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7. 12:59

기자와 '경쟁'하는 시민들, 시민과 '경쟁'하는 AE들

최근들어 연일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를 보면 그야말로 시민들이 어느 학자의 표현처럼 '생활정치'의 전면에 나섰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이자 동시에 생산자로서의 프로슈머 역할이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듯이 일반 시민들은 정보세계에서도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여 또는 취재를 목적으로 현장에 나간 많은 일반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양과 질 또한 전통적인 미디어 리포터들을 앞서나가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블로거 전문가에 따르면 이제 상품 및 서비스 관련 불만을 지닌 시민들은 수고스럽게 PD나 기자들에게 제보하기 보다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메시지를 펼쳐 놓는다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메시지가 온라인으로 확산되면서 회사측으로부터 더욱 확실한 반응이 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PR 담당자들은 기자뿐만 아니라 시민들과의 관계도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PR담당자들은 기자들처럼 '무관의 제왕'도 아니요 각계 각처에서 '감시하는 눈'을 지닌 일반인들과 경쟁할 수 있는 레이더망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 기자와 시민 사이에서 우리 PR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도보다 PR인들의 담당이 아닌 사건사고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생산과정이나 기업활동에 있어서 본질적인 잘못이 있었다면 PR담당자의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며 피해범위가 광범위해서 효과적인 대응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엄격한 품질관리를 하더라도 사건사고는 불가피하게 발생하기 마련이다. 예측하기 어렵고 예방하기 어려운 일(Known Unknown or Unknown Unknown)들이 바로 PR담당자들이 주력해야 할 분야다. 앞으로 PR담당자들은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주요 블로거들을 파악하고, 이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관계관리를 주로 담당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