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9. 01:19

동전 10개: 세계적인 위기관리 매니저의 조건(?)

듣고 듣고 또 들어라!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 실린 화이자제약의 회장 제프 킨들러가 하는 말이다. 잭 월치 등 이전의 상사들로부터 위기관리 능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그는 변호사 출신으로 화이자 회장직에 취임한 첫번째 인물이다. 뛰어난 '경청형 리더', '리스크 관리 리더'로 불리는 그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그만의 방식이 재미있다. 킨들러 회장은 매일 1센트짜리 동전 10개를 바지 한쪽 호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며 직원과의 소통을 잘 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다른쪽 주머니로 옮겨 넣는다고 소개했다. 모든 동전이 다른 주머니로 옮겨갔을 때 스스로 하루에 대해 100점을 준다고 한다. 

세계적인 대기업의 총수로서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철학을 매일같이 실천하기 위해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성공한 브랜드에는 멋진 이야기가 따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같은 멋진 이야기가 있었기에 그가 더욱 성공적일 수 있었겠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관련해 던진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는 그야말로 모범답안들 제시하고 있다. 그는 위기 상황일수록 기본에 충실히 한다고 답한다. 즉 지금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계속해서 조직의 존재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항상 고객의 목소리에 주의 깊게 귀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직원들(Boundary Spanner)과의 '솔직한' 양방향 소통을 강조했다. 킨들러 회장은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이를 재구성한 다음 전체적인 대응방향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그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위기관리 대응방침은 우리 회사에서 고객사들에게 제시하는 방향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어 반가웠다. 다만 변호사 출신임에도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위기관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겠다. PR인들이 법무팀과 같이 일할 때 부딪히게 되는 부분에 대한 좋은 참고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