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4.16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2. 2009.04.10 사회적인 대화에의 초대 2
  3. 2009.02.20 구제금융시대의 샴페인 따기
  4. 2009.01.27 Priceline의 Groundswell 대응 6
2009. 4. 16. 00:03

PR마인드가 부족한 내부직원은 '트로이의 목마'(?)

요즘  미국 도미노 피자 직원 둘이 Youtube에 올린 황당한 동영상이 화제다.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 싶었다지만  이로인해 자신들에게 닥칠 법적 책임이나 사회적인 파장을 예측하지 못했고, 자신들의 신원을 숨길 생각조차 않았던 그들의 단순함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온라인상에서는 종업원들의 일탈행위는 악덕 점포주에 대한 일종의 보복행위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의도적인 보복행위이건 아니면 단순히 어리석은 행동이었건 간에 이같은 내부직원의 행동은 그야말로 한 순간에 잘 나가던 글로벌 기업을 치명적인 위기상황으로 몰고 가 버릴 수 있다.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블로그들을 방문해 보니 우연하게도 직원들로 인한 기업의 위기사례들이 많이 포스팅되어 있었다. Sammie님은  Ryanair 항공사 직원들의 고객 희롱건을, 송선생님은 국내 모 은행직원들의 블로거 대응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 관련 논쟁 과정에 자연스럽게(?) 청와대 행정관 신분임을 밝힌 "POWER" 블로거의 경우도 역시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는 직원들의 블로그 활동사례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PR담당자에게 있어서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영업기밀을 빼가거나 폭로하는 것 못지않게 온라인 상에서 활동을 하다가 관련 기업체 직원으로 적발되는 열혈직원이나 어설픈 알바들은  해당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그렇다고 내부직원들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고 드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통제(Control)가 아니라 참여(Engagement)와 혐력(Collaboration)을 통해서 같은 방향을 갈 수 있도록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내부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미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크게 확대되면서 각 기업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 사원의 PR홍보대사화를 추구하고 있다. PR담당자들이 모든 채널을 상시적으로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각 기업에서는 적절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지침을 개발하여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원칙들이 있겠지만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 일단 자신과 해당 블로그 설립목적과의 관계를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겠다. 물론 PR마인드에 관한 교육도 함께..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피자에서 너무 빗나갔다. 자극적인 화면에 취했나 보다 ㅜㅜ


2009. 4. 10. 21:51

사회적인 대화에의 초대

이슈 및 위기관리시 해당 조직은 '사회적인 대화/담론(social discourse)'에 초대를 받은 것과 같다.  신문이나 방송에 위기상황과 관련해 자사의 이름이 언급되거나 할 때 각 기업은 '여론'이라는 의회의 '청문회'에 출석통지를 받은 셈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위기요인의 발생 자체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부인하며 사회적인 대화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결국 시간 문제일 뿐 기업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공중을 인정하고 이들의 의견과 감정을 수용하게 된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문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소비자의 판단 자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매우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모 전자업체에서 '내수가격이 수출품에 비해 비싸다'거나 '특정기능을 뺀 것은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휴대폰 소비자들을 향해서 단순히 '국내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기능이라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는 것은 답변으로서는 부족하다. 소비자들의 주장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의 근거를 대지도 않고  단순히 기업의 논리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기자가 담당자의 답변을 재구성했기 때문일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담당자는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해서 관련자료를 제시해야 하며, 개별 기자가 아닌 전체 소비자에 대해 답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처리해야 한다. 

또한 최근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는 회사 관계자가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고객님도 우리를 못믿고  우리도 고객님을 못 믿는다'는 주장을 공손하게(?) 펼치는 상황이 방영되었다. (언뜻 보면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공평한 논리처럼 들리지만 고객서비스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마케팅 메시지와는 많은 거리감이 있다. 콜센터 담당자 역시 개인을 대할 때 전체 소비자에게 답변하듯이 좀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입소문 마케팅 등과 달리 이슈 및 위기관리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상황 종료'를 '선언'하는 것도 '조직'이나 '조직의 PR담당자'가 아니라 바로 공중들임을 명심해야겠다.
2009. 2. 20. 16:23

구제금융시대의 샴페인 따기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발원지인 미국에서는 자동차 빅3 사장단의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한 청문회 출석, 시티은행의 전세기 구매계획 등으로 인해 주요 기업들이 PR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미국의 위기관리 전문가인 제임스 루카체프스키(James Lukaszewski)는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는 여러 기업들이 여전히 스스로 화를 자초하고 있다면서 몇가지 충고를 하고 있다. (글의 끝에 달린 포스팅 제목"Giving America the Bird"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루카체프스키에 따르면 최근 웰스파고 은행(Wells Fargo Bank)은 성과가 높은 직원(임원)들을 대상으로 사기 진작을 위한 라스베가스 호화 여행을 계획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아 취소했으며 이에 대한 해명 및 반박광고를 실었다. 웰스파고 은행의 논리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은 중요하며, 여행 프로그램 예산은 기업의 수익금에서 나온 것이지 정부지원금을 전용하는 것이 아니며, 여행계획의 취소로 인해 관련업계 종사자 역시 타격을 입게 됬다. 그러니 맹목적인 비판은 좀 자제해 달라는 것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해 루카체프스키는 먼저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준 것(즉 '새를 날린 것')에 대해 사과하고 좀 더 현실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찾아 내어 실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재무상태가 어려운 상태이므로 금전과 여론의 부담을 안고서 큰 예산을 지출하기 보다 최고경영자가 손으로 직접 쓴 카드의 전달 등을 고려하는 것이 더 낫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해프닝으로 직원들을 불안하게 만든 점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시티은행이 4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뉴욕 메츠 야구장에 자사의 이름을 붙이는 후원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루카체프스키는 모자라는 듯한 기업인들이 나라와 국민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분개해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대기업의 수백억대 임원퇴직 수당, 전용기 구매소식 등과 관련해 불편해 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물론 이들 기업은 위에서 예를 든 미국기업들처럼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지 않았고, 오히려 수출증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같은 상황에 놓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이미 사전에 계획되어 있던 중요 사업이나 투자계획마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연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 역시 역시 어려운 시기에 사회적인 고통분담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자본주의의 본거지인 미국에서 조차 회사의 예산 활용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과 은행 국유화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적 성향이 매우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여론의 향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형식적인 '인턴 프로그램'이나 '강제적인 임금 자진삭감'을 내세우는 것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PR의 많은 부분은 섬세한(Sensitive) 동시에  전략적(Strategic)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9. 1. 27. 22:33

Priceline의 Groundswell 대응

Logic + Emotion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David Armano는 최근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Priceline가 겪을 뻔했던 잠재적인 Groundswell에 관한 이야기를 포스팅했다. 이 사례의 발단은 Priceline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어느 가족이 2도 화상을 입은 아기 때문에 항공권 스케줄 조정/환불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면서 시작된다. 이같은 사실을 친구로부터 직접 들은 Cat이라는 여성은 친구의 사례를 블로그, Twitter, 이메일 등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자신의 친구를 도와 줄 것을 주위에 요청했다. 그리고 Cat은 최초 포스팅 후 약 1시간 만에 어려움을 겪던 친구가 Priceline으로부터 환불조치를 통보받았음을 알게 된다.


이같은 사례를 분석한 David은 비록 Cat의 Twitter서비스 follower가 약 150여명으로 그리 많은 편이 아니어서 영향력이 컸다고 할 수 없지만, 그녀가
특히 영향력이 큰 사람들에게 Re-tweet(퍼나르기 또는 일종의 Viral)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려고 노력했음에 주목한다.  

사실 Priceline의 환불조치가 반드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 때문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David에 따르면, Priceline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 전국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항의전화 및 이메일이 접수되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사례는 소셜미디어의 힘에 Priceline이 굴복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Priceline이 훌륭한 온라인/오프라인 모니터링 서비스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한 사례로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순수하게 온라인상의 효과만을 지니는 것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과정을 통해 Priceline이 최초의 결정을 번복하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곤란에 처한 가족들의 친구들이 보여준 결전(?)의 의지로 미루어 보아 이 회사의 조치가 늦거나 미약했다면 온라인상의 Groundswell로 발전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따라서 부정적인 이슈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예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전례는 없었다고 할 지라도 정당하고 적절한 사유라고 판단된다면 해당 기업에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환불조치를 시행함으로써 기업의 위기를 예방하는 동시에 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적극적인 위기예방 사례가 많이 소개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