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2. 23:48

소셜미디어 분석의 마케팅 조사로서의 가치

Diva Marketing 블로그를 운영하는 Toby는 최근 소셜미디어 조사에 관련해  마케팅 조사회사인 ARF(Advertising Research Foundation) 임원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포스팅했다. ARF의 조사담당 임원 Joel Rubinson에 따르면 ARF는 효과적인 마케팅과 광고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광고, 마케팅, 그리고 미디어 분야의 조사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Toby나 마케팅회사 임원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소셜 미디어의 분석은 본질적으로 마케팅을 넘어서 Public Relations 영역과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인터뷰 내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인터뷰에서 Joel은 지속적인 학습조직(Continuously learning organization)의 특성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지속적인 학습조직은 '듣기'를 통해서 가능하다.  Joel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상의 '듣기'(listening)는 소비자의 뒷마당(Consumer backyard)과 브랜드의 뒷마당(Brand backyare) 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전자의 예로는 소셜미디어, 검색, @comcastcares (트위터의) 등을 들고 있고 후자의 경우로는 델의 Idea Storm을 사례로 들고 있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부분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소셜미디어와 검색은 끊임없이 새로운 마케팅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에 대해 알려주는 통제받지 않은(undisturbed)통찰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마케팅 기회요인과 위협요인들은 항상 마케터들의 용어가 아닌 소비자들의 용어로 설명되고 있다. 사람들은 제품에 관해서 하나의 솔루션 또는 사회적 요인으로서 이야기하기 원할 때가 있다. 또한 제품 진열대에서는 결코 나란히 놓여 있지 않을 것들에 대해서도 대안을 찾기 원할 때도 있다. 최근 Motrin의 경우처럼 activists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헐뜯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곳에서 즉시 알아채고, 대답하고,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듣기'방식이 전통적인 의미에서 표집(sampling) 원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분석결과의 통계적인 타당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콘텐츠(CGM)들이라도 목표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상에서 적극적이지 않거나 제품 자체가 "저관여" 상품인 경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콘텐츠가 불완전한 샘플(반쯤 비어있는 물컵)일수도 있지만 뭔가 정말 중요한 것에 대한 전수조사(`반쯤 차 있는 물컵')일 수 있다....만일 소비자 운동가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코멘트가 중요하다면, 소셜 미디어를 반드시 모니터해야 할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분석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최신 기법을 위험회피 및 변화에 따른 긴장감과 적절히 섞어낸 타당한 질문들의 결합물이다. 통찰력의 새로운 정보원을 고려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법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분석하고, 소비자들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마케터들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조사의 가치사슬(research value chain) 상의 무게중심이 자료수집행위로부터 종합(synthesis)으로 옮겨가고 있다. CGM은 하나의 조각(slice)일뿐이며 다른 접근법들과 항상 triangulation(즉 비교분석)되어야 한다. 


결국 Joel은 마케팅 조사 전문가로서 소셜미디어분석의 의미를 마케팅 관점에서 자리매김 하려들고 있지만, 실제로 소셜 미디어분석의 중요 가치는 public relations 관점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음을 Joel의 인터뷰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즉 소셜미디어에서는 마케터들의 마당이 아닌 고객의 마당에서 '듣기'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업의 관점에 초점이 맞춰진 마케터의 눈과 귀가 아닌 Public Relations의 관점에서 들어야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Joel의 표현을 빌자면, 전통적으로 마케팅이 기업의 관점에서 기업(브랜드)의 뒷마당으로 고객을 불러 모았다면 Public Relations은 고객들의 뒷마당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는 것인 셈이다. 
2009. 3. 16. 00:36

기업의 사과방식

최근 김호 사장께서 중앙 이코노미스트에 게재한 사과의 기술 칼럼에서는 주요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과방식의 여섯가지 원칙에 대해서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이를 이해한대로 요약해 보면 ①사족을 달지 않은 조건없는 사과일 것, ②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사과의 표명일 것, ③유감표명과 동시에 책임을 인정할 것, ④보상 및 개선의지를 표명할 것, ⑤재발방지 의사를 표명할 것, ⑥용서를 구할 것 등이 되겠다.   

사실 형식적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려면 솔직하고 정확한 상황판단 뿐만 아니라 용기가 필요하다. 더우기 위의 여섯가지 원칙에서 볼 수 있듯이 사과의 요소는 다면적이며 미래의 실천의지가 표명된 진정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과 같은 조직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기가 매우 어렵다.개인이나 조직 모두 주어진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사과하는 경우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겠지만 개인은 자신의 결단에 따라 사과를 감행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경우 단순한 개인의 합이 아니므로 하나의 법인으로서 대표성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CEO가 사주인 경우와 협의체라든가 다양한 주주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 아무래도 사과의 방식은 다르게 결정될 것이며 그 실천과정도 복잡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경우 진정한 사과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단기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나의 독립적인 거래행위(즉 순간을 모면하려는 회피 및 부인 등)로 파악하거나 (경영진의 진정한 관심이 없을 경우) 홍보담당자의 '기술적인' 연설문 작성행위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조직이 행한 일련의 행위라는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즉 이해관계자들은 사과문에 담겨있는 내용대로 기업의 실천 가능성 및 실행여부를 같이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김호 사장께서는 칼럼의 끝에서 사과의 시기 및 쌍방향성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의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건 (특히 외부의) 사람들은 사과의 시점, 쌍방향성 및 깊이를 가지고 해당 조직의 진정성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사과의 방식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인 탓이다.
2009. 3. 8. 23:59

르뽀광고인가 그라운드스웰인가?

최근 Made to Stick의 공저자인 Dan Heath는 블로그에서 한 여행정보 웹사이트의 대담한(?) 마케팅 사례를 격찬하고 있다. 소심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시도하지 못한 프로모션을 TripAdvisor가 시도했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놀랍게도 이 웹사이트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지저분한 호텔 10곳(The dirtiest Hotel 10s)을 포함해 지역별로 호텔의 실명과 사진등을 여느 여행 가이드처럼 소개하고 있었다. Heath가 적고 있듯이 이 웹사이트의 메시지는 예상밖의 놀라움(Unexpectedness) 충실히 담고 있었다. 과연 해당 사이트 운영자들은 무슨 배짱으로 이런 리스트를 만들어 놨을까? 

하지만 후기를 살펴보니 실제 이용객들의 생생한 증언과 사진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이 웹사이트의 랭킹 시스템은 TripAdvisor에 글을 남긴 호텔 이용객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시도를 하면서 법적인 자문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평가자들의 자발적인 포스팅을 기반으로 집계한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영예롭지 못한 1위는 뉴욕시의 한 호텔이었는데 이 호텔의 이용 후기에는 약 30년 전 투숙했던 여행객에서부터 덴마크 여행객에 이르기까지 호텔에 불만을 지닌 사람들의 글로 가득차 있었다. 바퀴, 쥐, 빈대들로 인해 수십군데를 물렸다는 투숙객의 사진, 지저분한 욕조, 낡은 전기콘센트, 얼룩진 카페트 등의 사진들은 이용객들의 불만이 근거있음을 설득력있게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이용 후기가 도움이 되었다는 다른 네티즌들의 투표수가 올라와 있다. 따라서 해당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나름대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호텔 10선' 명단 아래에는 다소 진부하지만 본래의 의도였을 설득문구가 씌여있다.  '최악의 호텔을 보셨으니 이제 최고의 호텔을 보실 차례입니다' 

어느 온라인 전문가는 '만족스러운 고객은 10명에게 이야기하지만 불만이 있는 고객은 3000명에게 이야기한다'고 표현했다. 물론 소셜미디어는 불만이 있는 고객 뿐만 아니라 칭찬을 하고 싶은 고객들 역시 손쉽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뉴스가 긍정적인 뉴스보다 뉴스가치(?)가 높은 것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수십년간 이렇게 엉망인 서비스를 꾸준하게 유지해온 호텔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드디어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것이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되어 강력한 영향력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업체들은 그라운드스웰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게 될 것이며 진정한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그라운드스웰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는 시도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