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 15:21

"오차가능성 타사 대비 1만배 떨어집니다. 하지만"

연말연초라서인지 아니면 어두운 경제전망 탓인지,어느 벤처의 성공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띄였다. 대기업체에서 잘 나가던 직원이 창업 8년 만에 회사를 매출 220억대의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내용이다. 물론 IT분야 전공도 아닌 내가 이 기사에서 주목했던 것은 매출액이나 기술력에 관한 내용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들의 기술력만 믿고 전시회장을 찾았다가 보기 좋게 실패하고 난 뒤에 이들이 가졌던 깨달음에 관한 부분이었다.

업체 대표가 세계지문인식경연대회(FVC)에서 연거푸 1등을 하면서 느낀 것은  "기술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뢰였어요. 신뢰가 쌓여야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죠."
그 후부터는 솔직하게 고객들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남들이 지문 인식 오류비율이 0.0001%라고 선전할 때, 우리는 정직하게 1%대라고 밝히고 언제 오류가 나는지를 사실대로 설명했죠.
그렇게 신뢰가 쌓이니 주문이 크게 늘기 시작했어요."

솔직하게 오차율을 밝히고 이에 대한 설명을 명확하게 해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 방법을 바꿨다는 것이다. 결국 남들 보다 무려 오차발생 가능성이 1만배나 뒤진다는 사실을 적극 알리는 것은, IT회사로서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의 진정성이 효과를 발휘해 시장에서 고속성장을 해 올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의 성공이 단순히 이러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만 기인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경연대회 연속 1위라는 사실(fact)를 바탕으로 '낚시성' 멘트를 빼고 전달하니까 시장에서 이를 제대로 받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는 분명 진실성에 바탕을 둔 메시지를 통한 성공사례였다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