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관리'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5.04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2. 2010.01.20 '결론도출 후 논의는 토론아닌 투표'
  3. 2008.12.07 오바마는 양치기소년(?)
  4. 2008.12.03 블로거 관계관리가 필요한 블로그 업체 1
  5. 2008.12.02 To sponsor or Not to sponsor...
2010. 5. 4. 00:23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나라경제와 관련해 출구전략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논의되고 있다. 일반 기업들도 불가피하게 출구전략을 논의하게 될 때가 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진출사업 전체 또는 특정 지역에서 철수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지역 공장이 폐쇄될 경우 해당 직원들의 고용안정은 물론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노조나 지역사회가 극단적으로 반발할 경우 해당기업의 위기로 발전할 수도 한다. 1980년대 초반에 캘리포니아 지역 공장을 폐쇄했던 미국 자동차업체 2개사에 관한 사례연구(Yoder & Staudohar, 1985)는 출구전략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아래 내용은 D.루소의 Psychological Contracts in Organizations 관련부분을 정리하고 회사명은 익명처리] 

<A사 공장의 사례>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편이었던 A사의 캘리포니아 공장은 3주 뒤에 공장을 무기한 폐쇄("indefinite closing")한다는 통지를 하고 폐쇄를 단행했다. 회사측은 공장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고 직원들을 위한 재취업교육 또는 폐업후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은 재취업교육을 받지 않고 공장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재취업교육은 지역 및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고, 회사측은 일자리 소개와 일시적인 금전적 보상에 중점을 두었다. 한편 지역언론은 회사가 직원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결국 최초의 폐쇄결정 발표 이후 13개월만에 공장은 영구폐쇄됐다.     

<B사 공장의 사례>
비슷한 시기에 B사 역시 같은 캘리포니아 주에 있던 자동차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비교적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이 공장에서는 공장폐쇄 6개월 전에 영구폐쇄계획이 공지되었다. 노조측은 회사와 공동으로 폐쇄과정을 준비했고 직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요구할 수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기능시험(Skill test)과 이직(job placement) 프로그램들이 운영되었다.    

<공장폐쇄후 지역사회 영향>
두 공장이 폐쇄된 지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지역사회에 나타난 결과는 대조적이었다.

A사 공장의 경우 2년 뒤 전체 직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인원만 재취업된 것으로 나타났다(46%). 또한 공장폐쇄후 8명의 직원이 자살했고 지역사회의 아동학대 발생율이 전보다 2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B사의 경우, 공장폐쇄후 14개월 뒤의 취업률은 63%에 달했고, 별다른 사회적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이 공장에서는 폐쇄 마지막날까지도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생산했으며 제일 마지막에 생산된 차량은 그동안의 지원에 감사하는 뜻으로 시에 기증되었다.

이러한 대조적인 결과는 물론 효과적인 출구전략의 시행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을 살펴 본다면,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공장에서는 공장이 문을 완전히 닫기까지 노사가 협력해서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반면 대립적인 노사관계의 공장에서는 노조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회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발표를 미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같은 조건이라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적 자산이 있을 경우 더 효과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점 또한 큰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화와 경쟁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비즈니스 철수 및 통합 결정 또한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진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 예상되는 부작용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가 앞으로의 관계자산 형성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0. 1. 20. 23:36

'결론도출 후 논의는 토론아닌 투표'

모 정치인이 결론을 내놓고 나서 논의하자는 것은 토론이 아닌 투표라고 표현했다.

이해관계자 관리(Stakeholder management) 차원에서 접근하는 Public Relations도 막상 실행에 있어서는 주어진 결과를 가지고 알려나가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참여가 없는 '홍보'는 결국 '통보'가 아닌가. 예컨데, 최근 언론에 소개된 정부의 홍보전략 보고서 역시 현 단계의 전략적 관점에서 작성된 탓이겠지만 참여가 포함된 실행방안을 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 민주적인 의사소통 절차나 과정으로서의 Public Relations가 우리 사회에서도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08. 12. 7. 21:09

오바마는 양치기소년(?)

최근 미국 플로리다 주 하원의원(공화당) Ileana Ros-Lehtinen 이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중간에 끊어버렸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화제다. Ros-Lehtinen 하원의원은 대통령선거 기간중 공화당 부통령 후보 페일린이 캐나다 코미디언의 장난전화에 속은 바 있어 '낚이지 않으려고' 그 목소리 흉내(?)를 칭찬하며 끊었다는 것이다.
 
Ros-Lehtinen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뒤이어 걸려온 오바마의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인 Rahm Emanuel의 전화도 끊었다고 한다. 결국 자신이 속한 외교 위원회의 Howard Berman 외교 위원장의 전화가 있은 뒤에야 오바마 당선자와의 통화가 이루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나중에 이 의원은 공화당 의원이며 비교적 무명인 자신에게까지 민주당 대통령 당선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올 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에피소드는 현대 사회에서 낯선 사람과 진지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툭하면 걸려오는 보이스 피싱 전화로 온 국민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오래다. 그런데 정치인 상대 '낚시전화'에만 신경을 쏟은 그 하원의원처럼 전화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 대부분 뭔가 홀린 듯이 그대로 상황에 몰입되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대해 스스로 자신이 평소에 걱정하고 있던 상황을 덧입혀 생각하고 이에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이다. 전화는 단순히 상황의 단초만 제공해 주지만 피해자 스스로 그 상황과 상호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전화나 이메일 등 신분을 속인 행동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소비자, 기자,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이해관계자들을 일상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PR담당자들은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흔히 상황을 가정하거나 유추해서 던지는 언론의 낚시성 질문에 지레 짐작으로 답변하지 않고, 객관적인 상황과 회사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구성된 포지션 페이퍼와 핵심메시지에 충실하게 답변하는 수 밖에 없겠다.

PR대행사 역시 클라이언트의 말만 듣고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본의아니게 부정확하거나 진실되지 않은 회사 및 상품관련 정보에 '낚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행사의 실무자들이 기본적인 fact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넘어갈 경우, 도움을 준 담당기자들을 포함해서 사회적인 물의까지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는 철저한 자료확인, 기본적인 응대요령에 따른 답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이해관계자와의 중장기적인 관계관리 등 원칙에 더욱 충실하도록 해야겠다.
 
2008. 12. 3. 21:08

블로거 관계관리가 필요한 블로그 업체

국내 주요 온라인 포탈들이 온라인 뉴스편집권, 기술'차용(?)', 그리고 정관 개정과 관련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는 막강 포털들의 주요 이해관계자 관리가 미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 가운데 정관개정을 둘러싸고 블로거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포탈의 경우에 관해서 몇가지 생각해 본 내용을 정리해 본다.

블로그 관계(Blog Relations)는 일반적으로 기업 또는 PR대행사가 (파워) 블로거와의 접촉을 통한 유대관계 형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로거와 해당 블로그 운영업체 사이에도 이러한 관계를 적용할 수 있을까? 아니면 블로거 관계가 아닌 고객서비스 또는 고객관리(Customer relations)로 접근하는 것이 적당할까? 블로거들의 특성과 최근 온라인 업계의 동향을 고려할 때 기본적으로 전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1. 인수후 통합 (Post-Merger Integration) 커뮤니케이션 관점 

블로그 운영업체를 인수한 포탈의 경우, 전체적인 블로거 관계(Blog relations)는 일단 M&A관점, 그중에서도 인수후 통합(Post-Merger Integration)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차용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포털은 기존의 독자적인 블로그 문화(연령대 제한, 퍼나르기 제한 등)와 관련해서 이미 블로거들과 의견충돌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콘텐츠 활용과 관련된 약관 개정과 관련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포탈의 정체성과 블로그 커뮤니티의 정체성이 부딪히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의 수립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해당 블로그의 가입자들은 해당 포털사의 직원이 아니다. 일반 기업의 경우,조직통합을 했다면 당연히 인수후 통합(PMI)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것이다. 블로그 운영팀에게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후 통합 프로그램이 기획 또는 실행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해당 포탈에서는 일반적인 PMI전략이 아닌 블로거 관계관리의 관점에서 문화통합전략을 실행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겠다. 

2. 블로그 관계관리 관점

처음부터 해당 포탈은 블로그 콘텐츠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목적으로 블로그를 인수했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일반적인 제품이나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사용자들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매체에 대한 의존도 뿐만 아니라 특정 온라인 매체에 대한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쉽게 말해 마음에 안들면 그냥 훌쩍 떠나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더우기 해당 블로거들은 연령제한, 펌 금지 등 독자적인 문화를 지녀온 온라인 공동체였는데 그 문화가 해체된다면 가입자들이 해당 블로그에 굳이 남아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던 블로거들에게 새로운 정관을 들이대고, 그들과 그들의 콘텐츠를 마치 새로운 공산품처럼 외부에 내놓는다면, 블로그 가입자들은 미련없이 떠나버릴 수 있다. 단지 운영업체를 인수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기존 운영약관을 변경하고 기존 가입자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매체관련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동영상, 음악, 텍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종합 1인 미디어가 가능해졌다. 물론 미디어들은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사용자와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규정/규제하고자 하겠지만, 기술은 점차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따라서 채널로서의 매체가 콘텐츠를 계속 통제하고자 한다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통제가 적거나 더 자유로운 매체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웹 2.0 시대에 접어드는 이 순간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온라인 포털마저 아직까지 콘텐츠 파워, 유저 파워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왜 돈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콘텐츠가 왜 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 포탈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승승장구하던 AOL이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기억해 봐야 한다.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윈-윈을 꾀하지 않고 오히려 이른바 '줄세우기' 또는 '뺑뺑이 돌리기'를 시도한다면 국내 포탈들의 미래도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포털계열) 블로그 업체의 블로그 관계관리가 아쉬운 때이다. 
2008. 12. 2. 00:50

To sponsor or Not to sponsor...

힐앤놀튼 블로그의  GM관련 포스팅에 따르면, 재정적인 위기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GM이 최근  타이어 우즈 스폰서십과 미국올림픽위원회 스폰서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GM의 타이거 우즈 후원은 올해가 9년째로 정식 계약은 내년이 만료예정이며, 국가 올림픽위원회에 대한 후원은 24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전통있는 프로그램들이란다.  

Rowland Jack은 현 상황은 스폰서십의 가치가 기업들에 의해서 공개적으로 평가되는 순간이라고 보고 있다.기업 자체가  재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마당에 외부 후원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과 (넓은 의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조직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Jack에 따르면 최근 상황에서는 스타플레이어들이라도 예전처럼 외부 스폰서십이 줄을 서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번 GM의 결정에 대해 전과 달리 '후원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여론 동향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폰서십을 사회적 책임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기업은 재무적인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전략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계속 안고 가야 할 것이고, 마케팅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브랜드의 가치가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스폰서십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단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회사는 망해도  CEO는 막대한 퇴직금이 보장된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최근 미국 자동차 빅3의 CEO들은 연봉을 1달러로 책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기업가치가 급락한 GM과 같은 상황에서는 굳이 스타 마케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선수나 비인기 경기단체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에서 화려한 마케팅 활동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경우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주게 될 것이다. GM의 이번 스폰서십 취소결정을 포함해 적절한 자구책 마련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