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트레이닝'에 해당되는 글 4건
- 2010.04.30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생존법
- 2009.06.28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2 2
- 2009.05.11 정도(正道)와 정석(定石)
- 2009.04.14 후기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4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생존법
영국 브라운총리의 말 실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권자들을 만나던 브라운 총리는 취재용 무선 핀마이크를 단 채 승용차에 올라타고서는 한 유권자에 대한 험담을 했다. 곧이어 출연한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시 녹음 내용을 들려주자 총리는 TV카메라 앞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여주었다.
마이크를 깜박한 미국 대통령들로는 말실수가 잦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클린턴, 레이건, 존F 케네디 등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NYT, 2006.7.23). 트레이닝에도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오늘날 디지털화된 미디어는 어디에나 깔려있으며, 전통적인 매체의 경계를 쉽게 넘어선다 . 방송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휴대폰 카메라와 스마트폰은 목격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라디오 인터뷰라고 해서 음성만 나가는 것이 아니다. 라디오 방송에서도 비디오촬영을 하기도 하며, 전화, 메신저, SMS 교신 내용도 예고없이 녹음되어 온라인에 올려지기도 한다.
'이거 녹음되나요?'라는 질문 자체가 우문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질문 자체가 음성변조 되어 나가게 되면 시청자들은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중요한 방식이다. 결국 숨기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기사화되어서는 곤란한 내용은 아예 입에 담지 않는 수 밖에 없다.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2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사장님께서 트레이닝의 주요 학습내용을 되짚으면서 시작한 이번 트레이닝은 프레젠테이션 파일의 사전 점검에 실수가 있었던 점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는 잘 진행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흠없이 매끄러운 프레젠테이션을 기대했던 인하우스 담당자들에게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기에 아쉬웠다.
본론에서는 물론 외국인 CEO를 대상으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은 기자의 질문과 CEO의 답변 내용을 통역하게 되기 때문에 시간이 배 이상 소요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CEO의 답변은 국문으로 통역하지 않고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진행해보니 기자역할을 담당한 AE들이 CEO의 답변 내용 및 범위를 곧바로 파악하고 날카로운 후속 질문들을 이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다시 CEO의 답변 내용에 대해서도 통역을 실시하게 되었다. 새로우 시도를 하기에 앞서 도입에 따른 문제점도 사전 체크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해당 CEO께서는 fact에 기반한 답변이 불가능할 경우 적극적으로 회사의 키메시지를 활용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간결한 답변도 없는 상태에서 추상적이거나 원론적인 메시지만을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은 기자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질문 내용에 대한 간결한 대답과 함께 브릿지(bridge) 기법을 사용해 회사의 키 메시지와 연결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CEO께서는 일관되게 이해관계자의 문제제기에 관해 관심을 표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었다. 이번 트레이닝을 통해서 해당 CEO께서 전략적인 키메시지의 전달을 반복해서 훈련하실 수 있었다고 믿는다.
해당 인하우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께서는 항상 개선(Kaizen)과 혁신(innovation)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개선 요소들을 도입해야 했던 트레이닝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끊어짐 없이 매끈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몇 배의 시간을 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점, 기존의 노하우를 빠짐없이 전수받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했음을 느꼈다.
매 트레이닝마다 좀 더 나은 코칭을 할 수 있도록, 동료 트레이너들과 함께 준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겠다.
정도(正道)와 정석(定石)
한가지 특이했던 부분은 해당 CEO께서 민감한 이슈를 가정한 질문에 대해서 사실(fact)에 기반해서 정도(正道)에 따라 대응해 주셨다는 점이다. 사실 해당 질문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CEO였더라면 아주 쉽게 답변하고 넘어갔을 부분이었다. 즉 해당 이슈의 중요성이 높을수록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기업은 단호한 반박(refutation) 또는 부인(denial)하는 것이 사실상 정석(定石)이다시피 하다. 아주 중요한 상황에 처할 경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그 댓가가 훨씬 크기 때문에,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하얀 거짓말(white lies)에 대해서는 스스로 관대해지고 만다.
해당 CEO의 고집스러운 답변을 들으면서 순간 우리 사회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행사되는 커뮤니케이션의 '자유'(?), 혹은 지나칠 정도의 '가벼움'이 선진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무게감'와 대비되는 듯 했다. 모쪼록 우리 사회에서도 이슈 및 위기관리의 정도(正道)와 정석(定石)의 차이가 점차 줄어 들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후기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모 그룹 계열사 CEO를 모시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그동안 세 번인가 네 번에 걸친 스케줄 재조정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프로젝트였다. 일정 변경으로 인해 당초 투입키로 했던 전담 코치진 대신에 새로운 컨설턴트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앞으로 본인을 포함해 새로 구성되는 코치진들이 맡아야 할 역할들이 컸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주요 대기업의 CEO가 대상이라는 점보다는 홍보팀의 '깍듯한' 의전 때문에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하지만 으레 '권위주의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 CEO의 이미지와는 달리 해당 CEO께서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다. 또한 업무 장악력(Competence)과 자신감(Self-confidence)을 바탕으로 다소 까다로운 질문에 막힘없이 차분하게 답변해 주셨다. 딱히 실수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없어 인터뷰 실습장면을 전체적으로 리뷰하면서 피드백을 드렸다. 다만 CEO께서 모든 질문에 너무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다 보니 핵심메시지를 놓치고 답변이 길어지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고해상도 이미지 탓인지 슬라이드 PT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점 등 다소 아쉬웠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보완하도록 해야겠다. 리뷰가 다 끝나고 CEO께서 "다음에 다시 한 번 해 봅시다"라고 전의(?)를 밝히셨다. 또한 홍보담당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질문의 공세를 늦추지 않았던 컨설턴트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씀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다소 미진했던 부분 때문에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번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클라이언트 측에서 생각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 인터뷰에 대해서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따로 소개해 줄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현재 미디어 트레이닝 포맷은 위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클라이언트 쪽에서는 위기시 진행되는 기자회견 뿐만 아니라 리더로서의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미디어 인터뷰를 생각하고 있다는 차이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인하우스 홍보담당자들은 임원들의 미디어 인터뷰를 PI관리 툴로서 내부적으로 세일즈하는 경우도 많다.
트레이너의 입장에서는 실수를 방지하는 방어적인 기법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CEO 및 임원들께서는 미디어 인터뷰를 일단 회사 대표자로서 적극적인 이미지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기본은 기자 대응시 항상 살얼음을 걷는 듯이 조심하도록 교육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교육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교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보완해 나가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