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31. 16:15

위기관리 전성시대(?)

독일의 사회학자가 얘기한 것처럼 우리사회가 위기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인가? 정부에서는 연일 여러부처에서 공동으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고, 각료회의도 지하벙커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회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사회적인 위기의식 또는 부처단위의 위기의식을 고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의 정책협의일 뿐 구체적인 위기관리 대상이나 목적은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아마 전통적인 관 주도의 '표어'나 '구호'차원이 아닐까. 이전 정부에서 '혁신'을 강조했듯이 현재는 '위기관리'가 하나의 마케팅 용어가 된 것 같다.  

모든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무 것도 얘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지나치게 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는 실제적인 활용성이 떨어질수가 있다. 최근의 군함 침몰사고에서 나타나듯 위기관리의 헛점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초기 대응이 완벽했다고 자부하는 상황은 해당 부처의 위기관리가 아직 많이 부족했음을 반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우선 회의 내용이나 성격에 맞지 않은 채 상징으로만 소비되고 있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줄여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