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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01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 스키틀즈 케이스
  2. 2010.05.06 미국 건강보험개혁과 하이파이브
2012. 4. 1. 15:52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 스키틀즈 케이스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방범대원의 오인사격으로 숨진 10대 흑인소년의 추모집회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최근 캔디 제조업체인 Wrigley사에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뉴욕타임즈 보도)

저희 회사는 소년의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합니다. 또한 이번 비극이 발생한 뒤 취한 저희의 행동이 이윤을 얻으려는 것으로 비춰지기를 결코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거나 논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17세의 후드티를 입은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쏜 방범대원은 정당방위로 인정되었지만 트레이본이 지닌 소지품에서는  스키틀즈 캔디와 음료수병이 발견되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시민들은 인종차별 및 당국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스키틀즈를 사서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키틀즈가 갑작스럽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이미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갑작스럽게 판매가 급증한 스키틀즈 측이 유가족을 지원하거나, 인종차별 반대 및 추도집회에 대한 후원, 또는 저소득층을 위해 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회사에서 행동을 보일 때까지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회사측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즉, 기부를 하더라도 금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시비가 이어질 수 있고, 적극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매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업이 정치사회적 이슈에 직접 끼어든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예상치 않은 수익에 대한 처분을 요구받은 Wrigley사처럼 본의 아니게 정치사회적 이슈에 휘말리게 된 기업 입장에서는 단지 운이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기업에게 '적절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상황이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기 전에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Wrigley사처럼 기업은 입장을 정리하고 적절한 시점에 이를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스키틀즈를 모아서 해당 경찰서로 항의의 표시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해당 경찰서에서는 엄청난 양의 스키틀즈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것 역시 '적절한' 방식이어야 겠지요.  

2010. 5. 6. 22:25

미국 건강보험개혁과 하이파이브

쇼맨십이 강한 미국은 최근 거행한 역사적인 건강보험개혁법안의 서명식을 역시 남다르게 준비했다.

발의된지 약 40여년 만에 통과된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서명식에 오바마 대통령은 22개의 만년필을 준비하고 오언스라는 어린이를 참여시켰다. 오언스의 어머니는 직장의료보험 자격을 잃고 어렵게 투병생활을 하다 사망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엄마를 잃은 오언스를 위해서, 그리고 암투병 마지막 순간까지 보험회사와 논쟁을 벌여야 했던 자신의 어머니를 대신에 법안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22개의 만년필을  조금씩 사용해서 법안을 서명하느라 약 90초 만에 서명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오언스와 하이파이브를 했다고 한다. 서명에 사용된 만년필들은 법안통과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선물하고 국립문서보관소에도 보관될 예정이란다. 

물론 건강보험개혁에 반대하는 일부 주에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이러한 상황이기에 더더욱 상징적인 의식이 필요했을 수 있다. 기존 정책의 문제점과 새로운 정책의 수혜자를 적절하게 부각시킴으로써 새로운 정책의 가치를 눈으로 보여주려는 노력이 두드러져 보인 행사였다.

정치란 결국 상징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정책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정책홍보가 아닐까?