 300원을 인상했지만 관련 언론보도는 이른바 주요 매체들을 포함해서 수십건의 보도가 기록되고 있다, 반면에 B사는 200원에서 700원까지 인상해 그 폭이 훨씬 컸음에도 불과 몇몇 매체에서만 잠시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을 뿐이었다. 물론 양 사의 언론관계 능력의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기사에서 짚고 있는 쟁점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A사의 경우 연초에 업계 1위업체가 보인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일단 형식적인 측면에서 가격인상과 관련해 사전예고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논리적인 측면에서 해명보도자료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짚고 있다. 즉 몇몇 비수기 상품의 가격인하를 내세워 가격인상이 아닌 '조정'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한 거부감, 사전고지를 할 경우 타 업체의 동반 인상 가능성 우려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커피 전문점은 주요 경쟁사인 B 커피전문점이 지난해 가격을 올릴 때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했기 때문에 적절한 설명이 있었다면 별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해당 커피전문점은 별도의 공지없이 슬그머니 넘어가기로 결정했고 결국 그 선택은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결국 논점은 이벤트 공지 등과 같이 필요할 때에만 보도자료를 내보내지 말고 가격변동 등 기업의 주요 정책 변동이 있을 때에도 빠짐없이 공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상장사들이 주요 정책변화 시 공시의무를 지듯이 정보를 가감없이 지속적으로 전달해 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커피전문점 뿐만 아니라  저용량 단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기존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서 실질적인 가격인상 효과를 얻으려는 기업들에 관한 비판적인 보도들이 있었다. 사실 가격 인상폭의 크기나 빈도 보다는 그 변화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당성이 없다면 다소 시간이 지나더라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국 문제제기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하게 인상배경을 밝히는 것이 이번 경우처럼 지나친 언론의 관심과 빈축을 피하는 방법이 아닐까. 사실 명품과 같은 고가품은 아니지만 에스프레소 커피 역시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커피 애호가들의 증가를 통해 국내시장을 급속하게 만들어 냈다. 그리고 가격 그 자체가 커피 구매결정의 큰 요인이 되지 않음은 가격인상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온 B사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기사들이 이번 가격인상에 따른 업계의 파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PR 실무자로서 나는 A사 및 동종업계의 학습능력을 한번 기대해 본다.
2009. 10. 13. 01:35

Modena, Italy


최근 동아비즈니스 리뷰에서는 이태리 모데나에 위치한 페라리와 미국의 포드간의 자동차 경주 혈전에 관한 책 "Go like Hell"을 소개하고 있다. 이태리의 모데나는 페라리, 램보르기니, 마세라티, 드 토마소, 파가니 등의 수퍼카 본사나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엔진의 수도"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유럽의 작은 도시이지만 세계적인 명차들의 고향이라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얼마전 회사에서 조직개편을 했다. 규모면에서는 작은 편인 우리 회사도 모데나 처럼 다양한 전문 PR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PR인의 산실로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각 팀장의 관심분야와 장점을 살려서 분야별로 수퍼카 수준에 이르는 브랜드로 잘 키워 같으면 좋겠다. 

물론 대량생산체제를 바탕으로 수퍼카를 만들어냈던 포드나 소수 수공업체제를 통해 양산차로 발전한 페라리처럼 각 회사마다 택할 수 있는 성공전략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페라리나 포드 모두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서 계속해서 슈퍼카의 명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혁신 그 자체가 영원한 왕좌를 약속하지 않지만 그러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서 지금까지 명가로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