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0. 00:28

병에 채울 것인가 말 것인가? (To bottle or Not to bottle?)

최근 읽은 블로그 포스팅에 따르면 호주의  Bundanoon이라는 마을에서는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세계최초로 병에 들어 있는 생수제품의 지역 내 판매를 금지했다고 한다. 생수병의 자연분해에 약 1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제품생산에 들어가는 유류소비량도 엄청난 반면에 생수와 수도물의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서 생수판매를 금지했다는 것이다. 

현지의 수돗물 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우리의 경우, 지역마다 상수도 사정이 다르고, 생수업체 뿐만 아니라 정수기 업체까지 관련되어 있어 물산업은 생각보다 무척 복잡한 상황이다.  최근들어 각 지자체 상수도 사업본부마다 수도물 음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생수업체와의 마케팅 대결에서는 역부족인 것 같다. 더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이 건강을 위해 고급 수입생수라도 사먹겠다는 마당에 억지로 수도물을 마시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수도물이 보편적 공공재(?)이기 때문에 '사람이 마셔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안정성과 맛, 향을 유지해서 공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지자체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정수처리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수도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정수처리하고 배관청결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수를 사서 마신다면 국가적으로도 아까운 예산을 정수처리에 낭비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윤리적인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   

한편, 외국에서는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의 활용이 불필요하게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고 여기는 반면 국내 상수도업체에서는 수도물을 병에 넣어서 판매하거나 홍보함으로써 생수업체와의 경쟁을 꾀하고 있다. 상수도 업체의 선택은 지속가능한 전략적 포지션이 아닌 것 같다. 

물 산업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있어 더욱 복잡해진다. '영혼'이 있는 AE들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