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2.04 브랜드 신화들의 시련
  2. 2009.05.05 '궁3' (명품업체 vs 문화재 vs 시민)
  3. 2008.10.26 포지셔닝의 원조가 전하는 브랜드 관리의 비결: 명확한 메시지와 일관성
  4. 2008.09.09 점심시간의 브랜드 단상 2
2010. 2. 4. 17:11

브랜드 신화들의 시련

최근 그동안 결코 생각할 수 없었던 신화와 같은 기업브랜드들이 흔들리고 있다. 하나는 품질관리와 지속적인 개선의 대명사인 토요타 자동차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신조와 위기관리의 모범사례로 유명한 존슨앤존슨이다. 

알려진 대로 토요타 자동차는 몇 년전에 제기되었던 불량신고를 무시한 것이 드러났으며 토요타의 거의 모든 차종의 결함가능성을 의심받기에 이르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더 크기 때문인듯. 한편 존슨앤존슨은 자사제품의 유통확대를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한 PR담당자는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 발생후 1년 뒤에 열린 커뮤니케이션 워크샵에서 존슨앤존슨 임원으로부터 성공사례를 떠올리면서도 이번에는 존슨앤존슨이 떨어진 명예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해자 입장이었던 30여 년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유죄'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언론들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것과는 달리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들 기업들이 실수나 실패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듯이 이번 사안들도 효과적으로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술이나 영업부문에서 실제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사후적으로라도 빠른 시간안에 오류에 대해서 인정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어야 했다. 커뮤니케이션 과정 역시 실수를 드러냈다는 점 또한 아쉬움이 남는다.

2009. 5. 5. 14:00

'궁3' (명품업체 vs 문화재 vs 시민)

한 수입명품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마케팅에 대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영리기업의 프로젝트가 문화 유적이자 시민공원인 경희궁에서 독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온라인 동영상과 함께 개관식 리셉션 행사 때문에 공원 출입을 통제당한 시민의 불평과 관련된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이 올라와 있다.   해당 업체가 경희궁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 행사는 관계부처 장관과 시장이 다녀갈 정도로 주목 받는 대형 디자인 프로젝트라고 한다. 

일반시민들을 타겟으로 문화마케팅을 펼치는 일반 기업의 경우와 달리  명품업체는 일반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물론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을 수 있고, 결과에 상관없이 어떤 일에든 불평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백억원대의 자금을 투자해서 진행되는 행사였다면 해당 업체에서 다양한 쟁점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예견하고 또 쟁점을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보였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해당기업에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재 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의 공원이용 편의욕구를 간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허가해 준 서울시와 문화재청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당 명품업체에서는 한국의 옛 궁궐이 지니는 특별한 이미지를 차용하고자 한다. 또한 서울시는 해당 업체가 지니는 명성을 서울시 브랜딩과 관광마케팅에 차용하고자 한다. 반면에 일반 시민들은 궁궐을 시민 공원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문화재 관련단체에서는 문화유산의 상업적 이용 및 훼손가능성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기대가치의 차이가 논란을 빚고 있다.

좀 더 적극적인 PR관점이 적용되었다면 문화재 관련 담당자와 지역시민의 관점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궁궐을 압도하는 대규모 시설물이 아니라 궁궐과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인 계획을 수립했다든지, 세계적인 기업답게 안전 및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작업장을 '명품'관리하는 등 전체적인 진행과정에서 명품의 이미지를 품어 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더욱이 특정 기간동안 독점적인 점유를 서울시로부터 허락받았다고는 하지만 정작 공원주변에서는 공원출입 통제 등과 관련된 아무런 공지문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게 시민의 항변이다. 

한편, 해당 업체의 CEO는 명품비즈니스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국내 언론의 질문에 대해서 브랜드 정체성의 유지 및 확립을 위한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또한 (역설적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한국 파트너사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타깃 고객층이 소수에 국한된다고 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을 구매력을 확보한 고객으로만 한정하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도 존중하고 귀를 기울이는 '명품스러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2008. 10. 26. 01:05

포지셔닝의 원조가 전하는 브랜드 관리의 비결: 명확한 메시지와 일관성

최근 강연차 한국을 방문한 포지셔닝의 '원조' 잭 트라웃이 언론 인터뷰에서 브랜드 관리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가 보는 최고의 브랜드 마케팅, 브랜드 슬로건은 BMW의 Ultimate Driving Machine이라고 한다. 브랜드의 핵심역량에 관한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25년간 한번도 안 바꿔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그가 강조하는 브랜드 관리의 핵심은 명쾌한 메시지와 일관성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과 LG의 경우 집중적인 이미지가 없다는 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기 위해서 단순성(Simplicity)을 강조하고 있는 그의 권고는 너무 무모하리만치 '단순'하다. 그는 고객들의 머리 속에 뚜렷하게 포지셔닝하기 위해서는 실체 즉 사업부문을 정리할 것을 제안하거나(삼성전자의 제품군), 국가 이름을 바꾸라거나(스리랑카), 본사의 제3국이전(멀티스캔)을 주저없이 권고하고 있어 정말 기사의 제목처럼  '독설가'로 느껴진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관광브랜드 슬로건('Dynamic' 또는 'Sparkling')에 대해서도 주변국가와 뚜렷한 포지셔닝, 차별화를 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던지고 있다. 그만큼 그가 실체를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을 수 있겠다. 

글을 다듬는 사이에 제네시스 마케팅의 한계를 꼬집던 인터넷판 기사 제목이 바뀌었다! 부지런한 점은 인정하지만 현대차는 그의 독설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겠다. 물론 제네시스를 독자 브랜드로 출시하려다 중단했다지만 그의 지적은 여전히 타당해 보인다. (그의 권고는 "More cars for the money"가 아니므로 "'More' Car for the Money"쯤이 되겠다).

잭 트라웃의 브랜드 관리 비결, 명확한 메시지와 일관성을 PR업무에서도 항상 되새겨 봐야겠다.

2008. 9. 9. 18:15

점심시간의 브랜드 단상

부사장님이 점심을 쏘시는 덕에 오래간만에 근사한 점심식사를 했다.
장소는 회사부근의 꽤 괜찮은 한정식 식당이었다.

메뉴로는 평소에 개인적으로는 먹기 어려웠던 생고기들이 올라왔다. 평소에 잘 접하지 못했던것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생고기에 대한 약간의 '찝찝함' 때문이었다. 오늘은 물론 첫번째 고민은 없었고, 두번째 고민 역시 요리의 등장과 함께 이내 사라졌다.

평소 육회를 즐겨하지 않는 편이지만 먹음직스럽고 예쁘게 장식된 요리를 보니 음식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같은 음식이라도 포장과 장식, 장소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식사하는 동안 평소에 갖고 있던 생고기의 '위생'에 대한 뿌리깊은 의구심, 최근 떠오르고 있는 원산지 문제 등에 대한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아마 고급음식점이기에, 전문가의 추천이 있었기에 편안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먹으면서 생각했다. 이게 브랜드의 힘이 아닐까?

다른 물건은 믿지 못하지만, 다른 데서는 믿지 못하고 뭔가 불편하고 하지만,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순간에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것

물론 유명 브랜드들도 가끔 뒤통수를 치기는 하지만 선택하고 소비하는 순간에 편한 마음,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인 것 같다.

내가 믿어주면서도 굳이 '신뢰'의 가치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맘에 걸리기는 하지만...
복잡하고 제도화된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대로 그렇기에 시장구석의 거칠고 값싼 요리 한접시도 나름 땡겨지는 것이 아닌가. 좋은 물건을 헐 값에 사는 기쁨처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선택의 순간에 나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브랜드라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품,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개인 역시 저마다 세련된 브랜드로 가꾸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브랜딩 과정에서 블로그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겠지.

근사한 식사를 한 덕에 브랜드에 대한 단상을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