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1.09.04 피드백 보완의 딜레마
  2. 2011.01.03 제갈공명의 지혜가 담긴 2011년이길 2
  3. 2009.09.06 바담 풍, 바담 풍~ 8
  4. 2009.08.23 휴가 그 이후... 4
  5. 2009.07.10 병에 채울 것인가 말 것인가? (To bottle or Not to bottle?)
  6. 2009.03.03 쉬어가며... 2
  7. 2009.02.19 지식기업 구축단계와 시간관리
  8. 2009.02.15 구체적 사고의 힘 3
  9. 2009.01.06 산타의 책선물 목록 3
  10. 2008.12.30 '뿐이고~' vs. '벗 쮸~'
  11. 2008.12.27 돈내고 정신줄 놓기 2
  12. 2008.12.04 난 뉴욕스타일? 아니면 뉴욕지하철 공사 스타일? 2
  13. 2008.10.04 리더십 트레이닝 후기 2
  14. 2008.03.29 '냉정과 열정 사이(?)' 코너를 시작하며
  15. 2008.01.19 블로그란?
2011. 9. 4. 23:17

피드백 보완의 딜레마

지난 주에는 회사의 배려로 오래간만에 강의실에  다시 섰습니다. 

약간의 설레임 속에서 강의실에 들어섰지만 생각보다 많은 수강신청 대기자들 때문에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홍보분야에 대한 열기가 복수전공 학생이나 타과 학생들에게도 많이 퍼져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나름대로 여유있게 준비해 둔 강의계획서 등 유인물도 많이 모자랐지만 토론과 발표 중심으로 이번 수업을 진행하고자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 더 우려되었습니다. 

사실 이번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그동안 학생들이 남겨준 피드백을 다시 읽어 봤습니다. 많이 부족한 강사인지라 학생들의 요청 및 불만사항이 다양했지만 그 가운데 토론식 수업에 대한 요청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동안 실무에서 느낀 점들을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욕심이 과했던  탓도 있었을 거라 봅니다. 물론 토론식 진행을 위해서는 준비가 더 필요하기도 하구요.   

아뭏든 학생들의 코멘트를 통해서 강의 중심의 수업은 학생들의 성취만족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쉽게 잊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지 않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생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놓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조의 숫자를 많이 늘리거나 조의 크기를 키우는 것도 효율적이지 못하기에 고민입니다. 학생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묘안을 찾아 봐야 겠습니다.   
 
2011. 1. 3. 12:47

제갈공명의 지혜가 담긴 2011년이길



2011년은 시무식 후 회사식구들이 다같이  '제갈공명'의 떡만두국으로 시작했습니다.

물론 만두의 유래에 대해서는 일부 다른 의견들이 있지만, 그 진위를 떠나 이미 만두는 성공한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그 이야기 자체가 만두라는 '상징'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인명살상'이라는 비극적인 '현실'을 비켜가는 동시에 '진군'이라는 목적을 이루는 성공사례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곱씹어 봐야겠습니다.   

사진속의 만두국처럼 '공명'의 총명한 지혜가 가득한 풍성한 한 해를 만들고 싶군요.  
다양한 관점의 이슈 분서과  창의적인 기획작업을 통해 클라이언트들이 이해관계자들과의 풍성하고 발전적인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2009. 9. 6. 23:16

바담 풍, 바담 풍~

이번 학기에는 사장님의 배려로 학부강의를 출강하게 되었다. 물론 강의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도 감사하고 있다.  첫 수업에 들어가 보니 최초 배정된 인원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강의실을 채우고 있었다. 물론 이는 강의를 맡은 과목이 인기있다거나 시간대가 학생들에게 잘 맞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Public Relations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수를 살펴보니 현재까지 PR분야로 확정지은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아마 2학년 과목인 탓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 현실이라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이야기만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학생 개인이나 업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열의있고 뛰어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접근했다가 금방 실망을 안고 떠나 버리게된다면 개인이나 회사 모두 시간 및 기회비용만 늘수 밖에 없다. 그보다 소수라도 해당 직업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 업계는 훨씬 빠른 속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모쪼록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봐야겠다. 
 강의 끝내고 나서 바담 풍 선생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2009. 8. 23. 15:50

휴가 그 이후...

오래간만에 한주동안의 휴가를 즐겼다. 물론 휴가기간 동안 급하게 챙겨야 할 업무가 없지는 않았으나 평소와 달리 가족들과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잠깐동안이었지만 차가운 동해 바닷물 속에 몸을 담그기도 했고...

휴가기간이 하루 남았지만, 금융업체 대상 위기관리 강의 때문에 조금 일찍 업무로 복귀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교육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참석자들의 반응이 좀 느린 편이었다. 앞으로 5주간 더 진행되는데 매번 달라지는 참석자들의 부서 및 눈높이에 맞춰 강의를 이끌어가야겠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시간관리가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휴식후 하반기의 새출발을 준비하면서, 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동료들과 같이 '파이팅'을 외쳐봐야겠다.




2009. 7. 10. 00:28

병에 채울 것인가 말 것인가? (To bottle or Not to bottle?)

최근 읽은 블로그 포스팅에 따르면 호주의  Bundanoon이라는 마을에서는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세계최초로 병에 들어 있는 생수제품의 지역 내 판매를 금지했다고 한다. 생수병의 자연분해에 약 1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제품생산에 들어가는 유류소비량도 엄청난 반면에 생수와 수도물의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서 생수판매를 금지했다는 것이다. 

현지의 수돗물 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우리의 경우, 지역마다 상수도 사정이 다르고, 생수업체 뿐만 아니라 정수기 업체까지 관련되어 있어 물산업은 생각보다 무척 복잡한 상황이다.  최근들어 각 지자체 상수도 사업본부마다 수도물 음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생수업체와의 마케팅 대결에서는 역부족인 것 같다. 더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이 건강을 위해 고급 수입생수라도 사먹겠다는 마당에 억지로 수도물을 마시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수도물이 보편적 공공재(?)이기 때문에 '사람이 마셔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안정성과 맛, 향을 유지해서 공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지자체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정수처리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수도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정수처리하고 배관청결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수를 사서 마신다면 국가적으로도 아까운 예산을 정수처리에 낭비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윤리적인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   

한편, 외국에서는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의 활용이 불필요하게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고 여기는 반면 국내 상수도업체에서는 수도물을 병에 넣어서 판매하거나 홍보함으로써 생수업체와의 경쟁을 꾀하고 있다. 상수도 업체의 선택은 지속가능한 전략적 포지션이 아닌 것 같다. 

물 산업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있어 더욱 복잡해진다. '영혼'이 있는 AE들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다.
2009. 3. 3. 08:39

쉬어가며...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를 돌이켜보면 무척 고민(?)이 많았었다. 무엇을 써야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서...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작정 시작하기 전에 막연하게 느꼈던 부담감은 많이 사라졌다. 나름대로 블로그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많은 자극과 도움이 되었던 정용민 부사장님의 파워 블로깅에 감사드린다. 

막상 블로그를 개설하고 나서도 몇 번 글을 올리다가 몇달간 방치해 두기도 했었다. 블로그는 '일기'라고들 말하기에 그냥 일기를 적는 것 처럼 일상적인 감상을 담으며 시작했었다. 블로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기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기는 했지만 실제적인 가치를 절실히 느끼지 못해 지속적인 블로깅으로 이어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파워블로거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별도로 '공부'를 좀 한 다음에 써 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관리 능력과 글 솜씨 모두 부족하다보니 오랫동안 블로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아무래도 일상적인  업무속에서 글쓰기의 소재를 찾아봐야 겠다.  

마침 오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포럼이 있었는데 급한 업무들로 인해서 나를 비롯해 우리 회사에서는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운좋게 다녀올 수 있었던 동료들의 핵심 요약판을 팀블로그에서 기대해 본다.
2009. 2. 19. 20:15

지식기업 구축단계와 시간관리

세계적인 지식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퀄컴사의 한국인 부사장에 관한 기사가 소개되었다. 기사는 지식기업에 관한 그의 충고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의 시간관리 능력에 먼저 눈길이 갔다. 그는 국내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변리사 자격증을, 미국에서는 변호사 자격증까지 따냈다고 한다. 정말 그의 시간관리 능력이 존경스럽다.

시간관리는 일단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를 의식하거나 할 필요가 없지만 경쟁상대가 있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성공한 사람들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경력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다. 단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멀티태스킹 능력 가운데 반드시 들어가야 할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고 사용할 것인가는 일중독자와 시간관리에 미숙한 사람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 같다.

대표적인 지식기업의 경영자로서 유병호 부사장은 기업의 지식사회 적응방법을 5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단계를 5가지로 들고 있다. 먼저 PR산업이 지식산업인가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로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따라서 그의 제안을 그대로 PR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 봐야하겠다.
1. 미래시장에 주목할 것 => PR업계의 미래 성장시장은? 
2.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필요한 지식재산의 파악 후 목표설정 =>  우리 회사의 전략 사업분야는? 구체적인 목표는?
3. 전사적 지식재산 마인드 공유 => 개인의 지식이 전사적으로 공유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이를 인지하는가? 
4. 지식재산 전담요원 확보 => 우리회사의 지식재산은 과연 무엇이고 누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5. 타 기업이 대체할 수 없는 지식재산 시장의 선점 => 과연 타 대행사가 바로 따라할 수 없는 고유한 사업영역인가?

이에 덧붙인다면 인력변동이 잦은 PR업계에서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지식재산을 지키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simborg
http://www.flickr.com/photos/wandereye/2356414050/sizes/o/
2009. 2. 15. 21:50

구체적 사고의 힘

최근 어느 제지업체에서 PR대행 관련 참여문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에서 평소에 해당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낯익은 이름이었는데 며칠 전 TV광고를 보면서 '아 저 회사로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해당 커머셜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되새겨 보면서 나 자신의 구체적 사고력이 빈곤함이 아쉽게 느껴졌다.

해당 업체는 자사제품의 경우 복사기 및 프린터에서 종이가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No jamming) 강조하기 위해서 생활속의 다양한 재밍 장면을 재미있게 연출한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물론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들이 많이 있지만 종이에 관한한 평소에 부족했던 생각의 단면을 무너뜨리기엔 충분했다.  

종이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중요한 특성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좋은 종이란 어떤 것일까? 잘 안 찢어지는 종이, 필기감이 좋은 종이, 색상이 균일한 종이, 잉크가 빨리 흡수되는 종이 등 용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밍과 관련된 특성에 대해서는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종이불량으로 그런 적들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로 재활용지 사용을 하다가 종이가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좋은 종이의 특성 중 하나는 기기에 잘 걸리지 않는 종이인것 만은 분명한가 보다. 

항상 특정 제품,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서 강조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해당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편익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하게 된다. 물론 앞으로는 프린트 후 특정시간이 지난후에는 잉크가 사라져서 다시 인쇄할 수 있는 종이가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제품의 특성과 편익은 그냥 추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도달하기 어려운, 아주 구체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제품의 특성과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편익은 마케터의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 싶다.

추상적인 사고 능력보다  현장에서의 꼼꼼한 관찰력을 높이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겠다. 

2009. 1. 6. 20:49

산타의 책선물 목록

때늦은 산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어제 부사장님의 제안에 이끌려 서점에 들린 뒤 오늘은 부사장님과 함께 북 산타가 되어 버렸다. (실제 산타도 그냥 messenger로서 이런 부담감이 있지 않을까? ). 회사의 선물이지만 그리 불러주니 나쁘진 않았다. 새로운 해를 맞아 AE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하기 위해 각자에게 적합한 책을 골라 보기로 한 것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서점에 머무르면서 각 AE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을만한 새 책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Hazel- 프로페셔널의 4조건/오마에 겐이치

 
Erika-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최인철

 
Sarah-
트렌드를 읽는 기술/헨릭 베일가드

 
Chris –
The 22 Immutable Laws of Marketing/Al Ries

 
KH-
욕망의 비밀을 풀다/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Jenny- 설득의 심리학2/로버트 치알디니

 

Sammie- Groundswell/Charlene Li & Josh Bernoff

 

EY- 사람을 얻는 기술 2/레일 라운즈

 

Ally- Story: 신화창조의 비밀/라이언 매튜스 & 와츠 왜커

 

Mark- 내삶을 성취로 이끄는 동사형 인간/전옥표

 

JS- Culture Code/클로테르 라파이유


WY- Winners Manual 52/
나카지마 다카시

 

Susie- 부의 잠언/리처드 템플러

 

xgmodel- Secretary Way/조관일

 
Wally: The BCG Way-The art of business consulting/이마무라 히데야키

 

*책 산타가 되면서 느낀점 몇가지:
 - AE들에 대한 부사장님의 통찰력과 관심: 많은 AE들이 자신이 관심있던 책 또는 관심분야의 책을 소개받았다고 함 
 - 책 선물하던 옛 시절의 회상: 책선물은 받는 사람과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교류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음   
 - 산타 역시 빌려보고픈 좋은 책들: 유명 저자들의 경우 위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다른 명저들을 확인할 수 있음   
 - 책선물을 지원해 주신 사장님께 감사 
 - 실제로
원서를 사주고 픈 사람들도 많았으나 가격제한으로 불발 
 

http://www.flickr.com/photos/aaronjacobs/83116406/

2008. 12. 30. 11:21

'뿐이고~' vs. '벗 쮸~'


언제부턴가 어느 이동통신회사 TV광고에 나온 '하면되고송'이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는 이와 유사하면서도 냉소주의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뿐이고~'라는 표현이 올해 하반기에 제대로 '떴다'. 여기저기서 '~뿐이고'를 패러디하고 있다. 물론 나도 패러디를 즐기는 편으로 그러다 욕도 많이 먹고 있다. :( 하지만 난 웬지 이 '뿐이고~'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관계의 단절이나 무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인가 보다. 물론 난 지금 내가 오바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 오바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흔히 이야기하는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망' 속에서 살고 있다. 이른바 남의 실패가 나의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행위자들의 행위에 따라 내가 행사할 수 있는 옵션과 재량권이 달라지는 사회속에서 살고 있다. 미국 자동차 Big 3가 무너지면 주요 경쟁사인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까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은 사실 직관적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경쟁업체들 역시 Big 3관련 부품업체들로부터 공통부품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올 한해동안 온 나라가(물론 다른 나라 상황은 잘 모르니까..) 한 해동안 '~뿐이고, ~하면 되고'를 실행해 왔다. 특히 대기업과 정치인들은 애써 귀를 막고, 입을 막고, 눈을 가리고...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주위의 행위자들을 무시한 채로 일방적으로 행동해 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같은 일반 소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말뿐이지만 '뿐이고'를 연발한다. 아마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그런 '일탈'을 꿈꾸는 탓일지도 모른다.

온라인 업계의 '삼성' 네이버가 온라인 신문협회에 이어 IT 업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봄철 아고라 폭풍에도 건재했던 네이버에 심상치 않은 연합전선이 펼쳐지고 있는 듯하다. 소통의 채널을 꽉 막은채 '뿐이고'를 즐기던 강한 조직, 권력자들이 그동안 무시했던 상대를 향해 쩔쩔매며 '벗 쮸~'를 연발하게 될 상황을 상상해 본다. 그래서 평소에 잘해야 하는데...    
2008. 12. 27. 22:00

돈내고 정신줄 놓기

며칠전 난생처음으로 내 정신을 의식적으로 놓아 버렸다.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기본검사에 사비를 보태 수면내시경을 한 것이다. 몇달 전에 집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에 이미 예약을 해 놓은 터라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검진장소로 갔다. 접수처에는 'xxx부문 전국 진단평가 1위'라는 배너광고가 붙어 있었다. 같은 진료분야는 아니었지만 광고를 보니 병원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해 주듯이 병원 곳곳에는 '주사약병 파편제거를 위해 본 병원에서는 필터 주사기를 사용'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소한 것이지만 이것 역시 웬지 모르게 검사를 앞둔 내 마음 이 약간 더 편안해졌다. 이렇게 고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브랜드이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준비를 끝내고 검사실 앞에서 앉아 있는데 간호사가 이름을 부른다. 벌떡 일어나 다가 갔더니 "어~ 이 분은 입원환자분이신데요."라며 당황해 한다. 다시 부른 이름을 듣고 보니 내 이름 두글자가 아닌 세글자에 발음이 비슷하지도 않았다. 쩝~ 방금전 난청검사를 받았건만...나도 황당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더니 이건 좀 심했다. 아침부터 많이 기다리기는 했었지만...

여름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했기에 아예 하루 휴가내고 병원을 다녀 오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위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직원들은 어떤 검사일지 궁금해 하는 반면, 이미 받은 친구들은 별 것 아니라고 웃어넘겼었다. 한편 잘못된 정보를 들은 친구들은 '사람 잡는 검사'라고 겁을 주었더랬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니 이들은 일반 내시경과 수면내시경에 대해서 구분을 하지 못했나보다.  

차례가 되어 검사실에 들어가 침대위에 가로로 누웠는데 간호사가 보호자가 없느냐고 물었다. 혼자 왔다고 하니, 만약에 대비해 보호자 전화번호를 대라고 한다. 갑자기 '혹시' 하는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소시적 맹장수술을 할 때도 척추마취를 했더랬는데...전화번호를 댄 후 간호사가 물려주는대로 입에 플라스틱 장비를 끼워 넣었다. 그리곤 간호사가 오른쪽 손에 정맥 수면주사를 놓는 것까지는 기억을 했는데 그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엇을 했는지 ...물론 다행이다. 그러려고 수면내시경을 신청했었으니까.

다만, 정신을 차려보니, 난 감기와 검사장비 탓으로 코와 입에서 액상물체를 흘린 채 회복실에서 쪼그려 누워 있었더랬다. 입원했던 것도 아니지만, 병원의 검사침대위에 쪼그려 누워 있던 내 모습을 생각해 보니 웬지 측은하게 느껴졌다.
침대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오는 동안, 제지하거나 별도의 조사비용을 청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장기에는 큰 문제가 없나 보다. 그래도 공식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다. 병원에서 아픈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니, 건강할 때 건강을 챙겨야 겠다는 말들이 전혀 진부하지 않게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 와 생각해 보니 돈 내고 정신줄 놓고 다닌 것은 이번 뿐이 아니었던 것 같다. 가끔씩 음주뒤에 블랙아웃을 경험하고 있으니...그래도 이날 하루는 특별한 날이었던 것 같다.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의료진을 믿고 내 정신을 기꺼이 정지시켰으니. 며칠 뒤에야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나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이처럼 모든 판단을 맡겨달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됬다.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조직을 대신해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최적의 옵션을 추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꼼꼼한 클라이언트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스스로 정신줄을 놓아 줄만큼 내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었을지 자문해 본다. 
2008. 12. 4. 00:06

난 뉴욕스타일? 아니면 뉴욕지하철 공사 스타일?

Big Apple, New York, New Year's Eve...
미국 동부의 교외지역에 사는 유학생이나 교포 가운데에는 가끔씩 뉴욕에 다녀와야 사람사는 것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과 달리 광활한 땅위에 넓게 퍼져 사는 미국에서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삶이 단조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뛰어다니는 사람들, 마구 낙서가 된 지하철, 줄지어 늘어선 노란색 택시들을 보게 되면, 오래간만에 '서울'나들이를 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꼭 멋내기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뉴욕, 뉴요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PR Blog News를 운영하고 있는 마크 로즈가 뉴욕지하철의 메시징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몇 번 뉴욕에 가 본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서 되돌아 보게 한다. ㅜ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소리인지는 집중해서 읽어봐야 겠지만 한 눈에 봐도 좋은 메시지는 절대로 아닌 것 같다. 좋은 메시지는 상대방이 금방 알아들을 수 있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간결한 메시지어야 하는데, 정작 내 스타일은 뉴욕지하철 스타일에 더 가까운지 모르겠다. 최근 더 찰싹 달라붙는다는('now even stickier') 히스의 Made to Stick 영문 개정판이 나왔다는데 원서를 구해서 다시 봐야하는 건 아닌지...
2008. 10. 4. 11:40

리더십 트레이닝 후기

최근 사내  팀장 트레이닝에 참석하면서 스스로의 리더십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을 뒤늦게나마 하게 되었다. 그동안 PR 실무자로서 전문성 확보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오기는 했지만 리더십 자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극히 적었다. 스스로의 리더십 자질에 대해서는 거의 의심을 하지 않았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 앞세운채...

 하지만 트레이닝 과정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회사내에서 나에게 요구되고 있는 리더로서의 일정한 역할에 대해서 충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잘 깨달을 수 있었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다듬는 노력이 부족했기에 관리자(manager) 역할에 머물렀으며 이마저도 사실 충실히 하지 못했다.  

예상(?)과 달리 다른 팀장들의 PT에서는 그간 팀장들의 고민이 잘 묻어 나왔다. 각자 자신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고민들과 현재의 팀 편제로 인한 고민들을 자신의 기존 경험과 가치에 잘 반영해서 표현했던 개인화된 '살아있는' PT였다.

반면에 나의 PT는 구체성이 떨어지는 일반적인 진술들의 연속이었다. 이는 평소 리더십에 대한 고민들이 구체적이지 못했고, 역할수행도 충분하지 못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부끄럽게 느껴졌다. 

앞으로 회사에서 나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리더십 배양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좀 더 기울여야겠다. 물론, 그러한 내용들을 좀 더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표현들로 나타낸다면 나의 실천력도 좀 더 높아질 것이다. 리더십도 연습이 중요하단다!
2008. 3. 29. 17:12

'냉정과 열정 사이(?)' 코너를 시작하며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일본 소설 가운데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성과 감성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분법적인 대립도 아니고, 같은 감성차원에서의 대립적인 구도라는 점에서 좀 더 인간적인 느낌이 든다.

PR업계 종사자들의 삶이 바로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동시에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전사적인 대응과정을 이끌어 가야하는 것이 PR인들의 주요 임무이기 때문이다.

각종 위기상황에서 법무팀의 결정이 항상 방어논리 차원에서 최소한의 반응을 보이는 '냉정'한 것이라면 이에 비해 홍보팀의 결정은 상대적으로 '열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보팀 역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항상 이해관계자들의 가슴만 헤아리고 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단지 '중용'(the Golden Mean)이라는 이름 뒤에 적당히 숨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PR인들의 역할이 바로 합리적 사고방식을 지닌 '경제인'으로서의 조직이 '인간적'인 얼굴을 갖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팀블로그에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게 되었다. 앞으로 PR인들을 고민에 잠기게 만드는 까다로운 이슈들에 대해서 다소 절충적인 관점에서 글들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2008. 1. 19. 20:10

블로그란?

블로그란?  생각해 볼수록 블로그는 정말 일기가 맞는 것 같다.
학창시절 때부터 죽어라 쓰기 싫어하던 버릇이 블로그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니...:)

그런데 아무리 안 쓰겠다고 발버둥쳐봐도 역시 온라인의 대세는 투명함과 정보의 공유인가 보다. 투명하게 지식과 정보를 나누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특히 내가 커뮤니케이션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지라,  회사에서는 더욱 블로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상 첫 블로그라 좀 더 시간을 두고 거창하게(?) 시작해 보려했는데...
괜한 욕심 부리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게 일기쓰기로 시작해야겠다.
독백에 가까운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런데 맨날 다른 숙제에 허덕이다보니 자율적인 일기쓰기는 언제 시작하게 될른지... 초등학교 다니는 첫째 아이랑 같이 결심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