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2. 23:50

성공사례의 스토리텔링

장기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요즘 연말연시를 맞아 감동적인 성공스토리가 신문기사로 자주 실리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들여다 보면, 대체로 비슷한 이야기들로 느껴지는데 한국 드라마처럼 '공식'에 따라 구성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수사학자(Rhetorician) 케네스 버크는 인간의 삶 자체가 드라마라는 관점에서 드라마티즘(Dramatism)이라는 이론을 통해 인간의 행위동기를 설명하고자 했다. 그가 제시한 드라마티즘의 5가지 요소(Pentad)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지니는 공통요소들을 포함하는데 성공사례를 작성하거나 이해하는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 행위(Act):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 어떤 행위였는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어떤 행동? 어떤 생각들?   
- 배경(Scene): 어디에서 그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가? 배경상황은 어떠한가?  
- 행위자(Agent): 누가 그 행위에 관여됐는가? 그 행위에 누가 연관됐는가? 그들의 역할은 무엇이었는가?   
- 방법/수단(Agency): 행위자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들은 어떤 수단을 이용해 행동하고 있는가? 
- 목적(Purpose): 그 행위자들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그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출처: Burke's Pentad: How Narrative Communicates )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글쓰기의 6하원칙(5W1H)과 비슷하다. 펜타드가 이와 다른 점은 행위자-배경, 행위자-행위, 행위자-방법, 행위자-목적 등과 같이 20가지의 다양한 주요소-부요소 조합분석(Ratio analysis)을 통해 주인공의 세계관 또는 이야기의 전개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성공사례는 주인공이 경쟁자(반대자)와의 갈등 및 환경적인 어려움을 딛고,  부단히 노력함으로써 끝내 성공한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이야기 구성에서 행위자가 배경을 압도할 경우 행위자가 배경을 어떻게 극복했다는 행위주체 중심의 내용으로 전개된다. 반대로 배경이 주요소로 나타나는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 주위환경에 영향을 받았다는 식으로 환경적 영향력이 주 내용으로 전개된다. 

대부분의 성공사례는 동화처럼 다소 진부한 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단순한 구조일수록 성공사례로 기억되기에는 적합하다. 물론 이야기화 과정에서는 과감한(?) 생략과 비유 등이 활용된다. 많은 기업의 성공사례는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관심을 지닌 경영학자 또는 기업사가들이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두드러지게 표현함으로써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성공사례가 단순한 창작물이라는 것은 아니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여 핵심을 전달하는 경영 일화라는 것이다. 다른 기업의 성공사례에서 insight를 찾아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학습능력은 결국 해당기업 또는 독자의 몫이다.


 
                                           출처: Burke's Pentad: How Narrative Communic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