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 00:49

카드그림 맞추기의 힘

지난 주 후반에는 경주에서 회사 워크숍이 열렸는데, 글로벌 파트너사에서 진행하는 클라이언트 워크숍과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혼자서 중간에 부산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 워크숍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각국의 의사들을 상대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행사를 준비하는 주체들이 다소 복잡했다. 

즉,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이므로 제약사의 한국지사에서 관여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본사예산으로 추진하는 행사였기 때문에 글로벌 PR대행사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물론 그 덕분에 파트너 형식으로 우리 회사에서 참여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장소 임대 등은 클라이언트사 국내지사의 PR대행사에서 담당했고 전체적인 프로그램 기획은 글로벌 PR대행사 및 우리 회사에서 담당하게 되어, 하나의 행사에 모두 4개 조직이 관여하게 된 것이다.

이번 클라이언트 워크숍에 토론진행자(facilitator)로 참여 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사에는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진행자의 능력( 임기응변이나 화술)에 의존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과일 그림이 그려진 똑같은 카드 두 세트 중 한 세트의 카드 뒤에는 질문을 적어 두고, 다른 한 세트의 카드는 참석자의 책상 위에 한장씩 올려 두었다.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이 적혀 있는 카드를 뽑아서 읽으면, 카드 앞면의 과일과 같은 그림카드가 자신의 책상 앞에 놓여 있는 사람이 답변을 하도록 한 것이다. 참석자들이 의사들이었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단순한 카드 그림 맞추기 이상으로 효과적인 장치였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워크숍에 참석한 의사들은 클라이언트사에서 의도한 범위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폭넓게 그리고 현실적인 상황을 놓고서 토론을 진행했다. 물론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토론자 역할은 명망있는 의사를 뽑아 진행했다. 참석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막연히 기대하기 보다,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 또는 도구를 사용하고 전문가를 토론리더로 활용함으로써 예상외의 적극적인 반응들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