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3. 20:04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참여도(Engagement)와 재무적성과의 상관관계 연구결과

Engagement Scores of Top 100 Global Brands


Web 2.0 시대의 기업은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대체 어느 정도 투자하는게 적당할까?   

최근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각 기업의 업종 등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며 특히 모든 매체를 다 잘 하려들기보다 일부라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세계적인 온라인 보석판매업체 Blue Nile의 공동창업자인 Ben Elowitz와 Groundswell의 공동저자 Charlene Li는 최근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활용실태와 재무적 성과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참여(engagement) 수준이 높을 수록 해당 기업의 재무적 성과도 높은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다. 주요 연구결과를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본다.

* 참여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채널의 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소셜미디어에 대한 전반적인 참여도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즉, 비선형적인 증가)
* 업종별로 소셜미디어 참여(Engagement)특성은 다르게 나타난다. (미디어 및 IT산업 등은 소셜미디어에 적극 참여하는 반면 제조업, 금융업은 상대적으로 둔감)

* 기업(브랜드)별 소셜미디어 참여스타일
 연구자들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수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전반적인 참여정도를 고려할 때
네가지 유형의 소셜미디어 참여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소셜미디어 참여정도

 Selectives (선별형)
   - 평균 이하의 (6개 이하)의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는 소채널 기업평균이상

   - 열정적인 혁신가(evangelists)가 이끄는 소수의 전담팀이
     적은 예산으로 몇 채널만 집중적으로 운영

   예) H&M, 필립스
 Mavens (전문가)
   - 평균 이상의 (7개 이상)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가  다채널 기업평균이상

   - 엄격한 전략 수립 및 전담팀 운영
   예) 스타벅스, 델
 Wallflowers (벽장식 꽃형)
   - 평균 이하의 (6개 이하)의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도 소채널 기업평균이하

   - 지나치게 신중해서 소수의 소셜미디어에 최소한도로 참여 
   예) 맥도날드, BP 
 Butterflies (나비형)
   - 평균 이상의 (7개 이상)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참여도  
     점수는 다채널 기업평균이하

   - 범위는 폭넓게 가지만 내부지원부족으로 일부만 집중지원 
   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현대자동차
                                                                                   참여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수 →

* 참여도와 재무적 성과의 긍정적 상관관계
소셜미디어에 폭넓고 깊게 참여하는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매출액과 이익이 더 큰 경향이 있음
재미있는 것은 나비형 기업들이 선별형 기업들보다 평균적인 재무적 성과(매출액)가 더 높게 나타났지만, 매출총이익과 매출순이익의 경우 선별형이 나비형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소수의 소셜미디어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의 수익성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 

끝으로 연구자들은 주요 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살펴보고 참여의 깊이(depth)와 넓이(breadth)를 같이 고려할 것
- 소셜미디어 참여도는 재무지표 (매출액과 이익)과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음
- 참여의 양 뿐만 아니라 질도 강조할 것
- 참여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소셜미디어가 모든 직원들의 업무가 되도록 할 것
-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되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
-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할 것 (신중하게 시작하되 끈기있게 참여할 것)  

  


@ 다시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참여도가 높을수록 재무성과가 향상된다는 인과관계가 아니라 단순히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소셜미디어 참여유형별 4가지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간에 유의미한 평균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 업종별로는 미디어산업과 테크놀로지산업이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들에 비해 참여도가 높은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고 실제 소셜미디어 참여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금융업체, 제조업체의 경우, 기밀유지 또는 공급의 비탄력성 등으로 인해서 참여도가 가장 낮은 경우로 볼 수 있다. 즉 업종마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한 민감도 또는 탄력성이 다르므로 현실적으로 이를 고려하는 것이 자원의 효과적인 배분을 위해 중요하겠다.

 

@ 국내 업체가운데는 삼성과 현대자동차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눈길이 간다. 삼성과 현대 모두 나비 (butterfly) 형으로 구분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이 정도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실질적인 참여도를 좀 더 높인다면 브랜드 가치도 크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직까지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는 등 아주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많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겠다.   

 

@ 각 매체별로 참여도를 어떻게 측정했는지 평가도구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지는 않다. 각 매체별로 평가문항이 다르고, 고위임원의 참여여부, 채널의 수 및 참여의 심도를 고려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부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이에 대처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대한 참여도가 높았을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엄밀하게 재무적 효과를 측정하고자 한다면 시계열 분석을 통해서 특정 선행기간의 참여도 성적이 다음 해 또는 분기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을 측정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래도 부록에서 전체 기업의 측정결과점수를 공개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보고서를 읽고 꼼꼼하게 통계적인 분석도 해 봤으면 좋은 토론의 기회가 될 것 같다.  특히 4가지 우수사례를 꼼꼼히 비교해 본다면 유용한 질적 분석틀을 찾아 낼 수 있겠다.

2009. 7. 24. 19:30

원인규명의 속도


쓰다가 마무리 짓지 못한 글들을 뒤적이다 보니 내가 DDoS 관련 글을 적고 있던 모양이다.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새 까맣게 있고 있었다.

국정원의 발표를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위기가 발생한 뒤 신속한 원인규명은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부정확한 추정을 통해 또다른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은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관련 기사가 지면에서 사라진 지금 다시 뉴스를 검색해 봐도 상황을 정리하거나 매듭짓는 당국의 발표는 없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적절한 증거가 제시되지 못한 점을 생각한다면 설령 나중에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지난 번과 같은 '조기발표'는 '무리수'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아무리 규모가 작고 영세한 조직이라도 사회적인 이슈를 일으켰거나 이슈의 대상이 된다면 그 조직은 사회에 대해서 설명의 의무(Accountability)가 생기게 된다. 물론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당연히 홍보부서를 통해 상황에 관해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게 된다. 물론 원인을 알아야 이에 대한 정확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분명 잘 준비되고 관리된 조직에서는 사고나 위기가 발생할 경우 무엇이 원인인지 잘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태의 신속한 수습 및 확산 가능성 차단이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비난의 대상을 찾는 것은 'scape goating' 또는 'finger pointing'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즉 자신의 적정한 책임을 인정하기에 앞서 책임전가를 꾀하는 것이 되고 만다.

더구나 신속한 대응조치가 없는 상황에서의 또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의 원인규명 시도는 불필요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위기는 알려진 위기요인들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원인규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알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 문제가 있음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기망각의 속도는 어떨까?

아마 사회나 개인의 위기관리 수준은 위기상황의 망각속도와 반비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는 우리 사회가 너무 강한 자극에 익숙해진 탓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을 떠나는 외국대사의 말에서도 나타나듯이 선진국일수록 예측가능성이 높고 불안한 사회일수록 돌발 변수가 많아 예측성이 떨어진다. 너무도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장면들을 많이 봐서 웬만한 사고나 위험, 위기는 가슴 깊이 새겨지지 못하는 것인지도

  
2009. 7. 23. 23:48

Dynamic Country branding (?)

#1 역동적(dynamic)
"이스라엘도 역동적이지만, 한국은 정말 역동적인 사회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이 발생하고, (대사로서) 그걸 계속 업데이트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몇 년전 역동적인 곳을 찾아 한국근무를 지원했었다는 최근 이임한 이스라엘 대사의 말이다. 뒤집어보면 우리와 달리 선진국은 안정적라는 말이기에 그냥 좋은 뜻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이미 Dynamic Korea라는 슬로건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역동성'의 부정적 의미에 주목하고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2 브랜딩(branding)
몇 주전 어느 영자신문의 1면 상단에는 "Branding or de-branding Campaign?"이라는 제목과 함께 3장의 사진이 실려있었다. 한장은 국가브랜드 위원회의 회의 장면, 다른 한장은 국회에서의 격투장면, 그리고 마지막 한장은 쌍용자동차의 시위대치장면이었다. 사실 국가브랜드의 관리는 국가관리 위원회에서 승인한 컨셉이나 브랜딩 용역업체에서 만든 메시지를 통일적으로 집행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아주 오래전에는 해외 출국을 하려면 국민소양교육을 받아야 했다. 교육시 지급하던 수첩모양의 소책자에는  "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국가의 이미지가 해외 이미지 광고나 캠페인 메시지로만 형성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행동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커뮤니케이션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딩은 어떻게 이뤄야 할까? 얼마전 어느 심리학 교수와 국내에 장기간 거주한 외국인이 비슷한 시기에 신문에 기고했던 글들이 동시에 떠오른다. 

국가 브랜드가 아무리 중요해도,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 외국인이 보는 대한민국만을 이야기하면 스스로를 보지 못하고, 남의 눈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안타까운 사람이 된다. 여전히 미래가 없다. 선진국 문턱에서 10년 이상이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이유이다.

이분은 심리학 교수답게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에 기반을 둔 국가 브랜딩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국내에서 십여년 이상 거주한 어느 외국인 역시 같은 주문을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서구나 일본을 벤치 마킹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일궈나가야 한다. 한국은 이 작고 인구가 조밀하고 자원은 없고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에 가장 잘 맞는 지속가능한 경제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두 글 모두 한국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개발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외국인은 같은 글에서 근본적으로 한국인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해 문제제기을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의사소통을 더 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 여기엔 많은 이유가 있다. 서구의 관점에서 볼 때 유교의 영향이라고 할 만한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는 한국인이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영어로 말하든 한국어로 말하든 듣지 않는다. '문화적 장벽', '언어 장벽'을 자신들이 의사소통할 수 없는 이유로 든다. 그러나 그건 핑계다.

이 분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국회에서건 직장에서건, 클라이언트와 외주업체의 관계에서건 서로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아마 우리가 실제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란 '내 얘기대로 상대방이 움직여 주는 것'일 것이다. '대화'란 내 얘기를 상대방이 들어주고 나도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지만 결국 내 뜻대로 결론이 나야 비로소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친다. 다시 말해 '대화'를 통해 상대방과 '절충'과 '타협'이 이뤄지거나 내 스스로 의견을 수정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나', '우리 회사', '우리나라'는 항상 옳다는 전제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아무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의미를 공유할 수 없다.

진정 커뮤니케이션은 변화를 가져오는 힘이다. 서로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변화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제3의 현실적인 대안이 도출될 수 있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진정한 변화없이 브랜드 기획서에서 제시하는 '컨셉'을 말과 글에 열심히 담아내는 것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은 아니다. 공유된 컨셉에 대해 서로 의미를 찾고 생활에서 일관되게 실천(enactment)해 나갈 때 비로소 충실한 브랜드 관리, 국가 브랜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