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3. 21:43

대기업의 상생협력과 사회공헌

"도요타의 경쟁력은 협력업체로부터 나온다"는 멋진 표현이 어느 기사에 실렸다. 물론 도요타 자동차에서도 핵심부품은 자회사로부터 납품받는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품질력 있는 부품업계의 덕택으로 항상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 현대차의 경쟁력은 연구인력을 비롯한 중간관리자들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다. 현대차 협력업체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업계는 최근 미국 자동차 빅3의 위기와 더불어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추가적인 단가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어 오면서 부품업계에는 경쟁력을 지닌 부품전문회사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생산성과 미래를 담보해주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노조나 협력업체가 아닌 기술개발 인력이란 얘기다.

일부 대기업들은 입으로는 상생협력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납품가격 인하를 종용하고 , 자금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들을 상대로 외환예금을 하루단위로 예치해 이자소득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들도 사회성금 납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기업행위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사회적 성과가 뛰어나더라도 해당 기업의 명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예전처럼 전통적인 대중매체 중심으로 정보가 유통될 때는 사회공헌활동 관련기사 게재만으로도 기업의 명성을 높이는 효과가 어느 정도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1인 미디어 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주요 매체의 '퍼블리시티'효과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브랜드의 힘은 일관성에서 나온다고 했다 . 해당 기업/조직에서 내세우는 핵심 가치에 스스로 배치되는 행동이 드러날 때 그 회사의 평판과 신뢰도 모두 급격하게 사라질 수 있음을 빨리 깨달아야겠다. '뽀샾'이나 '성형'의 흔적을 찾아내는 부지런한 네티즌들이 있음을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