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관리(Relationship management)'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1.03.27 "홍길동" 스마트폰의 커뮤니케이션 방안
  2. 2010.09.13 뒤늦은 인수인계
  3. 2010.05.10 소비자 전문가 시대
  4. 2010.05.04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5. 2009.06.24 RFP를 통해 본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5
  6. 2009.05.05 '궁3' (명품업체 vs 문화재 vs 시민)
  7. 2009.05.04 직원과 고객의 관계 vs 직원관계와 고객관계
  8. 2009.01.01 최근 방송계 '참여'논쟁을 통해 본 관계성
2011. 3. 27. 12:49

"홍길동" 스마트폰의 커뮤니케이션 방안

노후한 스마트폰을 교체하기 위해 스마트폰 관련기사를 찾아 읽는 편입니다. 제품성능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정책, OS업그레드, 안정성 이슈에 관해서 눈여겨 보고 있지요. 그래서 최근 집단행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옴니아2 사용자들의 상황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개인 사용자들의 불만사항이나 일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업자간의 갈등 사례는 전체 스마트폰 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서로 얽혀 있는 같은 문제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최신 스마트폰이라도 제품 출시 이후 오류수정 및 업그레이드 문제를 신속하게 지원받지 못할 경우 또 다른 '홍길동폰' 신세가 될 수 있습니다. '홍길동폰'에 대한 제조사와 소비자의 관점 차이 및 해결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기업 관점] 기술의 불연속성 시장 : "홍길동이 아들이 아닌 이유"
"홍길동"이 신분차이 때문에 "아버지"를 부르지 못하듯 "홍길동폰"도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홍길동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이통사와 제조사의 갈등을 보더라도 개인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산업이 지닌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바라보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관점은 무엇일까요?

삼성전자 관계자가 표현했듯이 우리나라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의 도입이 가져오는 '기술의 불연속성 시장'에서 선진국들을 따라잡는데 성공했습니다. (관련기사)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불연속성" (또는 불확실성)은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지원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
관련기사1, 관련기사2).  특히 애플사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들은 다양한 운영체제와 성능의 제품을 출시한 뒤 시장에서 선택받는 제품을 집중적으로 개발/지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에게 있어서 펌웨어 업그레이드나 OS 업그레이드는 큰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OS 업그레이드의 경우 신제품 개발역량의 60~70%가 투입되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제품판매 당시의 약관을 넘어서는 지원 서비스는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2. [소비자 관점] 국내 시장의 특수성: 테스트베드 소비자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꾸준히 신제품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주문과 요구사항에 부응함으로써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스마트폰의 경우 2년마다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주는 소비자들이 시험장(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옴니아2의 경우도 국내에서 60만대 이상 팔려 나갔으며 이러한 시장 시스템에 힘입어 결국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불연속성은 소비자들에게 단종된 제품과 서비스의 중단을 의미합니다. 개인 소비자들은 구입시점과 채널에 따라 다양한 가격을 주고 스마트폰을 구매하지만 일단 구매하고 나면 만족도와 상관없이 '통신사 약정'에 묶여 약정기간 동안 해당 폰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약정기간 동안 제품의 오류나 서비스 불만족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생각은 충성고객으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불쾌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해결방안 
1. 관계관리 관점
제조사는 개별 제품의 소비자라는 인식에서 서비스 정책을 적용하고자 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꾸준히 신제품을 사용해 주는 충성고객으로 대우받기를 바란다는 입장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업체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글로발 기업으로 성장한 우리 기업들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함께 기뻐하기 보다 '섭섭함'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조사에서 단기적인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소극적인 소비자 정책을 고수한다면, 새로운 제품 출시 때마다 버림을 받는 '홍길동'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계속해서 줄어들게 되고 결국 국내 시장의 기반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제품판매 관점이 아닌 고객관리 관점에서 고객이 계속해서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애플은 새로운 제품에서도 같은 OS환경을 유지하는 반면, 제조업 기반의 국내 기업들은 제품마다 다양한 표준과 기능을 적용시키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요구나 불만에 대응하기에는 더 큰 어려움이 따릅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들과의 관계관리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2. 스마트폰 서비스 정책에 대한 공유  

최근 스마트폰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운영체계의 차이점이나 업그레이드 지원여부 및 제약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사용자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공격적인 마케팅 이전에 스마트폰의 특성에 대해서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사후적으로라도 제품의 안전성 문제가 발견된다면 보상/교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함은 물론입니다.
  
최근 논란이 일면서 제조사에서는 판매기종별로 업그레이드 여부에 대해서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제조업체/서비스사로부터 더욱 적극적인 보완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업그레이드 지원정책, 업그레이드 가능성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업그레이드 유료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실질적인 지원인력 체제를 구축하여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커뮤니케이션 관리  
또 한가지의 문제점은 이같은 정책 미비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의 혼선입니다. 옴니아2의 잦은 오류와 미흡한 사후처리에 대한 사용자들의 보상 요구에 대해 올해 초 삼성전자 대표의 발언이 있었지만 이통사와 제조사간의 조율이 늦어지면서 집단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제조사와 조율이 마무리 되기 전에 보상방안을 발표한 이동통신사는 상대적으로 대화에 응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전달했을지 모르겠으나, 결국 제조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짐은 물론 기업의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말았습니다(관련기사). 더욱이 개발상의 문제로 인해 약속한 업그레이드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시지의 선명성은 출발점일 뿐 종착지가 아니라는 말이 있지요. 실현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오해와 혼선을 줄이기 위해 체계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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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새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입니다. 
2010. 9. 13. 23:10

뒤늦은 인수인계

지난 주말 저녁에 갑자기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예전 회사에서 담당하던 클라이언트 건으로, 기자들이 전화를 건 것이다. 그동안 후임들은 출입기자들만 주로 상대했을 터라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사회부에서는 예전 기록을 보고 내게 연락을 해 온 것같다. 관련된 분들께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불행중 다행히도 사안이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전화 중에는 해당 클라이언트 건으로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던 기자들의 문의가 다수여서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했다 . 기자분들께 이직사실과 함께 담당AE가 연락드리도록 조치하겠다고 알려드렸다. 알아보니 해당 클라이언트는 현재 새로 입사한 분이  맡고 있었다. 하지만 직속 후임과 연락이 되지 않아 어쩔수 없이 일면식도 없던 담당AE에게 기자분들의 문의와 관련해 일단 문자로 전달하고 기다렸다.

다행히도 잠시후 담당AE와의 연락이 이뤄졌다. 밤 10시쯤 담당AE로부터 기자들의 문의는 잘 처리했으니 걱정 말라는 문자 메시지가 날라왔다.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애정(?), 기자들과의 관계관리, 그리고 책임감이 서로 어우러진 덕택에 새로운 후임과 뜻하지 않은 인수인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말 저녁 낯선 사람으로부터 던져진 일이었지만, 당황하거나 불평없이지 않고 잘 대응해 준 그 후배에게 감사한다. 언젠가 만나게 되면 반갑게 인사해야겠다.
2010. 5. 10. 21:30

소비자 전문가 시대

최근 공정위는 지난해 가을 모 수입카메라 업체에서 올린 광고내용에 대해서 경고조치를 내렸다. 당시 해당 기업에서는 두가지 제품의 소개문에서 ‘시야율 100%’,  'AF 45포인트'라고 명기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의 구매자들은 각 제품이 시야율 96~98% 수준, 센서수 39포인트에 불과하다면서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문제를 제기한 블로거가 올린 일본광고 문안에서도  '100%'를 큰 폰트로 강조하고 본문에서 작은 글씨로 약 100%라고 적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카메라 전문지가 이에 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이번 사례를 통해서 몇가지 떠오른 생각을 적어본다.

첫째, 오늘날 소비자들은 세계시장의 다양한 출시정보 및 후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세계시장 상황에 따라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자칫하면 지역을 차별 또는 역차별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쉽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각국에 출시된 제품의 규격과 가격을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정당한 이유없이 실제로 지역 소비자들을 차별하거나 단순한 제품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과장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 가격이나 제품의 차이가 있다면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항상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소비자 전문가들의 주장을 지나치게 까다로운(picky) 것 또는 과장된 것으로 간단히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후기활용에 익숙한 온라인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취약한 기술적 사양에 대해서는 파워유저들의 블로그 등에 의존하고 있다. 소비자 전문가들은 이번 경우처럼 독자적으로 실측 조사를 진행하거나 위키에 자신의 견해가 담긴 제품설명을 올리기도 한다. 그래서 매우 전문적인 기술적 특성에 대해서도 다수의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칩의 불량가능성을 제기했던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했던 인텔도 결국 뒤늦게 이를 수용하느라 큰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던 사례를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일단 오류가 발생했다면, 솔직하게 오류를 시인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이해를 구하도록 해야 한다. 당시 해당업체는 광고문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아무런 설명없이 제품설명문구를 변경하고, 환불과정에서도 일부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반대로 초기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대응은 이들을 열성적인 팬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10. 5. 4. 00:23

공장의 지역사회 출구전략(Exit Plan)

나라경제와 관련해 출구전략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논의되고 있다. 일반 기업들도 불가피하게 출구전략을 논의하게 될 때가 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진출사업 전체 또는 특정 지역에서 철수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지역 공장이 폐쇄될 경우 해당 직원들의 고용안정은 물론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노조나 지역사회가 극단적으로 반발할 경우 해당기업의 위기로 발전할 수도 한다. 1980년대 초반에 캘리포니아 지역 공장을 폐쇄했던 미국 자동차업체 2개사에 관한 사례연구(Yoder & Staudohar, 1985)는 출구전략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아래 내용은 D.루소의 Psychological Contracts in Organizations 관련부분을 정리하고 회사명은 익명처리] 

<A사 공장의 사례>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편이었던 A사의 캘리포니아 공장은 3주 뒤에 공장을 무기한 폐쇄("indefinite closing")한다는 통지를 하고 폐쇄를 단행했다. 회사측은 공장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고 직원들을 위한 재취업교육 또는 폐업후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은 재취업교육을 받지 않고 공장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재취업교육은 지역 및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고, 회사측은 일자리 소개와 일시적인 금전적 보상에 중점을 두었다. 한편 지역언론은 회사가 직원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결국 최초의 폐쇄결정 발표 이후 13개월만에 공장은 영구폐쇄됐다.     

<B사 공장의 사례>
비슷한 시기에 B사 역시 같은 캘리포니아 주에 있던 자동차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비교적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이 공장에서는 공장폐쇄 6개월 전에 영구폐쇄계획이 공지되었다. 노조측은 회사와 공동으로 폐쇄과정을 준비했고 직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요구할 수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기능시험(Skill test)과 이직(job placement) 프로그램들이 운영되었다.    

<공장폐쇄후 지역사회 영향>
두 공장이 폐쇄된 지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지역사회에 나타난 결과는 대조적이었다.

A사 공장의 경우 2년 뒤 전체 직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인원만 재취업된 것으로 나타났다(46%). 또한 공장폐쇄후 8명의 직원이 자살했고 지역사회의 아동학대 발생율이 전보다 2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B사의 경우, 공장폐쇄후 14개월 뒤의 취업률은 63%에 달했고, 별다른 사회적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이 공장에서는 폐쇄 마지막날까지도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생산했으며 제일 마지막에 생산된 차량은 그동안의 지원에 감사하는 뜻으로 시에 기증되었다.

이러한 대조적인 결과는 물론 효과적인 출구전략의 시행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을 살펴 본다면, 노사관계가 원만했던 공장에서는 공장이 문을 완전히 닫기까지 노사가 협력해서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반면 대립적인 노사관계의 공장에서는 노조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회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발표를 미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같은 조건이라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적 자산이 있을 경우 더 효과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점 또한 큰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화와 경쟁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비즈니스 철수 및 통합 결정 또한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진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 예상되는 부작용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가 앞으로의 관계자산 형성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9. 6. 24. 00:45

RFP를 통해 본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최근들어 글로벌 PR에이전시와 함께 여러 건의 비딩 준비를 다소 긴박하게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PR네트워크로부터 자신들의 글로벌 클라이언트사의 국내 홍보용역에 공동참여하자는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파트너사로서는 한국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고, 우리로서도 클라이언트 확보의 기회가 되므로 곧바로 공동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의 외주진행에 있어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검증작업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검증 작업에 필요한 것이 RFP이다. 비딩을  준비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제안서 준비 상황과의 차이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해당 글로벌 클라이언트사에서는 효과적인 아웃소싱을 위해서 RFP 작성과정에 외부업체를 활용하고 있었다. RFP에서는 외주용역 발주의 목적에서 부터 국내 PR시장의 전반적인 리뷰까지 에 이르기까지 내부검토를 충분히 진행했음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RFP에서 요청한 자료는 일반적인 '제안서'가 아니라 회사의 일반현황 및 관련 실적, 팀 구성 계획 및 프로그램 별 예산이었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제안요청에서는 자신들의 모든 고민(?)을 한꺼번에 풀어달라는 과제를 에이전시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한편, 기존 실적 위주의 제안서와 과제에 대한 솔류션 중심의 제안서 중간에 해당하는 형태가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대기업의 프로젝트 담당자는 RFP 과제를 설명하면서, 해당과제가 실제 프로젝트의 본 사안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즉, 해당과제를 통해 최종 용역업체 선정을 하게 되면 관련 기업 비밀이 노출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업내용과 유사하되 본 건의 내용을 노출시키지 않는 과제를 제시하겠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첫번째 유형의 RFP에 대해서는 굳이 대행사의 무형적 자산을 담아서 제시할 필요가 없는 반면, 나머지 두 유형의 제안요청에서는 제안에 참여하고자 하는 대행사가 자신들의 솔류션을 효과적으로 제안에 담아야 한다. 

예외적이긴 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제안에 참여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질적인 서비스 발주의사 없이 내부적인 기안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클라이언트가 요청하는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1차 심사에서 통과한 상위 2개 업체들을 모아 놓고 다시 심층제안서를 써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경우 대행사로서는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제출한 제안서에서 아무런 권리나 보상도 인정받지 못하고 기회비용을 날려버리게 된다. 저평가된 인건비 및 서비스료를 고려할 때, 각자 준비한 소중한 제안내용에 대한 리젝션피(rejection fee)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이를 통해 클라이언트는 대행사의 권리와 수익성을 존중하게 되고 대행사는 성심껏 자신들의 역량을 쏟아 붓는 실제적인 제안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클라이언트와 대행사간에 상호신뢰(trust)와 존중(respect)에 바탕을 둔 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잘 구성된 RFP를 받아 봤으면 한다.  

2009. 5. 5. 14:00

'궁3' (명품업체 vs 문화재 vs 시민)

한 수입명품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마케팅에 대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영리기업의 프로젝트가 문화 유적이자 시민공원인 경희궁에서 독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온라인 동영상과 함께 개관식 리셉션 행사 때문에 공원 출입을 통제당한 시민의 불평과 관련된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이 올라와 있다.   해당 업체가 경희궁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 행사는 관계부처 장관과 시장이 다녀갈 정도로 주목 받는 대형 디자인 프로젝트라고 한다. 

일반시민들을 타겟으로 문화마케팅을 펼치는 일반 기업의 경우와 달리  명품업체는 일반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물론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을 수 있고, 결과에 상관없이 어떤 일에든 불평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백억원대의 자금을 투자해서 진행되는 행사였다면 해당 업체에서 다양한 쟁점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예견하고 또 쟁점을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보였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해당기업에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재 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의 공원이용 편의욕구를 간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허가해 준 서울시와 문화재청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당 명품업체에서는 한국의 옛 궁궐이 지니는 특별한 이미지를 차용하고자 한다. 또한 서울시는 해당 업체가 지니는 명성을 서울시 브랜딩과 관광마케팅에 차용하고자 한다. 반면에 일반 시민들은 궁궐을 시민 공원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문화재 관련단체에서는 문화유산의 상업적 이용 및 훼손가능성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기대가치의 차이가 논란을 빚고 있다.

좀 더 적극적인 PR관점이 적용되었다면 문화재 관련 담당자와 지역시민의 관점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궁궐을 압도하는 대규모 시설물이 아니라 궁궐과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인 계획을 수립했다든지, 세계적인 기업답게 안전 및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작업장을 '명품'관리하는 등 전체적인 진행과정에서 명품의 이미지를 품어 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더욱이 특정 기간동안 독점적인 점유를 서울시로부터 허락받았다고는 하지만 정작 공원주변에서는 공원출입 통제 등과 관련된 아무런 공지문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게 시민의 항변이다. 

한편, 해당 업체의 CEO는 명품비즈니스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국내 언론의 질문에 대해서 브랜드 정체성의 유지 및 확립을 위한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또한 (역설적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한국 파트너사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타깃 고객층이 소수에 국한된다고 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을 구매력을 확보한 고객으로만 한정하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도 존중하고 귀를 기울이는 '명품스러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2009. 5. 4. 21:01

직원과 고객의 관계 vs 직원관계와 고객관계

모든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절대적인 의미에서 특정 이해관계자들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는 없지만 작게는 각 기업마다, 크게는 업종별 특성에 따라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의 순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B2B기업이나 생산재 제조업체의 경우 노조의 영향력이 여러 이해관계자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소비재 제조업체의 경우 고객들의 중요성이 더욱 큰 경우가 많다. 

내부 직원들은 항상 모든 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이다. 많은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강조하면서 간혹 직원들의 희생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고객과 직원간의 마찰이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고객에 대한 직원의 사과를 강요하기도 한다. 굳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서비스 현장의 직원들에게 고객들앞에서 항상 바른 자세로 서서 웃는 얼굴을 보여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산업심리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정서적 노동(emotional labor)'이라는 용어를 붙이고 연구의 주제로 삼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기간에 걸친 정서적 노동은 직원의 정서적인 탈진 및 고갈(emotional exhaustion or burnout) 또는 낮은 직무만족도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내부 직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고객을 비롯해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얻더라도 그 조직의 성공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반대로 내부 직원의 마음을 얻더라도 외부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그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욕구가 조화를 이루며 충족될 때 비로소 최적의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얼마전 물의를 일으켰던 도미노 피자 직원들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도미노 피자 본사의 기본적인 포지셔닝은 적절했다고 본다 (물론 문제의 직원들에 대한 '지나친 표현'들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지만).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노고와 생존의 문제를 적절하게 상기시킴으로써 일방적으로 '전체 직원'들을 소비자들 앞의 가해자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국내 주요 유통업체에서도 계산대 담당직원들에게 의자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결정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막대한 경영적자를 내고도 엄청난 배당금을 챙기는 해외 CEO들이나 '신의 직장'에 다니는 직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 역시 반대의 상황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이해관계자 관리는 기본적으로 이슈관리의 성격을 지닌다. 같은 종류의 쟁점이라고 하더라도 상황적인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기계적으로 해당 기업의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 순위에 따라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관계관리(relationship management)가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Public Relations이나 stakeholder relations은 경영과학(management science)이자 기술(art)인 것이다.
2009. 1. 1. 16:06

최근 방송계 '참여'논쟁을 통해 본 관계성

예전의 경우 지상파 TV방송국은 '전파의 공공성' 때문에 신문과 달리 중립적인 언론매체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라 상업성이 강조되면서, 방송국 역시 다른 영리조직과 별 차이가 없는 또 하나의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특히 지난 한해 동안에는 광우병보도  관련이슈, 서태지의 방송프로그램 편집권 참여요구, 연말 방송국 시상식 관련 이슈 등을 비롯해 전통적인 방송국의 자체 결정사항과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사항이 분출되었다. 반면에 각 방송국은 이러한 새로운(?) 요구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 방송사에 제기된 주요 '참여'이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프로그램 편집권에 대한 참여요구
얼마전 온라인 상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던 서태지의 편집권 요구 논란을 비롯해 주요 기획사들의 방송사에 대한  '참여요구'는 PD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역'침해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사나 방송PD들은 각자 해외사례를 들면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인정받고자 했다. 

당시 서태지에 대한 선호도 및 편집권에 대한 입장 차이에 따라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지만. 분명한 점은 많은 시청자들이 더이상 방송사의 절대적인 '편집권'이라는 '신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기업 대표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방송인터뷰를 한 시간 하고 나더라도 본 방송에서는 고작 30초 분량으로 편집되어 나가기 일쑤고, 그나마 자신의 취지와 부합된 경우라면 다행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방송사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현실은 방송 콘텐츠로 사용되는 연예인, 기업 홍보담당자, 또는 일반 시청자들의 참여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2. 방송대상 시상식에 대한 시청자 반발
"연기대상이 무슨 개근상, 선행상이냐"라고 비아냥 대던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지난해 MBC 연기대상의 공동수상 결정에 반발한 일부 시청자들은 아고라 국민청원까지 벌이고 있다. 많은 언론매체에서 관련기사를 다루기에 이르자 해당 방송국의 관계자는 연기대상의 경우 단순한 개인 연기자에 대한 시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만일 연기력만 가지고 본다면 매년 중견연기자들이 대상을 차지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시청률과 전체 제작진의 기여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이번 논란의 본질은 연기 대상에 대해서 많은 시청자들과 방송사에서 생각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언제든지 '파격'이 있을 경우에는 논란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시청률과 상업성이 중요한 방송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았던 드라마의 주인공 선정이 '파격'이라고 생각했던 반면 불만을 지닌 시청자들은 연기력이나 드라마 완성도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의 선정이 '파격'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사전에 방송대상의 의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가 있었다거나 이러한 '파격'적인 수상자 선정이 좀 더 계획되고 준비되었다면 불 필요한 논란과 시상식의 권위에 대한 문제제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가지 논란의 공통점은 전통적으로는 당연하게 행사되던 방송사의 결정권에 대해서 제작 파트너와 시청자들이 자신의 의사표현을 넘어서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방송사의 자율성이 많은 부분 인정되었다. 자율성이 보장되었다기 보다, 방송사 제작과정 및 내부의 결정과정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신속한 참여가 사실상 비용과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점차 확대되고, 신속한 상호의견 교환 기회가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실시간 참여 및 시청자 투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에는 당연히 내부에 귀속되었던 가치 및 권한들이 이해관계자와의 새로운 역학 관계 속에서 새롭게 재협상을 요구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속에서 방송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회의 민주화가 신장되면서 앞으로 권력의 정당성은 주요 사회주체와의 협상을 통해 권위를 인정받게 되는 성격이 강해진다. ('negotiated power'). 즉 권력은 스스로 클레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만큼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각 방송국은 자신의 권위와 권한을 끊임없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해 내고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정치적이며 양방향 소통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