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9. 20:17

청문회 준비: 커뮤니케이션 101

인사 청문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기 때문에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문공세는 대단하다. 당연히 청문회에 임하는 후보자는 많은 준비를 했을텐데 '기대이하'의 답변을 하고 '자리'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다. 인사청문회는 검증의 무대인데 후보 당사자들이 스스로 '나' 정도면 되지 않을까 또는 '이건 모르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wishful thinking)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아닐까?  

커뮤니케이션 개론 시간에 소개되는 다루게 되는 '조해리의 창(Johari Window)'이라는 컨셉이 있다. 이는 인지심리학적인 개념으로, 개인이 커뮤니케이션 할 때 있어서 자아영역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타인이 인지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4가지 자아영역으로 나눈 것이다. 즉, 4가지 영역은 자기 스스로 인지하고 있고 남들도 인지하고 있는 자아 (공적 영역: Arena),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만 남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자아 (즉 개인이 의도적으로 표출하게 되는 자아: facade),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인지하고 있는 영역 (사각지대: Blind Spot), 본인과 타인 모두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즉 미지의 자아:unknown)으로 구분할 수 있다.

Arena 
 자아 인식: Yes
 타인 인식: Yes
Blind Spot
 자아 인식: No
 타인인식 : Yes 
Facade
 자아인식: Yes
 타인인식: No
Unknown 
 자아인식: No
 타인인식: No

개념상 4가지 영역의 상대적인 넓이를 통해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및 장단점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이상적인 상황은 자아에 대해서 스스로 최대한 많이 알고 있고 타인에게도 투명하게 자아를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겠다(즉, Arena 영역의 극대화). 반대로 자아인식 수준은 매우 떨어지면서 타인들이 인식하는 부분은 많은 경우가 최악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다 (즉, Blind Spot의 극대화). 다시 말해 공인처럼 외부에 노출되는 영역이 많은데 본인만 모르고 있는 영역이 넓다면(즉 사각지대가 넓을수록) 곤란한 상황을 접할 가능성이 높다.   

공직 또는 자신의 목표에 대한 집념(?)이 너무 강해서 현실과 국민의 기대수준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고위 공직자들은 타인의 모범이 되어야 하므로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윤리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공직에서 요구하는 청렴도의 기준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민간 또는 이전 직급에서 요구되는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공중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서 답변이 부족하다면 개인적으로 용단을 내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또한 남들은 아마 모르는 내용(Facade)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지만 의원들의 정보망에 노출된 영역(Arena)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청문회에 나가기 전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기 전에 먼저 진지하게 자아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자신의 사각지대는 무엇인지 보좌관들과 컨설턴트로부터 도움을 얻어야 한다. PI 담당자들은 미디어 트레이닝 기법을 가르치기 보다, 기본적으로 후보자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출사표를 던졌다면 공공영역에 노출된 본인의 자질과 공과를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바로 트레이닝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