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9. 13:05

모 그룹사 2세 폭행사건으로 본 기업의 학습효과

어느 물류회사의 전직 대표가  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온라인이 들끓고 있다. 특히 가해자가 모 그룹사 집안의 2세이며, 치료비를 제시하면서 폭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같은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에 모 그룹 회장의 폭력사건이 있었다.   이는 사회적 또는 기업차원에서 실패사례로부터의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뜻한다. 이전 사건이 사적인 문제와 관련되었던 반면에 이번 사건은 기업운영과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파장이 더욱 클 것 같다. 

이번 사건을 통해 볼 때 국내기업에서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가 '권위주의적인 CEO의 존재' 때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번 경우는 단순한 권위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성에 있다). 당면한 문제를 폭력으로, 그것도 최고경영자가 스스로 공공연하게, 해결하려는 기업에서는 사실상 어떠한 부문에서도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학습(learning)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책임자의 지시나 비호아래 계획적으로 위법행위를 저지르는 기업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대화'를 전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사의 거듭된 취재요청에 마침내 응한 회사 관계자가 불에 기름을 들이붓는 듯한 답변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커뮤니케이션 대응 역시 가해 당시와 비슷한 수준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의 임원이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폭언을 하는 자세를 보면, 기업이 스스로의 기업가치나 명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해당기업의 관계자들은 자신들만의 논리로 '거래'관계였음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 뿐만 아니라 법에서도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서는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법무적인 자문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너무나 허술한 해당기업의 메시지는 결국 관련방송이후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전직 기업대표의 불법적 행위와 기업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답변 때문에 해당기업의 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다. 나아가서 원청업체가 포함된 그룹사 전체에대한 이미지는 물론 불매운동까지도 제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체의 반응을 보면, 해당 기업이나 그룹사의 영향력 탓인지 주요 일간지에서는 가장 늦게 온라인 보도에 나서고 있다. 물론 경쟁매체에 대한 견제의식도 있겠으나 민감사안에 대한 눈치보기식의 대응은 가뜩이나 축소되고 있는 매체의 영향력을 스스로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반면에, 일반인들은 주요 포탈에서 청원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관련 기사가 올라와 있지 않은 주류매체에서도 기사검색을 통해 가해자와 관련된 기사들을 찾아 읽고 댓글을 달고 있다. 따라서 주류 매체와 일반 소비자들의 괴리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한편, 온라인상의 토론 내용을 보면, 가해자와 재벌가와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해당 그룹사 제품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모습도 눈에 띤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쪽이 바로 그룹사 소속  '원청업체'였다는 점이다. 결국 협력업체의 자체적인 문제해결 시도가 실패하면서 그 불똥이 전체 그룹사까지 퍼져가게 된 것이다. 이러한 확산의 고리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도 그룹사에게 던져진 새로운 숙제다. 이미 많은 시민단체에서는 문제기업의 수직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위 아래의 연결고리를 끊도록 전방위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전략을 사용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물론 일반 소비자 측면에서도 청원운동의 모델이 전보다 더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 또한 아쉽다. 피의자에 의한 처벌은 재판에 의거해 이루어져야 함에도 자극적인 메시지를 통해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더 광범위한 시민참여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의 기업과 그룹사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연관을 짓고 불매운동까지 제안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유사한 청원운동의 제안들이 동시에 이루어져서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제안이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도 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으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또다시 언급되고 있는 모 그룹사의 경우도 생각해 봐야겠다. 단 한 번의 실수였더라도 주요기업의 실패사례는 관련 사안이 발생할 때 마다 언급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오점을 씻는 방법은 개인이나 기업의 확실한 실체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다.
2010. 11. 22. 00:36

백기투항 vs 협업(collaboration)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40억달러를 제안하는 등 지속적으로 구애하고 있지만 실패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페이스북의 경쟁업체인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최근 페이스북과의 매쉬업서비스를 강화하기로 발표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마이스페이스의 항복으로 보기도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발전하려는 마이스페이스의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약 7년 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출범했던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회사의 정체성을 고집하는 대신 다수의 사용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방식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즉, 같은 관심사를 지니는 Y세대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고 그들의 컨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서비스 역량이 집중될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은 격변의 시기에는 기존의 핵심역량을 고집하기 보다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도날드 설 교수의 관점에서 잘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마이스페이스의 선택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실패는 더욱 빠른 속도로 다가올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Open API를 통해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자체 서비스를 보강하고 있는 트위터가 협력사들 없이 무한성장을 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일반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마케팅 및 PR부문에 적극 활용하는 자세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2010. 11. 1. 23:44

가수 김장훈의 '메시지론'

최근 가수 김장훈이 MC몽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미니홈피에서 밝혔다. 물론 게시판에 올린 그의 글 또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사례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간략한 내용은 동아일보 보도 참조)

그는 글의 첫머리 부분에서 자신의 의도를 한마디로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MC몽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또한 청중의 반응에 '공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또한 자신과의 직접적인 '친분'을 부인함으로써 자신의 발언에 대한 청중의 믿음을 구하고 있다. 
“분단조국에 태어나 징병제라는 현실속에 국방을 위해 젊음을 바치는 모든 대한민국젊은이들이 사실 저의 동생들 같기도 한데 만일 제가 병역에 관련해서 기피를 옹호한다면 저는 이곳을 걸어다닐 자격이 없을껍니다.”

"그리고 저는 엠씨몽군과 방송에서나 친한 동생이지 따로 자리를 해본적도 없기에 ,사실 그닥 친한동생도 아니기에 팔이 안으로 굽어 옹호를 할 입장도 아니구요. 그랬다면 오히려 아무말도 못하지 않았을까도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논란에 휘말린 대부분의 공인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김장훈씨는 분명하게 짚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냥 가수 선배로서 용기를 주고 싶었는데 가장 용기를 낼 수 있는 길은,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결국 모든 본질은 나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인식을 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했습니다.”

김장훈씨의 글처럼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또는 일반인이든간에 일단 쟁점이 형성된 이상, 그 시작의 단초는 일정부분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로서의 자신의 입장보다 상처를 입은 공중의 입장을 배려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무죄 차원을 떠나 같은 "젊은이들의 상실감을 덜어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이제는 유죄다 무죄다 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젊은이들의 상실감을 얼마나 덜어줄수가 있나..가 관건인듯해요."
 
물론 병역문제와 직접 관련되면서도 가장 활발한 온라인 활동층인 청년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맞는 이야기겠다. 하지만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팬들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팬들이 그에게 주었던 신뢰감에 대한 상실감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김장훈씨는 '자원입대설'과 관련해 언급을 하고 있는데 이는 또다른 논점을 낳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서 아쉬움이 있다. 미리 조율된 부분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대체적으로 김장훈씨의 글은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안전하게 해명하는 메시지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