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0. 00:21

사과문 템플릿(Ready-made Apology)의 한계

세스 고딘이 최근 한 제약회사의 사과문을 보고는 약간 발끈했다. 문제의 업체는 최근 '아기 안고다니기(wear the baby)'라는 소셜 미디어 광고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광고를 즉시 중단했다. 세스는 최근 논란이 된 문제의 광고가 아닌 해당 업체가 내건 사과문에서 진정성이 담겨져 있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스에 따르면 사과문은 "We feel your pain"이라고 적혀 있는 회사 슬로건 처럼 담당자가 '소비자들의 불쾌함을 같이 느끼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 글도 아니고, 사과문 하단의 링크도 이번 사과문과 전혀 관계가 없다. 

사실 회사의 공식적인 사과문을 개인이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쓰기는 쉽지 않다. 법적인 책임공방이 벌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사과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적힌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는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찾을 수 없는 이유'에 관한 질문이 적혀 있다. 이 링크를 누르면 FAQ로 연결되는데 '일시적으로 품절되었다'는 친절한(?) 답변이 나온다. 
 
홈페이지의 사과문을 접한 소비자들은 아마 해당 링크를 보고 광고 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까지 중단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링크는 이번 사과문과 아무런 관계없이 기존 템플릿에 포함된 내용일 뿐이다. 

물론 이 정도의 신속한 대응이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사과는 단순히 사과를 표명했다 안했다의 차이를 넘어서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표명하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많이 달라짐을 다시한번 확인 할 수 있다. 템플릿을 준비해 두었다고 안심하지 말고 해당 구성요소가 실제 상황과 상충되지는 않는지 확인 또 확인해 보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