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3. 21:08

블로거 관계관리가 필요한 블로그 업체

국내 주요 온라인 포탈들이 온라인 뉴스편집권, 기술'차용(?)', 그리고 정관 개정과 관련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는 막강 포털들의 주요 이해관계자 관리가 미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 가운데 정관개정을 둘러싸고 블로거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포탈의 경우에 관해서 몇가지 생각해 본 내용을 정리해 본다.

블로그 관계(Blog Relations)는 일반적으로 기업 또는 PR대행사가 (파워) 블로거와의 접촉을 통한 유대관계 형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로거와 해당 블로그 운영업체 사이에도 이러한 관계를 적용할 수 있을까? 아니면 블로거 관계가 아닌 고객서비스 또는 고객관리(Customer relations)로 접근하는 것이 적당할까? 블로거들의 특성과 최근 온라인 업계의 동향을 고려할 때 기본적으로 전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1. 인수후 통합 (Post-Merger Integration) 커뮤니케이션 관점 

블로그 운영업체를 인수한 포탈의 경우, 전체적인 블로거 관계(Blog relations)는 일단 M&A관점, 그중에서도 인수후 통합(Post-Merger Integration)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차용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포털은 기존의 독자적인 블로그 문화(연령대 제한, 퍼나르기 제한 등)와 관련해서 이미 블로거들과 의견충돌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콘텐츠 활용과 관련된 약관 개정과 관련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포탈의 정체성과 블로그 커뮤니티의 정체성이 부딪히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의 수립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해당 블로그의 가입자들은 해당 포털사의 직원이 아니다. 일반 기업의 경우,조직통합을 했다면 당연히 인수후 통합(PMI)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것이다. 블로그 운영팀에게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후 통합 프로그램이 기획 또는 실행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해당 포탈에서는 일반적인 PMI전략이 아닌 블로거 관계관리의 관점에서 문화통합전략을 실행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겠다. 

2. 블로그 관계관리 관점

처음부터 해당 포탈은 블로그 콘텐츠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목적으로 블로그를 인수했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일반적인 제품이나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사용자들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매체에 대한 의존도 뿐만 아니라 특정 온라인 매체에 대한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쉽게 말해 마음에 안들면 그냥 훌쩍 떠나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더우기 해당 블로거들은 연령제한, 펌 금지 등 독자적인 문화를 지녀온 온라인 공동체였는데 그 문화가 해체된다면 가입자들이 해당 블로그에 굳이 남아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던 블로거들에게 새로운 정관을 들이대고, 그들과 그들의 콘텐츠를 마치 새로운 공산품처럼 외부에 내놓는다면, 블로그 가입자들은 미련없이 떠나버릴 수 있다. 단지 운영업체를 인수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기존 운영약관을 변경하고 기존 가입자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매체관련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동영상, 음악, 텍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종합 1인 미디어가 가능해졌다. 물론 미디어들은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사용자와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규정/규제하고자 하겠지만, 기술은 점차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따라서 채널로서의 매체가 콘텐츠를 계속 통제하고자 한다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통제가 적거나 더 자유로운 매체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웹 2.0 시대에 접어드는 이 순간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온라인 포털마저 아직까지 콘텐츠 파워, 유저 파워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왜 돈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콘텐츠가 왜 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 포탈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승승장구하던 AOL이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기억해 봐야 한다.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윈-윈을 꾀하지 않고 오히려 이른바 '줄세우기' 또는 '뺑뺑이 돌리기'를 시도한다면 국내 포탈들의 미래도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포털계열) 블로그 업체의 블로그 관계관리가 아쉬운 때이다. 
2008. 12. 2. 00:50

To sponsor or Not to sponsor...

힐앤놀튼 블로그의  GM관련 포스팅에 따르면, 재정적인 위기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GM이 최근  타이어 우즈 스폰서십과 미국올림픽위원회 스폰서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GM의 타이거 우즈 후원은 올해가 9년째로 정식 계약은 내년이 만료예정이며, 국가 올림픽위원회에 대한 후원은 24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전통있는 프로그램들이란다.  

Rowland Jack은 현 상황은 스폰서십의 가치가 기업들에 의해서 공개적으로 평가되는 순간이라고 보고 있다.기업 자체가  재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마당에 외부 후원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과 (넓은 의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조직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Jack에 따르면 최근 상황에서는 스타플레이어들이라도 예전처럼 외부 스폰서십이 줄을 서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번 GM의 결정에 대해 전과 달리 '후원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여론 동향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폰서십을 사회적 책임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기업은 재무적인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전략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계속 안고 가야 할 것이고, 마케팅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브랜드의 가치가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스폰서십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단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회사는 망해도  CEO는 막대한 퇴직금이 보장된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최근 미국 자동차 빅3의 CEO들은 연봉을 1달러로 책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기업가치가 급락한 GM과 같은 상황에서는 굳이 스타 마케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선수나 비인기 경기단체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에서 화려한 마케팅 활동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경우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주게 될 것이다. GM의 이번 스폰서십 취소결정을 포함해 적절한 자구책 마련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다.

2008. 12. 1. 20:23

월마트 매장사고 관련

지난 주 미국 뉴욕주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매장 임시직원이 추수감사절 마감 빅 세일상품("Black Friday" After Thanksgiving Sale)을 사려고 몰려든 인파에 깔려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월마트에서는 사고 발생 후 대략 여섯시간이 지난 후에야 AP를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The safety and security of our customers and associates is our top priority," Fogleman said. "Our thoughts and prayers are with them and their families at this difficult time. At this point, facts are still being assembled and we are working closely with the Nassau County Police as they investigate what occurred."(AP News)

위의 글을 보면, 월마트는 가장 먼저 고객과 종업원의 안전이 최우선임을 밝히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뒤, 관계기관의 진상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기본적인 홀딩 스테이트먼트로서는 크게 흠잡을데가 없어 보이지만 이 정도의 답변을 위해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월마트는  월마트 기업 웹사이트에서는 다음과 같은 보도자료를 올려 놓았다.  

We expected a large crowd this morning and added additional internal security, additional third party security, additional store associates and we worked closely with the Nassau County Police. We also erected barricades. Despite all of our precautions, this unfortunate event occurred.

"Our thoughts and prayers go out to the family of the deceased. We are continuing to work closely with local law enforcement and we are reaching out to those involved."

- Hank Mullany, Senior Vice President and President, Northeast Division, Walmart U.S.

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회사는 만반의 준비를 다 했음에도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적고 있다. 소송가능성에 대비한 탓인지 상당히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월마트 온라인스토어나 상품리뷰 블로그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되어 있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몰이나 블로그에서는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기업 웹사이트에서만 짤막하게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서는 상당히 미흡한 조치로 판단된다. 과연 언제쯤 후속 발표가 있을 것이며, 빅세일 시즌마다 반복되는 사고의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서 어떤 후속조치를 내놓을 것인지 궁금하다.

한편, 이번 사과와 관련해 삼성전자에서 취할 수 있는 입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월마트 단독으로 특별기획 상품을 구성했든 아니면 월마트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특별상품을 준비했든 간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삼성의 책임을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삼성전자는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의 수혜자이자 피해자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고를 다룬 관련 기사의 대부분은 매장에서 판매하던 주력 세일상품으로 삼성전자의 50인치 플라즈마 TV와 디지털 카메라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홍보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부정적인 기사와 연관되었다는 점에서 뭔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삼성전자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유감표명을 하고 유가족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방침을 밝히거나, 또는 희생자의 이름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계획을 밝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