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5. 12:43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는 단순한 '고객' 이상

블로그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서비스 회사에게 있어서 단순한 고객일까 아니면 내부 직원에 가까울까? 

최근 구글코리아는 국내 블로그 서비스인 텍스트큐브를 블로거 닷컴에 통합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에 반발한 일부 텍스트큐브 사용자('텍큐인')들은 제3의 사이트로 이전하고 있다. '텍큐인'들은 통합에 따른 불편함과 서비스 품질하락을 우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지시점과 공지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친절한 공지"). 

 Inuit님이 지적하고 있듯이 텍스트 큐브의 현 위상과 기술적 토대는 그동안 이용자들의 참여와 노력이 많은 부분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에 '전략적'으로 던져 놓은 공지문에 대해 사용자들이 느끼는 섭섭함은 더욱 컸을 수 밖에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일반 상품의 충성고객 이상으로 서비스 충성도가 높은 편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애착심은 직원 못지 않다. 반면에 이들은 자신들의 의견표출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온라인 서비스의 성장과 실패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몇년 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블로그 사이트 이글루스를 인수할 때  약관 및 커뮤니티 특성변화에 따른 사용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사용자들의 저작물을 회사의 자산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외국계기업인 구글은 본사의 결정권 때문인지 국내의 관련 사례를 사전에 참고하지 못한 모양이다. 업계에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각 기업이 다른 기업의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비즈니스 철수가 불가피하다면, 관련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초기 스마트 폰 사용자들 역시 OS 업그레이드 지원을 받지 못하는데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통합, 철수과정이 진행될 수 있기 위해서는 각 기업에서 기존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세련된 커뮤니케이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상장사가 지니는 공시의무라든가 법적인 의미가 담기지 않는한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은 주요 정책 변경에 있어서 이용자들을 일반 고객 범주가 아닌 내부 성원 또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고 대외적인 공지 이전에 우선적으로 정책내용을 알리는 등 적극적인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