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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1 G20 정책홍보마케팅에서의 정당성 관리
  2. 2009.03.16 기업의 사과방식 4
  3. 2008.12.04 난 뉴욕스타일? 아니면 뉴욕지하철 공사 스타일? 2
2010. 11. 1. 13:00

G20 정책홍보마케팅에서의 정당성 관리

최근 회사에서 모 클라이언트의 G20 연계 마케팅PR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기획단계에서 G20연계 마케팅의 적법성에 관해서 검토하면서, 정부는 몇몇 필수분야를 제외한 일반기업에 대해서는 공식 인가를 내어 주지도, 단속도 하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전의 G20회의에서도 반대시위가 등장했다는 점을 감안해서라도, 정부는 G20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조성에 도움이 된다면 이러한 연계 마케팅활동을 적극 규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클라이언트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G20 관련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옥외광고분야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국가 및 지자체 역시 옥외광고물 허가·신고 대상인데, 외벽에 '전면광고물'을 설치한  G20준비위의 캠페인 버스 역시 단속대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관련부처에서 10월초부터 'G20 대비 불법광고물 일제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데 민간기업의 일반광고물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굳이 규정에 어긋난다면 그 한도를 넘어 광고를 제작하지 않으면 될 것이고, 기한이 촉박하다면 미리 신청을 해서 차질이 없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마케팅이나 PR활동을 기획하면서 관련규정을 고려해서, 활동 목표나 정당성(legitimacy)과 모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세계정상들의 안전과 행사의 성공을 위해 '법 질서 확립'을 내세우면서 정부 스스로 규정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이를 상충되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게 되고, 따라서 그 설득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공익성'이나 '공공성'에만 의존하며 안일한 태도를 보인다면 는 '안전' 및 '행사 성공'을 위해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해 온 '정당성'을 훼손하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도를 낮출 수 있다. 

'G20'이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하드웨어는 확보했지만 아직 이에 걸맞는 수준의 '소프트웨어'로 채우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2009. 3. 16. 00:36

기업의 사과방식

최근 김호 사장께서 중앙 이코노미스트에 게재한 사과의 기술 칼럼에서는 주요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과방식의 여섯가지 원칙에 대해서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이를 이해한대로 요약해 보면 ①사족을 달지 않은 조건없는 사과일 것, ②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사과의 표명일 것, ③유감표명과 동시에 책임을 인정할 것, ④보상 및 개선의지를 표명할 것, ⑤재발방지 의사를 표명할 것, ⑥용서를 구할 것 등이 되겠다.   

사실 형식적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려면 솔직하고 정확한 상황판단 뿐만 아니라 용기가 필요하다. 더우기 위의 여섯가지 원칙에서 볼 수 있듯이 사과의 요소는 다면적이며 미래의 실천의지가 표명된 진정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과 같은 조직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기가 매우 어렵다.개인이나 조직 모두 주어진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사과하는 경우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겠지만 개인은 자신의 결단에 따라 사과를 감행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경우 단순한 개인의 합이 아니므로 하나의 법인으로서 대표성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CEO가 사주인 경우와 협의체라든가 다양한 주주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 아무래도 사과의 방식은 다르게 결정될 것이며 그 실천과정도 복잡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경우 진정한 사과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단기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나의 독립적인 거래행위(즉 순간을 모면하려는 회피 및 부인 등)로 파악하거나 (경영진의 진정한 관심이 없을 경우) 홍보담당자의 '기술적인' 연설문 작성행위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조직이 행한 일련의 행위라는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즉 이해관계자들은 사과문에 담겨있는 내용대로 기업의 실천 가능성 및 실행여부를 같이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김호 사장께서는 칼럼의 끝에서 사과의 시기 및 쌍방향성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의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건 (특히 외부의) 사람들은 사과의 시점, 쌍방향성 및 깊이를 가지고 해당 조직의 진정성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사과의 방식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인 탓이다.
2008. 12. 4. 00:06

난 뉴욕스타일? 아니면 뉴욕지하철 공사 스타일?

Big Apple, New York, New Year's Eve...
미국 동부의 교외지역에 사는 유학생이나 교포 가운데에는 가끔씩 뉴욕에 다녀와야 사람사는 것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과 달리 광활한 땅위에 넓게 퍼져 사는 미국에서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삶이 단조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뛰어다니는 사람들, 마구 낙서가 된 지하철, 줄지어 늘어선 노란색 택시들을 보게 되면, 오래간만에 '서울'나들이를 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꼭 멋내기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뉴욕, 뉴요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PR Blog News를 운영하고 있는 마크 로즈가 뉴욕지하철의 메시징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몇 번 뉴욕에 가 본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서 되돌아 보게 한다. ㅜ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소리인지는 집중해서 읽어봐야 겠지만 한 눈에 봐도 좋은 메시지는 절대로 아닌 것 같다. 좋은 메시지는 상대방이 금방 알아들을 수 있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간결한 메시지어야 하는데, 정작 내 스타일은 뉴욕지하철 스타일에 더 가까운지 모르겠다. 최근 더 찰싹 달라붙는다는('now even stickier') 히스의 Made to Stick 영문 개정판이 나왔다는데 원서를 구해서 다시 봐야하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