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24. 22:50

Black Swan과 위기관리


연초 뉴욕타임즈 주말판 매거진에 Risk Mismanagement라는  글이 실렸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는 용어와는 달리 '리스크관리' 또는 '위험관리'는 주로 재무안전성이나 공정관리 상의 위해요소 발생확률 등과 관련해서 사용되고 있다. 몇 해 전 국내 대기업 대상 위기관리 조사 직후에 기업체 직원들로부터 어떤 리스크 관리 모델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변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비즈니스 칼럼니스트인 Joe Nocera는 글에서 투자 리스크 평가모델 (Value at Risk)을 사용하는 애널리스트들과 '검은 백조(Black Swan)'의 저자로 유명한 탈렙 교수(NYU)의 논쟁을 소개하고 있다. '검은 백조'란 발생가능성이 낮은, 전례가 없는 현상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지칭한다. 종 모양의 정규분포곡선에서는 양 끝단으로 갈수록 발생확률이 낮아 지는데 비해 검은 백조 현상에서는 양 끝단이 두꺼워지는 (Fat tail) 현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금융가의 재무위험관리를 위해 널리 쓰이고 있는 VaR(Value at Risk)라는 모델에 대해서 월가의 트레이더였던 탈렙교수는 이러한 리스크 분석모델이 검은 백조 현상이 나타날 때는 들어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사실 지금처럼 유례없는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존 금융시장 예측모델이 그런대로 잘 들어맞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모델의 설명력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탈렙교수는 개인적으로 기존 분석모델을 약점을 역이용해서 큰 투자수익을 냈다고 밝히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기존 분석모델에다가 예외적인 요인(outlier)를 단순히 추가하게 되면 모델자체의 설명력만 떨어질 뿐 결과 예측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쨌든 리스크 분석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으로서 현 상황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모든 기업들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현재의 시장상황에 대한 답변을 찾을 수는 없다.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위기관리에 능한 도요타 자동차 조차 유례없이 심각한 현 금융위기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1%의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변화에 대비하려고 애쓰기 보다 99%의 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효과적인 리스크관리 방법이 되겠다. 알려지지 않은 위기요인(Unknown unknowns)에 대한 대응보다 알려진 위기요인에 대한 대응책 수립이 더욱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위의 글에서 저자가 소개하듯이 골드만삭스는 기존 예측모델에서 아무리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더라도 현실지표(손익평가)가 며칠동안 부정적으로 나오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 역시 관행적으로 기존 관계자들과의 관계유지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이해관계자들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들과도 진지한 대화를 진행할 수 있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