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99건

  1. 2009.09.06 바담 풍, 바담 풍~ 8
  2. 2009.08.26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하여 2
  3. 2009.08.23 휴가 그 이후... 4
  4. 2009.08.03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참여도(Engagement)와 재무적성과의 상관관계 연구결과 2
  5. 2009.07.24 원인규명의 속도
  6. 2009.07.23 Dynamic Country branding (?)
  7. 2009.07.19 청문회 준비: 커뮤니케이션 101
  8. 2009.07.10 아웃도어의 힘 2
  9. 2009.07.10 병에 채울 것인가 말 것인가? (To bottle or Not to bottle?)
  10. 2009.07.03 포장마차와 새벽시장의 "동감" 1
  11. 2009.07.01 가전기업의 동영상 캠페인
  12. 2009.06.30 코틀러 교수와 마케팅 3.0
  13. 2009.06.28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2 2
  14. 2009.06.24 RFP를 통해 본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5
  15. 2009.06.14 추락하는 매체도 '날개'가 있다. 2
  16. 2009.06.08 미국 파워 블로거들의 니미츠 항모 팸투어 사례
  17. 2009.06.04 Twitter: '인간의 얼굴'을 위한 포드의 선택(?) 6
  18. 2009.06.02 카드그림 맞추기의 힘
  19. 2009.05.11 정도(正道)와 정석(定石)
  20. 2009.05.05 동물광고 논란 2
2009. 9. 6. 23:16

바담 풍, 바담 풍~

이번 학기에는 사장님의 배려로 학부강의를 출강하게 되었다. 물론 강의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도 감사하고 있다.  첫 수업에 들어가 보니 최초 배정된 인원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강의실을 채우고 있었다. 물론 이는 강의를 맡은 과목이 인기있다거나 시간대가 학생들에게 잘 맞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Public Relations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수를 살펴보니 현재까지 PR분야로 확정지은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아마 2학년 과목인 탓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 현실이라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이야기만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학생 개인이나 업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열의있고 뛰어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접근했다가 금방 실망을 안고 떠나 버리게된다면 개인이나 회사 모두 시간 및 기회비용만 늘수 밖에 없다. 그보다 소수라도 해당 직업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 업계는 훨씬 빠른 속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모쪼록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봐야겠다. 
 강의 끝내고 나서 바담 풍 선생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2009. 8. 26. 19:12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하여

모 클라이언트의 브랜드 스토리텔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관련자료를 찾다가 토이카메라님의 블로그에서 흥미로운 UCC 동영상을 발견했다. 

우크라이나 리얼리티 TV프로그램 (Ukraine's got talent) 우승자인 Kseniya Simonova의 공연장면이다. 아래의 첫번째 동영상은 모래아트에서 발전한 모래 애니메이션에 Simonova가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절하게 적용시키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모래아트를 사실 잘 몰랐기에 좀더 검색해 보니 이미 2003년도에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했던 다른 아티스트의 작품도 보인다 (두번째 동영상). 시간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두 작품의 차이점은 아무래도 Simonova가 스토리텔링을 작품에 완전히 녹여내고 있어서 그녀의 메시지를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녀의 작품은 2차대전 당시 독일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눈물을 닦는 장면도 보인다.

스토리는 자체적으로 완결성이 있어서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끝까지 사람을 붙들어 매는 힘이 있다. 어찌보면 우리가 준비하는 제안서나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도 보기 좋은 몇몇 장면들만 공작깃털처럼 이어붙여 놓은 것은 아닌지 돌이켜 봐야겠다. (물론 오랜 시간차도 있는데 특정 작품을 깎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이 이처럼 각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면서도 내가 이를 좀 더 일찍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클라이언트 브랜드의 특성이 담긴 이야기 소재들을 잘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강력한 스토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멋진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다만 자료도 시간도 많지 않아 주위의 도움을 많이 구해야 겠다.    

< Kseniya Simonova의 스토리텔링>


<국내 모래 애니메이션 공연장면>


 

2009. 8. 23. 15:50

휴가 그 이후...

오래간만에 한주동안의 휴가를 즐겼다. 물론 휴가기간 동안 급하게 챙겨야 할 업무가 없지는 않았으나 평소와 달리 가족들과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잠깐동안이었지만 차가운 동해 바닷물 속에 몸을 담그기도 했고...

휴가기간이 하루 남았지만, 금융업체 대상 위기관리 강의 때문에 조금 일찍 업무로 복귀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교육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참석자들의 반응이 좀 느린 편이었다. 앞으로 5주간 더 진행되는데 매번 달라지는 참석자들의 부서 및 눈높이에 맞춰 강의를 이끌어가야겠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시간관리가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휴식후 하반기의 새출발을 준비하면서, 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동료들과 같이 '파이팅'을 외쳐봐야겠다.




2009. 8. 3. 20:04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참여도(Engagement)와 재무적성과의 상관관계 연구결과

Engagement Scores of Top 100 Global Brands


Web 2.0 시대의 기업은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대체 어느 정도 투자하는게 적당할까?   

최근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각 기업의 업종 등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며 특히 모든 매체를 다 잘 하려들기보다 일부라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세계적인 온라인 보석판매업체 Blue Nile의 공동창업자인 Ben Elowitz와 Groundswell의 공동저자 Charlene Li는 최근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활용실태와 재무적 성과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참여(engagement) 수준이 높을 수록 해당 기업의 재무적 성과도 높은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다. 주요 연구결과를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본다.

* 참여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채널의 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소셜미디어에 대한 전반적인 참여도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즉, 비선형적인 증가)
* 업종별로 소셜미디어 참여(Engagement)특성은 다르게 나타난다. (미디어 및 IT산업 등은 소셜미디어에 적극 참여하는 반면 제조업, 금융업은 상대적으로 둔감)

* 기업(브랜드)별 소셜미디어 참여스타일
 연구자들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수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전반적인 참여정도를 고려할 때
네가지 유형의 소셜미디어 참여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소셜미디어 참여정도

 Selectives (선별형)
   - 평균 이하의 (6개 이하)의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는 소채널 기업평균이상

   - 열정적인 혁신가(evangelists)가 이끄는 소수의 전담팀이
     적은 예산으로 몇 채널만 집중적으로 운영

   예) H&M, 필립스
 Mavens (전문가)
   - 평균 이상의 (7개 이상)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가  다채널 기업평균이상

   - 엄격한 전략 수립 및 전담팀 운영
   예) 스타벅스, 델
 Wallflowers (벽장식 꽃형)
   - 평균 이하의 (6개 이하)의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도 소채널 기업평균이하

   - 지나치게 신중해서 소수의 소셜미디어에 최소한도로 참여 
   예) 맥도날드, BP 
 Butterflies (나비형)
   - 평균 이상의 (7개 이상)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는 다채널 기업평균이하

   - 범위는 폭넓게 가지만 내부지원부족으로 일부만 집중지원 
   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현대자동차
                                                                                   참여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수 →

* 참여도와 재무적 성과의 긍정적 상관관계
소셜미디어에 폭넓고 깊게 참여하는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매출액과 이익이 더 큰 경향이 있음
재미있는 것은 나비형 기업들이 선별형 기업들보다 평균적인 재무적 성과(매출액)가 더 높게 나타났지만, 매출총이익과 매출순이익의 경우 선별형이 나비형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소수의 소셜미디어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의 수익성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 

끝으로 연구자들은 주요 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살펴보고 참여의 깊이(depth)와 넓이(breadth)를 같이 고려할 것
- 소셜미디어 참여도는 재무지표 (매출액과 이익)과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음
- 참여의 양 뿐만 아니라 질도 강조할 것
- 참여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소셜미디어가 모든 직원들의 업무가 되도록 할 것
-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되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
-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할 것 (신중하게 시작하되 끈기있게 참여할 것)  

  


@ 다시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참여도가 높을수록 재무성과가 향상된다는 인과관계가 아니라 단순히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소셜미디어 참여유형별 4가지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간에 유의미한 평균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 업종별로는 미디어산업과 테크놀로지산업이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들에 비해 참여도가 높은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고 실제 소셜미디어 참여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금융업체, 제조업체의 경우, 기밀유지 또는 공급의 비탄력성 등으로 인해서 참여도가 가장 낮은 경우로 볼 수 있다. 즉 업종마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한 민감도 또는 탄력성이 다르므로 현실적으로 이를 고려하는 것이 자원의 효과적인 배분을 위해 중요하겠다.

 

@ 국내 업체가운데는 삼성과 현대자동차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눈길이 간다. 삼성과 현대 모두 나비 (butterfly) 형으로 구분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이 정도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실질적인 참여도를 좀 더 높인다면 브랜드 가치도 크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직까지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는 등 아주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많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겠다.   

 

@ 각 매체별로 참여도를 어떻게 측정했는지 평가도구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지는 않다. 각 매체별로 평가문항이 다르고, 고위임원의 참여여부, 채널의 수 및 참여의 심도를 고려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부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이에 대처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대한 참여도가 높았을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엄밀하게 재무적 효과를 측정하고자 한다면 시계열 분석을 통해서 특정 선행기간의 참여도 성적이 다음 해 또는 분기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을 측정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래도 부록에서 전체 기업의 측정결과점수를 공개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보고서를 읽고 꼼꼼하게 통계적인 분석도 해 봤으면 좋은 토론의 기회가 될 것 같다.  특히 4가지 우수사례를 꼼꼼히 비교해 본다면 유용한 질적 분석틀을 찾아 낼 수 있겠다.

2009. 7. 24. 19:30

원인규명의 속도


쓰다가 마무리 짓지 못한 글들을 뒤적이다 보니 내가 DDoS 관련 글을 적고 있던 모양이다.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새 까맣게 있고 있었다.

국정원의 발표를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위기가 발생한 뒤 신속한 원인규명은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부정확한 추정을 통해 또다른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은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관련 기사가 지면에서 사라진 지금 다시 뉴스를 검색해 봐도 상황을 정리하거나 매듭짓는 당국의 발표는 없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적절한 증거가 제시되지 못한 점을 생각한다면 설령 나중에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지난 번과 같은 '조기발표'는 '무리수'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아무리 규모가 작고 영세한 조직이라도 사회적인 이슈를 일으켰거나 이슈의 대상이 된다면 그 조직은 사회에 대해서 설명의 의무(Accountability)가 생기게 된다. 물론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당연히 홍보부서를 통해 상황에 관해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게 된다. 물론 원인을 알아야 이에 대한 정확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분명 잘 준비되고 관리된 조직에서는 사고나 위기가 발생할 경우 무엇이 원인인지 잘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태의 신속한 수습 및 확산 가능성 차단이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비난의 대상을 찾는 것은 'scape goating' 또는 'finger pointing'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즉 자신의 적정한 책임을 인정하기에 앞서 책임전가를 꾀하는 것이 되고 만다.

더구나 신속한 대응조치가 없는 상황에서의 또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의 원인규명 시도는 불필요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위기는 알려진 위기요인들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원인규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알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 문제가 있음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기망각의 속도는 어떨까?

아마 사회나 개인의 위기관리 수준은 위기상황의 망각속도와 반비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는 우리 사회가 너무 강한 자극에 익숙해진 탓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을 떠나는 외국대사의 말에서도 나타나듯이 선진국일수록 예측가능성이 높고 불안한 사회일수록 돌발 변수가 많아 예측성이 떨어진다. 너무도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장면들을 많이 봐서 웬만한 사고나 위험, 위기는 가슴 깊이 새겨지지 못하는 것인지도

  
2009. 7. 23. 23:48

Dynamic Country branding (?)

#1 역동적(dynamic)
"이스라엘도 역동적이지만, 한국은 정말 역동적인 사회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이 발생하고, (대사로서) 그걸 계속 업데이트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몇 년전 역동적인 곳을 찾아 한국근무를 지원했었다는 최근 이임한 이스라엘 대사의 말이다. 뒤집어보면 우리와 달리 선진국은 안정적라는 말이기에 그냥 좋은 뜻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이미 Dynamic Korea라는 슬로건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역동성'의 부정적 의미에 주목하고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2 브랜딩(branding)
몇 주전 어느 영자신문의 1면 상단에는 "Branding or de-branding Campaign?"이라는 제목과 함께 3장의 사진이 실려있었다. 한장은 국가브랜드 위원회의 회의 장면, 다른 한장은 국회에서의 격투장면, 그리고 마지막 한장은 쌍용자동차의 시위대치장면이었다. 사실 국가브랜드의 관리는 국가관리 위원회에서 승인한 컨셉이나 브랜딩 용역업체에서 만든 메시지를 통일적으로 집행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아주 오래전에는 해외 출국을 하려면 국민소양교육을 받아야 했다. 교육시 지급하던 수첩모양의 소책자에는  "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국가의 이미지가 해외 이미지 광고나 캠페인 메시지로만 형성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행동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커뮤니케이션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딩은 어떻게 이뤄야 할까? 얼마전 어느 심리학 교수와 국내에 장기간 거주한 외국인이 비슷한 시기에 신문에 기고했던 글들이 동시에 떠오른다. 

국가 브랜드가 아무리 중요해도,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 외국인이 보는 대한민국만을 이야기하면 스스로를 보지 못하고, 남의 눈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안타까운 사람이 된다. 여전히 미래가 없다. 선진국 문턱에서 10년 이상이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이유이다.

이분은 심리학 교수답게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에 기반을 둔 국가 브랜딩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국내에서 십여년 이상 거주한 어느 외국인 역시 같은 주문을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서구나 일본을 벤치 마킹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일궈나가야 한다. 한국은 이 작고 인구가 조밀하고 자원은 없고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에 가장 잘 맞는 지속가능한 경제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두 글 모두 한국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개발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외국인은 같은 글에서 근본적으로 한국인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해 문제제기을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의사소통을 더 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 여기엔 많은 이유가 있다. 서구의 관점에서 볼 때 유교의 영향이라고 할 만한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는 한국인이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영어로 말하든 한국어로 말하든 듣지 않는다. '문화적 장벽', '언어 장벽'을 자신들이 의사소통할 수 없는 이유로 든다. 그러나 그건 핑계다.

이 분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국회에서건 직장에서건, 클라이언트와 외주업체의 관계에서건 서로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아마 우리가 실제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란 '내 얘기대로 상대방이 움직여 주는 것'일 것이다. '대화'란 내 얘기를 상대방이 들어주고 나도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지만 결국 내 뜻대로 결론이 나야 비로소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친다. 다시 말해 '대화'를 통해 상대방과 '절충'과 '타협'이 이뤄지거나 내 스스로 의견을 수정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나', '우리 회사', '우리나라'는 항상 옳다는 전제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아무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의미를 공유할 수 없다.

진정 커뮤니케이션은 변화를 가져오는 힘이다. 서로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변화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제3의 현실적인 대안이 도출될 수 있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진정한 변화없이 브랜드 기획서에서 제시하는 '컨셉'을 말과 글에 열심히 담아내는 것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은 아니다. 공유된 컨셉에 대해 서로 의미를 찾고 생활에서 일관되게 실천(enactment)해 나갈 때 비로소 충실한 브랜드 관리, 국가 브랜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  
2009. 7. 19. 20:17

청문회 준비: 커뮤니케이션 101

인사 청문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기 때문에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문공세는 대단하다. 당연히 청문회에 임하는 후보자는 많은 준비를 했을텐데 '기대이하'의 답변을 하고 '자리'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다. 인사청문회는 검증의 무대인데 후보 당사자들이 스스로 '나' 정도면 되지 않을까 또는 '이건 모르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wishful thinking)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아닐까?  

커뮤니케이션 개론 시간에 소개되는 다루게 되는 '조해리의 창(Johari Window)'이라는 컨셉이 있다. 이는 인지심리학적인 개념으로, 개인이 커뮤니케이션 할 때 있어서 자아영역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타인이 인지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4가지 자아영역으로 나눈 것이다. 즉, 4가지 영역은 자기 스스로 인지하고 있고 남들도 인지하고 있는 자아 (공적 영역: Arena),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만 남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자아 (즉 개인이 의도적으로 표출하게 되는 자아: facade),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인지하고 있는 영역 (사각지대: Blind Spot), 본인과 타인 모두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즉 미지의 자아:unknown)으로 구분할 수 있다.

Arena 
 자아 인식: Yes
 타인 인식: Yes
Blind Spot
 자아 인식: No
 타인인식 : Yes 
Facade
 자아인식: Yes
 타인인식: No
Unknown 
 자아인식: No
 타인인식: No

개념상 4가지 영역의 상대적인 넓이를 통해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및 장단점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이상적인 상황은 자아에 대해서 스스로 최대한 많이 알고 있고 타인에게도 투명하게 자아를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겠다(즉, Arena 영역의 극대화). 반대로 자아인식 수준은 매우 떨어지면서 타인들이 인식하는 부분은 많은 경우가 최악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다 (즉, Blind Spot의 극대화). 다시 말해 공인처럼 외부에 노출되는 영역이 많은데 본인만 모르고 있는 영역이 넓다면(즉 사각지대가 넓을수록) 곤란한 상황을 접할 가능성이 높다.   

공직 또는 자신의 목표에 대한 집념(?)이 너무 강해서 현실과 국민의 기대수준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고위 공직자들은 타인의 모범이 되어야 하므로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윤리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공직에서 요구하는 청렴도의 기준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민간 또는 이전 직급에서 요구되는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공중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서 답변이 부족하다면 개인적으로 용단을 내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또한 남들은 아마 모르는 내용(Facade)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지만 의원들의 정보망에 노출된 영역(Arena)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청문회에 나가기 전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기 전에 먼저 진지하게 자아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자신의 사각지대는 무엇인지 보좌관들과 컨설턴트로부터 도움을 얻어야 한다. PI 담당자들은 미디어 트레이닝 기법을 가르치기 보다, 기본적으로 후보자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출사표를 던졌다면 공공영역에 노출된 본인의 자질과 공과를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바로 트레이닝이 필요한 때다. 

 
2009. 7. 10. 08:00

아웃도어의 힘

디자인 블로거로 맹활약하고 있는 연나님의 블로그를 방문할 때마다 비쥬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느끼곤 한다. 다양한 시각디자인이 담고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읽고" 있다. 뛰어난 작품들을 바라 보다보면 절로 무릎을 팍 치게 된다. (무릎을 치는 건 나지만 당연히 '도사'는 내가 아니라 그들이다.)  

최근에는 연나님이 Twitter에서 강력하게 추천한 아웃도어관련 포스팅을 찾아 읽고 같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Yet, for all this change, outdoor's biggest asset today may be that as audiences on every other channel are split into ever decreasing fragments, it can still operate on a mass, broadcast level. And, just as that "Labour Isn't Working" billboard ended up as an accidental case study in the power of integrated media, so today's out-of-home efforts are increasingly often integral parts of bigger digital campaigns. Indeed, it might seem somewhat odd to an industry outsider who was unfamiliar with the latest phenomena -- such as brands emblazoning billboards with just their Twitter addresses -- to note that outdoor is enjoying a renaissance right now, driven, at least in part, by digital shops. Creatives are clearly enjoying the ability to link the mass-market power of a poster to the personal power of the internet.

오늘날 옥외광고의 가장 큰 자산은 다른 매체들이 계속해서 분화되어 가는 가운데, 옥외광고가 여전히 대중, 방송 차원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의 내용에 깊이 공감한다. 다매체 시대가 되면 대중매체는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많았지만 이와 반대로  대중매체의 상대적인 중요성 또한 커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즉 특성화 매체와는 달리 이제는 상대적인 희소성 때문에 광고매체로서의 가격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과 필요에 의해 다양하게 특화된 매체를 접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다양한 차원에서 대중적인 감성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다매체 시대에도 여전히 블럭버스터 영화가 강세를 떨치고 있는 것처럼. 글의 저자는 바로 이러한 통합채널의 역할을 통해 옥외광고가 '부활'하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쌍방향적인 매체와의 연결을 도와주는 일방향 매체를  통해 결국 작은 세상(small world)이 완성되는 것이다. 

꽤 오래전에 이글루스 콘텐츠의 포털 공개방침과 관련해 이글루스 블로거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했던 사례가 생각난다. 프리챌의 '섬'과 같은 소그룹 서비스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참여'와 '공유'를 선호하는 블로거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따로 있기를 원하면서 동시에 특정 분야나 취미에 있어서는 같은 정서를 넓게 공유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기에 매스 브랜드가 존재할 수 있는 것 같다.

일방향 매체-쌍방향 매체 등 다양해진 매체에 대한 사전적이고 평면적인 이해가 아니라, 사용자들에 의한 다양한 매체조합 가능성및 활용실태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를 이해할 수 있을 때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진단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2009. 7. 10. 00:28

병에 채울 것인가 말 것인가? (To bottle or Not to bottle?)

최근 읽은 블로그 포스팅에 따르면 호주의  Bundanoon이라는 마을에서는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세계최초로 병에 들어 있는 생수제품의 지역 내 판매를 금지했다고 한다. 생수병의 자연분해에 약 1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제품생산에 들어가는 유류소비량도 엄청난 반면에 생수와 수도물의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서 생수판매를 금지했다는 것이다. 

현지의 수돗물 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우리의 경우, 지역마다 상수도 사정이 다르고, 생수업체 뿐만 아니라 정수기 업체까지 관련되어 있어 물산업은 생각보다 무척 복잡한 상황이다.  최근들어 각 지자체 상수도 사업본부마다 수도물 음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생수업체와의 마케팅 대결에서는 역부족인 것 같다. 더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이 건강을 위해 고급 수입생수라도 사먹겠다는 마당에 억지로 수도물을 마시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수도물이 보편적 공공재(?)이기 때문에 '사람이 마셔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안정성과 맛, 향을 유지해서 공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지자체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정수처리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수도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정수처리하고 배관청결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수를 사서 마신다면 국가적으로도 아까운 예산을 정수처리에 낭비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윤리적인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   

한편, 외국에서는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의 활용이 불필요하게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고 여기는 반면 국내 상수도업체에서는 수도물을 병에 넣어서 판매하거나 홍보함으로써 생수업체와의 경쟁을 꾀하고 있다. 상수도 업체의 선택은 지속가능한 전략적 포지션이 아닌 것 같다. 

물 산업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있어 더욱 복잡해진다. '영혼'이 있는 AE들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다.
2009. 7. 3. 08:13

포장마차와 새벽시장의 "동감"

구 의회의원에서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치인의 현장방문은 정치적인 행보다. 어린 시절에 들었던 대통령의 새벽시찰도 주로 포장마차, 청소부,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이같은 새벽 순시는 예나 지금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서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려고 하는 지도자의 의지로 비춰진다.  

최근 현직 대통령께서 우리 동네(바로 옆 동네이지만 별 차이는 없다) 를 방문했다고 하는데 언론이나 네티즌의 반응을 보면 성공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비록 방문장소는 여전히 수십년 전과 똑같은 포장마차, 재래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이 경제주체들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제구조 속에 놓여있음을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번 방문이 수행원들이나 언론을 많이 대동하지 않은 새벽방문이었다면 국민과 소통하려는 지도자의 자세에 관한 이야기로만 소개되었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낮 시간에 수행원과 함께 방문 한 것이므로 민생현장에서 예상되는 질문에 대해서 무언가 답을 가지고 만났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물론 미리 준비한 대안이 '인터넷 경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명확한 분석과 답변이 필요했다고 본다. 이번 방문을 통해 예상되는 질문은 무엇이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결론은 '마트 규제론'도 아니고 '재래시장의 인터넷 경제화'도 아닌 '좋아진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무릇 정치인의 행보는 당연히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정치적 활동을 통해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움직일 수 있기 위해서는 전략적이어야 한다. 마치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서 수돗물처럼 '편집'냄새가 너무 나면 시청자들이 불평하듯이 적절한 수준에서 계산을 따져 보아야 한다. 이번 현장방문의 경우, 만나서 부딪쳐보고 대안을 생각해 보기에는 날이 너무 밝았던 것 같다. 아니면 같은 장소를 두고서도 과거와 현재의 세월차이가 너무 났었는지도 모르겠다. 서민경제를 상징하는 경제주체들은 여전히 변함없지만 예전과는 달리 오늘의 그들은 자신들의 고민을 적극적으로 토로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9. 7. 1. 22:12

가전기업의 동영상 캠페인


최근 Philips에서는 "필립스의 도전(Philips Versus)"이라는 동영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얼마전 삼성전자에서 양떼를 활용한 CCC 동영상 광고를 제작했었는데 이번에는 Philips에서 바톤을 이어 받았나 보다.
 
Philips Versus the Sun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는 필립스 예약조명기구를 이용해 아침이 밝은 것처럼 수탉을 속여 넘긴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성전자의 양떼 광고보다는 스토리 라인이 분명하지만 그 단순성과 예측가능성, 그리고 닭을 귀찮게 한만큼 감동적인 결과가 없다는 점에서 그리 높은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유사한 동영상을 떠올리다가 효과적인 메시지를 위한 Heath & Heath의 SUCCESs모델이(Simple; Unexpected; Concrete; Credible; Emotional; Stories) 다시금 생각났다. 또한 동영상에 달린 댓글등을 통해 볼 때 동서양을 막론하고 제대로 된 CCC 하나 만들기가 정말 쉽지 않음을 느꼈다.   

#123 Chicken watching TV

#123 Chicken watching TV by ☻mrhappy☻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009. 6. 30. 00:16

코틀러 교수와 마케팅 3.0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케팅 분야의 석학 필립 코틀러 교수가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다른 석학들과 마찬가지로 코틀러 교수 역시 지금은 격동(turbulance)의 발생이 일상화된 시대(new normality), 영원한 위기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왜 이런 역설이 가능하게 된 것일까? 글로벌 분업이 발달하면서 서로 상호간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세부 거래가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장하나도 없이 20억벌의 의류를 만들어 내는 홍콩 기업의 이야기처럼 생산공정과 부품이 표준화 되면서 다양한 공급업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대신 각 하부단위의 공정상의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잡아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우선 신기술의 탄생이나 법-제도의 변화, 금융 시스템 붕괴 같은 격동을 재빨리 감지할 수 있는 공식조직을 가동해야 합니다. 바로 조기경보시스템이죠. 또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처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각 시나리오에 맞는 전략을 마련하고,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를 순발력 있게 가동해야 합니다." -Chaotics model-

사건사고 위험성이 높은 상황과 위기요인이 내재화 된 상황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전자의 경우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최근의 금융위기처럼 시스템 자체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모니터링 방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의 조기경보시스템이 가능할 지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감이 잘 와 닿지는 않지만 이러한 조기경보 시스템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관계관리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트라이앵귤레이션 (triangulation)를 통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두 8가지의 화두를 던지며 스스로 답을 주고 있다. 코틀러교수의 문답에 관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다.

1) 스타벅스는 왜 매력을 잃었나?
    a. 이전의 성공에 도취되어 혁신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환경의 변화를 감지 하지 못하고 자기혁신을 게을리하는 모든 기업은 순식간에 경쟁에서 뒤쳐져 버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코카콜라의 경우 어떤가? 다양한 용기와 맛을 추구하면서 신제품 개발에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 않은가? 원형의 틀이나 한계를 깨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하면서도 결국 이에 실패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확고부동한 브랜드 가치를 지켜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코카콜라의 고객들은 이미 오래전에 경쟁사로 대안을 찾아 떠나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성공의 열쇠임은 분명한 것 같다.

    b. GM의 실패도 절박감, 기술개발, 소비자 요구 수용없이, 로비나 정유사와의 관계관리에 집중한 탓
 => 판을 새로 짤 수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기존에 힘있던 이해관계자와의 관계관리에만 집중할 경우 판이 깨지게 되어 파국에 이르고 만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c. 변화의 동인(change agent), 브랜드 관리, 핵심역량에 따른 재편(recomposition)을 통한 위기극복이 중요
 => 코틀러 교수가 소개하고 있듯이 제임스 콜린스 교수의 How the Mighty fall?는 무절제한 성장이 위기신호를 무시하고 막다른 골목을 향해 달리다가 결국 몰락하고 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는 문제제기는 어렵지 않다. 오히려 고속성장의 메커니즘 속에서 지속가능성의 문제제기를 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훨씬 어려운 상황이며 여기에 change agent 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2) 남성복 업체 조셉 뱅크는 불황기 소비자의 지갑을 어떻게 열었나?
   소비자의 니즈 중심 공략 (실직, 건강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파고 들어라)
3) 미국환자들이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 몰리는 이유는?
    차별화 (품질, 가격 등)
4) 콜케이트 치약과 메리어트 호텔의 공통점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군 보유
5) 벽돌과 시멘트로도 차별화를 할 수 있다고?
    집 짓기 행사로 멕시코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된 Cemex; Acme Brick 100년벽돌 품질 보증서
6) 불황기엔 줄여야 한다. P&G는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줄였나?
    제로베이스 예산편성(기존관행의 무시); 일괄적 삭감의 위험성 인식
7) 격동기 기업엔 왜 여성임원이 더 필요한가?
    노르웨이 대기업 이사진 40%이상 규정; 폭넓은 시야
8) 왜 마케팅 3.0인가? 
    마케팅 1.0: 소비자 생각(mind)에 호소
    마케팅 2.0: 소비자 감성(heart)에 호소 
    마케팅 3.0: 사람들의 영혼(Spirit)에 호소
    영혼에 호소하려면 품성(Character), 진정성(Authenticity), 배려하는 마음(caring)을 조직의 DNA에 착상시킬 것.

즉, 국민들의 시민의식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정체성(Identity)이 관리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은 이미 어느 정도 표준화 되었음을 전제로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자신의 영혼을 다루어야할 부서는 어디가 될까? 혹시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3.0 이라는 책을 준비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닐까? 

c\_/
c\_/ by . SantiMB . (inspirin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2009. 6. 28. 22:49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2

지난 주에는 외국계 클라이언트사의 CEO를 모시고 2차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한 달 전에는 일반 방송인터뷰 상황을 설정하고 실시했던데 반해 이번에는 잠재적인 이슈들을 다루게 되어 훨씬 역동적이고 긴장감있는 트레이닝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사장님께서 트레이닝의 주요 학습내용을 되짚으면서 시작한 이번 트레이닝은 프레젠테이션 파일의 사전 점검에 실수가 있었던 점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는 잘 진행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흠없이 매끄러운 프레젠테이션을 기대했던 인하우스 담당자들에게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기에 아쉬웠다.    

본론에서는 물론 외국인 CEO를 대상으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은 기자의 질문과 CEO의 답변 내용을 통역하게 되기 때문에 시간이 배 이상 소요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CEO의 답변은 국문으로 통역하지 않고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진행해보니 기자역할을 담당한 AE들이 CEO의 답변 내용 및 범위를 곧바로 파악하고 날카로운 후속 질문들을 이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다시 CEO의 답변 내용에 대해서도 통역을 실시하게 되었다. 새로우 시도를 하기에 앞서 도입에 따른 문제점도 사전 체크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해당 CEO께서는 fact에 기반한 답변이 불가능할 경우 적극적으로 회사의 키메시지를 활용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간결한 답변도 없는 상태에서 추상적이거나 원론적인 메시지만을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은 기자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질문 내용에 대한 간결한 대답과 함께 브릿지(bridge) 기법을 사용해 회사의 키 메시지와 연결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CEO께서는 일관되게 이해관계자의 문제제기에 관해 관심을 표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었다. 이번 트레이닝을 통해서 해당 CEO께서 전략적인 키메시지의 전달을 반복해서 훈련하실 수 있었다고 믿는다.  

해당 인하우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께서는 항상 개선(Kaizen)과 혁신(innovation)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개선 요소들을 도입해야 했던 트레이닝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끊어짐 없이 매끈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몇 배의 시간을 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점, 기존의 노하우를 빠짐없이 전수받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했음을 느꼈다.

매 트레이닝마다 좀 더 나은 코칭을 할 수 있도록, 동료 트레이너들과 함께 준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겠다.
2009. 6. 24. 00:45

RFP를 통해 본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최근들어 글로벌 PR에이전시와 함께 여러 건의 비딩 준비를 다소 긴박하게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PR네트워크로부터 자신들의 글로벌 클라이언트사의 국내 홍보용역에 공동참여하자는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파트너사로서는 한국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고, 우리로서도 클라이언트 확보의 기회가 되므로 곧바로 공동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의 외주진행에 있어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검증작업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검증 작업에 필요한 것이 RFP이다. 비딩을  준비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제안서 준비 상황과의 차이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해당 글로벌 클라이언트사에서는 효과적인 아웃소싱을 위해서 RFP 작성과정에 외부업체를 활용하고 있었다. RFP에서는 외주용역 발주의 목적에서 부터 국내 PR시장의 전반적인 리뷰까지 에 이르기까지 내부검토를 충분히 진행했음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RFP에서 요청한 자료는 일반적인 '제안서'가 아니라 회사의 일반현황 및 관련 실적, 팀 구성 계획 및 프로그램 별 예산이었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제안요청에서는 자신들의 모든 고민(?)을 한꺼번에 풀어달라는 과제를 에이전시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한편, 기존 실적 위주의 제안서와 과제에 대한 솔류션 중심의 제안서 중간에 해당하는 형태가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대기업의 프로젝트 담당자는 RFP 과제를 설명하면서, 해당과제가 실제 프로젝트의 본 사안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즉, 해당과제를 통해 최종 용역업체 선정을 하게 되면 관련 기업 비밀이 노출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업내용과 유사하되 본 건의 내용을 노출시키지 않는 과제를 제시하겠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첫번째 유형의 RFP에 대해서는 굳이 대행사의 무형적 자산을 담아서 제시할 필요가 없는 반면, 나머지 두 유형의 제안요청에서는 제안에 참여하고자 하는 대행사가 자신들의 솔류션을 효과적으로 제안에 담아야 한다. 

예외적이긴 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제안에 참여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질적인 서비스 발주의사 없이 내부적인 기안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클라이언트가 요청하는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1차 심사에서 통과한 상위 2개 업체들을 모아 놓고 다시 심층제안서를 써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경우 대행사로서는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제출한 제안서에서 아무런 권리나 보상도 인정받지 못하고 기회비용을 날려버리게 된다. 저평가된 인건비 및 서비스료를 고려할 때, 각자 준비한 소중한 제안내용에 대한 리젝션피(rejection fee)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이를 통해 클라이언트는 대행사의 권리와 수익성을 존중하게 되고 대행사는 성심껏 자신들의 역량을 쏟아 붓는 실제적인 제안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클라이언트와 대행사간에 상호신뢰(trust)와 존중(respect)에 바탕을 둔 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잘 구성된 RFP를 받아 봤으면 한다.  

2009. 6. 14. 17:25

추락하는 매체도 '날개'가 있다.

최근 위기관리 전문가인 Lukaszewski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기업과 언론매체간의 갈등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의 포스팅 제목(Bad Advice: Even a Dying Newspaper Can Throw a Knock-Out Punch When Threatened)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현재 미국에서도 유력지와 로칼 신문까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 같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의 한 신문(The Bergen Record)이 지역내 대학병원(the New Jersey Hackensek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이사진과 관련된 기사를 실으려하자 병원측에서 해당매체에 대한 온오프라인 광고 철회 및 병원내 가판 판매 불허 방침 등을 내세우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 

루카체프스키는 사건개요를 간단히 소개한 뒤 바로 이런 사고는 비전문가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이며,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결국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언론사에 압력을 가하려는 기업의 헛된(?) 시도는 나라 밖에서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물론 항상 기사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고물량을  활용한 회유나  압력행사는 결코 정당화되지 못한다. 최근 많은 매체들이 재정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광고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내 어느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에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한 기업은 자사의 광고를 TV매체에서 완전히 철회했고, 이로 인해 결국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시간까지 재조정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기업과 매체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최종적인 결과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보 때문이건, 경영진에 대한 인신공격이건 간에 궁극적으로는 언론매체가 이기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경우처럼 뉴욕타임즈가 관련 사례를 보도하면서 결국 해당 병원은 전국적으로 안 좋은 이름만 널리 알린 꼴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종 기업의 오너가 감정적인 차원에서 '맞대결'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가급적 홍보담당자들이 초기에 관여해서 문제가 불필요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할 적절히 중재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2009. 6. 8. 00:31

미국 파워 블로거들의 니미츠 항모 팸투어 사례


최근 가이 가와사키(Guy Kawasaki)는 자신과 샬린 리(Charlene Li) 등이 포함된 Word of Mouth Marketing 인사들이 1박 2일 일정으로 미국 니미츠 항공모함 팸투어를 다녀왔다는 포스팅을 블로그에 올렸다. 아마 미 해군이 펼친 대표적인 블로거 릴레이션 사례일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입소문 마케팅 팸투어 일행을 맞이한 3명의 Public Affairs 담당자들은 모두 자신을 '매스커뮤니케이션 스페셜리스트'로 소개하고 있었다. 물론 해군에서는 니미츠 항모를 비롯해 여러 개의 Twitter 계정을 통해 국민들과 열심히 소통하고자 하지만 아직까지 군대 내의 대세는 매스컴인가 보다. 비상시 효과적인 대국민 메시지 전달체계가 하향식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방부에서도 주부들을 대상으로 함정방문 체험행사를 진행했는데 참가자들이 군대와 식단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늘어놓자  예비역 남성들이 반발(?)성 댓글을 많이 올렸던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이 모병제인 탓인지, 아니면 미국 부대에서는 대외홍보용과 실제 배식의 차이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낙천적인 미국문화의 탓인지 군관련 블로그에 대한 문제제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이번 체험행사를 소개한 가와사키의 경우 자동차 업체로부터 최신차량의 테스트 드라이브 시승기회도 제공받고 있는 상황이라 관련 포스팅에서 비판적인 논조는 많지 않아 보인다. 국내에서도 블로거들의 팸투어 기회는 계속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파워블로거들의 최대한 객관적이고, 개인적이며, 균형잡힌 글쓰기만이  지속가능한 블로깅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 
2009. 6. 4. 13:22

Twitter: '인간의 얼굴'을 위한 포드의 선택(?)

미국에 있는 지인의 권유로 열었다가 방치해 두었던 Twitter 계정을 최근 다시 열어 봤다. 김연아의 힘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갑자기 주위에서 Twitter 등록 관련 메일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쉘위의 그림 때문에 또한차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을 듯 하다. 관련 메일을 받은 때가 마침 출장 시기여서 twitter가 유용할 것 같아 몇 자 적어 봤다. 짧은 문장으로 자신의 근황과 생각을 소개한다는 점이 다른 소셜 미디어들과 차이점이라고 생각되었다. 

포드 자동차의 소셜 미디어 책임자인 Scott Monty에 따르면, 포드는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에서도 아직 주요 플레이어가 나타나지 않은 Twitter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라고 한다. 역시 소셜미디어에서도 선점효과가 중요한가 보다. 사실 처음부터 Twitter 같은 개인적인(personal) 플랫폼을 기업과 같은 큰 조직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다. 포드에서는 Scott의 개인 계정외에도 포드 트럭, 머스탱, 포드 드라이브 그린, 고객 서비스팀 등 6개의 기업계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Scott에 따르면,  Twitter는 실시간이라서 위기모니터링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Twitter를 통해 포드에 코멘트를 하고 있으며, 포드 내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Twitter 초보라서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한다.  아마 다른 소셜 미디어와 달리 Twitter는 짧은 문장을 통해서 핵심 메시지만을 관심의 대상에게 전달하게 된다는 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좀 더 밀도있게 펼칠 수 있는 블로그와는 달리 빠르게 흐름을 짚어 낼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블로그는 원칙적으로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Trackback을 걸어둘 수 있지만 Twitter는 followers와 following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해당 계정의 소유자 또는 조직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적극적인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관심 공중을 쉽게 파악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시 Scott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는 Ford의 회사이름이 다른 많은 기업들과 달리 설립자의 이름이기는 하지만 기업 자체가 감성을 지닌 인간이 아닌 점은 분명하기 때문에 social media가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브랜드나 포지셔닝 컨셉 자체가 고객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 제품, 서비스, 브랜드가 인간의 얼굴을 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전달하도록 도와주는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하겠다.

Our goal is to humanize the company and put a face-or many faces-on the Blue Oval. If Ford has been viewed as not having any brand personality or very little human element this breaks down the barriers and shows that there are conusmers and people working at Ford who are passionate about it. We help them connect with Ford and with each other to provide value. This ensures that everyone wins.

Ford에서는 2011년까지 북미시장에서 판매되는 Fiest 차종의 5~10%를 에이전트 (online influencers)와 협력해서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고객과의 대화(dialogue)가 단순한 립서비스는 아닌 듯하다. 

오래전에 읽은 Douglas McGregor의 《Human side of enterprises》라는 책이 생각난다. 기업이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비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던, 콘베이어벨트로 대표되는 '포드시스템'의 산실에서 인간적인 부분을 온라인상에서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웬지 의미있어 보인다.  물론 기업의 인간적인 경영이 단지 미디어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만은 아니겠지만, 그동안 media 혁명을 통해 정치, 사회, 경제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어 왔듯이 소셜 미디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어차피 social media의 본질이 권력관계의 변화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 6. 2. 00:49

카드그림 맞추기의 힘

지난 주 후반에는 경주에서 회사 워크숍이 열렸는데, 글로벌 파트너사에서 진행하는 클라이언트 워크숍과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혼자서 중간에 부산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 워크숍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각국의 의사들을 상대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행사를 준비하는 주체들이 다소 복잡했다. 

즉,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이므로 제약사의 한국지사에서 관여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본사예산으로 추진하는 행사였기 때문에 글로벌 PR대행사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물론 그 덕분에 파트너 형식으로 우리 회사에서 참여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장소 임대 등은 클라이언트사 국내지사의 PR대행사에서 담당했고 전체적인 프로그램 기획은 글로벌 PR대행사 및 우리 회사에서 담당하게 되어, 하나의 행사에 모두 4개 조직이 관여하게 된 것이다.

이번 클라이언트 워크숍에 토론진행자(facilitator)로 참여 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사에는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진행자의 능력( 임기응변이나 화술)에 의존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과일 그림이 그려진 똑같은 카드 두 세트 중 한 세트의 카드 뒤에는 질문을 적어 두고, 다른 한 세트의 카드는 참석자의 책상 위에 한장씩 올려 두었다.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이 적혀 있는 카드를 뽑아서 읽으면, 카드 앞면의 과일과 같은 그림카드가 자신의 책상 앞에 놓여 있는 사람이 답변을 하도록 한 것이다. 참석자들이 의사들이었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단순한 카드 그림 맞추기 이상으로 효과적인 장치였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워크숍에 참석한 의사들은 클라이언트사에서 의도한 범위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폭넓게 그리고 현실적인 상황을 놓고서 토론을 진행했다. 물론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토론자 역할은 명망있는 의사를 뽑아 진행했다. 참석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막연히 기대하기 보다,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 또는 도구를 사용하고 전문가를 토론리더로 활용함으로써 예상외의 적극적인 반응들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2009. 5. 11. 00:44

정도(正道)와 정석(定石)

최근 회사에서 외국인 CEO를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했다. 많은 외국인 CEO들이 그렇듯이 해당 CEO께서는 상당히 집중해서 적극적으로 트레이닝에 참여해 주셨다. 또한 외국계 기업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홍보팀의 의견도 같이 수렴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미디어트레이닝에는 김경해 사장님께서 주요 이슈별로 맥을 짚어가며 해당 CEO와 토론식으로  미디어 트레이닝 리뷰를 이끌어 주셨다. 덕분에 이번 미디어 트레이닝은 현장에서 바로 참가자(trainee) 및 참모진(홍보담당자)와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한가지 특이했던 부분은 해당 CEO께서 민감한 이슈를 가정한 질문에 대해서 사실(fact)에 기반해서 정도(正)에 따라 대응해 주셨다는 점이다. 사실 해당 질문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CEO였더라면 아주 쉽게 답변하고 넘어갔을 부분이었다. 즉 해당 이슈의 중요성이 높을수록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기업은 단호한 반박(refutation) 또는 부인(denial)하는 것이 사실상 정석()이다시피 하다. 아주 중요한 상황에 처할 경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그 댓가가 훨씬 크기 때문에,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하얀 거짓말(white lies)에 대해서는 스스로 관대해지고 만다. 

해당 CEO의 고집스러운 답변을 들으면서 순간 우리 사회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행사되는 커뮤니케이션의 '자유'(?), 혹은 지나칠 정도의 '가벼움'이 선진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무게감'와 대비되는 듯 했다. 모쪼록 우리 사회에서도 이슈 및 위기관리의 정도(正)와 정석()의 차이가 점차 줄어 들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2009. 5. 5. 21:02

동물광고 논란

최근 세계적인 동물애호단체 PETA는 삼성전자 유럽지사에서 제작의뢰한 동영상광고(CCC)를 내려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서 삼성전자가 반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동영상은 유럽의 바이럴 마케팅 회사에서 양치기와 양치기 개들을 이용해 양떼들을 몰아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고, 디지털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하지만 PETA에서는 광고제작에 양치기 개를 동원함으로써 양들을 학대했다며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PETA는 삼성전자에게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술을 더욱 인간적이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홍보하라(“Get with the times and promote your new technology in more humane, modern ways”)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동영상 제작사는 공동성명을 통해 양떼들에 대한 학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아시아투데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락이나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동물을 잔인하게 다루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동영상 제작은 전문 양치기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동물들을 보살피는데 최우선 순위를 뒀다"고 밝혔다.

여기까지의 삼성전자의 답변은 기업의 기본적인 원칙과 가치를 밝히는 통상적인 반박메시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사에는 광고제작에 참여한 한 양치기의 답변을 덧붙여져 있다. 그는 "내 양들은 생존수단이며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히고 "완전히 바보들이나 자기 동물을 스트레스 받게 하지 않겠나"라고 언론에 반문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의 어떤 논리적 설명보다도 양치기의 답변이 간결하게 상황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 준다. 삼성전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양치기의 증언을 기획했다면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양치기들의 의견을 소개했다면 더욱 설득력이 있었겠다.

사실 이러한 광고가 논란이 되리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 PETA Europe의 블로그를 살펴보면 해당 광고에 대한 PETA의 이번 요구가 다소 지나쳤다는 회원들의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들이 크고작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얼마전 McNeil에서 올린 Motrin 광고 역시 의도와 달리 아기엄마들을 화나게 했고 결국 광고를 조기에 중단하고 말았다. 

논란의 가능성이 있다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되겠지만 적절한 수준의 대응논리를 개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가장 최근에는 기아차 Soul광고가 같은 PETA로부터 '좋은광고'상을 받았다고 한다. 동물을 소재로 한 광고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는 국제적인 시민단체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고려한다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신중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