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7. 12:49

"홍길동" 스마트폰의 커뮤니케이션 방안

노후한 스마트폰을 교체하기 위해 스마트폰 관련기사를 찾아 읽는 편입니다. 제품성능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정책, OS업그레드, 안정성 이슈에 관해서 눈여겨 보고 있지요. 그래서 최근 집단행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옴니아2 사용자들의 상황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개인 사용자들의 불만사항이나 일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업자간의 갈등 사례는 전체 스마트폰 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서로 얽혀 있는 같은 문제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최신 스마트폰이라도 제품 출시 이후 오류수정 및 업그레이드 문제를 신속하게 지원받지 못할 경우 또 다른 '홍길동폰' 신세가 될 수 있습니다. '홍길동폰'에 대한 제조사와 소비자의 관점 차이 및 해결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기업 관점] 기술의 불연속성 시장 : "홍길동이 아들이 아닌 이유"
"홍길동"이 신분차이 때문에 "아버지"를 부르지 못하듯 "홍길동폰"도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홍길동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이통사와 제조사의 갈등을 보더라도 개인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산업이 지닌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바라보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관점은 무엇일까요?

삼성전자 관계자가 표현했듯이 우리나라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의 도입이 가져오는 '기술의 불연속성 시장'에서 선진국들을 따라잡는데 성공했습니다. (관련기사)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불연속성" (또는 불확실성)은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지원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
관련기사1, 관련기사2).  특히 애플사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들은 다양한 운영체제와 성능의 제품을 출시한 뒤 시장에서 선택받는 제품을 집중적으로 개발/지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에게 있어서 펌웨어 업그레이드나 OS 업그레이드는 큰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OS 업그레이드의 경우 신제품 개발역량의 60~70%가 투입되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제품판매 당시의 약관을 넘어서는 지원 서비스는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2. [소비자 관점] 국내 시장의 특수성: 테스트베드 소비자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꾸준히 신제품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주문과 요구사항에 부응함으로써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스마트폰의 경우 2년마다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주는 소비자들이 시험장(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옴니아2의 경우도 국내에서 60만대 이상 팔려 나갔으며 이러한 시장 시스템에 힘입어 결국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불연속성은 소비자들에게 단종된 제품과 서비스의 중단을 의미합니다. 개인 소비자들은 구입시점과 채널에 따라 다양한 가격을 주고 스마트폰을 구매하지만 일단 구매하고 나면 만족도와 상관없이 '통신사 약정'에 묶여 약정기간 동안 해당 폰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약정기간 동안 제품의 오류나 서비스 불만족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생각은 충성고객으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불쾌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해결방안 
1. 관계관리 관점
제조사는 개별 제품의 소비자라는 인식에서 서비스 정책을 적용하고자 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꾸준히 신제품을 사용해 주는 충성고객으로 대우받기를 바란다는 입장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업체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글로발 기업으로 성장한 우리 기업들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함께 기뻐하기 보다 '섭섭함'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조사에서 단기적인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소극적인 소비자 정책을 고수한다면, 새로운 제품 출시 때마다 버림을 받는 '홍길동'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계속해서 줄어들게 되고 결국 국내 시장의 기반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제품판매 관점이 아닌 고객관리 관점에서 고객이 계속해서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애플은 새로운 제품에서도 같은 OS환경을 유지하는 반면, 제조업 기반의 국내 기업들은 제품마다 다양한 표준과 기능을 적용시키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요구나 불만에 대응하기에는 더 큰 어려움이 따릅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들과의 관계관리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2. 스마트폰 서비스 정책에 대한 공유  

최근 스마트폰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운영체계의 차이점이나 업그레이드 지원여부 및 제약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사용자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공격적인 마케팅 이전에 스마트폰의 특성에 대해서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사후적으로라도 제품의 안전성 문제가 발견된다면 보상/교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함은 물론입니다.
  
최근 논란이 일면서 제조사에서는 판매기종별로 업그레이드 여부에 대해서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제조업체/서비스사로부터 더욱 적극적인 보완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업그레이드 지원정책, 업그레이드 가능성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업그레이드 유료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실질적인 지원인력 체제를 구축하여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커뮤니케이션 관리  
또 한가지의 문제점은 이같은 정책 미비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의 혼선입니다. 옴니아2의 잦은 오류와 미흡한 사후처리에 대한 사용자들의 보상 요구에 대해 올해 초 삼성전자 대표의 발언이 있었지만 이통사와 제조사간의 조율이 늦어지면서 집단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제조사와 조율이 마무리 되기 전에 보상방안을 발표한 이동통신사는 상대적으로 대화에 응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전달했을지 모르겠으나, 결국 제조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짐은 물론 기업의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말았습니다(관련기사). 더욱이 개발상의 문제로 인해 약속한 업그레이드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시지의 선명성은 출발점일 뿐 종착지가 아니라는 말이 있지요. 실현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오해와 혼선을 줄이기 위해 체계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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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새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