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99건

  1. 2008.07.03 정치권력과 시민사회간의 소통
  2. 2008.07.01 국민게임화의 함정(?)
  3. 2008.06.30 2008년도 상반기 전세계 M&A 규모 35% 감소전망
  4. 2008.06.22 M&A와 지역시장의 경쟁
  5. 2008.06.16 '소통'유감
  6. 2008.06.07 기자와 '경쟁'하는 시민들, 시민과 '경쟁'하는 AE들
  7. 2008.06.02 블로거에 대한 접근방법 (자료: CISION) 2
  8. 2008.05.27 '스핀닥터' 유감 4
  9. 2008.05.27 '불만제로'라는 '무모한 도전'
  10. 2008.05.26 조직내 루머 대처법 2
  11. 2008.05.23 두산의 중앙대 PMI
  12. 2008.05.18 언론관계와 블로거 관계에 관한 충고(Brian Solis)
  13. 2008.05.18 '인터넷 괴담'에서 '홍보부족', 그리고 '소통'에 이르기까지 2
  14. 2008.04.30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2
  15. 2008.04.14 위기관리의 전문성(?)
  16. 2008.03.29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10가지 이유에 관해
  17. 2008.03.29 제품 소각식 기사를 읽으며
  18. 2008.03.29 '냉정과 열정 사이(?)' 코너를 시작하며
  19. 2008.01.19 블로그란?
2008. 7. 3. 16:31

정치권력과 시민사회간의 소통

행위자의 의지가 사회변동에 끼치는 영향력을 강조하는 '신기능주의'의 주창자인 제프리 알렉산더 교수(예일대)에 따르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를 구분짓는 것은 정치권력이 시민사회를 향해 힘을 행사하는가 아니면 설득을 시도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최근 방한한 알렉산더 교수는 어느 사회이든 부정과 부패가 있기 마련이므로 “좋은 사회는 조용한 사회가 아니라 스캔들이 많은 사회”라고 주장한다. "그 스캔들이 지속적으로 밝혀져서 시민들이 이에 반응하는 것이 좋은 사회”라는 것이다.(한겨레 7/3/2008 참조)

그렇다면 여당 원내대표가 말한 것 처럼 '촛불정국이 5년 내내 가는 것'이 결코 바람직스럽지는 않겠지만 '시끌법적한' 사회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디지털 공간이 가능한 오늘날 '물리적인' 광장에서 계속 되는 집회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촛불'을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한데 정부가 70년대 새마을 운동시절 처럼 전국 수천명의 동장을 한자리에 소집했다는 소식에는 가슴이 답답해진다.

물리적으로 '세'를 과시할 필요없이 주장의 정당성만으로도 토론의 자리가 만들어지고,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합의가 도출되고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기에는 아직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현재의 촛불정국은 보수정권에 대한 진보세력의 저항이라고 평가한 오버도퍼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진보파는 좌파가 아니라 온건한 자유주의자(Liberals)라고 말했다. '진보'와 '보수'세력의 대결이든, '쇠고기 안전성' 문제이든 진정한 대화의 장이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08. 7. 1. 00:45

국민게임화의 함정(?)

스마트 플레이스(www.smartplace.co.kr)의 바비님이 올린 글에 따르면 올해 초 한 인터넷 포털사의 실적 컨퍼런스에서 웹보드 게임의 국민게임화를 목표로 설정했다고 한다.

모든 기업은 영리추구가 주요 목적이므로 위와 같은 마케팅 목표설정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포털 게임부문의 사행성 논란이 일면서 이러한 마케팅 목표가 지니는 사회적 의미는 상당히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더우기 그 회사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행성 방지 장치들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는데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기준 게임사업에서만 번 돈이 2400억 원인데 수익이 급락하게 되기 때문에 고액베팅 제한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에 소개한 바비님에 따르면 CJ투자증권에서는 해당사의 웹보드 게임 영업이익률이 78%에 달한다고 하니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홍보관점에서 본다면 아무리 마케팅 차원의 목표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내용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회사 전체의 명성에 흠이 될 만한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게임 뿐만 아니라 각종 사행성 사업에서도 이러한 목표가 설정되었다면 '사행성 조장'이라는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항상 표현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2008. 6. 30. 17:52

2008년도 상반기 전세계 M&A 규모 35% 감소전망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M&A 시도가 줄면서 세계적으로 올해 상반기 M&A규모가 약 35% 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유럽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6%, 미국의 경우 86%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M&A붐이 일어나려면 앞으로 3~4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및 아시아권의 자금이 투자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경향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의 반전 속에서 내년초부터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자통법의 영향력은 어떻게 나타날 지 궁금하다.

2008. 6. 22. 21:47

M&A와 지역시장의 경쟁

지난 2006년 공정위는 이마트의 월마트 인수조건으로 지역시장의 경쟁을 저해하는 일부 점포에 대한  매각결정을 내렸으면 이에 대해 이마트가 제기한 행정소송이 최근 연기됐다.

이번 행정소송은 최근 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에 대한 공정위의 승인여부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한다. 홈플러스에서 인수한 홈에버 36개소 가운데 16개소가 기존 홈플러스 시장과 중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과점금지법에 따르면 한 점포의 반경 5㎞ 안에 상위 1개사 점유율이 50% 이상 또는 상위 3개사의 합산해 75%를 넘을 경우 인수합병을 시도한 업체는 해당 점포를 철수하거나 상위 3개사를 제외한 타 업체에 매각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말 기업결합 심사기준인 허시만-허핀달 지수(HHI) 방식을 새로 도입했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홈에버 노조가 홈플러스 경영진에게 대화요청을 제기했으나 홈플러스측에서 대화연기 의사를 밝혔고 이에 홈에버 노조측은 실력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 진행단계 및 인수후 통합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들에 대해서 잘 보여주는 이번 소송의 판결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참고: 머니투데이, 6/22/08)


2008. 6. 16. 00:01

'소통'유감

과거에는 정보의 제한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실체(substance)'와 '상징(symbol)'의 간극에 대해 확인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민주화를 통해 사회가 더욱 투명해 지면서 '상징'과 '본질' 이 이중적으로 구성되는 세계는 점차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소통'과 '본질'이 이원화된 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일견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는 '소통'을 '현상' 또는 '실재'를 이해시키거나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진정한 '소통'이란 그 과정을 통해 서로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고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답'을 정해 놓았고 이를 관철시키려 한다면 그 과정에서 실제로 의견교환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2008. 6. 7. 12:59

기자와 '경쟁'하는 시민들, 시민과 '경쟁'하는 AE들

최근들어 연일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를 보면 그야말로 시민들이 어느 학자의 표현처럼 '생활정치'의 전면에 나섰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이자 동시에 생산자로서의 프로슈머 역할이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듯이 일반 시민들은 정보세계에서도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여 또는 취재를 목적으로 현장에 나간 많은 일반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양과 질 또한 전통적인 미디어 리포터들을 앞서나가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블로거 전문가에 따르면 이제 상품 및 서비스 관련 불만을 지닌 시민들은 수고스럽게 PD나 기자들에게 제보하기 보다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메시지를 펼쳐 놓는다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메시지가 온라인으로 확산되면서 회사측으로부터 더욱 확실한 반응이 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PR 담당자들은 기자뿐만 아니라 시민들과의 관계도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PR담당자들은 기자들처럼 '무관의 제왕'도 아니요 각계 각처에서 '감시하는 눈'을 지닌 일반인들과 경쟁할 수 있는 레이더망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 기자와 시민 사이에서 우리 PR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도보다 PR인들의 담당이 아닌 사건사고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생산과정이나 기업활동에 있어서 본질적인 잘못이 있었다면 PR담당자의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며 피해범위가 광범위해서 효과적인 대응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엄격한 품질관리를 하더라도 사건사고는 불가피하게 발생하기 마련이다. 예측하기 어렵고 예방하기 어려운 일(Known Unknown or Unknown Unknown)들이 바로 PR담당자들이 주력해야 할 분야다. 앞으로 PR담당자들은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주요 블로거들을 파악하고, 이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관계관리를 주로 담당하게 될 것이다.

2008. 6. 2. 01:22

블로거에 대한 접근방법 (자료: CISION)

스웨덴계 미디어 모니터링 서비스사 CISION에서 제안하는 블로거에 대한 접근법을 소개한다.

1. 가능한 모든 이해관계의 상충가능성이나 특정기업과의 연관성을 공개할 것
   : 솔직해 짐으로써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똥(backlash)에 대해서 어느 정도 면역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2. 피치하고자 하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 그 블로그에 링크되어 있으면서 같은 주제를 다루는
    블로그에 대해서도 친숙해 지도록 할 것
   : 특종이나 독점보도를 중요시 하는 전통매체와 달리 블로거들은 정보의 공유를 원하는 공동체이기 때문.  

3. 자신의 피치를 대량 메일발송의 첨부자료가 아닌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것 (personalize).
   : 블로거들은 자신의 고유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대량배포되는 메일은 쓰레기통 행

4. 블로거들은 자신의 독자들을 위해서 솔직하게 글을 쓰고 있음을 명심할 것.
   : 따라서 블로거에 대한 접근은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노출효과와 함께 부정적인 위험(risk)도 수반함을 기억해야 함.

5. 인기 블로거의 경우 주요 매체에 대한 접근하는 것 처럼 어려울 수 있으므로 중간 수준의 블로그에 접근해서 좋은 인상을 남겨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가 퍼져나가도록 할 것
: 이는 특정 주제를 다루는 블로그들이 상호연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활용하자는 것임.

또한 CISION은 기업 블로그가 실패하는 이유로 두가지를 들고 있다. 기업이 전하는 메시지가 사실이 아닐 경우와  기업 후원 블로그임을 밝히지 않고 운영하는 경우라고 한다. 당연히 오늘날 어떠한 비밀도 영원히 유지될 수 없고 언젠가 밝혀지게 마련이다. 또한 최근 '바이럴 마케팅'차원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를 위해 중립적이거나 회사와 무관한 블로그 사이트임을 표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이 아닌 경우 엄청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무에 CISION은 기업들은 전체적인 미디어 플랜 속에서 블로그의 위치를 주의해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블로그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전달도구(a means to communicate to)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수단(a means to communicate with)으로 이용될 때 회사의 명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항상 지키기 어려운 말이다.  
(자료: CISION, Introduction to Blogs)

2008. 5. 27. 21:56

'스핀닥터' 유감

최근 정부 여당에서 발표한 대국민 소통방법은 일부 홍보인들 사이에서 잔잔한 '파문'를 일으켰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가 된 것은 소통방법이 아니라 그 명칭이었다. 언론에 따르면 여당은 당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서 별도의 팀을 구성할 계획이며, 이들에게 "국민의 생각이나 여론을 수렴해 정책으로 구체화시키거나 정책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스핀 닥터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한다.

이번 발표가 별다른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단 여당은 적어도 두가지 면에서 성공적인 듯 하다. 첫째, 새로운 용어(비록 몇년전부터 도입을 추진했다고 하지만)를 사용한 탓인지 언론이나 국민의 반응이 부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용어이기에  날 선 언론조차 '프렌들리'하게 넘어간 듯 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정부 스스로 '스핀닥터'역할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설화(舌禍)가 되지 않았을까. 대외적으로 정부여당에서 스스로 '스핀닥터'제도를 운영한다고 공표하는 것은 적어도 그 의미상으로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식견있는 시민(informed citizen)을 형성하고 이들의 정책참여를 촉진한다는 '참여 민주주의'의 이상과 배치된다고 보면 지나친 것일까.

둘째, 새로운(?) 용어를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실체'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데 성공한 듯하다. 관련 보도를 보면 참여정부의 국정홍보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던 기자들도 '스핀 닥터제'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것 같다. 그동안의 대변인제도와는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스핀닥터팀'을 구성해 언론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것이 대변인 pool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하지만 지역구 대표나 정책분과 위원으로서 끊임없이 일반국민이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특성상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일원화(Integrated communication system)가 가능할 지 의문이다.
 
반면에 일반인이나 언론과 달리 홍보업계는 이번 정책발표에 대한 반응이 약간 엇갈리는 것 같다. 즉, 업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을 사용한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입장과 홍보활동의 본질적인 역할을 진솔하게 표한 한 것 으로 보는 시각이다. 

처음부터 여당은 앞선 정부에서 사용하던 '국정홍보'나 '정책홍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바로 '스핀 닥터(spin doctor)'라는 개념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용어는 영미권 언론들이 홍보활동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물론 정부나 언론도 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 단어를 선택했다면 홍보활동의 본질에 대해서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하나의 현상/사건에 대해서 다양한 의미와 해석이 가능하다. 다양한 의미와 가능성 속에서 일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비단 우리 홍보인만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속에서 끊임없이 선별적인 지각과 사고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관점을 강조하고자 했다면 차라리 프레이밍(framing)이라든가, 창출(enactment), 사회적 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등의 다소 딱딱하지만 중립적인 개념과 관련해서 고민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정치가 기본적으로 언어를 포함해 다양한 상징을 다루는 활동이라고 본다면 정치 홍보전문가들은 당연히 단어 하나하나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도 민감하게('spin') 반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오독'의 여지가 있다면 그 용어의 사용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 업계에서도 '홍보' 'PR', 'Public Relations' 등 여러가지 용어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를 내림으로써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느낄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얼마전 국정홍보처의 폐지는 '국정홍보'에 대한 새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을 반영하며, 이번에 언급된  '스핀닥터제'라는 이름은 그 '순수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홍보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홍보인들의 활동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업계 스스로의 홍보에 적극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때인 것 같다.

2008. 5. 27. 14:36

'불만제로'라는 '무모한 도전'

옛날 나라에 오랫동안 가뭄이 들어 임금님이 기우제를 지냈다. 하늘이 감동을 했는지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온 나라 백성들이 다같이 기뻐했는데 불평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었다. 바로 그날 결혼식 하는 사람들과 상을 치르는 사람들이었단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있으며 그러기에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조직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무리 선한 뜻으로 사업을 진행하다고 해도 위의 이야기에서처럼 모든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일부 '불평불만세력'은 그냥 포기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 아무리 잘 계획된 사업일지라도 사업동기가 잘못되었거나 추진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억지스러운 '블랙컨슈머리즘'마져 감싸안으면서 '불만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자기 가게에서 팔지도 않는 상품의 '환불'을 요청한 고객의 요구에 응해 준 미국 유통업체 직원의 이야기 등 브랜드를 둘러싼 '미담'신화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최고의 서비스와 품질관리는 아무나 할 수도 또 흉내내기도 어렵다. 하지만 '최고'의 또는 '최고'가 되고자 하는 기업들은 끊임없는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불량률 제로, 불만제로'라는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관점'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8. 5. 26. 00:48

조직내 루머 대처법

기업의 주요한 변화등과 관련해 소문이 돌 때 홍보담당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래된 자료이지만 심리학자들이 제시하는 조직내 루머 대처에 관한 법을 소개한다. 각각 미국과 호주의 심리학자인 DiFonzo & Bordia(1998)은  Institute for Public Relations을 통해 기업관련 소문에 대처하는 홍보담당자들의 전략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관련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인 예방수단]
1. 언제나 루머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상하라
2. Trust와 credibility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라 (언행일치 등)
3. 청중에게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서)
4. 각 성명서(communique)를 청중들의 특정한 정보욕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하라
5. 루머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루머 핫라인을 설치하라.
6. 초기단계에 적절히 개입할 수 있도록 루머에 따른 발생가능한 효과를 모니터링하라

[조직변화에 대처할 때]
1. 향후 변화를 이끌어가는 핵심 가치(Values)를 언급하라
2. 향후 변화를 결정하게 될 절차(procedure)에 대해 설명하라
3. 언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변화일정 (time-line)을 소개하라
4. 정보가 불완전하더라도 변화계획을 일찍 발표해라
5. 변화의 대안을 탐색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라
6. 영향을 받게 될 사람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격려하라

[루머발생 후 대처법]
1. 루머 가운데 사실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어라.
2. "노 코멘트"라는 응답은 최대한 피하라
3. 루머의 내용 및 범위에 따라 적정한 수준의 정보원을 통해 반박하라
4. 신뢰도가 높은 외부 정보원(outside source)을 통해서 반박하라
5. 분명하고, 강하고, 간결하고 기억할 수 있는 메시지(a clear, strong, concise, & memorable)로 반박하라
6. 사실에 입각해서 반박하라
7. 일관성있는 메시지로 반박하라

자료:  DiFonzo, N., & Bordia, P.B.(1998). 'How top pr professionals handle hot air: Types of corporate rumors, their effects, and strategies to manage them.' Institute for Public Relations.
                                                        

2008. 5. 23. 11:16

두산의 중앙대 PMI

최근 국내외 M&A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소식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따라하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역시 두산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던 것 같다.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추진했다는 회사측의 설명과, 두산재단의 영입으로 세계 100대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학교측의 비전을 보니 '윈-윈' 시각은 매우 설득력있어 보였다. 

그런데  후속 기사들을 보니 여러가지 잡음이 뒤를 잇고 있다. 대학에 대한 직접적인 출연금 규모에 관한 논란, 대학의 공공성 약화에 대한 우려,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우려, 인문학과 교수들이 제기하는 인문학의 위기 등이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급기야  중앙대 역대 총학생회에서 인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로드맵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공헌활동의 차원에서 대학교 재단을 인수하려 했기 때문에 혹시 두산측의 PMI (Post-meger integration)준비가 부족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괜한 염려를 해 본다.

이번 중앙대 인수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간단히 기사들을 보면 중앙대 이사회, 의료원 관계자, 인문학과 교수들, 학생회 등이 떠오른다. 

과거 삼성의 성균관 대학교 인수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었다고 한다. M&A 전문가인 두산의 중앙대 인수 후 PMI 솜씨가 어떤지 지켜 봐야겠다.  

2008. 5. 18. 13:54

언론관계와 블로거 관계에 관한 충고(Brian Solis)

Brian Solis의 "The Art and Science of Blogger Relations" 중 Advice on Media and Blogger Relations 부분을 소개한다. 

브라이언 솔리스는 블로거와의 관계형성은 관계에 대한 존경, 이해,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형성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블로거 관계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며 따라서 상식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속에서 상식이 통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언론관계와 블로거관계에 관한 그의 충고는 다음과 같다.
 
1. 당신은 누구 편인가? 당신보다 더 바쁜 사람들에게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에게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설득시키려 하기 전에 먼저 이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라.

2. 그것은 당신의 과제를 하는 것 이상의 일이다. 과제는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당신이 대표하는 것에 관해서, 그리고 왜 그것이 중요한지 생각해보라. 다른 일들과 비교해보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의 고통은 무엇인가?

3. 그 내용을 1~2분 이내에 친구나 거울앞에서 큰소리로 말하며 연습해 보라. 진지하게. 당신이 알아듣지 못한다면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4.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다(Less is more). 적합한 사람을 찾아라. 데이터베이스에서 뽑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그들의 글을 읽었고 그들의 관점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적합한 것이다.   

5. 당신이 그들을 필요로 하기 전에 그들과의 대화에 참여하라.

6. 관계를 만들어라, 명단 말고

7. 모든 과정을 인간적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람들에 관한 것임을 명심하라.

8. 앓는 소리나 변명은 집어치워라. 당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따라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로 무장하라.

9. 뉴스의 내용은 무엇이며 왜 메일을 받는 각 개인들에게 중요한지 반드시 보도자료와 요약문을 같이 보내라. 

10. PR의 명성과 미래가 당신에게 달려있음을 기억하라. 당신이 맡은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서 블로고스피어에 있지 않다면, 왜 여기에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 당신이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2008. 5. 18. 13:07

'인터넷 괴담'에서 '홍보부족', 그리고 '소통'에 이르기까지

광우병 논란과 더불어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일사천리로 쇠고기협상을 추진해온 정부는 처음엔 '인터넷 괴담'이나 '정치적 배후'가 문제라고 맞서다 5월 초부터는 '홍보부족', '국정홍보처 폐지의 한계'을 자인하고 나섰다. 이제야 정부가 상황을 제대로 읽기 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관련 조치들을 보자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말 문제는 현 정부가 보듯이 '홍보부족'이었을까? 그렇다면 '국정홍보처'가 있던 그동안 '홍보'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던 것인가?

과연 '홍보'가 무엇이길래 불과 몇개월 전 홍보처 폐지를 위해 목청을 높였던 기자들마저 정부의 '자성'에 대해 공감하며 '국정홍보처 부활론'마저 묵시적으로 동의하게 된 것일까?  
과연 사람들이 말하는 '홍보'란 무엇일까?

많은 홍보인들은 홍보가 조직이 현재 처한 상황이나 앞으로의 계획을 일방향적으로 이해관계자들에게 알리거나 설득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말한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쌍방향적인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의 존재 양식과 관련된다. 이미 만들어진 구조적인 제약속에 어느 한 쪽은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는 진정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현 정부가 부족했다고 말하는 '정책홍보'가 국민에 대한 '설득'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 이는 여전히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국민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를 지속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다.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많은 정부 정책들이 그러했듯이 현 정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정책을 확정하고 규정에 따라 전문가 토론회 등을 몇차례 연 뒤, 그 결과에 무관하게 시간에 맞춰 입법을 공표하려 했다. 하지만 이것이 바른 의미의 '정책홍보'는 아닌 것이다.

정부나 기업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며 따라서 성과 달성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안된 사업은 무조건 추진해야 한다거나 정당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나마 기업은 시장의 반응이 없다면 사업계획을 신속히 폐기하지만 정부는 국민이 정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멀리보고 깊게 생각하는' 정부가 국민을 이끌고 가야 한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예방활동이 더욱 중요하듯이 정책결정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 정책효과를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홍보는 홍보담당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책담당자들이 함께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국정홍보처 또는 유사한 기능을 가진 정부조직이 다시 만들어 진다면 무엇보다 홍보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대통령의 최근 담화에는 강조점이 '홍보'에서 '국민과의 소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물론 '홍보'와 '소통'이 다른 것이 아니다. 조직과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홍보, 그것이 바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고, PR 2.0이 아닌가.  




2008. 4. 30. 00:22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회사에서 고객사 임원진을 대상으로 하루 종일 위기 관리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기존의 단순한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시 언론대응교육의 수준을 뛰어 넘는 실질적인 모의훈련이었다.  약 한 달간의 위기요소 진단과정을 통해서 파악된 위기요인들을 일련의 상황속에 체계적으로 녹여넣음으로써 그야말로 역동적인 모의훈련이 이루어 질 수 있었다. 

물론 진행 상 몇가지 실수들도 있었지만 훈련 참가자들이 진지하게 트레이닝에 임해 주었고, 훈련성과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주어서 우리 트레이너들도 상당히 고무되었다. 반면에 트레이닝에 투입된 영상촬영팀은 약간 불만인 듯한 눈치였다. 일반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에서는 한번 카메라 세팅을 하고 나면 거의 움직일 필요가 없었는데 이번 모의훈련에서는 주어진 상황에 따라 계속 옮겨다니며 촬영을 하게 되었으니 무척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요즘 기업의 교육참가자들은 대학생들의 교수 수업평가 이상으로 강사의 자질이나 교육의 질에 대해서 적나라한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교육, 트레이닝, 나아가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사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기존에 개발된 교안이나 포맷에 대한 업데이트를 게을리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우리회사 역시 부분적으로 정체되었던 순간들도 있었고 고객들에게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읽을 수 없을 때 자괴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 회사 직원 모두는 부사장님을 중심으로 끊임없는 개선과정에 참여하고 있고 오늘 그 과실의 일부를 맛볼 수 있었다.  

훈련참가자들의 평가의견 중에는 이미 준비된 일련의 시나리오에 대응을 하게 되어 한계가 있지 않았나 하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에는 더욱 interactive한 시나리오 전개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봐야겠다.

2008. 4. 14. 02:02

위기관리의 전문성(?)

'모든 위기는 사회적으로 규정되고 사회적으로 해결된다.' 어디선가 이런 표현을 들어 본 것 같다. 실제적인 위기요인의 영향력이나 발생가능성 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될 때 정말 '위기'상황이 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인 클라이언트들과 위기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끔씩 클라이언트들이 질문을 던진다. 혹시 재무관련 리스크 분석도 하시나요?  생산공정관련 리스크 분석은? ......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점차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을 요구하게 되어 난감해 진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이내 위기관리의 사회학적인 관점에 대해 스스로 집중하게 되었다. 당연히 대부분의 위기관리 컨설팅사에서는 이러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다양한 위기요인들이 실제 '위기'로 발전하는 과정은 결국 사회적인 현상을 통해서 이다. 위기의 원인이 재무적인 것이든, 기술적인 것이든, 범죄에 의한 것이든 간에 위기대응이나 처리방식은 사람들이 회적인 과정이며 사회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위기가 발생한 담당부서에서는 해당 위기요인의 특수성 또는 전문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위기의 일반적 사회적 특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자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같은 문제를 고객이나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향은 베블렌이 말한 'trained incapacity'로도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같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리라.  

실제로 위기의 확산은 언론의 증폭과정을 거치고 있다. 평소에는 주목할 가치가 없던 일상적인 일들, 기사가치가 없던 현상들이 갑자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예를 들면 소비자단체에 집계된 수십건의 이물질 검출 사례는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후에야 비로소 그 의미가 새롭게 전달된다. 물론 당사자들은 이렇게 불평할 것이다. 원래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재수없게 엮였다고...

한편 기자들은 다른 기자들이 쓴 기사와의 차별화를 위해서 동종업계나 다른 계열사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기사를 작성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위기상황은 쉽게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가 제공하는 위기관리 서비스는 해당 조직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벗어나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각 업무분야의 '전문가'들이 '비전문가적인 일반인들의 시각'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소 역설적인 역할.

2008. 3. 29. 23:24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10가지 이유에 관해

김호님이 블로그에 올린 자료 '당신의 위기관리계획이 쓸모없어진 10가지 이유(Eric Dezenhall 저)'라는 글을 읽고 느낀점을 몇 자 적어본다. 10가지 이유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찰력과 부지런함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1. 조직 미션의 혼재 (mixing corporate missions)
매순간 새로운 가치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커다란 시대조류나 조직의 미션이 아니라도 매 시기의 주요 화두는 조직 미션과 거의 맞먹는 중요한 아젠다로 등장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식품안전이 쟁점으로 떠올랐을 때 전에는 대수롭게 넘어 갈 일도 기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초상집에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고 문상을 간 히피족이 될 수 있다.  

2. 과학의 재발견(Science Redefined)
포스트 모던 시대에 더이상 과학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지 못한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해당 업체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과학의 권위를 이용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과학이 더 이상 업체의 잘못을 감싸 줄 수 있는 독점적인 쇼올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3. 금력? 근력? (The muscle of money)
 상위 10개 NGO의 재정이 100억달러를 넘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엄청난 명예훼손 소송금액으로 반대의견을 짓누르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될 것이다. 시민단체간의 네트워킹이 강화되고 있으니.

4. 경량급 언론(Media lightweights)
흥미로운 통찰력이다. 재정적인 압박의 심화로 인해 많은 언론사들이 경험없는 신참내기 리포터들을 많이 쓰고 있고, 휴대폰 카메라에 의한 제보나 UCC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5. 월스트리트 압박(Wall Street shakedown)
  이미 사회적 기업만을 전문으로 투자하는 펀드가 운용되고 있는지 오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장하성펀드가 운용되고 있지 않은가.

6. 잠옷입은 블로거(pajama-clad bloggers)
위에서 언급한 경량급 언론과 비슷한 요인으로 잠옷차림으로 활동하는 '시민언론' 리포터들에 주목하고 있다.  

7. 코메디 vs. 뉴스
젊은이들이 뉴스나 정치에 관심을 잃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오랜 이야기이다. 코메디에서 비꼬는 소재들을 통해 처음 관련 뉴스를 접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니...

8. 브랜드 활용(?)(Co-opting your brand)
아주 중요한 지적인 것 같다. 똑똑한 시민단체들은 기업들이 브랜드 관리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따라서 브랜드를 공략해서 그들의 항복을 받아 내고 이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9. 지적재산권의 몰락
각종 불법다운로드나 복제물에 대해 사람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재미없는 얘기같아 보인다.

10. 체를 통해 흘러나가는 정보유출 (leaking like a sieve)
 아주 재미있는 표현이다.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이기 때문에 주로 외부자들을 대상으로하는 정보보안이 효과없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미 많이 강조 되고 있는 whistleblower. 아마 서구에서는 15분짜리 토크쇼의 명성을 얻거나 출판을 염두에 둔 내부고발자들이 많은 듯한데 모 변호사의 케이스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아직 내부고발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편인듯하다. 평가야 어떻든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니 해결책은 깨끗해 지는 수 밖에 없을 듯...

그렇다고 모든 계획이나 매뉴얼이 더이상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매뉴얼을 경전으로 생각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부적합한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갱신하며 모의훈련을 통해 그 실효성과 타당성을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 수 있겠다.
2008. 3. 29. 22:26

제품 소각식 기사를 읽으며

제조업체에서 제품불량사고가 나면 대부분 제품소각을 한다. 법에 따라 반드시 소각처리 해야  할 경우도 있고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모 식품회사에서도 제품소각을 하고 있지만 수거된 제품의 양이 턱없이 적어서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 같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했던가 아니면 자발적인 행동이 타의에 의한 행동보다 학습효과가 더 크고 오래 지속된다는 '진리' 때문일까. 십여 년 전에 150억원 어치의 제품을 소각한 삼성전자는 더 크게 성장하여 세계적인 휴대전화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반면에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소각된 제품량이 많지 않은 그 식품회사는 이미 사과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출발을 약속했음에도 어쩐지 그 말이 미덥지 않다.   

상징(symbol)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진부해지기도 쉽다. 겨울철이면 여기저기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를 벌인다. 그야 말로 연례행사로 보이기 쉽다. 어떻게 하면 회사의 진심을 알릴 수 있을까? 모 회사 광고처럼 'show'하는 것 처럼 보일 수 도 없고, 그렇다고 남들 다하는 행사에 아무 것도 안하고 있을 수 도 없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남들은 몰라도 직원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지금 저기 불타고 있는 상품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그  제품을 생산, 판매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직원들이 바라보는 소각식과 일반 국민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바라보는 장면이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직원과 그 가족들을 통해서 나가는 입소문은 더 크고 강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엎어진 물은 어쩔 수 없을 지라도 앞으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나아가서 지금의 실수를 발판으로 더 많은 깨달음과 배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제 아무리 비싼 수업료라도 기꺼이 치를 수 있어야 한다. 적당한 타협이 이루어질 때 배움의 기회는 날아가 버린다. 물론 이러한 커다란 학습을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경영진의 깨달음이 있을 때 직원들이 '배움'과 '변화'가 비로소 가능하고 , 실체가 변화한다면 자연스럽게 '홍보'도 이루어 질 것이다.

홍보인들은 상징과 실체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일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오로지 상징만을 가지고 일하도록 허용된(?) 홍보인들이 실체라는 '금지된 열매'를 자꾸 쳐다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2008. 3. 29. 17:12

'냉정과 열정 사이(?)' 코너를 시작하며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일본 소설 가운데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성과 감성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분법적인 대립도 아니고, 같은 감성차원에서의 대립적인 구도라는 점에서 좀 더 인간적인 느낌이 든다.

PR업계 종사자들의 삶이 바로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동시에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전사적인 대응과정을 이끌어 가야하는 것이 PR인들의 주요 임무이기 때문이다.

각종 위기상황에서 법무팀의 결정이 항상 방어논리 차원에서 최소한의 반응을 보이는 '냉정'한 것이라면 이에 비해 홍보팀의 결정은 상대적으로 '열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보팀 역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항상 이해관계자들의 가슴만 헤아리고 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단지 '중용'(the Golden Mean)이라는 이름 뒤에 적당히 숨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PR인들의 역할이 바로 합리적 사고방식을 지닌 '경제인'으로서의 조직이 '인간적'인 얼굴을 갖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팀블로그에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게 되었다. 앞으로 PR인들을 고민에 잠기게 만드는 까다로운 이슈들에 대해서 다소 절충적인 관점에서 글들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2008. 1. 19. 20:10

블로그란?

블로그란?  생각해 볼수록 블로그는 정말 일기가 맞는 것 같다.
학창시절 때부터 죽어라 쓰기 싫어하던 버릇이 블로그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니...:)

그런데 아무리 안 쓰겠다고 발버둥쳐봐도 역시 온라인의 대세는 투명함과 정보의 공유인가 보다. 투명하게 지식과 정보를 나누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특히 내가 커뮤니케이션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지라,  회사에서는 더욱 블로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상 첫 블로그라 좀 더 시간을 두고 거창하게(?) 시작해 보려했는데...
괜한 욕심 부리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게 일기쓰기로 시작해야겠다.
독백에 가까운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런데 맨날 다른 숙제에 허덕이다보니 자율적인 일기쓰기는 언제 시작하게 될른지... 초등학교 다니는 첫째 아이랑 같이 결심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