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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1 아이폰4와 잡스 스타일 2
  2. 2008.10.30 카리스마와 PR의 어려움(Charisma and PR risks by James L. Horton) 6
2010. 7. 21. 01:01

아이폰4와 잡스 스타일

최근 미국에서 출시된 아이폰4의 수신품질에 대한 관심이 나라안팎으로 뜨겁다. 기술적인 논란과는 별도로 애플사의 초기 대응 및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기자회견에 대한 논란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보도를 보면서 생각나는 점을 몇가지 정리해 본다. 

1. 품질에 대한 자신감 vs. 경청의 자세
애플사의 대응방식이 초기의 문제제기를 무시했다가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도요타 자동차의 궤적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두 회사 모두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경청'의 자세를 지니는데 방해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도요타 자동차 본사 직원들의 자부심이 로컬 소비자의 '체험'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 것이다. 반면에 애플의 경우 기업문화라기보다 CEO의 카리스마적인 사업방식이 이번 논란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잡스의 의견이 해당 제품설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존 개퍼(John Gapper)에 따르면, 잡스는 이번 논란이 유례없는 애플사의 성공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질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 “I guess it’s just human nature, when you see someone get successful you just want to tear it down.”)  그는 잡스가 어느 IT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은 아무런 생산적인 업적도 없으면서, 성과를 이루어 낸 사람들의 공을 비판하거나 그들의 동기를 비하하는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이야기를 소개했다. (“By the way, what have you done that’s so great? Do you create anything, or just criticise others’ work and belittle their motivations?” ) 결국 아이폰4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기술적인 근거가 없으며, 흠잡기 좋아하는 일부의 뒤틀린 심성때문이라는 얘기가 되고 만다.

스티브 잡스는, 쏟아지는 비판에 애플사는 충격받았고, 당혹했으며, 당황했으며(“stunned, upset and embarrassed”), 자료를 찾고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준비하느라 대응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인지 최근의 기자회견은 여느 제품발표회와 달리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물론 1위업체에 대한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과 비판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2. '물귀신' vs. 해명
결국 뛰어난 마케터이자 커뮤니케이터인 스티브 잡스도 최근에 보여준 위기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부족한 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이슈는 업계 공통의 문제점임을 지적하며 경쟁업체인 블랙베리, HTC, 삼성의 제품을 보여주었다. 도요타 자동차가 문제를 협력업체의 탓으로 돌리려다가 해당업체의 반발을 샀던 것처럼 애플사 역시 블랙베리 제작업체의 반발을 유발했다. 또한 그는 애국심에 호소하려는듯 아이폰이 한국업체였으면 좋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대로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일본업체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분명한 근거없이 제3자를 끌어들이거나 다른 가치에 호소하는 방법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거나 변명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IT분야에서는 블로거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 무료 커버 제공 및 환불 결정, 그리고 수신품질 문제를 업계공통의 문제로 지적한 것은 적절했다고 하는 평가도 있다.) 특히 업계 선도업체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수준은 선제적이고 선도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3백만 아이폰4 구매자 vs. 720만 컨슈머 리포트 구독자
많은 IT전문지의 문제제기와 공격에도 굴하지 않던 애플사는 결국 미국사회에서 신뢰받는 소비자잡지인 컨슈머 리포트의 문제제기에 두 손을 들었다. 두터운 매니어 층을 가지고 있는 애플도 결국 대중적인 기반을 지닌 관록있는 비영리단체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양사의 신뢰도 대결에서 컨슈머리포트가 완승한 것이다. 수신불량율이 매우 낮다는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컨슈머리포트 관계자는 수많은 소비자들의 문제제기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소비자들의 권익이 우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록 아무도 핸드폰 때문에 생명을 잃지는 않았으며, 제품안전과 관련된 사안은 아니지만 분명히 수백만명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였다는 것이다.     

결국 일반적인 대응방식과 달리 애플사는 특유의 고집과 스타일이 담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전략적인 선택이었겠지만 애플에 대한 다수의 소비자들의 평판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수신품질이 업계 공통의 문제점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가로서 애플의 주도적인 역할을 약속하고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2008. 10. 30. 17:26

카리스마와 PR의 어려움(Charisma and PR risks by James L. Horton)

요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인기라고 한다. '강마에'로 분한 김명민이 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은 지휘자 카라얀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성격이 강한 유명인사가 있는 조직을 홍보해야 한다면 과연 어떨까?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인사이므로 그를 인터뷰하거나 활용한다면 매체에 기사 내는 것 쯤은 식은 죽먹기가 되겠다. 그런데 미국의 홍보실무자인 James Horton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카리스마가 강한 사람의 PR대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적고 있다.  

Horton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개인의 사적인 생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둘째,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라도 그가 던지는 메시지와 그 의미를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세째, 카리스마형 지도자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네째, 카리스마형 지도자들은 비판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

따라서 그의 충고는 PR대행을 의뢰받을 경우, 사전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신중하게 수임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업무를 시작한 뒤에라도 물러나야 할 시점을 분명하게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카리스마형 지도자들은 늘 충성스런 사람들로 둘러 싸여 있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의 '불충(disloyalty)'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개인에 대한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명한 인사가 이끄는 조직은 그 후광효과를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처럼 주요 대기업의 총수가 법정에 서거나 소환되는 일이 발생할 경우 해당 조직은 부정적인 '후광효과'를 입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 중심의 PR을 진행해왔다면, 명성높은 지도자의 갑작스런 공백은 전체적인 조직의 업무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개별 '스타'에만 의존하는 '동네PR'이 아닌, 전체적인 시스템 속에서 '스타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전략적인 PR, 즉 PI(President Identity)로 접근 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