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31. 14:44

우리는 왜 100년 기업이 없을까?

포브스는 최근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100년 영속이 예상되는 기업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기업은 하나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동안 포브스에서 발표했던 브랜드 자산평가 순위나 매출순위등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얘기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포브스가 직접 조사한 것도 아니므로, 조사 참여업체의 바이어스, 또는 국내기업들에 대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국내 대기업들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GE등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으므로 그렇게 아쉬워 할 필요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차피 리스트는 리스트일 뿐이다. 하지만 조사과정의 엄밀성을 차치하더라도 포브스의 리스트는 그 자체로 상당한 뉴스거리가 된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사람들이 이를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이번 발표에 대해서 심각한 반론은 제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국내 기업들은 적극적인 학습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의 평가 요인에서는 주주의 장기적인 이익이 보장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결국 기업의 핵심역량 뿐만 아니라 투명성 등도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대기업들은 대체로 투명성 및 오너 일가의 경영 등에 있어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HP 등 대표적인 가족 소유의 기업도 이번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음을 볼 때 단순히 소유형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들을 고려해 봐야 할 것 이다.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100년 수성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만큼 다양한 목소리들이 존재한다. 그만큼 외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수용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인정받기에는 아직도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에는 글로벌 대학랭킹을 높이기 위한 편법을 펼치는 국내 대학들의 '묘수찾기'가 아니라 진정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여 주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조직내 PR담당자들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궁극적으로 정립해 나감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글을 다듬는 사이에 어느새 관련 기사들이 올라왔다. 글이 다소 비판적이긴 하지만 '국가대표' 기업으로서의 적극적인 수용자세 역시 아쉬워 보이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