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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4 "밥먹으면서 부탁? No!!"
  2. 2008.12.20 커뮤니케이션의 '시작'과 '끝'
  3. 2008.12.18 Skip Gunther 교수의 "클라이언트 PT시 주의사항 13가지 6
  4. 2008.12.14 웹2.0시대의 정책홍보(리뷰) 2
  5. 2008.12.13 대기업의 상생협력과 사회공헌
  6. 2008.12.11 4대 강 정비 관련 정부의 국민설득 3
  7. 2008.12.08 소통, 정책 성공의 충분조건(?) 2
  8. 2008.12.07 오바마는 양치기소년(?)
  9. 2008.12.04 난 뉴욕스타일? 아니면 뉴욕지하철 공사 스타일? 2
  10. 2008.12.03 블로거 관계관리가 필요한 블로그 업체 1
  11. 2008.12.02 To sponsor or Not to sponsor...
  12. 2008.12.01 월마트 매장사고 관련 7
  13. 2008.11.29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IR
  14. 2008.11.27 소셜미디어의 자동차 업계 구하기 ("Saving Private Automakers") 2
  15. 2008.11.25 구조조정 시기의 이슈관리 8
  16. 2008.11.20 사과문 템플릿(Ready-made Apology)의 한계 4
  17. 2008.11.18 '김치' for 'Korea' vs '치즈' for 'France' 3
  18. 2008.11.14 커뮤니케이션 2.0 기업들의 시련 5
  19. 2008.11.12 Seth Godin이 보는 '훌륭한 마케터의 자세' 3
  20. 2008.11.07 GM의 루머관리 블로그와 IR의 과제 1
2008. 12. 24. 00:01

"밥먹으면서 부탁? No!!"

최근 오마이뉴스에서는 '밥먹으면서 부탁해서는 안된다'라는 제목으로 미국 한인유권자 운동센터(Korean American Voter Council) 김동석 소장의 인터뷰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미국의 현 상황에 관한 내용이지만 한미FTA 전망을 비롯해 정책참여, 합법적인 로비활동 등과 관련해서 우리에게도 생각할 점을 많이 담고 있다. 미국교포가 바라보는 새 정부에 대한 시각을 한국적인 상황에서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오바마 정부의 한미FTA 전망
김동석 소장은 새 정부의 한미FTA 관련 정책동향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새로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에게 우리나라의 입장만을 강요하다가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며 한미FTA에 대한 한국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미의회가 감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언론에서조차 전통적으로 새 정부출범 직후에는 가급적 시비를 걸지 않는 '밀월'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김 소장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한미 FTA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주체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의 견해를 이해하고 상호 윈윈(win-win)의 논리를 만들 때 올바른 한미FTA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FTA와 관련해 한국과 이해관계가 비슷한 미국내 일부지억의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지입장을 표명할 때 지역정부, 통상위원회, 나아가 연방정부도 이를 고려할 명분이 생기게 되므로 현재 상황에서는 "한국 정부가 'low key'로 가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그의 답변에서 일방적으로 우리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협상 파트너가 처한 내부적 상황까지 잘 고려하고, 그 내부역학관계를 잘 활용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오바마 정부 정책수립 과정에 대한 이해 및 접근방식
김동석 소장이 설명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수립 과정에 대한 이해 및 영향력의 행사방식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선거운동 당시부터 제도화된 거대자본의 로비나 불법로비를 반대해온 오바마정부이기에 앞으로의 정책참여는 당연히 논리적인 접근이 우선시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밥 먹으면서 '도와주겠다'는 약속받는 식으로는 안 된다(사실 자칫하면 그 과정에서 불법 로비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오바마 정부 내에서 정책결정 과정, 정책방향, 그것을 주도하는 인물이나 집단을 연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분히 접촉하고 토의하면서 견해를 반영해야 한다. 단순히 부탁하고 다니는 것으로 될 일이 아니다. 견해와 논리로 토론하면서 이해시켜야 한다. 오바마 정부는 논리와 철학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취임일까지는 물론이며, 그 이후 수개월 간에 정책기조가 사실상 확정되기 전까지 부지런히 토론하고 논쟁해야 한다. 정책 브레인 집단에서 기조가 확정되면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다. 라인 몇 개 동원해서 정책기조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접근할 경우 원래의 정책 자문집단과도 마찰을 빚을 수 있고, 그것은 때로 국가간 불필요한 마찰을 빚게 만든다. 그래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사실 우리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정책형성과정에의 참여를 강조해 왔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정책참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 형식적인 정책참여제도를 운영한 탓도 있겠지만, 시민사회에서도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이해노력없이 반대의사 표시를 통해 개별 정책을 중단시키려 했던 소극적이고 반응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구체적인 대안 창출을 위한 민간의 씽크탱크 능력이 확충되어야 하며, 적절한 시기에, 즉 선거운동 당시 또는 정권출범 이전에,  효과적으로 전달됨으로써 정책기조 형성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민간이 대안창출능력을 갖추고 정책논의 단계에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실질적인 '정책형성과정에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정책형성과정에 대한 참여 및 공정하고 적법한 로비활동 방향에 대해서 참고하도록 해야 겠다.

한국계 미국인은 한국인의 미래
끝으로 기자는 자신을 미국시민으로 소개하는 김 소장에게 한국계 미국인 또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위상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 묻고 있는데 김동석 소장은 미국 정치계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은 큰 의미가 없으며 소수인종 중 '아시아계 미국인'이 의미있는 최소 단위라고 답변한다. 그래서 그는 미국 대법관 중 아시안계 1인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에 주목하고 있다. 

"난 지금 이 인터뷰를 '미국 시민 김동석'으로서 하는 것이다. 한국인이 미국 사회 내부에서 더 나은 미국인이 될 수 있을 때 미국도 더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세계 여러 인종과 민족의 각축장과 같은 미국에서 한인들이 당당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미국 내 한인의 미래과 한국의 미래를 별개로 생각하지 않는다. 유대인들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은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민족으로 자리 잡고 자신들의 국익을 극대화한다."

미국시민의 인터뷰 내용이 우리에게 의미를 가지는 것은 미국정부가 잘하든 못하든 미국이 세계적인 다인종 다민족 사회로서 다양한 사회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금융위기에 닥친 우리 사회가 미국내 한국인들의 입장에 관심을 가질 처지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미국을 지켜 보고 학습을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다양한 실험을 지켜보면서 점차 우리도 다민족 다인종 사회로의 변화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처 : "밥 먹으면서 부탁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 오바마 정부와 토론할 때" - 오마이뉴스
2008. 12. 20. 09:12

커뮤니케이션의 '시작'과 '끝'

어제 아침 보도된 기사 가운데 정치인들과 정부에서 보인 두 가지 상반된 커뮤니케이션 태도에 눈길이 간다. 하나는 국회의 FTA관련 법안 단독상정과 관련해 동아일보에 실린  "협상 더 해 봐야 필요없다"는 판단에 따른 극한대결이라는 분석기사이고, 다른 하나는 울주군 반구대암각화의 보존방안을 놓고 갈등을 벌여온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국토부의 중재로 인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기사다. 

전자는 국회의원들의 '실력행사'로 이어진 커뮤니케이션의 '끝'을 보여주는 반면 후자는 관계기관의 노력에따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을 알려준다. 평소에 정치가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이렇게 국회가 극단적 대결국면으로 치닫게 되니 뭔가 획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이번 정국의 경우, 단순히 폭력행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서 원인제공 측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국민들은 자신들의 표 행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고, 다수당은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예산안 처리와 FTA법안 상정과정에서 몸싸움에 나선 자기당 소속의원들의 모습에서 제각기 아름다움을 읽어냈던 여당야당 지도자들의 심미안(?)에는 가슴이 답답해 질 뿐이다.   
 
반면에 청동기 시대 이전의 문화재를 보호하려는 문화재청과 수자원의 안정적 공급확보를 위한 울산시의 갈등은 국토부해양부의 적극적인 중재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암벽화의 보전을 위해서 수위를 낮춰달라는 문화재청의 요구와 물공급이 우선적인 상황에서 난색을 표하던 울주시의 입장, 그리고 이를 중재한 국토부의 입장이 서로 달랐지만 결국 각자 조직 이기주의로 치달을 경우 나중에 안게 될 비난을 고려해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 최종적인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관계기관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적어도 우리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서. 아직까지 기본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하고, 잊어버리고, 관행적으로 용서(?)해 버리는 우리 정치인들과 국민들 속에서도 점차 협의와 토론을 통한 문제해결 방식이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믿고 싶다.  
2008. 12. 18. 17:39

Skip Gunther 교수의 "클라이언트 PT시 주의사항 13가지

13 Best Practices For Client Presentations from Prof Skip Gunther

Booz Allen Hamilton에서 일했던 Skip Gunther 교수는 자신의 컨설팅 경험을 통해 얻은 클라이언트에게 PT할 때 유의해야 할 13가지 사항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보고 또는 내부 보고를  하면서도 스스로 뭔가 아니라고 느꼈던 부분에 대해서 잘 짚어주고 있어서 업무에 참고가 되겠다.  

1. 결과물, 결론, 또는 제안사항을 클라이언트가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맥락에 맞춰 보고하라!
⇒ 사실 착수보고, 중간보고, 최종보고 등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기대수준 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2. 항상 최고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비용, 기대효과, 조직 전체에 대한 영향력, 담당인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재무분석을 하거나 제안사항들의 우선순위를 설정해서 청중이 상대적인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하라.
⇒ 컨설턴트는 항상 전체적인 그림을 보며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겠다. 실행가능성을 체크하면서...

3. 제일 먼저 자신의 컨설팅 팀원들의 이름과 역할을 소개하라. 그러면 청중들은 발표자 옆에 있는 이들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기를 멈추고 PT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팀원을 열심히 팔아 줌으로써 업무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신뢰성이 높아진다. 이는 또한 팀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다. 항상 팀원을 어떻게 판매(?)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준비가 되어 있어야 겠다.  
 
4. 항상 제안사항을 조사결과 및 결론과 연결시켜야 한다. 
당신의 제안내용이 멋진 것일 수 있지만, 적절한 맥락속에서 제시되지 않는다면, 왜 다른 대안보다 더 나은지 의구심이 들게 될 것이다.
⇒ 자신과 같은 사전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섣불리 진단하지 말고 같은 맥락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다.

5. 다른 사람들에게 PT를 하기 전에 클라이언트가 완전히 동의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할 것
⇒ 대외적으로 공표하기 전에 클라이언트가 내용 및 공개여부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겠다.

6. 거짓말을 해서 불충분한 조사분석을 숨기려 들지 말아야 한다. 
결국 부족한 부분은 드러나게 되며 클라이언트와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지적인 양심은 항상 중요하다.

7. 텍스트가 빽빽하게 차 있는 차트를 너무 빨리 넘기지 않도록 주의하라.
혹은 그 목적이 근거자료가 충분하다는 점을 단순히 언급하기 위한 것이라면, 넘어가기 전에 몇가지 근거자료를 언급하도록 하라. 
⇒ 막상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료를 채워 놓았을 텐데 그냥 넘어간다면 클라이언트 역시 의구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8.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위해 모든 팀원들이 당신을 의지할 때 원칙에 집착하라.
 사려깊은 답변을 내놓거나 아니면 좀 더 생각해 봐야 겠다고 솔직하게 대답하라. 생각없이 답변하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다. 

9. 처음부터 청중들을 완전하게 몰입시킬 수 있는 일종의 장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 자극적인 질문일 수도 있고, 팀동료를 소개하지 않는 것 처럼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ㄷ.
⇒ 처음 몇 분 동안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면 잃어버린 청중을 다시 찾아 오기 어렵게 된다.ㅣ

10. 좋은 아이디어나 핵심적인 인사이트를 준 클라이언트에 대해서 감사의 표시를 하도록 하라.
당신의 모든 제안은 최초에 클라이언트로부터 온 것일 수 있다. 당신이 기여한 바는 이러한 인풋을 하나의 틀 속에 넣고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훌륭한 아이디어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항상 컨설팅 성과는 클라이언트와의 공동성과임을 잊지 말자.

11. 좋은 컨설턴트는 클라이언트들에게서 받은 칭찬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낸다.  
 당신은 이미 보수 (및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업무를 한다는 강한 만족감)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이언트는 당신이 제공하고 제안한 것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 클라이언트측 담당자들도 사내에서는 정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입지가 공고해 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12. 당신의 결론과 제안사항에 동기부여할 수 있도록 분석자료를 충분하게 제시하라.

아마 대부분의 내용이 부록편에 포함되겠지만, 스토리라인 속에도 충분히 포함해야 한다.
 ⇒ 결국 잘 짜여진 하나의 스토리라인에 부합되는 자료만이 의미가 있다.

13. 자료원을 인용할 때는 항상 꼼꼼하게 확인해라.
스스로 모든 자료를 만들어 내지 않았어도 좋다. 다만 (컨설턴트로서 당신이 한 일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각 부분을 통합하여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 스토리텔러로서의 연금술사 역할에 주목해야 겠다.

2008. 12. 14. 22:45

웹2.0시대의 정책홍보(리뷰)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최근 '웹2.0시대 의사결정방식의 변화와 정책적 함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치학 전공의 연구자들은 국내 정책과정의 웹2.0 기술도입 실태 및 해외사례 분석을 통해 정책적인 함의와 개선방안을 짜임새 있게 제시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최근 웹2.0 의사결정방식이 주목받게 된 이유로 ① 국민의 의사결정 참여욕구 증대, ②집단지성(국민의 상식과 경험)의 생산적 기여 가능성 증대를 꼽고 있다. 정책전문가들의 합리성 이외에도 일반 시민들의 상식적인 판단과 경험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음이 눈에 띄인다.  

또한 인터넷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으로 ① 비공식적 정책참여자의 역할 증대, ② 다양한 정책대안의 원천 제공, ③ 순차적-단선적 의사결정에서 비선형적 네트워크 의사결정으로 전환(아래 그림 참조)에 주목하고 있다. 즉, 전통적인 정책행위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났으며, 주관적, 직관적인 방법으로서 브레인스토밍 및 델파이 기법을 활용한 대안창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책공급자로서의 정부와 소비자로서의 국민간의 경계가 모호해 지면서 "시간적 순서에 따라 순차적-단선적-폐쇄적 특징을 보이던 정책과정의 단계가 동시적, 부분적 환류와  비선형적-네트워크 지향적 상호작용이 가능(p.8)"해졌다고 적고 있다. 연구자들의 모델은 전통적인 정책행위자로서의 정부가 새로운 참여자와 모든 단계에서 소통을 통해 정책을 수행한다는 점을 잘 정리해 주고 있다.  


보고서는 웹2.0 의사결정의 등장으로 정부역할이 변화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즉, 웹2.0의 특성으로 인해 소비와 참여,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구분을 모호해 지듯이 전통적인 정부와 국민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이 집단지성을 통해 공동의 대안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정책결정자로서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에 연구자들은 정부가 '집단지성'의 잠재력이 합리적인 정책목표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인터넷 검열강화 및 한국의 검열강화 움직임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보이지만, 보고서의 전체적인 톤을 고려해 볼 때 이 부분은 '국책연구소로서의 한계'로 이해해야 할 듯 싶다. 

현재 정부의 웹기술 활용실태와 관해서는, 정부가 웹2.0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웹1.0형태로 활용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율적 중재자(self-moderator) 역할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적절한 책임성과 반응성의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자율적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책임성 강화를 위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어서 다소 모순적인 주장이 되고 있다. 한편, 반응성의 문제는 온라인 의사결정과정의 도입에 따른 실질적인 정책영향력의 성과를 국민에게 알림으로서 선순환 효과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몇가지 수용자 참여 확대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정부-시민간의 웹2.0 연결망 강화 및 '제3의 정책지대' 형성이 주목할 만하다. 먼저 웹2.0연결망 강화란 기존 정책블로그 외에 개별 공무원과 시민 개인들이 직접 연결되어 토론하고, 정책콘텐츠도 생산할 수 있는 협업적 성격의 정책블로그 시스템 구축을 뜻한다. 또한, '제3의 정책지대'란 이전처럼 정부가 모든 정책적 의사결정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지원과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웹2.0수단을 활용하여 시민들이 정책현안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의사결정 공간"(p.42)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즉, 다양해진 시민들의 욕구를 획일적으로 충족시킬 수 없으므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있는 특수한 개인 및 집단과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며, "정책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웹2.0기반의 '사회적 기업'이나 제3섹터 NPO들이 시민들의 요구에 대해 맞춤형, 주문형 정책요구에 대응하면서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회의와 보고서 작성만으로도 하루일과가 빠듯한 공무원들이 개인적인 책임감을 느끼면서 시민들과의 협력적 정책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제3의 정책지대'에 참여할 투명한 '사회적 기업'이나 단체를 투명하게 선발하고 관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보고서는 웹2.0기술을 통한 정책 방향에 대한 정답을 제시한다기 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정책전문가의 관점에서 잘 짚어 주고 있다고 하겠다.
2008. 12. 13. 21:43

대기업의 상생협력과 사회공헌

"도요타의 경쟁력은 협력업체로부터 나온다"는 멋진 표현이 어느 기사에 실렸다. 물론 도요타 자동차에서도 핵심부품은 자회사로부터 납품받는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품질력 있는 부품업계의 덕택으로 항상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 현대차의 경쟁력은 연구인력을 비롯한 중간관리자들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다. 현대차 협력업체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업계는 최근 미국 자동차 빅3의 위기와 더불어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추가적인 단가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어 오면서 부품업계에는 경쟁력을 지닌 부품전문회사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생산성과 미래를 담보해주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노조나 협력업체가 아닌 기술개발 인력이란 얘기다.

일부 대기업들은 입으로는 상생협력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납품가격 인하를 종용하고 , 자금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들을 상대로 외환예금을 하루단위로 예치해 이자소득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들도 사회성금 납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기업행위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사회적 성과가 뛰어나더라도 해당 기업의 명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예전처럼 전통적인 대중매체 중심으로 정보가 유통될 때는 사회공헌활동 관련기사 게재만으로도 기업의 명성을 높이는 효과가 어느 정도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1인 미디어 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주요 매체의 '퍼블리시티'효과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브랜드의 힘은 일관성에서 나온다고 했다 . 해당 기업/조직에서 내세우는 핵심 가치에 스스로 배치되는 행동이 드러날 때 그 회사의 평판과 신뢰도 모두 급격하게 사라질 수 있음을 빨리 깨달아야겠다. '뽀샾'이나 '성형'의 흔적을 찾아내는 부지런한 네티즌들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2008. 12. 11. 15:02

4대 강 정비 관련 정부의 국민설득

오래간만에 'P할건 피하고 R릴 건 알리자'라는 업계의 '옛 이야기'를 기사에서 확인했다. 유감스럽게도 이 이야기는 정부가 4대 강 정비사업에 '환경관리'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여론을 '관념적으로 제압'하는 방안에 관한 기사의 부제로 달린 것이다. 

기사 내용이 맞다면 정부는 국민과 여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제압'이라는 표현까지 쓰게 된 것일까? 아마 국민들이 무지하거나 무관심해서 '일부' 사회불만 세력에게 이용당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설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면 정부에서 생각하고 있는 통치행위란 사상과 이념의 시장(market of ideas)에서 싸워 이기는 것을 뜻하는 지도 모르겠다.

만약 정부가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아니라고 본다. 과거 민주주의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시민들의 정치적인 각성과 참여가 있기 전에는 정책입안자들이 추진하는 대로 정책이 실행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국민은 자신들이 옳던 그르던 해당 정책이나 정치인들에 대해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할 권리를 갖게 되었다. 물론 그 결과에 대해서 온 국민과 국가가 책임을 지게 된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 정부'를 뽑은 것도, 다시 '실용 정부(?)'를 뽑은 것도 모두 국민들이지만 매번 그 결과에 대해서 국민들이 만족스러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정부의 시각에 따르면,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역사의 흐름을 가로막는 국민들 때문에 정부가 일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이제라도 선제적으로 국민들을 설득시켜 나가야 한다고 인식하게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정부가 정책 방향과 의제를 설정한 뒤 그대로 국민들을 이끌고 가려고만 한다면, 이는 대의정치에 어긋난 것이라고 본다. 물론 그동안 정부정책에 대한 크고 작은 반대가 전체 국민여론의 실체에 비해 과도하게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배경을 떠나서 정부가 여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힌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무조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처럼 국민을 설득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아무런 오류가 없음을 가정하는 것이다. 더이상 정부는 정부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이 수립한 정책의 정당성을 궁극적으로 확보할 수는 없다. 민간 기업의 경우, 상품이나 서비스는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는 기업만이 성공한다.  정부도 정책이라는 상품을 국민들에게 파는 공공서비스라고 한다면, 여론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 못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스스로 정책품질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지, 민의가 제대로 수렴되지 않은 정책인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옛날 이야기'틀에다가 '최신 컨셉'을 곁들여 무지하거나 무관심한 국민들을 선제적으로 제압,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어떠한 실질적인 개선 노력도 없이 계속 같은 답안지에 커버만 바꿔가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다시 제출하는 형국이다.

내 상품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 시장이 나를 버렸다는 정부의 시각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나라전체가 출구를 찾아 움직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순수한 마케팅 부족 또는 홍보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정부의 커뮤니케이션관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2008. 12. 8. 01:11

소통, 정책 성공의 충분조건(?)

최근 SERI에서 <정부정책 성공의 충분조건: 소통>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보고서 첫머리에 "정부의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는데 있어 '소통'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적고 있다.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되면서도 '아니 소통없이도 성공적인 정책'이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알고보면 대수롭지 않지만 이를 깨닫기 전과 비교하면 참으로 중요한 인식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보고서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아닌 연구자들에 의해서 씌여졌다는 점도 감안 해야겠다. 

연구자들은 정책성공의 핵심조건을 '정책디자인'과 '소통'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정책디자인'은 정책성공의 필요조건으로서 '이해관계자들에게 보여지는 좋은 정책콘텐츠(What)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에 '소통'은 정책의 추진력과 수용도를 높이는 수단(How)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접근한다면 다분히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소통'이란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상호 의견수렴과 설득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실효성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소통'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의 인생도). 먼저 실효성이 투입물 대비 산출물이라는 '효율성'(efficiency) 차원에서 정의된다면 소통의 목적은 순수하게 도구적인 것이 되고 만다.  이렇게 소통의 목적을 도구적으로 정의해 놓을 경우 쌍방향적인 소통의 가능성은 본질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미 만들어 놓은 정책에 대해서 '바꾸자', '연기하자', '폐지하자'고 하는 소통은 이러한 틀에서는 결코 논리적으로 허용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통'을 '효과성'(effectiveness)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소통은 이미 만들어진 정책의 효과적인 집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목적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해 이들의 요구가 반영된 정책을 수립,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정책디자인과 소통은 뚜렷하게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보고서 뒷 부분에서는 소통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임을 밝히고 있다(요약문에서는 다소 모호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정책성공을 위한 소통의 세가지 역할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1) 정책디자인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설계, 집행, 사후평가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의견수렴과 피드백 강화
2) 소통 로드맵의 전략적 설정과 실행(이해관계자와의 소통)
3) 정책담당자의 소통능력 강화 (정책 전담기관 내 소통).

결국 소통은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한 관계관리 뿐만 아니라 정책디자인의 품질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쌍방향 소통을 강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책부서/부처의 타겟설정 및 실행만 의미하지 않는다. 조직에서는 대체로 주어진 과제를 이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사고하는 반면에 해당 조직을 위협(?)하는 주요 이슈는 이해당사자들에 이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연구자들의 인식과는 달리 넓은 의미에서 소통은 정책홍보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고 하겠다. 전방위적으로 제대로 된 소통이 이루어져야만 충실한 정책디자인이 가능하게 되고, 민의가 충분히 반영된 프로그램의 경우 효과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2008. 12. 7. 21:09

오바마는 양치기소년(?)

최근 미국 플로리다 주 하원의원(공화당) Ileana Ros-Lehtinen 이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중간에 끊어버렸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화제다. Ros-Lehtinen 하원의원은 대통령선거 기간중 공화당 부통령 후보 페일린이 캐나다 코미디언의 장난전화에 속은 바 있어 '낚이지 않으려고' 그 목소리 흉내(?)를 칭찬하며 끊었다는 것이다.
 
Ros-Lehtinen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뒤이어 걸려온 오바마의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인 Rahm Emanuel의 전화도 끊었다고 한다. 결국 자신이 속한 외교 위원회의 Howard Berman 외교 위원장의 전화가 있은 뒤에야 오바마 당선자와의 통화가 이루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나중에 이 의원은 공화당 의원이며 비교적 무명인 자신에게까지 민주당 대통령 당선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올 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에피소드는 현대 사회에서 낯선 사람과 진지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툭하면 걸려오는 보이스 피싱 전화로 온 국민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오래다. 그런데 정치인 상대 '낚시전화'에만 신경을 쏟은 그 하원의원처럼 전화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 대부분 뭔가 홀린 듯이 그대로 상황에 몰입되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대해 스스로 자신이 평소에 걱정하고 있던 상황을 덧입혀 생각하고 이에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이다. 전화는 단순히 상황의 단초만 제공해 주지만 피해자 스스로 그 상황과 상호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전화나 이메일 등 신분을 속인 행동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소비자, 기자,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이해관계자들을 일상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PR담당자들은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흔히 상황을 가정하거나 유추해서 던지는 언론의 낚시성 질문에 지레 짐작으로 답변하지 않고, 객관적인 상황과 회사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구성된 포지션 페이퍼와 핵심메시지에 충실하게 답변하는 수 밖에 없겠다.

PR대행사 역시 클라이언트의 말만 듣고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본의아니게 부정확하거나 진실되지 않은 회사 및 상품관련 정보에 '낚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행사의 실무자들이 기본적인 fact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넘어갈 경우, 도움을 준 담당기자들을 포함해서 사회적인 물의까지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는 철저한 자료확인, 기본적인 응대요령에 따른 답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이해관계자와의 중장기적인 관계관리 등 원칙에 더욱 충실하도록 해야겠다.
 
2008. 12. 4. 00:06

난 뉴욕스타일? 아니면 뉴욕지하철 공사 스타일?

Big Apple, New York, New Year's Eve...
미국 동부의 교외지역에 사는 유학생이나 교포 가운데에는 가끔씩 뉴욕에 다녀와야 사람사는 것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과 달리 광활한 땅위에 넓게 퍼져 사는 미국에서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삶이 단조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뛰어다니는 사람들, 마구 낙서가 된 지하철, 줄지어 늘어선 노란색 택시들을 보게 되면, 오래간만에 '서울'나들이를 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꼭 멋내기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뉴욕, 뉴요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PR Blog News를 운영하고 있는 마크 로즈가 뉴욕지하철의 메시징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몇 번 뉴욕에 가 본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서 되돌아 보게 한다. ㅜ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소리인지는 집중해서 읽어봐야 겠지만 한 눈에 봐도 좋은 메시지는 절대로 아닌 것 같다. 좋은 메시지는 상대방이 금방 알아들을 수 있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간결한 메시지어야 하는데, 정작 내 스타일은 뉴욕지하철 스타일에 더 가까운지 모르겠다. 최근 더 찰싹 달라붙는다는('now even stickier') 히스의 Made to Stick 영문 개정판이 나왔다는데 원서를 구해서 다시 봐야하는 건 아닌지...
2008. 12. 3. 21:08

블로거 관계관리가 필요한 블로그 업체

국내 주요 온라인 포탈들이 온라인 뉴스편집권, 기술'차용(?)', 그리고 정관 개정과 관련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는 막강 포털들의 주요 이해관계자 관리가 미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 가운데 정관개정을 둘러싸고 블로거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포탈의 경우에 관해서 몇가지 생각해 본 내용을 정리해 본다.

블로그 관계(Blog Relations)는 일반적으로 기업 또는 PR대행사가 (파워) 블로거와의 접촉을 통한 유대관계 형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로거와 해당 블로그 운영업체 사이에도 이러한 관계를 적용할 수 있을까? 아니면 블로거 관계가 아닌 고객서비스 또는 고객관리(Customer relations)로 접근하는 것이 적당할까? 블로거들의 특성과 최근 온라인 업계의 동향을 고려할 때 기본적으로 전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1. 인수후 통합 (Post-Merger Integration) 커뮤니케이션 관점 

블로그 운영업체를 인수한 포탈의 경우, 전체적인 블로거 관계(Blog relations)는 일단 M&A관점, 그중에서도 인수후 통합(Post-Merger Integration)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차용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포털은 기존의 독자적인 블로그 문화(연령대 제한, 퍼나르기 제한 등)와 관련해서 이미 블로거들과 의견충돌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콘텐츠 활용과 관련된 약관 개정과 관련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포탈의 정체성과 블로그 커뮤니티의 정체성이 부딪히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의 수립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해당 블로그의 가입자들은 해당 포털사의 직원이 아니다. 일반 기업의 경우,조직통합을 했다면 당연히 인수후 통합(PMI)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것이다. 블로그 운영팀에게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후 통합 프로그램이 기획 또는 실행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해당 포탈에서는 일반적인 PMI전략이 아닌 블로거 관계관리의 관점에서 문화통합전략을 실행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겠다. 

2. 블로그 관계관리 관점

처음부터 해당 포탈은 블로그 콘텐츠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목적으로 블로그를 인수했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일반적인 제품이나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사용자들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매체에 대한 의존도 뿐만 아니라 특정 온라인 매체에 대한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쉽게 말해 마음에 안들면 그냥 훌쩍 떠나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더우기 해당 블로거들은 연령제한, 펌 금지 등 독자적인 문화를 지녀온 온라인 공동체였는데 그 문화가 해체된다면 가입자들이 해당 블로그에 굳이 남아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던 블로거들에게 새로운 정관을 들이대고, 그들과 그들의 콘텐츠를 마치 새로운 공산품처럼 외부에 내놓는다면, 블로그 가입자들은 미련없이 떠나버릴 수 있다. 단지 운영업체를 인수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기존 운영약관을 변경하고 기존 가입자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매체관련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동영상, 음악, 텍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종합 1인 미디어가 가능해졌다. 물론 미디어들은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사용자와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규정/규제하고자 하겠지만, 기술은 점차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따라서 채널로서의 매체가 콘텐츠를 계속 통제하고자 한다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통제가 적거나 더 자유로운 매체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웹 2.0 시대에 접어드는 이 순간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온라인 포털마저 아직까지 콘텐츠 파워, 유저 파워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왜 돈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콘텐츠가 왜 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 포탈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승승장구하던 AOL이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기억해 봐야 한다.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윈-윈을 꾀하지 않고 오히려 이른바 '줄세우기' 또는 '뺑뺑이 돌리기'를 시도한다면 국내 포탈들의 미래도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포털계열) 블로그 업체의 블로그 관계관리가 아쉬운 때이다. 
2008. 12. 2. 00:50

To sponsor or Not to sponsor...

힐앤놀튼 블로그의  GM관련 포스팅에 따르면, 재정적인 위기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GM이 최근  타이어 우즈 스폰서십과 미국올림픽위원회 스폰서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GM의 타이거 우즈 후원은 올해가 9년째로 정식 계약은 내년이 만료예정이며, 국가 올림픽위원회에 대한 후원은 24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전통있는 프로그램들이란다.  

Rowland Jack은 현 상황은 스폰서십의 가치가 기업들에 의해서 공개적으로 평가되는 순간이라고 보고 있다.기업 자체가  재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마당에 외부 후원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과 (넓은 의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조직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Jack에 따르면 최근 상황에서는 스타플레이어들이라도 예전처럼 외부 스폰서십이 줄을 서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번 GM의 결정에 대해 전과 달리 '후원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여론 동향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폰서십을 사회적 책임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기업은 재무적인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전략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계속 안고 가야 할 것이고, 마케팅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브랜드의 가치가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스폰서십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단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회사는 망해도  CEO는 막대한 퇴직금이 보장된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최근 미국 자동차 빅3의 CEO들은 연봉을 1달러로 책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기업가치가 급락한 GM과 같은 상황에서는 굳이 스타 마케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선수나 비인기 경기단체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에서 화려한 마케팅 활동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경우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주게 될 것이다. GM의 이번 스폰서십 취소결정을 포함해 적절한 자구책 마련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다.

2008. 12. 1. 20:23

월마트 매장사고 관련

지난 주 미국 뉴욕주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매장 임시직원이 추수감사절 마감 빅 세일상품("Black Friday" After Thanksgiving Sale)을 사려고 몰려든 인파에 깔려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월마트에서는 사고 발생 후 대략 여섯시간이 지난 후에야 AP를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The safety and security of our customers and associates is our top priority," Fogleman said. "Our thoughts and prayers are with them and their families at this difficult time. At this point, facts are still being assembled and we are working closely with the Nassau County Police as they investigate what occurred."(AP News)

위의 글을 보면, 월마트는 가장 먼저 고객과 종업원의 안전이 최우선임을 밝히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뒤, 관계기관의 진상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기본적인 홀딩 스테이트먼트로서는 크게 흠잡을데가 없어 보이지만 이 정도의 답변을 위해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월마트는  월마트 기업 웹사이트에서는 다음과 같은 보도자료를 올려 놓았다.  

We expected a large crowd this morning and added additional internal security, additional third party security, additional store associates and we worked closely with the Nassau County Police. We also erected barricades. Despite all of our precautions, this unfortunate event occurred.

"Our thoughts and prayers go out to the family of the deceased. We are continuing to work closely with local law enforcement and we are reaching out to those involved."

- Hank Mullany, Senior Vice President and President, Northeast Division, Walmart U.S.

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회사는 만반의 준비를 다 했음에도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적고 있다. 소송가능성에 대비한 탓인지 상당히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월마트 온라인스토어나 상품리뷰 블로그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되어 있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몰이나 블로그에서는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기업 웹사이트에서만 짤막하게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서는 상당히 미흡한 조치로 판단된다. 과연 언제쯤 후속 발표가 있을 것이며, 빅세일 시즌마다 반복되는 사고의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서 어떤 후속조치를 내놓을 것인지 궁금하다.

한편, 이번 사과와 관련해 삼성전자에서 취할 수 있는 입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월마트 단독으로 특별기획 상품을 구성했든 아니면 월마트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특별상품을 준비했든 간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삼성의 책임을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삼성전자는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의 수혜자이자 피해자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고를 다룬 관련 기사의 대부분은 매장에서 판매하던 주력 세일상품으로 삼성전자의 50인치 플라즈마 TV와 디지털 카메라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홍보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부정적인 기사와 연관되었다는 점에서 뭔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삼성전자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유감표명을 하고 유가족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방침을 밝히거나, 또는 희생자의 이름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계획을 밝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008. 11. 29. 17:23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IR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던 한 국내 대기업을 이끌던 총수가 부정거래 논란에 휘말리면서 '사외이사제도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근 공정위는 중점점검 대상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주요 위반업체들에 과태료 판정을 내렸다. 이렇듯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기업의 경영성과 및 경영지표와는 매우 상이한 내부의 실상이 알려질 때 마다 조직 내에서 차지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현재적인 위상과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부정거래 논란에 휩싸인 위의 대기업의 경우, 나무랄데 없다던 사외이사제도도 사실상 이사 임명권이 사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어서 유명무실했다고 한다. 해당 대기업의 계열사 연차 보고서를 제작했던 지인에 따르면 이사진(BOD)과 경영진의 경영철학 등을 제대로 반영한 보고서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데, 결국 이들도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의존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결국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들은 기업의 객관적인 실재와는 상관없이 '미화'를 위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운명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블로그 Corporate Eyes의 Brian은 IR과 지배구조라는 포스팅에서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자들은 일반적인 재무정보 외에도 경영진 및 이사진의 배경, 권한 및 책임, 행동규범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며 Qualcomm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Qualcomm의 IR 페이지에서는 윤리규정, 기업지배구조의 원칙과 실제, 이사진 소속 및 구성, 주요 소위원회의 헌장, 연간 회의 운영회수, 권한 및 책임 등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는 국내기업들도 이미 많이 제공하고 있는 내용들이라 그 효용성에 관해서는 약간 혼란스럽다. 다만, 같은 블로그의 Ed Konczal은 "이사회의 대외 노출확대로 투명성 확대"(Expose your board, Improve transparency)라는 포스팅에서 이사회의 소위원회 배정 현황은 물론 이사회 출결현황까지 공개하고 있는 기업을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뭏든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잘 관리된다면 투자자, 협력업체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또는 협력관계에 대해 좀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HTML 및 PDF 다운로드옵션을 제공하는지, 제공하는 정보량이 많은지, 또는 IR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해당 기업이 핵심적인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하는가라고 하겠다. 

어떠한 제도든지 강제성 부여 여부를 떠나서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을 때에는 금방 형식적인 운영으로 흐르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IR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같은 수준의 서비스/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자발적이고 일관성 있는 프로그램 운영이라고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원론적인 얘기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게 목소리를 들려주어야 하고, 기업은 이들과 진지한 대화를 진행하면서 그 과정으로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하겠다. 

2008. 11. 27. 16:22

소셜미디어의 자동차 업계 구하기 ("Saving Private Automakers")

최근 미국에서는 위기에 빠진 자동차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여부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도 정부의 지원책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GM과 Ford 등 미국의 자동차 업체 소셜미디어 담당자들도 열심히 업계를 옹호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미 자동차 업계가 대다수 국민들에게 미운 털이 박힌 상태에서 소셜 미디어 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최근 포드 자동차의 소셜미디어 담당자인 Scott Monty는 소셜미디어로 미국 자동차산업을 지원하는 방법 이라는 포스팅을 올렸다. Scott은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서 포드관련 오해에 대한 반박, 연방정부지원에 대한 포드의 입장, 정보에 기반한 판단 촉구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짚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니 다소 당황스럽다.   

The problem is, our story hasn't had the chance to be fully (and fairly) told yet. We're getting beaten down daily by the media, Congress, and everywhere I turn online. We're not desperate for cash, nor are we trying to scare the public with scenarios of doom & gloom. Ours is a story of transformation that's already underway that means we're poised for success.

주요 주장은 일반국민들이 이미 변화하고 있는 포드를 몰라준다는 얘기이며 결국 홍보, 소통의 문제이다. (* 지난 상반기에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문구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일단 논외로 하겠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들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은 다소 충격적이다. 정말 이러한 부분이 주요 문제점이라면 그동안 관계자들은 무엇을 했다는 말인지. 그리고 이러한 순간에도 값비싼 브랜드 광고 (TV Commercial)은 돌아가고 있을 것이 아닌가.) 

아뭏든 Scott은 시민들에게 소셜북마킹(Share what you discover), 온라인 지지서명(Get Active), 적극적인 정보습득(Educate yourself), 체험(Drive One), 비디오공유 (Watch and Share the Video) 등을 권유하고 있다. 각 개인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습득 및 정보확산, 정보공유, 오프라인 체험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참여범위를 최대한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온라인 PR 전문가 Shel Holtz는  Scott이 자신의 주장을 포드 사이트가 아닌 개인 공간에다가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포드에 대한 자신의 편견가능성을 밝힌채 진솔하게 펼치고 있으며 댓글 또한 열심히 달고 있음에 주목한다. 그래서 그의 블로그는 용병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의 기업을 아끼는 사람의 블로그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그가 평상시에는 회사 일을 자신의 블로그 공간에서 풀어 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블로거가 이슈관리를 위해 개인 블로그를 활용하고자 할 경우, 기존 기업블로그와의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 기업관련 내용을 자제해야 하고, 회사와의 연관성을 투명하게 (full disclosure)할 필요가 있겠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자동차 업계와 이들의 노력에 대해서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미국 국민들의 전반적인 정서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Scott의 댓글에 달린 글들은 대체로 Scott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업계 관련기사에 달린 대다수의 댓글들은 부정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다수의 국민들, 언론기사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 그리고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이 각각 생각하는 자동차 업계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만일 포드사의 주장처럼 잘못 알려진 정보가 논란의 주 원인이라면 정확한 정보의 공유, 참여(Drive One)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회사정책의 실패, 방만한 경영, 특정 이해관계자 이익의 배타적 반영, 소비자들이 체험속에서 느끼는 괴리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 단순한 언론 플레이나 매체관계는 물론 아무리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를 위한 소셜미디어 활용방안은 좀 더 어렵지 않을까 싶다.



2008. 11. 25. 21:16

구조조정 시기의 이슈관리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여러 기업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두 주동안 회사로 구조조정과 관련된 서비스 문의 두 건이 들어왔다. 이 중 한 건은 이미 진행된 사례에 대한 후속관리 방안에 관한 문의였고, 다른 하나는 예상되는 이슈에 대한 사전대비 프로젝트 요청이었다. 이 가운데 후자에 관해서는 회사에서 바로 실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전에 이슈관리를 준비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과 이미 홍역을 치루고 뒷수습을 하려고 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모습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상황이다. 

최근 Guy Kawasaki 는  해고의 기술이라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독자들이 굳이 해당 글을 읽을 필요가 없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그의 글은 감상적이거나 낙관적 접근, 관행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인력감축 계획을 실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다소 갑갑한 현 시기에 반갑진 않지만 각 기업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요약해 본다. (참고: 원문에서는 lay-off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여기서는 넓게 구조조정이라는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음) 

 1. Take responsibility.
간단히 말해 외적인 상황요인들로 둘러 대지 말고, 경영진이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질 것.

2. Cut deep and cut once. 
최소 규모로 구조조정을 한 번 해 보고 안되면 다시 여러차례 진행하는 것 보다는 냉철하게 접근해서 단 한번의 구조조정으로 끝낼 수 있도록 할 것

3. Move fast.
구조조정이 필요할 경우 '계획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질 틈이 없이 신속하게 최단시간 내에 해치워야 생산성 저하 등을 막을 수 있음. (=> 지지부진하게 끌고가서는 안되겠지만, 정확한 상황 및 처리원칙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4. Clean house.
해묵은 과제 정리에 좋은 시간이므로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 조정의 대상이 되는 사람도 개인적인 성과와 연계되어 판단되지 않으므로 부담이 적을 수 있음. 
 
5. Whack Teddy.
직원들은 최고경영자의 '낙하산'이 과연 살아남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므로 '빽'으로 들어온 직원들이 위기를 살아남지 않도록 할 것  (=> 직원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며, 원칙없이 진행된다고 느껴질 때 핵심인력들의 이탈이 가속화 될 수 있음)

6. Share the pain.
경영진이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활용할 것.
(=> GM 등 미국의 주요 자동차 회사 CEO 등이 의회에 정부지원책을 요청하러가면서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은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하겠다.)

7. Show consistency.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 경비절감을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막대한 위로금 지급등을 하는 것은 적절한 방식의 자책감 표명도 아니며 바람직하지 않음

8. Don’t ask for pity.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당사자이므로 '우리도 힘든 결정이었다'는 식으로 이들로부터 동의, 동정을 구하지 말 것. (=>매우 현실적인 팁인 것 같다)

9. Provide support.

도움이 필요한 직원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 

10. Don’t let people self-select
구조조정은 회사의 적극적인 결정행위이므로, 구조조정 대상 결정시 직원스스로 결정하도록 하지 말 것;
(=> 최근 회사에 문의해 온 기업에서도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하도록 했더니 회사에서 가장 쓸모 있다고 생각한 인력은 다 빠져 나가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 쪽의 일방적인 이해관계 추구(accommodation)가 가져올 수 있는 한계라고 하겠다.)  

* Guy Kawasaki의 애플 시절 joke
한창 심각한 위기상황을 겪고 있던 Apple에서는 회사를 그만 둘 사람들만  총회에 참석하고, 계속 다닐 사람은 총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전체 공지를 내린다. 그리고는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만 계속 고용하고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정리한다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나가기로 결심한 직원들의 경우 회사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정도로 스마트하거나 아니면 다른 좋은 곳에서 부르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점은 직원들 스스로 결정하게 할 경우 최고의 직원들은 다 잃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Show people the door & Move forward.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나면 남아있는 직원들은 일종의 죄책감에 휩싸이거나, 가까운 장래에 대한 불안,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빨리 정상작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Guy Kawasaki는 구조조정이 단행한 뒤 경영진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와 반대로 더 적극적으로 남아 있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회사에서 상황에 대한 입장정리 및 처리원칙을 명확하게 밝히고 직원들에게 단기간내에 적극적으로 알려나가며, 위에서 소개한 방침을 잘 실행한다면 구조조정을 통한 이슈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2008. 11. 20. 00:21

사과문 템플릿(Ready-made Apology)의 한계

세스 고딘이 최근 한 제약회사의 사과문을 보고는 약간 발끈했다. 문제의 업체는 최근 '아기 안고다니기(wear the baby)'라는 소셜 미디어 광고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광고를 즉시 중단했다. 세스는 최근 논란이 된 문제의 광고가 아닌 해당 업체가 내건 사과문에서 진정성이 담겨져 있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스에 따르면 사과문은 "We feel your pain"이라고 적혀 있는 회사 슬로건 처럼 담당자가 '소비자들의 불쾌함을 같이 느끼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 글도 아니고, 사과문 하단의 링크도 이번 사과문과 전혀 관계가 없다. 

사실 회사의 공식적인 사과문을 개인이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쓰기는 쉽지 않다. 법적인 책임공방이 벌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사과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적힌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는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찾을 수 없는 이유'에 관한 질문이 적혀 있다. 이 링크를 누르면 FAQ로 연결되는데 '일시적으로 품절되었다'는 친절한(?) 답변이 나온다. 
 
홈페이지의 사과문을 접한 소비자들은 아마 해당 링크를 보고 광고 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까지 중단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링크는 이번 사과문과 아무런 관계없이 기존 템플릿에 포함된 내용일 뿐이다. 

물론 이 정도의 신속한 대응이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사과는 단순히 사과를 표명했다 안했다의 차이를 넘어서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표명하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많이 달라짐을 다시한번 확인 할 수 있다. 템플릿을 준비해 두었다고 안심하지 말고 해당 구성요소가 실제 상황과 상충되지는 않는지 확인 또 확인해 보아야 할 일이다. 


2008. 11. 18. 08:43

'김치' for 'Korea' vs '치즈' for 'France'

최근 동아일보 산업부에서는 구글에 의뢰해서 조사한 OECD 30개 회원국과 국민을 대표하는 키워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삼성', 'LG', '현대', 그리고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급한 성격', '일 중독', '친절함'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주목 할 만한 점은 삼성, LG, 현대 등 기업이 나라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나온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최근 정용민님이 쓴 글 '관계와 경험'이라는 글을 통해 비춰 본다면 외국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채널이 '기업'과 '제품'이 대부분이라는 현실이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보아'나 '김치'도 언급되고 있으나
'김치'가 우리나라의 대표선수가 되지 못할 정도의 위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이는 그만큼 '김치'가 '기무치'로도 알려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삼성', 'LG', '현대'의 세계인들에 대한 '중독성(?)'이 더 강했던 탓일 수 있겠다.
그나마 세간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삼성' 'LG' 등을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점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겠다. 

아뭏든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아직 '산업국가'에 머무르고 있음을 주목하여,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 고유가치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겠다. 적어도 '급한 성격'과 '기업', '일중독'의 이미지가 강하게 결합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일본은 '물질중독'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일본 역시 '경제적 동물'로 고착된 과거의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물론 인터넷의 특성상 옛날 문서가 검색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강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업의 제품 이외에 다양한 한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국민들이 더 많이 나가서 세계인들과 교류하고 더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느낄 수 있어야겠다.  

 

2008. 11. 14. 08:19

커뮤니케이션 2.0 기업들의 시련

최근 정용민 부사장님은 블로그에서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2.0 기업들이 하나같이 최근 시련을 겪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낸 바 있다. 그리고 이들의 실패(?)가 바로 커뮤니케이션 2.0의 한계로 규정지어 질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감을 표시했다. 물론 해당 기업에서는, 특히 다른 부서장들은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가치에 깊은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과거에는 경기가 어려워 질 때마다 홍보 등 스탭 기능을 담당하는 지원부서들이 일차적인 구조조정, 예산삭감의 대상이 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근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2.0 기업들의 부진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또는 블로고스피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때이른 조종()이 될 것인가? 그리고 그루닉 교수 연구팀의 우수이론(the Excellence study)에 대한 반박사례가 될 것인가? 아마 아닐 것이다. 하나의 모델이나 설명틀에 대한 예외사례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그 모델이나 설명틀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모델은 그 자체로 타당성과 개연성이 널리 인정 받음으로써 확립된 것이기 때문이다. 

⑴ 커뮤니케이션 2.0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성(effectiveness)
먼저 커뮤니케이션 2.0 기업들이 정말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다. 전체 이해관계자들 가운데 일부 이해관계자의 이해관계만 잘 대변되는 PR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는 효과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제조업종의 경우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크고, 에너지 관련 산업에서 환경단체의 영향력이 커서 조합관계 (labor relations)나 환경관계(environmental relations) 프로그램이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러한 경우라도, 해당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당성이나 도덕성의 문제가 제기될 경우 해당 조직과 이해관계자 모두 사회적인 비난을 받게 될 수 있고 재무적인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GM의 경우 이미 현직 및 퇴직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보험지원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노조의 이익이 극대화 될 경우 어쩔 수 없이 소비자나 투자자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참여의 방식이 투명하고 열려있었더라도 참여하지 않은, 참여하지 못한 이해관계자들의 빈 자리, 빈 목소리는 언젠가는 문제로 다가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는 GM 기업 블로그 참여에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력을 갖지 못한 청소년들이었다거나 실제 구매의사가 없는 정치적 참여였다면 이들로부터의 의견수렴(prosumerism)은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상품개발로 이어졌을 수도 있겠다.
 
따라서 관계관리에 능한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들을 섞어서 팽팽한 내적 긴장관계를 맺어가야 한다. 이러한 조건아래서 기업의 관계관리는 다른 부문의 일방적인 희생없이 최적의 동적인 균형상태를 이루어 갈 수 있다. PR인들의 해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은 바로 현장에서 들리지 않는 소수의 목소리를 찾아내고 내부에 들려주는 것이다. 

⑵ 우수이론에서 주장하는 조직의 효과성
더우기 그루닉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우수이론(the Excellence theory)에서는 우수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 조직의 재무적 성공을 가져온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다. 우수이론에서는  우수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 우수한 기업, 효과적인 조직(Organizational effectiveness)이 되도록 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조직의 효과성이라는 측면은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성과가 다 포함된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재무적 가치에는 사회적 가치, 브랜드 가치, 명성 등의 개념이 포함된다.

따라서 우수한 커뮤니케이션이 재무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해서 전체 프로그램의 폐지를 가져온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고 본다. 물론 일시적으로는 기업의 선택으로 PR등을 비롯한 지원부서의 존속이 어려워 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다양한 관계의 성과물을 통해서 관계는 제도화되고 있다. 모든 기업이 상장을 할 필요는 없지만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있고 상장을 하려면 일정요건을 갖춰야하고 IR기능 또한 필요하게 된다. 

사회의 발전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을 통해 우리는 계속 새로운 방식의 관계양식과 제도를 만들어 낼 것이고 이에따라 새로운 PR기능도 갖춰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커뮤니케이션의 실천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이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상징적인 역할만 남게 된다. 커뮤니케이션 2.0기업의 시련이 바로 상징(symbol)과 실체(substance)의 괴리를 미리 경고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2008. 11. 12. 01:01

Seth Godin이 보는 '훌륭한 마케터의 자세'

최근 세스 고딘이 훌륭한 마케터의 자세(Attitude)에 대해서 글을 적었다.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 같아 나름대로(의역) 정리해 본다.

▶ 전통적인 마케터의 자질
 - 돋보이게 하기(show up)
 - 진지함(sober)
 - 상사에 대한 경청
 - 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기(lift heavy objects-샘플 나르기 등의 고된 업무?)

▶ 고딘이 말하는 '마케터의 자질'

1. 무한한 긍정적(적극적) 태도
복잡한 프로젝트를 형상화할 수 있고 대안 및 그 결과을 예측할 수 있는가

2. 트렌드를 선도하는 창조적이고 대담한(audacious) 프로젝트의 실행성과
당신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만큼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 가장 잘 하는 전문가인가 
  
3. 카리스마
낯선 사람들과도 쉽게 교류하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파는 것을 즐길 정도의 카리스마가 있는가. 불확실한 상황을 즐기면서도 좀처럼 자세한 지침이나 허가를 구하려 들지 않고, 스스로 시험, 측정, 반복, 작업하는 것으로 충분한가?
 
4. 스토리텔러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며 또 잘 하는가.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 마음을 바꿔보려 하는가

5. 자기 동기부여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데서 만족감을 느끼고, 정기적으로 이러한 기준을 높여가고 있는가
 
6. 지적인 호기심
지적인 호기심으로 충만해서 블로그와 책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있는가
또한 자신의 아이디어에도 관심이 많아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구하고자 블로깅하거나 발표하는 작가이자 발표자인가? 적절한 비쥬얼을 사용함으로써 당신의 이야기가 달라 질 수 있음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가? 

7. 복잡계의 이해
당신은 시스템이 서로 얽혀있음을 이해하고 있는가. 당신의 행동이 어떠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지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가


위에서 소개된 자질들은 대체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에게도 해당되겠지만 전체적인 사업에 대한 파악능력, 그리고 서로 얽혀있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 및 부작용에 대한 개선노력 등이 특히 중요하겠다.

그런데 나는 이 가운데 몇가지를 지니고 있을까...그래도 세스 고딘은 자신의 독자들에게 쿨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위의 리스트들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거나 인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즉 노력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Just Dip!

2008. 11. 7. 09:12

GM의 루머관리 블로그와 IR의 과제

쥬니캡님이 발행중인 Micro Top10 뉴스레터에서 GM의 루머관리 블로그에 대해서 소개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GM이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각종 루머에 대해서 블로그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내용이다. FastLane 등 7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GM은 다른 회사들에 비해 소셜미디어 사용에 있어서 가장 앞서가고 회사 중의 하나다.

하지만 소비자의 참여확대를 통한 적극적인 루머관리라는 긍정적인 가치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IR차원에서 볼 때 루머관리 블로그는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블로그들을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GM 스스로 마이크 옆에 '온라인 거짓말 탐지기'를 걸어 놓는 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렇다고 기업이 정직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항상 전략적인 선택을 하고 있으며 단순한 '입장표명'이라도 그 발표시기와 방법은 많은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M&A추진 과정에서는 상대방을 슬쩍 떠 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흘리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당장 어제만 하더라도 국내 모 자동차 회사와 철강회사의 해외 기업 인수설에 관한 기사들이 올라와 있었다. 

전혀 근거없는 공격에 대한 답변이 필요한 경우는 해당 블로그를 통해 효과적으로 답변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회사에서 전략적으로 무대응이 필요할 경우에도  자사의 전략이 사전 노출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만약 이를 적극적으로 감춘다면 나중에 IR차원에서 공시제도에 위배되는 사안으로 발전할 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제기되는 이슈가 참이든 혹은 거짓이든 이에 대한 기업의 입장표명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면 그 수는 이미 상대방에게 읽혀버린 셈이다. 그렇기에 '포커페이스'가 내기에서도 승자가 될 확률이 높지 않은가.   

물론 GM의 루머관리 블로그는 뉴스팀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의 루머관리 페이지의 경우  IR 및 법무팀의 내용 검토가 반드시 동반되고 있으리라 보인다. 어쨌든 루머에 대해 전략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