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2. 01:22

블로거에 대한 접근방법 (자료: CISION)

스웨덴계 미디어 모니터링 서비스사 CISION에서 제안하는 블로거에 대한 접근법을 소개한다.

1. 가능한 모든 이해관계의 상충가능성이나 특정기업과의 연관성을 공개할 것
   : 솔직해 짐으로써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똥(backlash)에 대해서 어느 정도 면역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2. 피치하고자 하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 그 블로그에 링크되어 있으면서 같은 주제를 다루는
    블로그에 대해서도 친숙해 지도록 할 것
   : 특종이나 독점보도를 중요시 하는 전통매체와 달리 블로거들은 정보의 공유를 원하는 공동체이기 때문.  

3. 자신의 피치를 대량 메일발송의 첨부자료가 아닌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것 (personalize).
   : 블로거들은 자신의 고유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대량배포되는 메일은 쓰레기통 행

4. 블로거들은 자신의 독자들을 위해서 솔직하게 글을 쓰고 있음을 명심할 것.
   : 따라서 블로거에 대한 접근은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노출효과와 함께 부정적인 위험(risk)도 수반함을 기억해야 함.

5. 인기 블로거의 경우 주요 매체에 대한 접근하는 것 처럼 어려울 수 있으므로 중간 수준의 블로그에 접근해서 좋은 인상을 남겨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가 퍼져나가도록 할 것
: 이는 특정 주제를 다루는 블로그들이 상호연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활용하자는 것임.

또한 CISION은 기업 블로그가 실패하는 이유로 두가지를 들고 있다. 기업이 전하는 메시지가 사실이 아닐 경우와  기업 후원 블로그임을 밝히지 않고 운영하는 경우라고 한다. 당연히 오늘날 어떠한 비밀도 영원히 유지될 수 없고 언젠가 밝혀지게 마련이다. 또한 최근 '바이럴 마케팅'차원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를 위해 중립적이거나 회사와 무관한 블로그 사이트임을 표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이 아닌 경우 엄청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무에 CISION은 기업들은 전체적인 미디어 플랜 속에서 블로그의 위치를 주의해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블로그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전달도구(a means to communicate to)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수단(a means to communicate with)으로 이용될 때 회사의 명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항상 지키기 어려운 말이다.  
(자료: CISION, Introduction to Blogs)

2008. 5. 27. 21:56

'스핀닥터' 유감

최근 정부 여당에서 발표한 대국민 소통방법은 일부 홍보인들 사이에서 잔잔한 '파문'를 일으켰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가 된 것은 소통방법이 아니라 그 명칭이었다. 언론에 따르면 여당은 당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서 별도의 팀을 구성할 계획이며, 이들에게 "국민의 생각이나 여론을 수렴해 정책으로 구체화시키거나 정책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스핀 닥터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한다.

이번 발표가 별다른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단 여당은 적어도 두가지 면에서 성공적인 듯 하다. 첫째, 새로운 용어(비록 몇년전부터 도입을 추진했다고 하지만)를 사용한 탓인지 언론이나 국민의 반응이 부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용어이기에  날 선 언론조차 '프렌들리'하게 넘어간 듯 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정부 스스로 '스핀닥터'역할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설화(舌禍)가 되지 않았을까. 대외적으로 정부여당에서 스스로 '스핀닥터'제도를 운영한다고 공표하는 것은 적어도 그 의미상으로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식견있는 시민(informed citizen)을 형성하고 이들의 정책참여를 촉진한다는 '참여 민주주의'의 이상과 배치된다고 보면 지나친 것일까.

둘째, 새로운(?) 용어를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실체'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데 성공한 듯하다. 관련 보도를 보면 참여정부의 국정홍보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던 기자들도 '스핀 닥터제'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것 같다. 그동안의 대변인제도와는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스핀닥터팀'을 구성해 언론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것이 대변인 pool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하지만 지역구 대표나 정책분과 위원으로서 끊임없이 일반국민이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특성상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일원화(Integrated communication system)가 가능할 지 의문이다.
 
반면에 일반인이나 언론과 달리 홍보업계는 이번 정책발표에 대한 반응이 약간 엇갈리는 것 같다. 즉, 업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을 사용한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입장과 홍보활동의 본질적인 역할을 진솔하게 표한 한 것 으로 보는 시각이다. 

처음부터 여당은 앞선 정부에서 사용하던 '국정홍보'나 '정책홍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바로 '스핀 닥터(spin doctor)'라는 개념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용어는 영미권 언론들이 홍보활동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물론 정부나 언론도 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 단어를 선택했다면 홍보활동의 본질에 대해서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하나의 현상/사건에 대해서 다양한 의미와 해석이 가능하다. 다양한 의미와 가능성 속에서 일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비단 우리 홍보인만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속에서 끊임없이 선별적인 지각과 사고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관점을 강조하고자 했다면 차라리 프레이밍(framing)이라든가, 창출(enactment), 사회적 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등의 다소 딱딱하지만 중립적인 개념과 관련해서 고민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정치가 기본적으로 언어를 포함해 다양한 상징을 다루는 활동이라고 본다면 정치 홍보전문가들은 당연히 단어 하나하나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도 민감하게('spin') 반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오독'의 여지가 있다면 그 용어의 사용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 업계에서도 '홍보' 'PR', 'Public Relations' 등 여러가지 용어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를 내림으로써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느낄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얼마전 국정홍보처의 폐지는 '국정홍보'에 대한 새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을 반영하며, 이번에 언급된  '스핀닥터제'라는 이름은 그 '순수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홍보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홍보인들의 활동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업계 스스로의 홍보에 적극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때인 것 같다.

2008. 5. 27. 14:36

'불만제로'라는 '무모한 도전'

옛날 나라에 오랫동안 가뭄이 들어 임금님이 기우제를 지냈다. 하늘이 감동을 했는지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온 나라 백성들이 다같이 기뻐했는데 불평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었다. 바로 그날 결혼식 하는 사람들과 상을 치르는 사람들이었단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있으며 그러기에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조직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무리 선한 뜻으로 사업을 진행하다고 해도 위의 이야기에서처럼 모든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일부 '불평불만세력'은 그냥 포기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 아무리 잘 계획된 사업일지라도 사업동기가 잘못되었거나 추진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억지스러운 '블랙컨슈머리즘'마져 감싸안으면서 '불만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자기 가게에서 팔지도 않는 상품의 '환불'을 요청한 고객의 요구에 응해 준 미국 유통업체 직원의 이야기 등 브랜드를 둘러싼 '미담'신화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최고의 서비스와 품질관리는 아무나 할 수도 또 흉내내기도 어렵다. 하지만 '최고'의 또는 '최고'가 되고자 하는 기업들은 끊임없는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불량률 제로, 불만제로'라는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관점'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