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12. 23:13

'물타기'의 후유증?

최근 출시된 휴대폰의 제품사양이 약 2달 전에 열린 제품발표회 때 소개된 것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회사측은 당시 최종규격을 확정하지 않았고, 제품의 안정성 등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규격의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변경사항을 공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하고 적극적인 OS업그레이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일부언론은 후속 보도에서는 해당업체가 미국시장에 출시하면서는 국내에서와는 달리 기술규격을 공개했다는 점을 들어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과거 경쟁사와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에서 '물타기' 홍보까지 서슴지 않던 습관이 남아있던 탓이  아닐까? 해외시장에서는 공시 또는 소송 가능성에 대해서 민감해서 문구 하나하나에 조심스럽지만 국내에서는 전통적인 '관행'에 익숙해졌던 탓인지 모르겠다. 지난 가을 한 수입카메라 업체에서도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규격을 두루뭉실하게 표현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환불조치를 단행했다.   

어쨌든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제품발표회장의 풍경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소개하는 제품이 양산제품이 아니라면, 규격 변동의 가능성이나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가능성에 대해서 기업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종적인 변경사항이 있을 경우, 판매시점에서 소비자에 대한 고지여부가 쟁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학습능력과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