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09.15 트위터 가시성(visibility)과 우수성(Excellence)
  2. 2010.05.04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3. 2009.06.02 카드그림 맞추기의 힘
  4. 2009.04.16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5. 2009.01.01 최근 방송계 '참여'논쟁을 통해 본 관계성
  6. 2008.09.27 기업블로그는 '거인의 뜰'(?)
2010. 9. 15. 08:41

트위터 가시성(visibility)과 우수성(Excellence)

얼마전 브랜드가치 평가사이트인 Twittedbrand.com에서 트위터 가시성(visibility)을 바탕으로 분석한 브랜드 파워를 소개한 바 있다 (참고로 CNBC/Wetpaint사에서는 트위터 10대기업을 선정).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서 부정적인 내용을 고려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트위터의 열기가 뜨겁지만 일부에서는 트위터가 아직까지 소수매체이므로 과도한 평가는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보기에 따라서 트위터는 매체환경 또는 사회변화의 원인일수도 있고 징표일 수도 있겠다. 

트위터 50대 브랜드는 2010년 파이낸셜타임스(FT) 브랜드 선정 10대 브랜드 중 9개, 50대 브랜드 중 34개와  중복되고 있다고 하니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국내에서도 주요 대기업 또는 우수(Excellence) 기업들 가운데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대화 참여가 하나의 표준 또는 규범이 되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도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기업은 기업평가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임은 매우 타당하게 생각된다.

이미 오래전부터 경영학자들은 미디어 가시성을 주요 변인으로 놓고 기업성과나 명성과의 비교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매체에 반영되는 기업의 이미지는 여전히 중요하겠지만 변인으로 트위터 가시성을 추가한다면 역동적인 기업들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또한, 전통매체에서의 비중이 작던 중소기업들도 트위터 분석에서는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우수성(Excellence)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참여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본다면 기존 우수성 PR이론(Excellence PR theory)를 여러 각도에서 새롭게 재조명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2010. 5. 4. 00:23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나라경제와 관련해 출구전략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논의되고 있다. 일반 기업들도 불가피하게 출구전략을 논의하게 될 때가 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진출사업 전체 또는 특정 지역에서 철수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지역 공장이 폐쇄될 경우 해당 직원들의 고용안정은 물론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노조나 지역사회가 극단적으로 반발할 경우 해당기업의 위기로 발전할 수도 한다. 1980년대 초반에 캘리포니아 지역 공장을 폐쇄했던 미국 자동차업체 2개사에 관한 사례연구(Yoder & Staudohar, 1985)는 출구전략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아래 내용은 D.루소의 Psychological Contracts in Organizations 관련부분을 정리하고 회사명은 익명처리] 

<A사 공장의 사례>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편이었던 A사의 캘리포니아 공장은 3주 뒤에 공장을 무기한 폐쇄("indefinite closing")한다는 통지를 하고 폐쇄를 단행했다. 회사측은 공장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고 직원들을 위한 재취업교육 또는 폐업후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은 재취업교육을 받지 않고 공장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재취업교육은 지역 및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고, 회사측은 일자리 소개와 일시적인 금전적 보상에 중점을 두었다. 한편 지역언론은 회사가 직원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결국 최초의 폐쇄결정 발표 이후 13개월만에 공장은 영구폐쇄됐다.     

<B사 공장의 사례>
비슷한 시기에 B사 역시 같은 캘리포니아 주에 있던 자동차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비교적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이 공장에서는 공장폐쇄 6개월 전에 영구폐쇄계획이 공지되었다. 노조측은 회사와 공동으로 폐쇄과정을 준비했고 직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요구할 수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기능시험(Skill test)과 이직(job placement) 프로그램들이 운영되었다.    

<공장폐쇄후 지역사회 영향>
두 공장이 폐쇄된 지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지역사회에 나타난 결과는 대조적이었다.

A사 공장의 경우 2년 뒤 전체 직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인원만 재취업된 것으로 나타났다(46%). 또한 공장폐쇄후 8명의 직원이 자살했고 지역사회의 아동학대 발생율이 전보다 2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B사의 경우, 공장폐쇄후 14개월 뒤의 취업률은 63%에 달했고, 별다른 사회적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이 공장에서는 폐쇄 마지막날까지도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생산했으며 제일 마지막에 생산된 차량은 그동안의 지원에 감사하는 뜻으로 시에 기증되었다.

이러한 대조적인 결과는 물론 효과적인 출구전략의 시행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을 살펴 본다면,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공장에서는 공장이 문을 완전히 닫기까지 노사가 협력해서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반면 대립적인 노사관계의 공장에서는 노조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회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발표를 미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같은 조건이라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적 자산이 있을 경우 더 효과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점 또한 큰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화와 경쟁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비즈니스 철수 및 통합 결정 또한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진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 예상되는 부작용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가 앞으로의 관계자산 형성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9. 6. 2. 00:49

카드그림 맞추기의 힘

지난 주 후반에는 경주에서 회사 워크숍이 열렸는데, 글로벌 파트너사에서 진행하는 클라이언트 워크숍과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혼자서 중간에 부산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 워크숍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각국의 의사들을 상대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행사를 준비하는 주체들이 다소 복잡했다. 

즉,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이므로 제약사의 한국지사에서 관여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본사예산으로 추진하는 행사였기 때문에 글로벌 PR대행사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물론 그 덕분에 파트너 형식으로 우리 회사에서 참여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장소 임대 등은 클라이언트사 국내지사의 PR대행사에서 담당했고 전체적인 프로그램 기획은 글로벌 PR대행사 및 우리 회사에서 담당하게 되어, 하나의 행사에 모두 4개 조직이 관여하게 된 것이다.

이번 클라이언트 워크숍에 토론진행자(facilitator)로 참여 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사에는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진행자의 능력( 임기응변이나 화술)에 의존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과일 그림이 그려진 똑같은 카드 두 세트 중 한 세트의 카드 뒤에는 질문을 적어 두고, 다른 한 세트의 카드는 참석자의 책상 위에 한장씩 올려 두었다.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이 적혀 있는 카드를 뽑아서 읽으면, 카드 앞면의 과일과 같은 그림카드가 자신의 책상 앞에 놓여 있는 사람이 답변을 하도록 한 것이다. 참석자들이 의사들이었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단순한 카드 그림 맞추기 이상으로 효과적인 장치였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워크숍에 참석한 의사들은 클라이언트사에서 의도한 범위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폭넓게 그리고 현실적인 상황을 놓고서 토론을 진행했다. 물론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토론자 역할은 명망있는 의사를 뽑아 진행했다. 참석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막연히 기대하기 보다,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 또는 도구를 사용하고 전문가를 토론리더로 활용함으로써 예상외의 적극적인 반응들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2009. 4. 16. 00:03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요즘  미국 도미노 피자 직원 둘이 Youtube에 올린 황당한 동영상이 화제다.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 싶었다지만  이로인해 자신들에게 닥칠 법적 책임이나 사회적인 파장을 예측하지 못했고, 자신들의 신원을 숨길 생각조차 않았던 그들의 단순함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온라인상에서는 종업원들의 일탈행위는 악덕 점포주에 대한 일종의 보복행위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의도적인 보복행위이건 아니면 단순히 어리석은 행동이었건 간에 이같은 내부직원의 행동은 그야말로 한 순간에 잘 나가던 글로벌 기업을 치명적인 위기상황으로 몰고 가 버릴 수 있다.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블로그들을 방문해 보니 우연하게도 직원들로 인한 기업의 위기사례들이 많이 포스팅되어 있었다. Sammie님은  Ryanair 항공사 직원들의 고객 희롱건을, 송선생님은 국내 모 은행직원들의 블로거 대응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 관련 논쟁 과정에 자연스럽게(?) 청와대 행정관 신분임을 밝힌 "POWER" 블로거의 경우도 역시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는 직원들의 블로그 활동사례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PR담당자에게 있어서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영업기밀을 빼가거나 폭로하는 것 못지않게 온라인 상에서 활동을 하다가 관련 기업체 직원으로 적발되는 열혈직원이나 어설픈 알바들은  해당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그렇다고 내부직원들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고 드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통제(Control)가 아니라 참여(Engagement)와 혐력(Collaboration)을 통해서 같은 방향을 갈 수 있도록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내부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미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크게 확대되면서 각 기업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 사원의 PR홍보대사화를 추구하고 있다. PR담당자들이 모든 채널을 상시적으로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각 기업에서는 적절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지침을 개발하여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원칙들이 있겠지만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 일단 자신과 해당 블로그 설립목적과의 관계를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겠다. 물론 PR마인드에 관한 교육도 함께..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피자에서 너무 빗나갔다. 자극적인 화면에 취했나 보다 ㅜㅜ


2009. 1. 1. 16:06

최근 방송계 '참여'논쟁을 통해 본 관계성

예전의 경우 지상파 TV방송국은 '전파의 공공성' 때문에 신문과 달리 중립적인 언론매체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라 상업성이 강조되면서, 방송국 역시 다른 영리조직과 별 차이가 없는 또 하나의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특히 지난 한해 동안에는 광우병보도  관련이슈, 서태지의 방송프로그램 편집권 참여요구, 연말 방송국 시상식 관련 이슈 등을 비롯해 전통적인 방송국의 자체 결정사항과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사항이 분출되었다. 반면에 각 방송국은 이러한 새로운(?) 요구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 방송사에 제기된 주요 '참여'이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프로그램 편집권에 대한 참여요구
얼마전 온라인 상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던 서태지의 편집권 요구 논란을 비롯해 주요 기획사들의 방송사에 대한  '참여요구'는 PD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역'침해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사나 방송PD들은 각자 해외사례를 들면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인정받고자 했다. 

당시 서태지에 대한 선호도 및 편집권에 대한 입장 차이에 따라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지만. 분명한 점은 많은 시청자들이 더이상 방송사의 절대적인 '편집권'이라는 '신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기업 대표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방송인터뷰를 한 시간 하고 나더라도 본 방송에서는 고작 30초 분량으로 편집되어 나가기 일쑤고, 그나마 자신의 취지와 부합된 경우라면 다행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방송사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현실은 방송 콘텐츠로 사용되는 연예인, 기업 홍보담당자, 또는 일반 시청자들의 참여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2. 방송대상 시상식에 대한 시청자 반발
"연기대상이 무슨 개근상, 선행상이냐"라고 비아냥 대던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지난해 MBC 연기대상의 공동수상 결정에 반발한 일부 시청자들은 아고라 국민청원까지 벌이고 있다. 많은 언론매체에서 관련기사를 다루기에 이르자 해당 방송국의 관계자는 연기대상의 경우 단순한 개인 연기자에 대한 시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만일 연기력만 가지고 본다면 매년 중견연기자들이 대상을 차지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시청률과 전체 제작진의 기여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이번 논란의 본질은 연기 대상에 대해서 많은 시청자들과 방송사에서 생각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언제든지 '파격'이 있을 경우에는 논란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시청률과 상업성이 중요한 방송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았던 드라마의 주인공 선정이 '파격'이라고 생각했던 반면 불만을 지닌 시청자들은 연기력이나 드라마 완성도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의 선정이 '파격'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사전에 방송대상의 의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가 있었다거나 이러한 '파격'적인 수상자 선정이 좀 더 계획되고 준비되었다면 불 필요한 논란과 시상식의 권위에 대한 문제제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가지 논란의 공통점은 전통적으로는 당연하게 행사되던 방송사의 결정권에 대해서 제작 파트너와 시청자들이 자신의 의사표현을 넘어서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방송사의 자율성이 많은 부분 인정되었다. 자율성이 보장되었다기 보다, 방송사 제작과정 및 내부의 결정과정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신속한 참여가 사실상 비용과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점차 확대되고, 신속한 상호의견 교환 기회가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실시간 참여 및 시청자 투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에는 당연히 내부에 귀속되었던 가치 및 권한들이 이해관계자와의 새로운 역학 관계 속에서 새롭게 재협상을 요구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속에서 방송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회의 민주화가 신장되면서 앞으로 권력의 정당성은 주요 사회주체와의 협상을 통해 권위를 인정받게 되는 성격이 강해진다. ('negotiated power'). 즉 권력은 스스로 클레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만큼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각 방송국은 자신의 권위와 권한을 끊임없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해 내고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정치적이며 양방향 소통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2008. 9. 27. 16:26

기업블로그는 '거인의 뜰'(?)

며칠 전 대구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안동국제탈춤 홍보영상을 보았다. 홍보영상을 보면서 떠올랐던 바람직한 기업 블로그에 관한 생각을 적어 본다.   

사실 페스티벌 조직위원회에서 만든 홍보영상을 보면서 우리나라 탈춤이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문득 예전에 들었던 우리나라의 마당극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마당극에서는 마당이 관객들에게 열려 있어서 배우와 관객 모두 같이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즉 관객들이 같이 추임새를 넣고 배우에게 말을 건네며 대화가 이루어진다. 배우가 관객의 자리까지 넘나들기도 한다. 따라서 마당은 서양의 '무대'와 달리 '열린 공간'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그런 점에서 '마당'이다.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만들어 주인장이 만들어 놓은 '열린 공간'이다. 마당을 만들어 놓고서도 관객의 참여를 막아 놓는다면 이는 '열린 대화 공간'이 아니라 주최측이 준비한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일 뿐이다.

최근 정부와 기업에서 블로그를 만들고는 있지만 대체로 댓글을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시 예쁘게 단장하여 관객에게 보여주는 기존 홈페이지와 다를 바 없는 것이 아닌가.   

아름다운 정원을 혼자서 독차지하던 거인이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어린이들이 놀러 올 수 있도록 담을 허문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유행따라 블로그 개설을 하기에 앞서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다시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