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4. 21:38

후기 미디어 트레이닝 후기

모 그룹 계열사 CEO를 모시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그동안 세 번인가 네 번에 걸친 스케줄 재조정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프로젝트였다. 일정 변경으로 인해 당초 투입키로 했던 전담 코치진 대신에 새로운 컨설턴트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앞으로 본인을 포함해 새로 구성되는 코치진들이 맡아야 할 역할들이 컸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주요 대기업의 CEO가 대상이라는 점보다는 홍보팀의 '깍듯한' 의전 때문에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하지만 으레 '권위주의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 CEO의 이미지와는 달리 해당 CEO께서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다. 또한 업무 장악력(Competence)과 자신감(Self-confidence)을 바탕으로 다소 까다로운 질문에 막힘없이 차분하게 답변해 주셨다. 딱히 실수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없어 인터뷰 실습장면을 전체적으로 리뷰하면서 피드백을 드렸다.  다만 CEO께서 모든 질문에 너무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다 보니 핵심메시지를 놓치고 답변이 길어지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고해상도 이미지 탓인지 슬라이드 PT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점 등 다소 아쉬웠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보완하도록 해야겠다. 리뷰가 다 끝나고 CEO께서 "다음에 다시 한 번 해 봅시다"라고 전의(?)를 밝히셨다. 또한 홍보담당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질문의 공세를 늦추지 않았던 컨설턴트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씀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다소 미진했던 부분 때문에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번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클라이언트 측에서 생각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 인터뷰에 대해서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따로 소개해 줄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현재 미디어 트레이닝 포맷은 위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클라이언트 쪽에서는 위기시 진행되는 기자회견 뿐만 아니라 리더로서의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미디어 인터뷰를 생각하고 있다는 차이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인하우스 홍보담당자들은 임원들의 미디어 인터뷰를 PI관리 툴로서 내부적으로 세일즈하는 경우도 많다.   

트레이너의 입장에서는 실수를 방지하는 방어적인 기법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CEO 및 임원들께서는 미디어 인터뷰를 일단 회사 대표자로서 적극적인 이미지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기본은 기자 대응시 항상 살얼음을 걷는 듯이 조심하도록 교육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교육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교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보완해 나가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